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차기 대표로 내정됐던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가 최근 불거진 카카오페이 지분 대량 매각논란 끝에 결국 자진 사퇴 의사를 밝혔다.
10일 카카오는 공시를 통해 “지난 2021년 11월 25일 당사의 신임 공동대표로 내정된 류영준 후보자가 2022년 1월 10일 자진 사퇴 의사를 표명하였다”며 “이에 따라, 당사는 새로운 리더십에 대한 내부 논의와 절차를 거쳐 확정되는 대로 추후 재공시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11월 이사회에서 새로운 카카오 공동대표로 내정된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는 주주총회와 이사회 의결을 거쳐 오는 3월 공식 대표 선임을 앞두고 있었다.
문제는 이후 발생했다. 지난해 12월 10일 카카오페이가 코스피200 지수 편입될 당시 류 대표와 카카오페이 경영진이 스톡옵션을 행사해 얻은 주식 44만 993주를 시간외대량매매방식(블록딜)으로 매도한 사실이 알려진 것이다. 이를 통해 이들이 얻은 차익 규모는 9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중 류 대표가 거둔 차익은 469억원에 달한다.
해당 사실이 알려진 이후에도 카카오 사측은 아무런 입장 발표 없이 류 대표의 카카오 공동 대표 선임을 밀고 나가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이에 제동을 건 것은 카카오 노조였다.
카카오 노조는 지난 5일 “류 대표 내정을 철회하지 않을 시 사상 첫 쟁의에 돌입하겠다”고 밝히며 “이 문제가 조기에 해결되지 않을 시 창업자 김범수 의장의 책임 소재로 이어질 것”이라는 경고를 하기도 했다.
확대 조짐을 보이던 상황은 10일 류 대표가 내정된 카카오 공동대표직에서 자진 사퇴의사를 밝히며 일단 파국으로 치닫지는 않았다.
하지만 류 대표가 오는 3월 주총에서 새로운 대표가 선임되기까지 카카오페이 대표직을 유지한다는 점, 남은 스톡옵션 48만주에 대한 처리 방식을 밝히지 않은 점 등으로 인해 문제가 재점화될 여지는 남아 있다.
더구나 류 대표와 함께 카카오페이 스톡옵션 행사를 통해 막대한 수익을 거둔 경영진 중에는 차기 카카오페이 대표로 내정된 신원근 내정자도 포함돼 있다는 점도 문제다.
신 내정자는 지난 4일 사내 간담회를 통해 취임 후 2년 임기 동안 보유 주식을 매각하지 않을 것이며 피치못할 사정으로 주식을 매각하더라도 관련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주가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소통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카카오는 지난해 갑질, 골목상권 침해 등으로 한차례 큰 홍역을 치르며 ‘상생안’을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이번 논란으로 지난해부터 거론된 빅테크·플랫폼 규제 불씨에 다시 기름을 붓는 상황이 초래되고 있다. 해당 사실이 알려진 이후 국회에서는 이미 ‘카카오페이 먹튀 방지법’까지 논의되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카카오측은 “앞으로 주주가치 제고와 임직원 신뢰회복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지만, 여파는 한 동안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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