[디지털 마케팅]⑦ 독일은 세계에서 가장 까다로운 소비자 상대로 어떻게 디지털 마케팅을 할까?

[AI 요약] 최근 독일은 2005년부터 16년간 연임한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퇴임하며 새로운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독일 차기정부의 정책 기조는 친환경과 디지털 전환이 될 전망이다. 이는 우리나라가 추진하고 있는 미래 산업과 겸치는 부분이 많다는 점에서 향후 독일은 관련 시장에서 우리나라에게 새로운 기회이자 만만치 않은 경쟁 상대가 될 가능성이 높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독일과 우리나라의 경제 협력 관계는 나날이 두터워지고 있다. 이러한 독일의 소비자들은 단순히 제품이나 브랜드 인지도만 따지는 것이 아니라 제품과 기업에 대한 신뢰성과 전문성을 꼼꼼히 확인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독일은 최근 16년간 재임한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퇴임하며 새로운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최근 독일은 2005년부터 16년간 연임한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퇴임하며 새로운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지난달 26일 치러진 독일 총선에서 과반을 득표한 정당이 없는 가운데, 각 정당은 여러가지 경우의 수를 검토하며 차기정부 구상을 추진하고 있다.

여러가지 연정 시나리오 중 가장 유력한 것은 사민당, 녹색당, 자민당의 신호등 연정이다. 이는 각 정당을 대표하는 색이 적색, 녹색, 황색임을 빗댄 것이다. 이를 주도하는 것은 가장 많은 득표를 한 사민당인데 큰 돌발 변수가 없을 경우 앙겔라 메르켈 총리의 뒤를 이를 인물은 부총리 겸 재무장관인 올라프 숄츠 사민당 대표가 유력하다.

숄츠 대표를 중심으로 한 독일 차기정부의 정책 기조는 친환경과 디지털 전환이 될 전망이다. 이는 전기차, 수소차 등 친환경 차량 부품과 풍력, 태양광 등 관련 산업에 대한 투자가 지속적으로 강화될 것이라는 의미다. 우리나라가 추진하고 있는 미래 산업과 겸치는 부분이 많다는 점에서 향후 독일은 관련 시장에서 우리나라에게 새로운 기회이자 만만치 않은 경쟁 상대가 될 가능성이 높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독일과 우리나라의 경제 협력 관계는 나날이 두터워지고 있다. 최근에는 독일의 소재·부품 기업인 머크일렉트로닉스가 오는 2025년까지 전 세계적으로 반도체 소재 등 전자산업 분야에 30억 유로(약 4조 1400억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이중 6억 유로(약 8321억원)가 우리나라에 투자된다. 머크일렉트로닉스의 이번 투자는 우리나라 반도체 공급망 강화를 추진하는 반도체 산업 생태계에 적잖은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편 지난 6월 독일이 발표한 사이버 보안 전략은 디지털 주권, 디지털화의 성공을 위한 보안과 정책의 투명성 등이 포함돼 있다. 이는 코로나19와 함께 확대되고 있는 디지털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이 역시 사이버 보안 시장 진출을 고려하고 있는 우리나라기업에게 기회가 되고 있다.

150억 달러의 디지털 마케팅 시장, 지속 성장중

독일의 인터넷 사용자는 약 7780만명으로 집계되고 있다. 특이한 것은 모바일 개통 수가 1억 1000만대로 인구 대비 132%의 개통율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SNS 이용자는 약 3800만 명으로 인터넷 사용자의 50% 정도의 비율이다.

독일 디지털 마케팅 시장의 총 규모는 2019년 기준 150억 달러(약 18조원)에 달하며 독일 내 디지털 마케팅을 위한 연간 지출은 내년까지 3억 유로(약 4146억원)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독일 내 디지털 마케팅의 특징은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고객 관리를 위한 챗봇 시스템을 도입하거나 새로운 방식의 디지털 마케팅을 지속적으로 개발해 나가고 있다는 점이다.

독일에서 오프라인 마케팅은 여전히 힘을 발휘하고 있다. 디지털 마케팅의 비중이 점차 높아간다고 해도 산업군이나 타깃 세대 별로 잡지, 인쇄물 등을 통한 적절한 오프라인 마케팅 병행이 필수적이다. (사진=픽사베이)

하지만 개인정보에 대한 인식이 강한 편이라 독일 진출을 고려하는 경우 이를 명심할 필요가 있다. 2018년 도입된 독일의 개인정보보호법은 왓츠앱이나 스냅챗과 같은 메신저 앱을 통한 비즈니스 및 홍보 활동이 금지 돼 있다. 스마트폰 사용자 중 메신저 사용 비율이 86%에 달함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정책은 강력하게 적용되고 있다. 또한 앱 운영 주체는 사용자로부터 정보 수집 및 사용처에 대한 동의를 받는 것이 의무화 돼 있다.

독일 기업들이 디지털 마케팅 중 소셜미디어를 활용하는 이유로 가장 많이 꼽는 것은 경쟁력 강화다. 그 다음으로 기업 이미지 제고, 구인구직, 고객서비스 및 만족도 관리, 잠재 고객 유인 등의 이유가 뒤따르고 있다.

재미있는 것은 독일 역시 다른 많은 나라와 마찬가지로 인플루언서의 영향력이 적지 않다는 점이다. 독일 정체 소비자의 30% 가까이가 유튜브 인플루언서의 영향을 받아 제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으며 그 뒤로는 인스타그램. 틱톡이 인기를 얻고 있다. 특히 틱톡의 경우는 지난해 80% 가까운 성장률을 보여 새로운 디지털 마케팅 채널로 주목받는 상황이다.

이어 검색 광고 분야에서는 독일 역시 구글이 시장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구글의 검색엔진 최적화 마케팅을 활용하는 기업들이 많다. 이에 따라 구글 애널리틱스를 이용해 잠재고객 파악, 고객 맞춤형 마케팅 전략 수립을 위한 용도로 사용하는 기업 역시 많은 편이다.

한편 우리나라에도 잘 알려진 링크드인은 독일 내 B2B 영역에서 가장 두각을 드러내는 네트워크로 꼽히고 있다. 초기 구인구직 플랫폼에서 시작한 링크드인은 최근 B2B 커뮤니케이션 영역까지 그 기능을 확장해 에스에이피(SAP), 지멘스(Siemens), 알리안츠(Allianz Group) 등 독일 선도 기업을 중심으로 활용도가 높아지고 있다.

이와 비슷한 플랫폼으로는 유로페이지(europages.com)이 있는데, 독일을 넘어 유럽에서 가장 활발하게 이용되는 B2B 홍보 플랫폼으로 29개국 26개 언어가 지원되며 월 사용자는 410만명에 달한다. 실제 독일에서는 코로나19 확산 이후 오프라인 행사를 통한 B2B 신규 고객 발굴이 어려워지자, 이 유로페이지를 활용해 비대면 홍보와 비즈니스 파트너 연결이 증가하고 있다.

독일에서 B2B 분야 디지털 마케팅을 위해 고려해야 할 사항 한가지를 덧붙이자면, 국제적 플랫폼을 활용하는 것보다 지역을 좁혀 소규모 네트워크를 활용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는 점이다. 온라인 홍보 외에도 지속적으로 신제품 샘플 제공, 분기별 소식지, 선물 등을 우편으로 발송하는 오프라인 마케팅도 여전히 힘을 발휘하고 있어 병행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세계 최고로 깐깐한 소비자, B2C 디지털 마케팅은 현지화 전략 필수

독일 소비자는 세계에서 손에 꼽을 정도로 깐깐한 소비를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사진=픽사베이)

어느 나라나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일반 대중을 상대로 한 B2C 분야의 디지털 마케팅은 그 나라의 문화적 배경을 필수적으로 고려해야한다. 특히 독일의 소비자들은 단순히 제품이나 브랜드 인지도만 따지는 것이 아니라 제품과 기업에 대한 신뢰성과 전문성을 꼼꼼히 확인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충동적으로 구매하지 않으며 제품 구제 전 가격 비교, 유사 제품 분석, 기능, 출처 등 가능한 많은 정보를 수집하는 것도 독일 소비자의 특징이다.

그러나 까다로운 소비자일수록 한번 신뢰를 얻으면 그 다음은 더 쉽다. 독일 소비자들은 다른 국가에 비해 품질이 좋은 제품 브랜드에 대한 신뢰가 강력하다. 즉 독일에서 디지털 마케팅을 위한 콘텐츠는 확실한 제품을 바탕으로 세대별 유형별 소비자의 특성에 맞게 신뢰감을 형성할 수 있는 방향으로 진행해야 한다는 의미다.

특히 디지털 매체에 대한 소비 비중이 지속적으로 증가 추세에 있긴 하지만 앞서 B2B 분야에서처럼 산업군이나 타깃 소비자 세대에 따라 여전히 잡지나 신문 등을 더 편안하게 여기는 소비자가 적지 않기 때문에 디지털 마케팅과 별도로 오프라인 마케팅 활동도 여전히 유효한 방식임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현지 트렌드를 반영해 디지털 마케팅을 위한 콘텐츠를 제작할 때는 독일 사람들이 가장 관심있어 하는 주제가 무엇인지를 분석하는 것 역시 중요하다. 대표적으로 최근 독일에서 주목을 받고 있는 환경보호와 관련된 주제, 예컨대 바이오, 비건, 친환경 포장 등을 콘텐츠로 활용한 기업들의 매출이 크게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독일에 진출한 해외 기업들이 간과하는 또 다른 요소는 언어다. 독일에서 독일어를 몰라도 영어만으로 의사소통이 가능할 정도로 독일 사람들 대부분이 영어를 할 줄 안다. 그래서 현지 진출하는 기업들 중에는 영어로 홍보를 하는 경우가 적지 않은데 현지 소비자들은 기본적으로 독일어로된 블로그나 홈페이지의 체류 시간이 더 길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참고_ KOTRA 자료 ‘한권에 담아낸 글로벌 디지털 마케팅’

황정호 기자

jhh@tech42.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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