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요약] 마이데이터 시범 서비스가 오늘 오후 4시부터 본격 시작되며 금융사, 빅테크, 핀테크 간의 치열한 경쟁이 예고되고 있다. 이번 시범 서비스를 통해 금융 소비자는 각 기업, 기관 등에 흩어져 있던 금융·신용 정보를 자신이 지정한 마이데이터 사업자를 통해 활용하고, 보다 구체적으로 설계된 자산관리와 금융 컨설팅 등의 서비스를 누릴 수 있게 된다. 한편 업계에서는 본격화되는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통해 기존 금융권의 고객 데이터 독점이 해소되며 금융업계 전반의 지각 변동이 가속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고 있다. 입장이 바뀐 금융사들은 저마다 차별화된 금융 서비스를 내 놓는데 집중하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마이데이터 시범 서비스가 오늘(1일) 오후 4시부터 본격 시작되면서 금융사, 빅테크, 핀테크 간의 치열한 경쟁이 예고되고 있다.
1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이번 시범 서비스는 마이데이터 허가를 받은 53개사 중 준비가 완료된 17개사가 우선 시작한다.
업권 별로 보면 은행 부문에서 KB국민·신한·우리·하나·농협·기업은행 등 6곳, 금융투자 부문에서 키움증권·하나금융투자·NH투자증권 등 3곳이 마이데이터 시범 서비스를 시작한다.
카드 부문은 KB국민·신한·하나·BC·현대카드 등 5곳, 상호금융 부문에서는 농협중앙회, 핀테크 및 IT 부문에서 뱅크샐러드·핀크 등 2곳이다.
내년 1월 1일 전면 시행을 앞두고 진행되는 시범 서비스는 그간 업계를 중심으로 구축됐던 마이데이터 인프라를 실제적으로 테스트해보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시범 서비스를 통해 금융 소비자는 각 기업, 기관 등에 흩어져 있던 금융·신용 정보를 자신이 지정한 마이데이터 사업자를 통해 활용하고, 보다 구체적으로 설계된 자산관리와 금융 컨설팅 등의 서비스를 누릴 수 있게 된다.
한편 업계에서는 본격화되는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통해 기존 금융권의 고객 데이터 독점이 해소되며 금융업계 전반의 지각 변동이 가속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고 있다. 과거 기존 금융권이 고객 데이터를 여신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만 활용했다면, 빅테크, 핀테크 등 신금융권은 금융 서비스 차원으로 접근, 빠르게 영역을 확장해 왔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과거에는 대출을 받으려는 금융 소비자가 각 은행을 찾아 부탁을 해야 하는 ‘을’의 입장이었지만, 향후에는 기존 금융권, 빅테크, 핀테크들이 제시하는 각각의 대출 상품 중 자신에게 가장 유리한 것을 선택 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에 입장이 바뀐 금융사들은 저마다 차별화된 금융 서비스를 내 놓는데 집중하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지만, 우리나라 마이데이터 서비스 구축은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로 빠르게 진행됐다. 일례로 이미 오래전부터 마이데이터 사업을 진행해 온 미국의 경우 여전히 시스템 구축이 안된 금융사가 상당 수인 반면, 우리나라 경우는 은행 업계를 비롯해 다양한 금융 기업, 핀테크들이 참여하는 거대 프로젝트임에도 불구하고 단기간에 서비스 시작까지 이어지는 상황이다.
마이데이터 서비스 설계에 참여한 한 관계자는 “우리나라 보다 먼저 시작한 미국에서도 여전히 스크래핑 방식으로 데이터를 가져오는데 비해 우리나라는 단기간 API 시스템을 구축으로 미국보다 훨씬 많은 양의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게 됐다”며 “마이데이터 서비스가 이렇듯 빠르게 도입되기까지 엄청나게 많은 논의들이 있었다”고 밝혔다.
금융 소비자들은 오늘부터 시범적으로 제공되는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통해 그동안 계좌잔액, 주식 보유 수량, 카드 청구금액, 통신료 납부 내역 등을 각각의 기업이 제공하는 앱으로 개별 확인해야 했던 번거로움이 사라진다. 자신이 지정한 마이데이터 사업자를 통해 하나의 플랫폼에서 이 모든 것을 한 눈에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소비자의 편의성은 확대됐지만, 그간 업권 별 차별적인 영역으로 구분 돼 사업을 진행하던 금융계는 그야말로 무한 경쟁에 돌입하는 상황이 됐다. 마이데이터 환경에서 은행을 비롯한 각 금융 관련 기업들은 고객에게 ‘선택’ 받는 플랫폼이 되기 위해 이전 보다 월등한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즉 그간 개념적으로나마 구분이 됐던 각 금융권의 영역이 사라지는 것이며, 대형 금융지주사든 스타트업 기반 핀테크 회사든 같은 마이데이터 사업자로서 ‘고객 확보 경쟁’에 나서는 셈이다.
마이데이터 사업자로서 동일한 출발선 상에서 경쟁을 시작해야 하는 상황에서 각 사업자들은 저마다 서비스 차별성을 드러내기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 하나금융그룹은 하나은행, 하나금융투자, 하나카드 등 계열사 서비스를 한데 모은 ‘하나 합’을 출시했다. 각 계열사가 제공했던 외국환, 배당정보, ‘내 주변 핫플레이스’ 등의 서비스를 결합해 하나의 자산관리 솔루션서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브랜드화한 것이다.
하나금융그룹의 사례와 같이 은행 권에서 추진하는 마이데이터 서비스의 공통적인 특징은 폭넓은 자산관리 솔루션을 제공한다는 점이다. 기존 은행 앱을 통해 제공되던 서비스에 부동산, 자동차 등 비금융 정보까지 통합되는 식이다.
한편으로 천편일률적인 자산관리가 아닌 특화 서비스를 선보이며 차별화 전략에 나서는 경우도 있다. NH농협은행은 차량 시세부터 보험까지 한 번에 관리할 수 있는 ‘내차 관리’를 비롯해 NH자산플러스, 금융플래너, 연말정산컨설팅, 맞춤정부혜택 등으로 서비스를 구분한 ‘NH마이데이터’로 승부수를 띄웠다. 개별 금융 소비자 별 관심사에 맞춰 서비스를 하는 셈이다.
한편 대형 은행에 비해 분야별 금융 포트폴리오가 많지 않은 마이데이터 사업자는 저마다 주력 분야에 특화된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제시하기도 한다. 저축은행 중 유일하게 마이데이터 사업자로 선정된 웰컴저축은행의 경우는 부채관리에 초점을 맞춘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제공한다. 결혼자금, 대환대출, 주택구입 등에 대한 부채관리법을 고객 맞춤형으로 제공하는 것이다.
보험사들의 경우는 자산관리에 더해 특화된 헬스케어 서비스로 차별화된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은행을 비롯한 금융사들이 기존 고객을 유지하고 강화하는데 주력하는 반면 핀테크사들은 상대적으로 신규 고객 확보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마이데이터 서비스 이전부터 어렵게 고객 데이터를 확보해 개인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해 왔던 핀테크사들은 데이터 확보가 상대적으로 훨씬 수월해진 상황에서 보다 정교하고 강화된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대표적으로는 사업 초기부터 통합 자산관리 서비스를 선보였던 뱅크샐러드를 꼽을 수 있다. 뱅크샐러드는 마이데이터 표준 API 적용으로 인해 그간 가장 큰 불편함으로 지적됐던 스크래핑 연동 속도가 대폭 개선된 점을 ‘마이데이터 서비스로 인해 달라진 점’으로 설명하고 있다.
이를 테면 기존 스크래핑 방식으로 10개 금융사 데이터 연동 시 평균 30분 이상 소요됐지만, 마이데이터 표준 API 통합 인증을 통해서 그 시간이 2~3분 이내로 단축되는 것이다.
뱅크샐러드는 2017년부터 축적해온 가계부 및 자산관리 서비스의 노하우와 정교화된 데이터 분석 솔루션을 앞세워 고도화에 집중하는 한편, 뱅크샐러드 인증서 기반의 통합 인증으로 흩어진 금융 정보를 모아 개인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김태훈 뱅크샐러드 대표는 “강력한 데이터 보안과 서비스 안정성은 물론, 차별화된 데이터 분석 및 매칭 기술을 통해 국내 최고의 자산관리 플랫폼 입지를 공고히 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마이데이터 시범 서비스가 시작되며 민간 인증서 경쟁도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민간 인증서의 경우 빅테크와 핀테크 기업들의 경쟁이 유독 치열하다.
일단 민간 인증서 시장을 선점한 것은 일찌감치 전자서명인증사업자를 획득한 네이버다. 알려진 바에 의하면 마이데이터 사업자 중 80% 정도가 통합인증수단으로 ‘네이버 인증서’를 채택했다고 한다.
그 뒤를 쫓는 것이 카카오, 뱅크샐러드, NHN페이코, 토스 등이다. 특히 지난해 행정안전부의 공공분야 전자서명 시범사업자로 선정돼 공공서비스부문 인증을 선점한 카카오는 관련 사업을 확대하며 격차를 좁히겠다는 계획이다. 은행권에서는 신한은행과 국민은행이 나서고 있다.
민간 인증서가 마이데이터 서비스 경쟁의 또 다른 이슈가 되는 것은 이용자가 마이데이터 사업자에게 본인 신용정보를 제공할 때 본인 인증 수단으로 반드시 통합인증 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이때 마이데이터 사업자는 이용자에게 공동인증서(옛 공인인증서) 외에 금융보안원이 지정한 민간 인증서를 최소 1개 이상 의무 적용하도록 돼 있다.
민간 인증서를 통해 당장 큰 수익을 기대할 수는 없지만, 한번 사용한 인증서를 변경하지 않고 계속 쓰는 우리나라 이용자 특성상 마이데이터 서비스 주도권 싸움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각 사업자들은 공격적으로 제휴사들을 확대해 나가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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