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오르는 디지털 자산 NFT, 그런데 환경을 파괴한다고?

[AI요약] 최근 NFT의 환경파괴 논란이 대두되고 있다. NFT가 과도하게 많은 전기 사용을 유발해 전 세계 탄소 중립(net zero) 추세에 어긋난다는 지적이다. 반면, NFT 판매 수익, 친환경 에너지 활용 등으로 오히려 환경을 지키는데 NFT를 활용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그라임스가 제작한 NFT. 65억원에 낙찰돼 화제를 모았다 (이미지=니프티게이트웨이)

지난해 가수 그라임즈가 제작한 대체불가토큰(NFT)가 20분 만에 65억원에 낙찰되어 화제가 된 바 있다. 이와 함께 그녀의 NFT가 환경을 파괴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이 NFT를 만드는데 유럽연합(EU) 거주자의 33년 평균 소비량에 맞먹는 에너지가 쓰였다는 것이다.

방탄소년단(BTS) 소속사 하이브도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 운영사인 두나무와 손잡고 NFT 사업 진출을 선언했다가 아미(BTS 팬덤)들에게 뭇매를 맞기도 했다. 유엔본부에서 기후 대응 연설까지 한 BTS가 보인 행보와 어긋난다는 것이다. 그 중심에는 NFT의 환경파괴 논란이 있다. NFT가 과도하게 많은 전기 사용을 유발해 전 세계 탄소 중립(net zero) 추세에 어긋난다는 지적이다.

크립토아트 풋프린트의 NFT 탄소배출량

이더리움 기반 크립토아트 플랫폼이 환경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정량화한 ‘크립토아트 풋프린트(cryptoart-footprint)’에 따르면, 2022년 3월 5일 기준으로 NFT 마켓플레이스 오픈씨(OpenSea)는 거래 약 2000만건에 탄소 배출랴이 5억5000만kg, 또다른 NFT 거래소 라리블(Rarible)은 약 180만건에 2770만kg, 니프티게이트웨이(Nifty Gateway)는 약 15만건에 238만kg의 탄소를 배출했다.

암호화폐 채굴에 국가 단위 전력 소모

NFT가 환경을 파괴한다는 주장은 가상자산(암호화폐)의 채굴 방식 때문이다.

NFT는 대부분 이더리움 블록체인 기반으로 만들어진다. 이더리움은 비트코인과 마찬가지로 작업증명(PoW) 방식을 사용해 채굴(생성)한다. PoW 방식은 강력한 보안이 장점이지만 전력 소모량이 많다. 디지코노미스트에 따르면 이더리움 채굴로 인한 전 세계 연간 전력 소모량은 30.84TWh에 달한다. 탄소발자국 수치는 14.65Mt 수준이다.

비트코인 전체로 따지면 전력 소모는 더 커진다. 케임브리지대학 비트코인 에너지소비지수(CBECI)에 따르면 올해 3월까지 지난 1년간 누적 비트코인 전력사용량은 136.48테라와트시(TWh)다. 이는 전 세계 전력 소비의 0.66% 수준이지만, 2020년 기준 우리나라 전체 국민이 석 달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전력량에 버금간다.

같은 기간 유럽의 에너지 분야 컨설팅 업체 에너데이터(Enerdata)에 따르면 폴란드의 연간 전력소비량(145TWh)과 유사한 수준이다. 네덜란드(111TWh), 벨기에(82TWh)의 경우를 웃도는 수치다. 암호화폐 채굴에 웬만한 국가 단위의 전력 소비가 이뤄지는 셈이다.

이로인해 최근에는 전 세계적으로 암호화폐 채굴에 대한 논의도 한창이다. 유럽 의회 경제통화위원회는 지난 3월 암호화폐 규제안 ‘미카(Markets in Crypto Asset Regulation·MiCA)’ 법안에 PoW 방식의 가상자산 금지 조항을 추진한 바 있다. 뉴욕주 의회 환경보존위원회 역시 지난 3월 22일 PoW 기반 암호화폐 채굴을 2년간 금지하는 법안을 상원에 발의했다. 세계 2위 채굴국인 카자흐스탄도 극심한 전력난에 최근 비트코인 채굴용 전기 공급을 일시적으로 중단한다고 밝혔다.

NFT, 환경을 지키는데 사용할 수 있다?

와일드어스(좌)와 네무스(우)가 발행한 멸종 위기종 NFT (이미지=와일드어스, 네무스)

반면 환경을 지키는데 NFT를 활용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NFT로 인한 환경 파괴보다 이를 통해 환경을 지키는 효과가 더 크다는 주장이다. 일부 환경단체들은 NFT를 활용해 멸종 위기종 보호 기금을 조성하고 있다.

국제 환경단체인 세계자연기금(WWF) 영국 지부는 지난 2월 ‘자연을 위한 토큰(Tokens For Nature)’이란 이름의 NFT를 공개했다. 판매 수익금은 멸종 위기종 동물과 서식지 보호에 쓰인다.

남아공 야생동물 스트리밍 채널인 ‘와일드어스(WildEarth)’는 보호구역의 표범·사자·하이에나 25마리를 NFT로 만들어 판매하고 있다. 판매 수익의 40%는 이들 동물의 서식지 관리인에 전달된다.

브라질 기업 네무스(Nemus)는 무분별한 개발로부터 열대우림을 지키고 있다. 이미 아마존 열대우림 4만1000헥타르(ha)를 소유하고 있다. 네무스는 NFT 판매 수익금으로 소유지를 추가하고, 지역 원주민들이 경제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돕는다는 계획이다.

암호화폐 업계에 부는 변화의 바람 '친환경'

가상자산 채굴에 친환경에너지 사용 비율을 높이고 있다 (이미지=픽사베이)

가상자산 채굴에 이미 친환경 에너지를 사용하고 있다는 반론도 있다. 한화자산운용이 가상자산 공시 플랫폼 쟁글의 운영사 크로스앵글과 함께 공개한 ‘비트코인과 ESG’ 보고서에 따르면 비트코인 채굴 시 친환경 발전 비중은 39%로 전 세계 친환경 에너지 발전 비중(28%)보다 높다. 비트코인 채굴에 수력(62%)을 가장 많이 사용하고 있으며, 그 뒤로 석탄(38%), 천연가스(36%), 풍력(17%) 등이다.

가상자산 채굴 방식을 바꾸거나 탄소 네거티브를 위한 움직임도 있다. 이더리움은 기존의 PoW 대신 지분증명(PoS) 방식으로 시스템을 바꾸고 있다. 이더리움 재단에 따르면 PoS 방식인 이더리움 2.0으로 전환하면 불필요한 연산을 없애 소비전력을 90%가량 없앨 수 있다는 설명이다.

가상자산 결제 플랫폼 크립토닷컴은 탄소 네거티브를 실현하겠다고 밝혔다. 크립토닷컴 앱과 거래소, NFT 마켓, 디파이(DeFi), 크립토닷컴 체인(Crypto.com Chain) 등 모든 플랫폼에서 가상자산 거래, 입출금에 따라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량을 측정한다. 또한 채굴 과정에서 발생한 이산화탄소를 상쇄하는 효과적인 방법을 찾아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두나무는 자체 개발한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해 친환경적인 NFT를 발행할 계획이다. 두나무가 자체 개발한 블록체인 기술 ‘루니버스’는 권한증명(PoA·Proof of Authority) 기술을 사용해 채굴 과정 없이 처리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업계는 NFT나 가상자산의 채굴을 금지하는 것이 아니라, 블록체인의 기술적 고도화, 더 많은 재생에너지 사용 등 다양한 노력이 함께 어우러져야 환경오염 문제를 해소해 나가야 한다고 전했다.

조인숙 기자

aloha@tech42.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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