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뛰는 인산철에 나는 리튬" 전기항공기 시대 열 '리튬 공기 배터리'까지… 잇따르는 리튬 배터리 혁신

테슬라 전기차 모델Y에 사용되는 4680리튬이온 배터리. 올해 테슬라 텍사스 기가팩토리에서 양산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사진=파나소닉)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가뜩이나 특정 국가에 쏠려있는 전 세계 배터리 원자재 수급이 더 어려워졌고 가격도 급등하고 있다. 하지만 다행히도 세계 곳곳의 배터리 연구원들이 혁신적 연구성과를 잇달아 쏟아내고 있다. 한정된 자원으로 에너지 효율을 높일 수 있는 방법에 대한 연구 성과가 속속 발표되고 있는 것.

최근 새로운 니켈 양극재를 사용해 리튬인산철(LFP)배터리보다 성능과 수명 모두 앞선 리튬 니켈코발트망간(NCM) 배터리, 그리고 전기여객기·플라잉카 대중화 길을 열어줄 높은 에너지 밀도를 가진 리튬공기 배터리 연구 성과가 등장했다. 주인공은 테슬라가 캐나다 핼리팩스 달하우시 대학 연구소와 ‘테슬라 첨단 배터리 연구소(Tesla Advanced Battery Research)’ 그룹, 그리고 일본 국립재료과학연구소(NIMS) 연구팀이다. 아직 상용화되지는 않았지만 미래 세상을 앞당겨 줄 최대 관심사인 배터리 기술의 급진전을 확인시켜 주기에 충분하다. 두 성과를 차례로 소개한다.

테슬라, LFP보다 우수하고 오래가는 리튬 NCM배터리 개발

캐나다에 있는 테슬라 첨단 배터리 연구소가 고에너지 밀도 특성을 가지며, 100년간 지속되는 새로운 배터리를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사진은 테슬라 전기차에 사용된 2170형(왼쪽)과 4680형 배터리. (사진=유튜브)

캐나다에 있는 테슬라 배터리 연구 그룹이 최근 높은 에너지 밀도를 가지며, 100년 동안이나 지속되는 새로운 니켈 양극재 기반 리튬이온 배터리에 대한 논문을 전기화학회저널(Journal of the Electrochemical Society)에 발표했다.

테슬라는 최근 전세계 배터리 자원확보 네트워크를 확보했고 이를 발표해 전세계 배터리, 전기차 업계를 놀라게 한 바 있지만 (당연하게도) 이번 성과를 통해 배터리 연구에도 많은 투자를 해왔음을 드러내고 있다. 최신 성과는 테슬라가 지난 2016년 캐나다 핼리팩스 달하우시 대학 제프 단 배터리 연구소와 파트너십을 맺고 설립한 ‘테슬라 첨단 배터리 연구소(Tesla Advanced Battery Research)’그룹에서 나왔다.

이번 연구의 핵심 성과는 니켈 양극재 기반 배터리에서 사람들이 선호하는 특성(더 적은 배터리로 더 오래 전기차를 달리게 하는 더 높은 에너지 밀도 같은)을 유지하면서 수명에서도 LFP 배터리 셀과 경쟁할 수 있는 배터리를 개발한 것이다.

캐나다 연구 그룹은 결과적으로 충전 및 에너지 밀도에 있어서 중국이 장악한 값싼 리튬인산철(LiFePO₄·LFP)배터리 셀보다 우수하면서도 100년이나 지속될 수 있는 새로운 니켈 양극재 기반 리튬 배터리 연구 성과를 내놓았다.

특히 테슬라와 제휴한 제프 단 배터리 연구소장은 리튬이온 배터리 셀의 선구자로 여겨지는 인물이다. 그는 리튬이온 배터리가 발명된 이후로 셀의 수명 주기를 증가시키는 데 기여를 했고, 이것이 배터리 셀의 상업화에 도움을 준 것으로 인정받고 있다.

현재 그의 연구는 주로 에너지 밀도와 내구성의 잠재적 증가와 비용 절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 그룹은 이미 테슬라용 배터리에 관한 특허와 논문을 꽤 많이 내놓았다. 테슬라는 최근 이 그룹과의 계약을 2026년까지 연장했다. 이 프로그램의 새로운 리더 중 한 명인 마이클 메츠거는 이 새로운 연구 논문에 제프 단, 몇몇 박사들과 함께 ‘장수명 저전압 리튬이온 셀을 위한 리튬인산철(LFP)의 우수한 대안으로서의 Li[Ni0.5Mn0.3Co0.2]O2’라는 제목의 논문 저자로 등재됐다.

테슬라 배터리 연구 그룹은 이 새로운 셀 관련 논문에서 “NMC 셀, 특히 3.8 V까지 균형을 이루고 충전된 셀은 LFP 셀에 비해 더 나은 쿨롱 효율(에너지를 저장해서 필요 시 사용할 수 있는 효율), 더 적은 용량 페이드(capacity fade), 더 높은 에너지 밀도를 보여주며, 25°C에서 100년에 가까운 수명을 낼 것으로 예상된다”고 썼다.

핵심기술 중 하나는 리튬 비스 플루오로 설포닐 이미드(LiFSI) 염을 포함하는 전해질을 사용하는 것으로 보이며, 저자들은 이 논문에서 그 이점에 대해 코발트가 없거나 더 적은 양의 코발트 사용을 포함한 다른 니켈계 리튬이온 배터리에도 적용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용 전해질 리튬염으로는 주로 6불화인산리튬(LiPF6)이 사용됐으며 일본 업체가 20년 이상 시장을 장악해 왔다. 최근에야 LG화학이 리튬 비스 플루오로 설포닐 이미드(LiFSI)를 개발, GM 쉐보레 볼트 전기차에 공급하면서 리튬염 대체 소재로 각광 받고 있다. LiFSI는 가격이 비싸지만 안정성과 효율 측면에서 LiPF6보다 뛰어나다. 국내 대표적 전해질 전문 생산 업체로는 천보가 꼽힌다.

테슬라 캐나다 배터리 연구그룹은 논문 요약문에서 “3.8V까지 작동하기에 충분한 흑연 만을 갖는 단결정 Li[Ni0].5Mn0.3Co0.2]O2//흑연(NMC532) 파우치셀을 3.65V 또는 3.8V로 충전해 유사한 최대 충전 전위 또는 비슷한 음극사용을 근거로 한 LiFePO4//흑연(LFP) 파우치셀과의 비교를 용이하게 했다. 위 NMC532(니켈망간코발트 50:30:20 배합 양극재) 셀은 3.80V까지 충전될 수 있는 충분한 흑연만으로 구성될 경우 LFP 셀을 초과하는 에너지 밀도와 40°C, 55°C, 70°C에서 LFP 셀을 크게 초과하는 사이클 수명을 갖는다. LiFSI염을 함유한 전해질은 고온에서 기존 6불화인산리튬(LiPF6) 전해질이 제공하는 것보다 훨씬 우수한 우수한 수명을 보여주었다”고 쓰고 있다.

전기여객기 시대 열어줄 리튬 공기 배터리도 성과

새로운 리튬 공기 배터리가 전기 여객기의 길을 열어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2년 전 “3년 내 전기비행기를 띄울 수 있을 것”이라고 호언했다. 일본 국립재료 과학연구소 연구팀의 최신 성과가 상업화로 이어지면 그 꿈을 실현해 줄 수 있을 것이다. (사진=에비에이션)

테슬라 배터리 연구그룹과 별개로 전기 여객기 시대의 길을 열어 줄 것이란 기대를 모으는 새로운 리튬 공기(Li-air) 배터리 관련 연구성과도 등장했다. 성과의 핵심은 기록적 배터리 에너지 밀도다.

최근 일본 소프트뱅크 그룹의 지원을 받는 일본 국립재료과학연구소(NIMS) 연구팀이 kg당 500와트시(Wh/kg) 이상의 기록적 에너지 밀도를 가진 리튬 공기 배터리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는 테슬라 모델3에 들어간 파나소닉 리튬이온 배터리(260Wh/kg)의 약 2배에 이르는 에너지 밀도다.

특히 이 수치는 엔지니어들이 지속 가능하고 효율적이며 비행 시 조용한 전기 여객기를 실현할 수 있는 포인트로 간주되기에 중요하다.

머티리얼즈 호라이즌즈(Materials Horizons)지에 발표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이 리튬공기 배터리는 지금까지 달성된 것 가운데 가장 높은 수치의 에너지 밀도와 가장 긴 사이클 수명을 달성했을 뿐 아니라 상온에서 배터리를 충방전할 수 있다. 이는 리튬 공기 배터리의 실용화를 위한 토대가 될 수 있기에 엄청난 성과로 받아들여진다.

리튬-공기 배터리는 음극에서 리튬의 산화, 양극에서 산소 환원을 이용해 전류 흐름을 유도하는 금속-공기 전기화학 셀 또는 화학전지다. 즉, 양극재 대신 산소를 사용함으로써 배터리 셀 대부분을 리튬 금속이 차지하게 된다. 이 경우 배터리 자체가 가벼워지는데다 양극재 대신 리튬을 더 많이 사용해 축전 용량을 늘릴 수 있다. 기존 리튬이온전지보다 전위 에너지 밀도가 몇 배나 큰 고용량의 경량 배터리를 만들 수 있다.

리튬공기배터리의 충전(왼쪽)과 방전 원리를 보여주는 도면. (사진=위키피디아)

이러한 잠재적 이점 때문에 이 배터리는 언젠가 궁극의 충전 배터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따라서 휴대폰, 드론, 전기 자동차, 플라잉카, 가정용 전기 저장 시스템과 같은 기술에서 그들의 올바른 위치를 찾는 것은 시간문제일 수 있다.

그러나 풀 배터리 팩(케이스, 공기 채널, 리튬 기판)의 중량까지 고려하면 리튬 만으로는 매우 가벼울지 몰라도 결과적으로 에너지 밀도가 상당히 떨어지게 된다.

이 때문에 상업적 구현을 위해서는 리튬공기 배터리의 실질적 출력과 수명 주기에 대한 상당한 개선이 필요하다. 이를 위한 접근법으로는 비양성자성(aprotic), 수성(aqueous), 고체 상태 및 혼합 수성-비양성자성 접근법 등 네 가지가 고려되고 있다.

일본 국립재료과학연구소(NIMS) 연구팀의 다음 단계는 새로운 리튬 공기 배터리에 통합할 수 있는 고성능 배터리 소재를 개발해 사이클 수명을 늘리는 것이다. 그런 다음 배터리를 사용하는 시도를 가속화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아직 시간이 걸리는 작업인 셈이다.

이론적으로 리튬과 주변 산소의 결합은 가능한 가장 높은 비에너지(어떤 물질에 있어서 단위 중량당 내부 에너지)를 갖는 전기화학 셀로 이어질 수 있다. (즉, 휘발유의 에너지 밀도는 약 13 kWh/kg으로 손실 후 바퀴에 공급되는 에너지는 1.7 kWh/kg다. 이론적으로 리튬 공기배터리는 산소 질량을 제외하고 kg당 12kWh(43.2 MJ/kg)를 달성할 수 있다. 실제로 과산화리튬(Li₂O₂) 생성물로 충전된 상태(산소 질량 제외)의 비 수성 리튬공기 배터리의 이론적 비 에너지(~40.1 메가줄(MJ)/kg)는 이론적으로 휘발유의 비 에너지(~46.8 MJ/kg)에 필적한다) 실제로 셀 레벨에서 비에너지가 약 6.12메가줄(MJ)/kg인 리튬공기 배터리가 입증됐다. 이는 상용 리튬이온 배터리의 약 5배 수준으로, 60kg 배터리를 한 번 충전해 2톤무게의 전기차를 최대 500km까지 주행할 수 있는 양이다.

이재구 기자

jklee@tech42.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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