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이 AI와 관련해 가장 주목하고 있는 분야는 업무자동화(Robotic Process Automation)이다. RPA는 기존에 사람이 반복적으로 처리해야 하는 단순 업무를 AI가 장착된 소프트웨어 로봇이 자동으로 처리하는 기술이다.
그동안은 주로 불량검사·생산공정 모니터링 등 제조공정에 RPA가 활용됐지만 최근에는 일반사무를 비롯해 금융·보험·유통 등 비제조업으로 확대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에 따르면 오는 2023년 글로벌 대기업의 90%가 RPA를 도입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글로벌 RPA 시장은 지난해 8억2,200만달러에서 2022년 24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최근에는 RPA에 ‘학습’이 가능한 AI를 결합해 효율성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RPAI’가 핵심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 AI는 빅데이터를 수집·분석하고 지속적으로 학습이 가능한 만큼 RPA 영역의 무한증강이 가능하다.
실제 기존 불량검사·문서작업·전표입력 등에서 시간을 단축하고 효율성을 높이던 RPA가 최근 AI와 결합하면서 번역, 기업부실 예측, 채용면접, 신상품 수요예측 등 보다 고차원적인 업무까지 처리하고 있다. ‘인간을 닮은 소프트웨어’가 점차 기존에 사람이 하던 일을 대체하고 진짜 사람은 보다 복잡하고 창조적인 업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상품이나 서비스는 물론 법안제출에 이르기까지 ‘생산’에서 인간이 맡아왔던 업무를 AI가 빠르게 대체하고 있다. 특히 산업 현장에는 주 52시간 근로제 도입이 확대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재택근무·유연근무제 등 일하는 방식에 변화가 나타나면서 AI가 더욱 주목받고 있다.
LG CNS 급여이체 업무도 인공지능 RPA로
글로벌 컨설팅기업 맥킨지는 미국 내 2,000개의 업무활동 중 45%가 AI화될 것으로 분석했다. 하지만 인간이 수행하는 업무 중 창의력을 요구하는 4%의 업무와 감정을 인지하는 29%의 업무는 AI화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AI 동료 직원’이 하루가 다르게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는 AI를 엑셀이나 파워포인트처럼 잘 활용하면서 창조적인 업무에 집중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이런 가운데 최근 LG CNS가 RPA(로봇업무자동화)와 AI(인공지능) 기술을 결합한 자동 급여이체 서비스를 출시했다. 이 서비스는 KB국민은행이 처음으로 도입해 전국 영업점에서 기업 대상 급여지급 업무를 시작할 예정이다.
LG CNS는 RPA에 AI 기술을 접목했다. LG CNS의 RPA+AI 기술은 은행의 급여이체 절차를 모두 자동화했다. 기존에는 은행 급여이체 담당자가 기업으로부터 받은 급여대장을 메일에서 골라 은행 내부망으로 옮겼다.
LG CNS RPA는 급여이체 담당자의 마우스 클릭 없이도 업무를 대신 수행한다. 은행 내부망으로 옮겨진 데이터는 AI가 이어받는 다. 은행이 접수하는 급여대장은 기업마다 양식과 표현이 제각각이다. 급여액, 직원명, 예금주, 계좌번호 등이 뒤죽박죽 섞여있고, 제목 없이 데이터 값만 있는 경우도 있다.
수십 만개의 급여 데이터를 학습한 LG CNS AI는 급여이체에 필요한 데이터만 추출한다. 숫자가 나열된 데이터를 분석해 계좌번호와 급여액을 구분하고, 직원명과 예금주가 다른 경우에도 실제 지급처를 찾아낸다. 또 은행의 급여지급 업무에 필요한 새로운 문서를 생성해 RPA에 전달한다.
RPA는 AI가 만든 문서를 은행의 급여이체시스템에 자동 입력한다. 은행 담당자가 시스템에 입력된 데이터를 확인하면 급여지급이 자동으로 처리된다. LG CNS는 KB국민은행과 협력해 올 연말까지 전국 영업점 전체로 자동 급여이체 서비스를 확대 적용할 계획이다. 일단 대상 영업점을 순차적으로 확대하며 다양한 특이 사례를 수집, 서비스를 향상시킬 예정이다. 현재는 엑셀 문서 분석을 통한 급여이체만 가능하지만, 향후 워드·한글 문서를 분석하고 퇴직연금·경비 지급도 할 수 있도록 개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