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헬스케어] 스타트업이 일군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 '규제' '이해관계 조율' 벽 넘어서야

[AI요약]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은 약 10배 이상 커진 것으로 분석된다. 혁신을 바탕으로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을 개척해온 것은 스타트업이라 할 수 있다. 국내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 스타트업들은 글로벌 진출을 목표로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러나 관련 산업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장애물이 많다. 전문가들은 가장 큰 장벽으로 정책과 이해관계 조율을 꼽는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전 세계적으로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이 급성장 중이다. (이미지=픽사베이)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늘어난 원격의료가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 전반의 성장으로 이어지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전과 비교해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은 약 10배 이상 커진 것으로 분석된다.

시장조사 기관 리서치앤마켓에 따르면 글로벌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은 2020년 1833억달러(약 217조원)에서 2027년 5000억달러(약 600조원)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 투자도 늘었다. CB인사이츠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디지털 헬스케어 스타트업이 유치한 투자금은 70조원을 넘어섰다.

규제 완화·지원에 힘입어 앞서가는 글로벌 시장

미국, 독일, 영국, 일본 등 많은 국가에서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의 규제를 완화해 성장을 이끌고 있다. (이미지=픽사베이)

이런 성장의 배경에는 코로나19 팬데믹의 영향이 크다. 코로나19로 전 세계는 원격의료를 도입·운영해왔다. 미국에서 지난해 원격의료를 경험한 사람의 비율은 64%다. 15%였던 2년 전에 비해 원격의료 경험자는 네 배 넘게 급증했다.

우리나라도 예상보다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보건복지부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도 한시적 허용한 비대면 진료(원격의료)는 2년간 350만 건이 진행됐다. 비대면 진료에 참여한 의료기관은 1만곳이 넘는다. 이는 전체 의료기관의 3분의 1이다. 전문가들은 팬데믹을 계기로 세계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이 전환점을 맞았다고 분석한다.

디지털 헬스케어는 기존 헬스케어에 AI, 빅데이터, IoT, 클라우드, 소형화 등의 기술이 융합된 분야다.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해 시간·장소의 제약 없이 개인별 건강상태를 측정·진단·모니터링·관리하고 맞춤형 의료를 지원하는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미 미국, 영국, 일본, 독일 등은 정부 차원의 디지털 헬스케어 규제 개선과 지원 정책을 펼쳐왔다. 미국은 2017년 7월 ‘디지털 헬스 이노베이션 액션 플랜’을 발표,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의 규제를 최적화하는 동시에 공보험을 통해 기술발전을 적극 수용하고 있다.

독일은 디지털 헬스케어법으로 관련 서비스의 연구개발 역량을 강화하고, 공보험을 통해 서비스 사용을 지원하고 있다. 일본은 코로나19를 기점으로 원격의료를 정식 인정하면서 재진 환자에게만 허용하던 원격의료를 초진 환자까지 확대했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도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에 뛰어들고 있다. 아마존은 미국 최대 원격진료 서비스업체 텔라닥과 손을 잡고, 인공지능(AI) 비서 알렉사를 활용해 원격의료 서비스를 제공한다.

구글은 스마트워치가 자동으로 심장 박동을 모니터링하고 심장 이상을 경고하는 서비스를 출시할 계획이다. 지난해 구글이 인수한 핏빗은 미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심방세동 탐지 서비스 사용 승인을 받았다.

혁신적 아이디어로 국내 시장 개척해온 스타트업들

국내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이해 단체와의 조율과 규제 완화가 관건이다. (이미지=픽사베이)

국내에서는 네이버와 카카오가 뒤늦게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에 뛰어들기 시작했지만, 역시 혁신을 바탕으로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을 개척해온 것은 스타트업이라 할 수 있다. 국내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 스타트업들은 글로벌 진출을 목표로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가장 주목받는 분야는 비대면 진료다. 이미 코로나19로 비대면 진료를 경험한 환자와 의료진이 많아 서비스에 긍정적이다. 라이프시맨틱스의 닥터콜, 닥터나우, 솔닥, 엠디톡, 나만의닥터, 비브로스, 메디블록 등 원격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은 20여곳에 이른다.

웰트, 에임메드, 뉴냅스, 라이프시맨틱스 등 디지털 치료제 스타트업도 임상시험에 들어가며 기대를 모으고 있다. AI를 활용해 영상진단보조 솔루션을 제공하고, 질병 진단을 돕는 AI 분야에는 뷰노, 루닛 등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여전히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장애물이 많다. 전문가들은 가장 큰 장벽으로 정책과 이해관계 조율을 꼽는다. 미국과 중국에서도 산업 규제 완화가 시장의 성장동력으로 작용했다고 말한다. 규제 완화 이전에는 미국 디지털 헬스케어 스타트업 73개사 중 74%의 사업 영역이 불법이었다. 그러나 규제가 완화된 2019년부터 전반적인 디지털 헬스케어 서비스가 가능해졌다.

다만 아직 우리나라는 대부분의 디지털 헬스케어 서비스가 불가능하거나 제한적이다. 물론 코로나19로 한시적 원격의료가 가능해졌지만, 이 역시 오래전부터 의료계와 마찰을 빚어온 민감한 주제다.

이에 새 정부의 디지털 헬스케어산업 육성 정책에 업계 관계자들은 반기는 분위기다. 적극적인 산업 육성이 이뤄지면 원격의료, 의약품 배송 플랫폼은 폭발적인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반면 또 다른 관계자는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 육성 및 비대면 진료 기반 마련 등 새 정부의 정책 발표에 규제 완화 기대감도 맴돌고 있지만, 이해관계 조율엔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다음 회차에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급성장한 원격의료 플랫폼 스타트업을 다룰 예정입니다.

조인숙 기자

aloha@tech42.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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