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4분기 AMD의 PC 칩 그룹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1% 감소했다. 인텔은 36% 감소했다. 하지만 올해 1분기 전망이 나오면서 주식시장에서 더 큰 폭으로 하락한 것은 인텔이었다.
지난 2~3년간 거쳐온 상황도, 향후 맞닥뜨릴 부정적 거시경제 전망도 모두 비슷하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중 재택근무, 재택학습 활성화로 PC와 서버산업은 활기를 보였고, 이후 팬데믹 진정세,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인한 향후 세계 거시경제 부진 전망이 겹치며 PC산업과 프로세서 산업 부진 전망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하지만 AMD와 인텔을 보는 주식시장과 투자자의 시각은 사뭇 다르다.
리사수 최고경영자(CEO)가 이끄는 AMD는 부진한 지난해 4분기 실적 발표 후인 지난달 26일 이후 지금까지 주가가 무려 10달러(75달러대→85달러대)로 오르는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분기실적에서 매출감소폭에서 AMD보다 좋은 인텔 주가는 오히려 발표 다음날 큰 하락폭을 보이다가 이후 보합세 속에 제자리를 맴도는 상황을 보이고 있다.
그렇다면 AMD가 똑같은 어려운 경제 환경하에서 인텔보다 훨씬 나은 이유는 뭘까.
불명확한 거시 경제속 각기 달랐던 AMD와 인텔의 1분기 전망
코로나 19 팬데믹에 따른 PC시장 호황 효과가 점차 걷히면서 인텔과 AMD는 어려운 시장 국면을 맞고 있다.
하지만 두 회사의 전망은 사뭇 다르다.
인텔은 전반적으로 판매 감소를 예상하고 있다. 반면 AMD의 데이터 센터 사업은 성장하고 있다. 새로운 칩 출시, 그리고 팬데믹 시기에 인수한 전문칩 메이커 자일링스의 기여 덕분이다.
지난달 31일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발표한 AMD는 올 1분기 매출이 53억 달러를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10% 감소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이는 물론 낙관적 전망은 아니지만 3월 분기 인텔의 가이드라인보다는 훨씬 강력하다는 점에서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인텔은 그보다 며칠 앞선 지난달 26일 올 1분기 매출전망치를 전년 대비 40% 감소한 약 110억 달러로 밝혔기 때문이다.
두 회사는 모두 경제적 불확실성을 이유로 연중 가이드라인을 제공하지 않았다.
리사 수 AMD CEO는 자사 실적 발표회에서 분석가들에게 “우리는 거시 환경을 고려할 때 분명히 올해를 조심하고 싶다”고 말했다.
하지만 주식 시장은 두 회사가 어떻게 다른지를 즉각 반영했다.
인텔의 주가는 1월 26일 지난해 4분기 실적과 1분기 전망발표 후 장마감 후 시장에서 7% 넘게 하락했다. AMD는 지난달 31일 지난해 4분기 실적 발표와 1분기 전망 발표 후 2% 정도 상승했다.
팬데믹 전후 PC칩 수요가 변했다
팬데믹 기간중 사람들이 집에서 일하거나 학교에 가기 위해 새 컴퓨터를 구입했기에 두 회사는 약 2년 동안 판매 증가세 이후 팬데믹이 잦아들면서 PC 시장과 동반 침체를 맞고 있다.
지난해 4분기 AMD의 PC 칩 그룹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1% 감소했다. 인텔의 PC칩 매출은 36% 감소했다.
실적 발표를 통해 리사 수 AMD CEO는 올해 전체 PC 시장이 10% 감소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지만 실제로 AMD는 4분기에 시장 점유율을 늘렸다고 밝혔다.
그녀는 “클라이언트 재고 수준을 고려할 때 상반기는 확실히 더 낮을 것으로 생각한다. 우리는 하반기에 약간의 개선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더 극적인 데이터센터 서버 칩 시장 ···약속지킨 AMD와 못지킨 인텔
인텔과 AMD는 데이터 센터용 칩과 관련해서는 더 극적으로 나뉜다.
인텔의 데이터 센터 그룹은 지난해 4분기중 전년 동기비 33% 감소한 43억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부분적으로 최신 서버 칩 제품군인 사파이어 래피즈의 출시가 늦어진 때문이다.
이에 앞서 지난해 8월 투자자의 날엔 반도체 시장조사 분석 회사인 트렌드포스 발로 인텔이 당초 2023년 내놓을 예정인 메테오 레이크 프로세서가 2024년에 나올 것이라는 소식을 전해 인텔을 아연케 하기도 했다. 물론 인텔은 이 칩이 올해 나올 것이라고 확인했다.
이는 인텔 역사상 최고의 아키텍트이자 인텔 최고기술책임자(CTO)를 역임한 팻 겔싱어 자존심을 여지없이 짓밟아 놓았음은 물론이다.
반면 AMD의 데이터 센터 비즈니스는 크게 성장하면서 연간 기준으로 42% 증가한 17억 달러를 기록했다. AMD는 지난해 11월 최신 데이터 센터 칩인 4세대 에픽 프로세서를 출시했다. AMD는 올해 PC 칩과 게임용 그래픽칩(GPU)이 감소하겠지만 데이터 센터 칩 사업이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AMD의 데이터 센터 사업역시 어려운 거시 경제 상황에 직면해 있긴 하지만, 리사수 CEO는 인텔 점유율을 제물로 삼아 이익을 얻을 것이라는 신호를 보냈다.
리사 수 CEO는 “임베디드 및 데이터센터 부문에서 경쟁력 있는 위치와 리더십을 바탕으로 올해 매출을 늘리고 점유율을 높일 수 있는 좋은 위치에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AMD는 또한 2020년에 350억 달러에 인수한 자일링스 인수를 성공적으로 매듭지었다. 이 회사 인수가 어려운 시기에 톡톡히 효과를 보이고 있다.
자일링스는 암호화 또는 비디오 압축과 같은 특수한 작업을 수행하는 프로세서를 만드는 회사다. AMD에 따르면 인수된 자일링스는 AMD의 임베디드 사업부에서 연간 1,868% 증가한 14억 달러의 매출을 올리는 데 주된 기여를 했다.
인텔의 상황은 왜?
인텔의 지난해 4분기와 저조했던 연간 실적은 분석가와 투자자 모두를 놀라게 했다.
팻 겔싱어 인텔 CEO가 잔인했던 지난 분기 실적을 발표한 다음날인 2월 1일 인텔 주가는 6.4%의 폭락세로 반응했다.
한 분석가는 PC에 대한 소비자 수요가 전반적으로 느슨해진 영향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인텔의 붕괴를 “달리 설명할 말이 없다”고 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 4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32%의 매출 감소와 6억 4,400만 달러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문제는 칩 과잉과 마진을 압박하는 공장용 칩 수요 약화를 포함한 인텔의 문제는 당장 수그러들지 않을 것으로 보이며, 이는 다가오는 분기에 조정된 주당 15센트의 순손실을 이끌 것으로 전망된다는 것이다.
분석가들은 거의 전반적으로 인텔 주가 목표치를 낮추면서 거침없이 몰아붙였다.
한스 모제스만 로젠블라트 분석가는 2일자 투자자노트에서 “인텔 경영진이 사상 최악으로 추락한 전분기 대비 20% 이상의 매출 감소원인의 PC 재고 소화 역학과 매크로 경제/중국/기업 등의 요인으로 돌리려 하는 데 대해 묘사하거나 설명할 말이 없다”고 썼다.
로젠 블라트는 인텔에 대한 매도 의견을 유지하고 목표주가를 20달러에서 17달러로 낮췄다.
간단히 말해서 인텔은 지난해 어려운 시기를 겪었고 올해도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이는 지난 2021년 54년 된 반도체업체 대명사 인텔의 수장에 오른 팻 겔싱어 CEO에게 중요한 테스트가 되고 있다.
팻 겔싱어는 분석가들과의 통화에서 “PC 시장 둔화가 인텔의 마진을 압박하고 소매업체들이 재고를 수정토록 하는 등 인텔의 통제권 밖의 요인이 재고와 생산 문제에 모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그는 “우리는 이 역학이 역전될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지만, 언제일지 예측하기는 어렵다”고 분석가들에게 말했다.
팻 겔싱어 최고경영자(CEO)가 수장에 오른 지 8번째 분기 실적보고서는 PC 시장의 심각한 침체를 포함해 통제할 수 없는 많은 요인들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전설적 기술 기업의 추락을 보여주기에 충분했다는 지적이다.
CNBC는 약한 기존 제품 수요, 비효율적인 내부 성과 등 비효율적인 인텔의 당면 해결 과제를 지적했고, 불안정한 회사 재무 상태에 대한 우려까지 나타냈다.
인텔의 주가는 52주 최고치에서 46% 이상 하락했다. 주주들은 인텔 실적 발표회에서 무엇을 가장 우려했을까.
CNBC는 불확실한 가이던스, 재고과잉, 총이익 감소 등 3가지 요인을 지적했다.
첫째, 가이던스가 약하고 불확실한 점이다.
인텔은 경제적 불확실성을 이유로 2023 회계연도 전체 지침을 제공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 분기의 데이터 포인트는 어려운 시기를 암시한다. 인텔은 올해 1분기에 약 110억 달러의 매출을 예상했는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40% 감소하는 것이다. 총이익(그로스마진)도 34.1%에 불과할 전망이다. 겔싱어가 처음 지휘봉을 잡은 2021년 같은 분기의 55.2%에 크게 못미치는 수치다. 하지만 투자자들에게 가장 큰 문제는 인텔이 주당 15센트의 비GAAP 손실을 유도했다는 것이다. 이는 1년 전 주당 수익이 1.13달러였던 데서 크게 추락한 것이다. 이는 지난 여름 이후 수십 년 만에 처음으로 주당 손실이 발생한 이후 첫 번째 손실이다.
둘째는 재고 과잉이다.
인텔 경영진은 다가오는 분기에 어려운 이유를 몇 가지 제시했지만, 한 가지 주제는 고객들이 칩을 너무 많이 보유하고 있고 재고 조사를 해야 하기 때문에 새로운 칩을 많이 구매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었다. PC와 서버 시장은 대유행 기간 동안 재택 근무와 재택 학습으로 인해 2년간의 호황을 보인 후 모두 둔화됐다. PC 판매가 둔화됐고 컴퓨터 제조업체들은 너무 많은 칩을 보유하고 있다. 겔싱어 인텔 CEO는 한 해 PC 판매량을 약 2억 7000만~2억 9500만대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2021년에 그가 예측한 “하루 수백만 대”(*하루 100만대일 경우 연 3억 6500만대)와는 크게 달라진 수치다. 이제 인텔 고객들은 이미 보유하고 있는 칩을 소화하거나 재고를 수정해야 하며, 역동적 수요가 언제 다시 되돌아 올지 알 수 없다. 겔싱어는 분석가들에게 “우리는 이 역동성이 역전될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지만, 언제가 될지 예측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셋째는 총이익(그로스 마진) 감소다.
이 모든 것을 뒷받침하는 것은 인텔의 총이익(그로스마진)이 계속 감소해 회사의 수익성을 해치고 있다는 것이다. 한 가지 문제는 ‘공장 부하’다. 즉, 공장이 24시간 동안 얼마나 효율적으로 운영되는지다. 인텔은 수요 약화로 인해 가동율이 떨어진 공장들로 인해 총이익이 4% 포인트 감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궁극적으로, 인텔은 1분기에 34.1%의 총이익을 예상하고 있다. 이는 회사가 작년 투자자의 날에 세운 51~53%와 비교할 때 크게 떨어진 수치다. 이 회사는 이를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수요가 회복될 경우 마진은 “중기로 볼 때” 인텔의 목표로 돌아갈 수 있다고 밝혔다. 겔싱어는 “그로스마진을 개선하기 위한 여러 구상이 진행 중이며 현재 잘 진행되고 있다. 올해 30억 달러의 비용 절감을 보면, 그 중 10억 달러는 판매 비용이며, 우리는 그 10억 달러 절감을 달성할 길로 잘 가고 있다”고 밝혔다.
인텔에 다행인 소식은 배당금과 자율주행차 칩 선전
인텔은 장기 투자자들을 달래기 위해 고민하고 있을 것이다. 반도체 제조 사업 경쟁력 유지를 위한 막대한 자본 지출과 주주들을 달래기 위한 단기적 배당 간 균형을 맞추는 문제는 항상 중요하다.
분석가들에 따르면 인텔이 비용을 절감하면서도 여전히 실적 반전을 위해 칩 공장에 투자해야 한다면 배당금을 재고할 수도 있다고 말하지만 인텔은 일단 2022년 주주 배당금으로 60억 달러를 썼고 이를 삭감하지 않았다.
다른 한편으로 인텔은 올해 30억 달러의 비용을 절감하고 싶다고 말했다. 분석가들에 따르면 인텔은 반도체 공장 건설비로 약 200억 달러의 설비투자비를 지출하고 싶어할 것으로 본다.
겔싱어 CEO는 이날 이와 관련한 질문에 “우리 이사회, 경영진은 자본 할당 전략에 대해 매우 규율적 접근을 하고 있고, 소유주를 위해 자본을 할당하는 데 있어 매우 신중하며, 경쟁력 있는 배당금을 유지하는 데 전념할 것”이라고 답했다.
인텔의 분기 실적 발표회에서 적어도 한 가지 밝은 부분이 있었는데 그것은 바로 모바일아이다.
이 회사는 자율 및 반자율주행차 본격화시대에 필수적인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및 자율 주행 기술 및 솔루션 개발, 공급의 선두주자다.
인텔의 이 자율주행차 기술 회사는 이날 주당 27센트의 조정된 수익과 59% 성장한 6억5600만 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또한 2023년에도 강력한 성장세를 보이며 연간 21억 9000만~22억 8000만 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발표 이후 모회사 인텔과 반대로 정규 거래 시간 동안 주가가 거의 6%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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