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인터넷 시대가 본격화된 이후 각 기업들이 디지털 마케팅 활동은 점차 소비자의 데이터를 분석하고 이를 통해 자사의 서비스와 상품을 노출시키는 데 초점이 맞춰져 왔다. 물론 궁극적인 목표는 전환율 상승을 통한 수익 창출이다.
초기 인터넷 상의 노출에만 집중했던 디지털 마케팅은 최근 고객의 선호도, 그에 따라 제품 구매에 이르기까지 온라인 상의 여정을 분석하고 고객의 경험을 극대화하는데 집중되고 있다. 이는 그간 다양한 채널, 플랫폼, 매체 등에서 제공되는 고객의 익명화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가능했다.
하지만 최근 애플, 구글 등 글로벌 빅테크의 개인정보 보호 강화 조치가 이어지며 디지털 마케팅은 새로운 변화가 불가피하게 됐다. 애플이 지난해 iOS 14+ 업데이트 이후 앱에서 IDFA(광고주 식별자) 활용 시 사용자의 동의를 적극적으로 얻도록 요구하는 앱추적 투명성(ATT) 정책을 도입했고, 구글 역시 지난해 5월 자사 앱마켓인 구글 플레이에 ‘안전 섹션’을 도입하고 오는 2023년까지 크롬 브라우저 내 서드 파티 쿠키 지원 중단을 선언했다.
쉽게 말해 이는 그간 각 기업의 디지털 마케팅의 소스가 됐던 고객 데이터 활용이 점점 더 까다롭고 어려워진다는 것을 의미했다. 이에 대한 대응으로 디지털 마케팅 분야에서는 인공지능(AI) 머신러닝 기능을 탑재한 마케팅 자동화 솔루션이 그 대안으로 떠올랐고, 특정 타깃군이 분산된 각각의 채널에서 드러낸 취향, 선호도 등을 하나로 묶어 지표로 만들고 이것을 바탕으로 소비자 여정을 촘촘하게 설계하는 맥락 타깃팅이 활용되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기업들은 부족한 ‘2%’를 느끼고 있다. 기업의 규모가 크거나 타깃층이 복잡하거나, 혹은 세계 각 지역에 거점을 두고 있는 글로벌 기업의 경우 마케팅, 서비스, 판매 파트에서 각각 관리되는 데이터는 파편화 돼 고객 중심성을 저해하는 현상이 발생하는 것이다.
이에 대한 해법으로 최근 부상하는 것이 바로 CDP(Customer data platform, 고객 데이터 플랫폼)이다.
지난 13일 서울 인터콘티넨탈 코엑스에서 열린 ‘트레저데이터’의 기자간담회에서 만난 고영혁 트레저데이터 코리아 대표는 2010년대 중반부터 존재하지 않았던 CDP 시장 구축을 위해 노력해 온 업계 최초의 파이어니어로 손꼽힌다. 그런 고 대표가 이야기하는 CDP의 효용성과 이를 통한 ‘데이터 기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데이터 거버넌스 수립 전략’을 들어봤다.
프라이버시 혁신의 시대, 통합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고객경험 분석 필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각 기업들이 새롭게 중요성을 인식한 것이 있다. 바로 마케팅에서부터 영업, 고객 서비스에 이르기까지 구매에 도달하는 여정의 모든 지점에서 일어나는 고객 경험(CX, Customer Experience)이다. 고객 경험의 중요성은 대중들의 라이프 스타일이 디지털화되고 디지털 플랫폼을 바탕으로 한 구독 서비스가 급성장하며 더욱 강조되고 있다. 고 대표는 “실제 코로나19 이후 기업과 고객의 디지털 상호 작용 비율은 3배가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이른바 ‘디지털 변혁’이다. 고 대표는 “이제 고객경험을 제대로 케어하고 이해하고 개선하지 못하면 기업의 근본이 흔들리게 된다”며 고객경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고객경험이 중요해진 것은 데이터화해서 모으고 분석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죠. 예전에는 하고 싶어도 기술적인 뒷받침이 안됐다면, 이제는 온라인에서의 고객경험 뿐 아니라 오프라인의 경험들도 분석이 되는 시대입니다. 심지어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남기고, 생성하고, 저장해서 분석할 수 있는 수준이 됐죠.”
하지만 그에 뒤 따르는 문제가 대두됐다. 디지털 환경에서 추적·활용되는 고객의 정보 관리 문제다. 그로 인해 개인정보 보호의 필요성이 더욱 부각되는 상황이 됐다. 실제 온라인 상 개인정보 보호 이슈는 모바일 인터넷이 본격화된 10년 전 무렵부터 있어왔지만, 코로나19를 거치며 각국에서는 관련 제도를 입법화하는 추세가 강해졌다. 이를 두고 고 대표는 ‘프라이버시 변혁’이라고 정의했다. 문제는 이렇게 개인정보 보호 정책이 강화될수록 고객의 취향과 선호도, 구매 여정을 분석해야 하는 기업의 마케팅 활동은 점점 더 어려워진다는 점이다.
“애플, 구글의 개인정보 보호 정책 강화 등의 조치로 기업들의 고민은 커지고 있죠.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더 고객을 잘 이해하고 경험을 향상시킬 지가 핵심 포인트가 되고 있습니다. 문제는 기업들이 쓰는 여러 채널 별로, 혹은 플랫폼 마다 데이터가 흩어져 있다는 거죠. 마케팅, 서비스, 판매, CS 등 부서별로도 마찬가지입니다. 글로벌 비즈니스를 하는 기업의 경우는 각 지역별로 흩어져 있고요. 이렇게 데이터가 파편화돼 있는 상황에서 통합된 고객에 대한 분석이 쉽지 않은 거죠.”
CDP는 데이터 파편화를 해결하고 통합된 고객경험을 도출한다
고 대표가 언급한 각 기업의 디지털 마케팅의 현실은 사실 현재 진행형이다. 이에 기업들은 저마다 마케팅 자동화 솔루션을 도입하는 등의 다양한 대안을 모색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마케팅 자동화 솔루션은 마케터를 위한 인사이트를 생성하기 보다는 캠페인 그 자체를 실행하고 성공으로 이끄는데 초점이 맞춰진 경우가 적지 않다. 주로 CRM 시스템에서 고객정보를 수집하고 이메일 등과 같은 일부 채널을 연결해 타깃 마케팅 캠페인을 추진하는 방식이지만 때론 부작용도 발생한다. 정확하게 분석되지 않은 고객경험으로 인해 기업이 목표로 하는 고객과 캠페인의 타깃이 불일치하는 경우다.
이에 비해 CDP는 웹, 온라인 채널, 고객 프로필, 상담 센터 등 고객의 데이터가 생성되는 모든 곳의 데이터를 수집하고 단기적인 캠페인보다는 장기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고객 경험을 구축하기 위해 통합하는 플랫폼이라 할 수 있다.
중요한 부분은 CDP와 마케팅 자동화 솔루션은 배타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CDP는 기업들이 앞서 사용하고 있는 마케팅 자동화 솔루션 등과 연계해 활용할 시 더욱 큰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장점이 알려지며 실제 국내외에서는 CDP를 채택하는 기업들이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고 대표는 “오는 2027년 CDP 시장 규모가 205억달러(약 26조 7525억원)이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며 자료를 들어 설명을 이어갔다.
“오는 2027년까지 CDP 시장 성장률은 34%의 CAGR(compound annual growth rate, 연평균 성장률)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2017년과 2021년을 비교했을 때 CDP 도입 기업은 2배 이상으로 증가했죠. 실제 국내에서도 CDP 관련 기사 검색 키워드가 언제부터 노출되는지 보니 2017년이더군요. 이후 지속적으로 늘다가 최근 큰 폭으로 언급량이 늘어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한국 시장의 데이터 DX, 거버넌스를 수립하겠다”
빅데이터 기반 CDP 솔루션을 제공하는 트레저데이터는 2020년 10월 한국법인 설립 이후 지속적으로 한국 시장에 대한 중요성을 확인하고 있다. 이러한 관심은 트레저데이터 코리아의 조직보강, 협력업체 확보 노력 등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미 2020년에 글로벌 리딩 CDP 밴더 중 유일하게 한국 전용 데이터센터를 설립,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도 알 수 있다.
고 대표는 “한국시장에 특화된 정보보안 요건에 맞는 커스텀 기능 개발 및 지원, 한국어 텍스트 빅데이터에 대한 자연어처리(NLP)엔진 및 각종 로컬라이제이션 등 본사 차원의 투자 및 지원도 이끌어 냈다”며 국내 시장 확대의 의지를 드러냈다.
“CDP 솔루션이 데이터 분야이기 때문에 컨설팅, 구축, 운영, 분석 등 각 영역별 파트너들의 전문 역량 시너지가 중요하다고 봤습니다. 그래서 영역별 파트너사들과 공동 프로젝트를 진행함으로써 서로 사업이 성장하는 '윈-윈'관계를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죠. 이 과정에서 개인정보 등 프라이버시를 보호할 수 있는 기능도 제공하고 있어 글로벌 주요기업 뿐 아니라 LG, 롯데렌탈, 카카오VX 등 국내 주요 글로벌 기업들도 트레저데이터의 솔루션을 도입해 고객 중심의 사업전개에 활용하고 있습니다.”
트레저데이터가 제공하는 CDP는 지금까지 개별적이고 단편적으로 제공•활용되고 있는 다양한 고객 정보를 통합해 사일로화(파편화)된 고객데이터로부터 동일 고객을 식별하고, 통합 고객 프로필을 구성하여, 탁월한 고객경험을 제공함으로써 데이터로부터 실질적인 고객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는 점이 핵심이다. 고 대표의 목표는 트레저데이터의 CDP 프로젝트를 통해 데이터 기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과 데이터 거버넌스를 수립하는 것이다. 향후 전략을 설명하는 고 대표의 목소리에서 남다른 확신과 자신감이 느껴졌다.
"트레저데이터는 2010년대 중반부터 존재하지 않았던 CDP시장을 만들어온 업계 최초의 파이어니어로서 지금까지 시장을 키우고 지속적으로 성장하여 업계 최상위 리더의 위치에 있게 됐습니다. 하지만 데이터 사업은 이제까지 저희 경험 상 어느 한 밴드가 잘한다고 되는 게 절대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솔루션만 좋으면 되는 것이 아니라 고객들이 쓰실 만한 적절한 외부 데이터도 잘 논의해서 확보하는데 도움을 드려야 합니다 그래서 저희는 향후 한국 시장을 대상으로는 강력한 팀 역량을 바탕으로 고객 기업의 데이터 비즈니스 파트너가 되고 파트너 생태계 구축 및 동반성장 여건을 만들려고 합니다. 또한 다른 밴더사들도 경쟁보다는 이 시장을 같이 키워가는 플레이어로 인식하며 한편으로 저희 역시 다양한 노하우를 기반으로 고객 비즈니스 성공 파트너가 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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