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이 입사하면… 직장인이 겪게 될 3가지 변화

제조업체들의 로봇 도입은 세계적 대세가 된 지 오래다. 최근에는 인간형 로봇들이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일반 직장의 휴머노이드 로봇 도입 확산 가능성까지 예고되고 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공장에서 인간 대신 일할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를 소개했고 조만간 2만달러 이하 가격에 양산해 적용하겠다고도 말했다. 최근 영국의회에 소개된 휴머노이드 로봇 ‘에이다’라든가, 더욱더 인간같은 표정을 짓는 ‘아메카’ 등의 등장도 다양한 로봇 도입 확산을 예고하는 무시할 수 없는 신호로 읽힌다.

학자들은 로봇 도입 확산 시 예상되는 부작용을 예상하고 대비하는 연구에 들어갔다. 최신 연구결과에 따르면 직장 내 로봇 도입은 인간들의 번아웃(탈진), 고용 불안정성에 대한 공포감, 무례함에 대한 두려움을 가져오게 될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수행자는 인구 소국이자 생산성 향상 등을 위해 자동화 도입에 적극적이고 중산층이 많은 도시국가인 싱가포르의 싱가포르 국립대 연구진이다. 이 연구는 로봇과 인간이 공존하는 일터의 경영자들에게 로봇 도입 시 인간 심리를 잘 살펴 예상되는 부작용에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함을 시사한다. 비록 연구진은 인간 직원들의 자아 확신 운동이 로봇에 대한 두려움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지만 그것 만으론 부족해 보인다.

현재 로봇은 사원 모집에서 생산, 인공지능(AI) 기반 채용, 요리 및 서빙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산업계와 가정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보급되고 있다. 특히 전 세계는 지난 3년 가까이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과 함께 비대면 활동, 노동인력 확보의 어려움 등을 겪으면서 꽤 많은 부분을 로봇 도입으로 해결해 왔다. 그러나 편리성 이면의 이런 부분 또한 연구되고 벌충돼야 할 부분이다.

로봇도입 시 직원들이 겪는 심리적 부작용과 업무 영향

로봇 도입은 인간 직원들에게 번아웃, 고용불확실성에 대한 공포감, 동료들 사이의 무례함을 가져오는 것으로 조사분석됐다. 사진은 지난달 30일 발표된 테슬라의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 (사진=테슬라)

“로봇은 직원들의 번아웃, 고용불확실성에 대한 공포감, 동료들 사이의 무례함을 가져온다.”

싱가포르국립대학교 연구원들은 최근 미국, 싱가포르, 인도, 대만 참가자들의 데이터를 실험하고 분석한 연구 결과를 이렇게 요약했다.

연구에 따르면 일부 경제학자들은 로봇이 인간을 위한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할 가능성에 대해 낙관적이다. 그 반대편에서는 로봇의 부상이 실존적 위험을 초래할 것을 우려하면서 이것이 중산층 근로자들의 일자리를 잃게 할 것이라고 우려한다.

이러한 상반된 감정을 이해하기 위해 싱가포르 국립대학교 경영학과 카이치 얌 경영대 부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인도, 싱가포르, 미국과 같은 나라의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실험하고 그 데이터를 분석했다.

연구진은 일련의 실험을 통해 로봇 도입이 작업장 내 무례함으로 이어진 번아웃과 고용 불안의 증거를 발견했다고 말한다.

이에 따르면 직장 내로 들어오는 로봇에 대한 근로자들의 경계심은 일시적 희망과 혼합된 지속되는 두려움으로 정의될 수 있다.

싱가포르국립대 연구진의 연구 결과 로봇에 대한 두려움은 특히 인지된 고용 불안감을 야기한다는 결론으로 이어졌다.

이들은 ‘인간 근로자들은 자신들과 함께 일하는 로봇 동료들이 언젠가는 그들을 대신할 것이라고 믿는 반면, 이러한 두려움은 인간 직원들의 긍정적 자질에 불필요한 그림자를 드리운다’고 분석했다.

인도 자동차 제조사에선 번아웃과 직장내 무례 유발

싱가포르국립대 연구진의 연구에 따르면 로봇도입은 직원들에게 번아웃, 불안감, 선동되는 무례함 등을 증가시켰다. (사진=테슬라. 호주 뉴사우스웨일즈 주정부)

이 연구에 따르면 로봇도입은 노동자들 사이에서 ‘매일 선동되는 무례함’을 증가시켰다.

연구진은 아시아 최대 자동차 제조사 중 하나인 회사의 서부 인도에 있는 본사에서 연구원들을 대상으로 조사했다.

이들은 공장 기술자 118명에게 매일 “오늘 나는 동료 한 명을 무시했다”는 내용이 들어있는 설문조사 내용을 제공했다.

이 회사 연구원들에게 근무 전, 한낮, 퇴근 시간에 실시한 설문조사 분석 결과 이들 직장의 로봇도입이 일상적 번아웃과 고용에 대한 불안율이 간접적으로 늘렸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싱가포르국립대 연구진은 설문 분석결과 이들이 산업용 로봇과 함께 작업할 때 더 큰 번아웃과 작업장 내 불친절을 가져오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고했다.

하지만 연구진은 400명의 참가자를 대상으로 한 또 다른 실험에서는 자기 확신 운동이 인간의 직장로봇에 대한 두려움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이 밝혀졌다고도 보고했다. (*번아웃은 직장인들에게 오는 만성적 직장 스트레스 증후군을 말한다. 의욕적으로 일에 몰두하던 사람이 극도의 신체적·정신적 피로감을 호소하며 무기력해지는 모습을 보이게 된다. 포부 수준이 지나치게 높고 전력을 다하는 성격의 사람에게서 주로 나타난다. 뉴욕의 정신분석가 프로이덴버거가 명명했다.)

연구진 부모들에게 파급된 로봇 일자리 탈취

용접로봇. (사진=위키피디아)

로봇 도입시 고용 불안감은 이 연구조사에 참여한 싱가포르 국립대 학생 부모에게까지 확대됐다. 싱가포르국립대 연구팀은 343명의 이 대학 학부모들을 서로 다른 기사를 읽은 세 시험 그룹에 무작위로 할당했다.

한 그룹은 기업들의 산업용 로봇 사용에 대한 기사를 읽었고, 두 번째 그룹은 로봇에 대한 일반적인 기사를 읽었으며, 세 번째 그룹은 로봇과 관련없는 기사를 읽었다.

참가자들은 직업 안정성에 대한 우려에 대해 질문을 받았는데, 분석 결과 업무용 로봇에 대한 기사를 읽은 첫 번째 그룹은 다른 두 그룹보다 훨씬 높은 수준의 고용 불안감을 보인 것으로 보고됐다.

미국 185개 대도시 로봇 보급 데이터 분석결과

또한 연구진은 연구의 일환으로 185개 미국 대도시 지역의 로봇 보급 데이터도 분석했다. 그들은 이 로봇보급 데이터를 링크드인과 인디드와 같은 인기있는 채용 사이트 사용과 비교했다.

그 결과 로봇 비율이 가장 높은 지역들은 그 지역들의 실업률이 더 높지는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구직 사이트에 대한 검색 비율이 가장 높았다.

연구원들은 여기에 다른 이유들이 작용하고 있을 수 있다고 말하고 있지만 이 지역 사람들이 로봇 때문에 더 많은 고용 불안을 느낄 수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로봇 도입시 불안감을 ‘자기확신’으로 해소할 수 있다”?

온라인 실험을 하는 동안 싱가포르국립대 연구원들은 400명의 정규직 직원들에게 그들에게 중요한 특징이나 가치에 대해 쓰도록 요청했다.

연구진은 유머감각이나 운동 등 인간의 특성을 포함해 자신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도록 유도하는 자기 확신(긍정) 운동이 직장 내 로봇에 대한 두려움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얌 박사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로봇의 능력을 과대평가하고 자신의 능력을 과소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연구진은 결국 “기술은 일의 본질을 근본적으로 변화시켰을지 모르지만, 사람들은 근본적으로 변하지 않은 것 같다. 우리는 여전히 로봇이 있는 직장은 우리 없이도 되는 직장이라는 것을 두려워 한다”고 결론 내리고 있다.

물론 연구원들은 이 연구의 한계점이 있음을 인정했다. 이들은 ▲고용 불안정에 대한 초점을 둔 것 ▲로봇의 ‘인간성’ 구별에 대한 부족 ▲인간 작업자들의 자기 확신이 더 낮은 번아웃과 더 낮은 무례함을 보장하는지에 대해서는 테스트하지 못한 것 등을 한계로 지적했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 결과 로봇도입 직장의 불안감과 무례함 유발 상황이 보고됨에 따라 향후 미래 인간-로봇 업무 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에 대한 추가연구 및 데이터 수집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 연구결과는 응용심리학저널(Journal of Applied Psychology) 11일자에 실렸다.

로봇시대 인간의 핵심과제는 자동화 로봇보다 탄력적이 되는 것

싱가포르 국립대 연구진의 연구결과는 스위스 로잔공대(EPFL) 연구원들이 지난 4월 어떤 직업이 로봇에 의해 빼앗길 가능성이 가장 높고 가장 낮은지를 밝히는 연구결과 발표 직후에 이뤄졌다.

그들의 연구 결과는 교사, 변호사, 물리학자들은 안전한 반면, 육류 포장업자, 청소업자, 그리고 건축업자들은 기계로 대체될 가장 높은 위험에 직면해 있음을 시사한다.

이 연구를 공동 주도한 라파엘 랄라이브 교수는 “오늘날 사회의 핵심 과제는 자동화에 맞서 탄력적으로 되는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의 작업은 자동화에 따라 높은 위험에 직면한 근로자들에게 상세한 직업 조언을 제공하며, 이는 그들이 이전 직장에서 습득한 많은 기술을 재사용하면서 더 안전한 직업을 가질 수 있게 해 준다”고 말했다.

유럽의 MIT로 불리는 스위스 로잔연방공대(EPFL)는 지난 4월 1000개의 직업 가운데 로봇에게 빼앗길 위험이 거의 없는 직업과 빼앗길 가능성이 높은 직업들을 각각 10개씩 선정해 발표했다.

이 연구 결과는 세계경제포럼이 2025년까지 로봇이 전세계 일자리의 절반을 빼앗아갈 것이라고 경고한 직후 나왔다.

로봇에 빼앗길 위험이 거의 없는 직업들 순위

수술의사는 수술 로봇이 등장속에서도 여전히 살아남을 직업군에 포함된다. (사진=위키피디아)

1.물리학자

2. 신경학자(신경과 전문의)

3. 예방의학과 의사들

4. 신경심리학자 및 임상신경심리학자

5.병리학자들

6.수학자들

7.최고경영자

8.외과의사

9.분자 및 세포 생물학자

10.유행(전염)병 학자

로봇에 빼앗길 위험이 가장 높은 직업들 순위

바리스타는 로봇에게 빼앗길 위험성 높은 직업군 중 하나일 수 있다. (사진=온스타)

1.도축업자 및 정육업자

2.섬유, 의류 및 관련 재료 압착공

3.농산물 선별자 및 분류자

4.아파트관리인 및 청소부(하녀 및 가사도우미 제외)

5.병원 잡역부

6.포장업자

7.식당 및 카페직원, 바텐더 도우미

8.음식 준비 노동자

9.가사 도우미

10.차량 및 장비 청소원

이재구 기자

jklee@tech42.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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