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8일 서울 포스코 P&S 타워에서 진행된 ‘마케팅 임팩트 2023’은 온·오프라인 250여명의 참가자들이 참여한 가운데 급변하는 디지털 마케팅 환경에 대응하는 답을 모색하는 자리가 됐다. 특히 현장에는 150여명의 참여객들이 자리를 매우며 열기를 띄었다. 각 기업의 콘텐츠,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담당자 등 현업인들이 중심이 된 자리였다.
이날 행사는 생성 AI를 기반으로 한 ‘넥스트 포털’을 소개한 유영준 뤼튼테크놀로지스 이사의 키노트 발표에 이어 윤정근 티즈 지사장의 ‘브랜드의 성공을 이끄는 광고 주목도’, 김석환 BGF리테일 DX실 실장의 ‘오프라인 편의점 CU의 온라인 마케팅’ 발표가 오전 세션에 이어지며 마케팅 현업인들의 관심을 고조시켰다.
이어진 오후 세션은 뉴스레터를 주제로 한 패널토의로 분위기가 전환됐다. ‘뉴스레터로 우리 브랜드다움 전하기’를 주제로 진행된 토의는 이루리 스티비 마케팅 매니저의 진행으로 박윤정 오롤리데이 콘텐츠 마케터, 위현아 해피문데이 콘텐츠 마케터, 곽민해 뉴웨이즈 커뮤니케이션 리드가 참여했다.
우리는 왜 뉴스레터를 만들기 시작했나?
스티비는 이메일 뉴스레터의 제작과 발송, 마케팅을 돕는 뉴스레터 서비스로 주목받는 기업이다. 한동안 올드한 채널로 인식됐던 뉴스레터를 쉽고 깔끔한 방식으로 재해석하고 제작자와 구독자 간의 관계에 집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러한 스티비의 시도는 고객과 소통이 절실한 스타트업을 비롯한 브랜드사로부터 관심을 모으고 있다. 스티비의 서비스를 활용해 발행되는 뉴스레터는 ‘뉴닉’을 비롯해 배달의민족이 발행하는 ‘주간 배짱이’ 등 다양하다.
이날 토의 진행을 맡은 이루리 스티비 마케팅 매니저는 “요즘 온드 미디어로서 뉴스레터를 발행하는 기업, 서비스가 굉장히 많아지고 있다”며 패널로 참여한 각 기업 마케터들이 어떤 방식으로 저마다의 고객과 소통에 나서고 있는지를 질문했다.
패널로 참여한 곽민해 커뮤니케이션 리드가 몸담고 있는 뉴에이즈는 만 39세 이하의 젊은 정치인을 키우는 비영리 스타트업이다. 이른바 젊은 정치인 에이전시라고 할 수 있다. 이들은 ‘젊은 정치인’을 줄여 ‘젊치인’이라고 표현하고 있는데, 지난 지방선거부터 시작한 활동을 통해 젊치인 당선자를 배출하기 시작했고 현재는 내년 총선에 더 많은 젊치인을 배출하기 위한 준비를 진행 중이다. 곽 커뮤니케이션 리드는 “이번 달에 살고 있는 동네만 입력하면 젊치인들이 누가 있고 어떤 일을 하는지 직접 알려주는 뉴웨이즈 피드라는 서비스를 론칭했다”는 말과 함께 자사의 뉴스레터 활용법을 설명했다.
“도미노 학습지라는 이름의 저희 뉴스레터는 최신 정치 뉴스에 나온 어려운 용어와 단어를 하나씩 해설해 주는 식으로 발행하고 있습니다. 지금 약 1만700명 정도의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죠. 초반에는 캐스팅 매니저라고 하는 젊은 정치인을 기대하는 유권자분들을 중심으로 시작된 뉴스레터였어요. 이분들과 함께 활동을 시작하다보니 뉴웨이즈가 하려는 목적에 동의하지만, 정치와 제도적인 얘기를 들으니 너무 낯설고 어렵다는 얘기를 하시더군요. 그래서 지난 지방선거까지는 타임라인에 맞춰 투표와 관련된 해설을 해주는 뉴스레터로 운영했고, 낯설고 어려운 정치 용어를 쉽게 풀어주면 좋겠다는 니즈가 많다는 것을 알게 돼 지금은 정기적으로 매주 최신 정치 용어를 해설해주는 뉴스레터로 변호를 줘 운영하고 있습니다.”
함께한 박윤정 콘텐츠 마케터가 일하고 있는 오롤리데이는 ‘행복’을 모티브로 다양한 제품을 디자인·제작하고 다른 브랜드와 콜라보를 이어가는 기업이다. 스스로를 회사에서 사용하는 닉네임 ‘디카포’로 소개한 박 마케터는 오롤리데이를 “행복을 말하는 모든 것을 만들어내는 팀”이라 소개하며 자사의 뉴스레터 ‘해피어 레터’ 제작 배경을 설명했다.
“저희 오롤리데이라는 브랜드는 매년 OKR(핵심성과지표)를 생성하고 있습니다. 3년전 OKR을 설정할 때 저희는 찐팬이라는 키워드에 조금 더 집중하자는 논의를 했고, 그와 관련된 목표를 설정하면서 뉴스레터 제작을 고민하게 됐어요. 저희 브랜드를 좋아해 주시는 팬들은 조금 내성적인 성향이었어요. 대면으로 만나 뵈어도 쑥스럽게 인사하시거나 손 편지를 정말 정성스럽게 써 보내주시거나, 인스타그램 게시물에 댓글 대신 DM을 보내 ‘너무 잘 보고 있다’는 등의 반응을 주시죠. 그래서 저희 찐팬 분들에게 조금 더 내밀한 이야기를 전할 수 있는 소통 창구를 만들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뉴스레터를 만들게 됐어요. 해피어 레터에는 저희 각 팀원들이 어떻게 오롤리데이에 입사하게 됐는지 또 오롤리데이 디자이너는 어떤 일을 하는 지 등에 대한 이야기를 담으며 찐팬 분들과 소통을 하고 있죠.”
한편 여성 헬스케어 기업을 표방하는 해피문데이는 펨테크 분야를 개척하는 선두 주자 중 하나로 주목받고 있다. 펨테크는 월경, 임신, 수유, 갱년기 등 여성과 관련된 신체적·심리적 고민을 해결하는 기술과 서비스를 의미한다. 토의에 참여한 위현아 해피문데이 콘텐츠 마케터는 “알려주는 곳 없는 여성의 건강 정보를 쉽고 친절하게 알려주는 뉴스레터”라고 소개하며 그 특징을 설명했다.
“저희 뉴스레터는 여성의 평균 월경 주기인 28일을 모티브로 해 매달 28일 보내 드리고 있어요. 해피문데이는 여성이 겪어야 하는 월경을 행복한 날로 설정하고 여러가지 여성 용품을 비롯해 정보를 전달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했어요. 그래서 시작부터 초경 가이드북인 ‘어바웃 문데이’를 만들기 시작했고, 이를 통해 여성과 관련된 건강 정보가 생각 이상으로 많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됐죠. 이후부터는 저희 내외부의 의학 전문가 분들의 도움을 받아 전문적인 콘텐츠를 자체 블로그에 올리면서 유저 분들에게 더 적극적으로 전하기 위해 뉴스레터를 발송하기 시작했어요.”
검색으로도 알 수 없는 정보로 찐팬과 소통한다
그렇다면 이들은 어떤 방식으로 구독자, 즉 브랜드 팬들과 소통하고 있을까? 이어진 토의에서 이루리 매니저는 각 회사가 관리하고 있는 브랜드와 서비스를 중심으로 ‘브랜드 마케팅’ 차원의 뉴스레터 활용 방식에 대한 질문을 던졌다.
해피문데이의 경우 헤이문이라는 앱을 운영하며 여성의 건강 고민에 답을 주는 정보를 검색 기반으로 제공하고 있다. 위현아 마케터는 “이 때에 중요한 것은 원하는 정보를 바로 전달하는 것”이라며 “집중도가 떨어지지 않게 하기 위해 분량의 제한을 두고 있고 다른 채널도 마찬가지”라고 설명하며 자사 뉴스레터의 차별점을 언급했다.
“검색 기반의 정보 제공의 경우는 정보 제공에 한계가 있어요. 반면 뉴스레터는 충분히 저희가 하고 싶은 이야기나 전달하고 싶은 내용을 깊이 있게 담을 수 있고, 검색에서도 찾기 힘든 주제, 유저들이 생각하지 못했던 주제에 대해서도 다룰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이죠. 또 유저가 궁금해하고 알고 싶었던 질문을 조금 더 깊이 있고 친절하게 전달했을 때 유저 분들이 얻는 유용함이나 만족감도 크고요. 그것이 그대로 브랜드에 대한 호감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봅니다.”
이러한 뉴스레터의 장점에 공감하는 것은 뉴웨이즈 역시 마찬가지다. 정치라는 주제에 관심이 있는 구독자들의 구독 지속성을 유지하기 위한 고민에서 뉴웨이즈가 가장 중시하는 것은 변화를 만드는 과정에서 개인들이 소외되지 않고, 개개인의 유권자에게 ‘정치를 바꾸는 주인공’이라는 인식을 심어주는 것이다. 곽민해 리드는 “구독자에게 동료라는 느낌을 주고 싶었다”며 캐스팅 매니저의 역할을 강조했다.
“뉴스레터 초기부터 캐스팅 매니저와 같은 파트너 자격을 설정했던 것은 뉴웨이즈가 만드는 변화를 단순히 지켜보는 것이 아닌 함께하자는 취지였어요. 그래서 구독자 분들과 쌓은 일종의 합의를 기준으로 저희가 키우는 젊치인의 기준 등을 발표하는 작업을 많이 했죠. 지금은 새로운 서비스를 론칭할 때 저희 고민을 털어 놓고, 저희 서비스에 공감하는 구독자들이 어떤 소식을 원하는지 등을 설문을 통해 확인하고 서비스에 반영하는 방법을 택하고 있어요. 앞서 언급한 뉴웨이즈 피드 역시 서비스 론칭 전에 약 8000분 정도의 구독자 설문을 통해 반응을 살폈죠. 굉장히 긴 설문이었지만, 답을 해 주신 분들에게 다시 ‘여러분들의 피드백을 반영해 서비스를 론칭했다’고 메일을 보내니 그 과정을 통해 가장 많은 가입자 발생이 이뤄지기도 했습니다.”
찐팬과의 소통을 강조하는 오롤리데이 역시 자사만의 독특한 활용법을 공개했다. 박윤정 마케터는 “뉴웨이즈는 동료, 해피문데이는 친구라고 표현한다면 오롤리데이는 브랜드에 소속된 구성원처럼 대하는 것이 특징”이라며 말을 이어갔다.
“스스로를 오롤리데이 구성원이라고 느낄 수 있게 하는 장치를 저희 해피어 레터에 많이 마련해 두고 있어요. 이를테면 ‘나만의 소확행을 들려주세요’를 통해 사연을 받아 저희 디자이너 ‘야무’라는 친구가 그 사연을 반영해 그림을 그려드리기도 하죠. 그러면 해피어 레터의 찐팬 분들은 나만의 사연으로 나만의 그림이 생기는 셈이죠. 그러면서 그냥 읽고 지나치는 뉴스레터가 아니라 내 사연을 담은 뉴스레터로 인식하게 되는 것이고요. 특히 저희는 양질의 리뷰가 정말 많은데, 저희만 보기 아까워서 기획한 것이 ‘찐팬 시상식’이예요. 이 분들의 피뷰를 소개하고 수상자들에게는 저희가 특별하게 제작한 티셔츠를 보내드렸죠. 반말로 친근하게 질문을 던지는 것도 저희 뉴스레터의 특징이죠.”
이어 박 마케터는 “오롤리데이의 뉴스레터만 할 수 있는 이야기들을 전하자는 것이 가장 중요한 노하우”라며 유튜브를 비롯해 각 콘텐츠 채널의 소식을 전하고 내부 구성원들의 디테일한 이야기를 전하는 방식을 언급하기도 했다.
이날 패널토의를 통해 저마다의 뉴스레터 도입을 했던 이유와 현재까지 진행 방식에 대해 설명을 했던 패널들은 새로운 시도와 계획을 공개하기도 했다. 오롤리데이의 경우 현재 ‘뉴스레터 시즌2’를 준비하며 새로운 디자인을 기획하고 있다.
뉴웨이즈는 자사의 뉴스레터 ‘도미노 학습지’를 통해 정치 관련 용어 설명을 넘어 ‘후원자 리포트’를 추가해 좋은 반응을 얻는 중이다. 뉴웨이즈의 ‘후원자 리포트’는 뉴웨이즈의 시도와 성장, 앞으로의 계획을 담은 ‘그로스 리포트’ 방식을 지향하고 있다.
이와 관련, 곽 리드는 “뉴웨이즈의 새로운 도전, 새로운 일들을 펼칠 때 의견을 반영한 결과가 후원자 리포트”라며 “정치에 가까워지기 위해 발을 들였던 구독자가 뉴웨이즈를 응원하게 만들 수 있는 과정을 잘 설계하려고 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한편 이날 ‘뉴스레터로 우리 브랜드다움 전하기’를 주제로 진행된 패널토의를 시작으로 이어진 ‘마케팅 임팩트 2023’ 오후 세션은 ‘K-wave on TikTok, 숏폼을 타고 세계로’를 주제로 한 김리재 틱톡 매니저의 발표에 이어 김상호 LG CNS 리서치플랫폼팀 팀장의 ‘리서치플랫폼을 활용한 고객 분석과 디지털 마케팅’, 황봄님 와이드컴퍼니 대표의 ‘이커머스 트렌드’, 이준호 삼월삼십삼일 대표의 ‘생성형 AI 시대, 디지털 마케팅 전략’, 허종훈 디블렌트 부사장의 ‘행동유발 커뮤니케이션을 통한 브랜딩과 디지털 마케팅’, 강유정 크리에이터의 ‘숏폼 크리에이터가 현장에서 느끼는 트렌드 및 반응 오는 컨텐츠’ 발표가 진행되며 다양한 분야의 디지털 마케팅 현업인들의 관심을 사로잡았다.
소셜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