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 테크놀로지 인사이트 2022' 컨퍼런스가 22일 서울 포스코타워 역삼에서 개최됐다.
지난 2020년부터 마케팅 전문 컨퍼런스 행사로 자리 잡은 마케팅 테크놀로지 인사이트는 이번 행사에서 테크놀로지와 마케팅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결합한 다양한 사례를 현업 전문가의 입을 통해 배우고 익힐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다.
이날 행사는 구글, 트레저데이터 등 글로벌 기업을 포함해 아모레퍼시픽, 롯데백화점, 클래스101, 브랜치, 온다 등 국내외 유명 기업들의 마케팅 전문가들이 직접 강연에 나섰다.
이들 전문가들이 공통적으로 언급하는 것은 사람 중심의 마케터와 기술의 협업을 중시하는 추세다. 이를 최근의 마테크 트렌드이기도 하다. 이는 단순히 데이터와 숫자를 통해 마케터의 의사결정을 돕는 수준을 넘어 다양한 기술적 도구와 기법을 통해 데이터에 숨은 의미를 발견하는 방식이다. 마케터들은 현업의 경험을 바탕으로 이를 해석하고 새로운 결과를 도출해 나가고 있다.
자동화 솔루션은 효율적인 마케팅 엔진이다
오전의 첫 세션의 시작을 알린 것은 '브랜딩과 퍼포먼스 마케팅을 관통하는 새로운 키워드-자동화 (Automation)'를 주제로 발표에 나선 이균재 구글 헤드였다.
이 헤드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성인의 스마트폰 사용량이 이전에 비해 2배 이상 증가했다”며 “마케터 입장에서 소비자들의 이러한 스마트폰 사용량 증가는 바꿔 말해 더욱 길고 복잡해진 구매 여정을 마주하는 것”이라는 말로 발표를 시작했다.
“저희 조사에 따르면 소비자 5명 중 3명은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쇼핑 플랫폼 이용 개수가 늘어난 것으로 나옵니다. 그리고 4명 중 1명은 구매 여전이 아주 길고 복잡해졌다고 하고요. 이런 트렌드의 변화, 소비자의 행동 변화는 마케터에게 엄청난 부담으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그 영향으로 마케터가 쓸 수 있는 기술과 툴도 역시 빠르게 진화하고 있죠.”
최근의 상황을 진단한 이 헤드는 그 해법으로 구글의 자동화 솔루션을 제시하며 세 가지 이유를 들었다. ‘굉장히 빠르게 변화하는 소비장에 행동에 쉽게 대응할 수 있다는 점’ ‘끊임없이 알아서 마케팅 성과를 최적화한다는 점’ ‘마케터가 보유하고 있는 자사의 퍼스트파티데이터 활용 시 효율성을 극대화 시킬 수 있다는 점’ 등이다.
이어 이 헤드는 ‘자동화는 효율적인 마케팅 엔진’이라는 문장으로 정리될 수 있다고 설명하며 4가지 스텝의 자동화 전략을 소개했다.
“오늘 여러분께는 개별적인 나무보다 숲을 보는 관점에서 자동화 전략을 4가지 스텝으로 하나씩 짚어드리겠습니다. 첫 번째는 ‘캠페인 성과를 측정하는 적확한 KPI 정하기’ 입니다. 다음으로는 성과 최적화를 위해 고풀질의 데이터를 인풋하는 거죠. 세 번째로는 다양한 자동화 상품을 모든 지면에서 동시에 활용하는 것입니다. 마지막은 실험, 학습, 스케일링을 통해 마케터로서 결과를 도출해 보고 성과를 맛본 다음 그 러닝을 바탕으로 확장해 나가는 것입니다.”
이어 4가지 스텝과 관련된 구체적인 방법과 성공 사례를 소개한 이 헤드는 발표 말미 행사에 참석한 현업 마케터들에게 응원의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이러한 자동한 솔루션들이 더 고도화되더라도 여러분의 역할은 사라지지 않을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 부분은 안심하셔도 됩니다(웃음). 제 역할은 여러분들이 어떻게 하면 이런 자동화 솔루션을 잘 활용할 수 있을까에 집중하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이를 통해 여러분들이 회사 내에서 자동화 마케팅 테크놀로지 엠버서더 혹은 에반젤리스트가 되셔서 조직 내 새로운 방향성을 전파하는 챔피언이 되셨으면 합니다.”
광고 효율화, 데이터 관리에 더해 연결된 고객 경험 제공에 달려있다
다음 발표는 ‘연결된 고객 경험을 위한 고객 데이터 플랫폼’이라는 주제로 나선 박은용 트레저데이터 코리아 상무가 바톤을 이어받았다.
글로벌 기업 고객데이터플랫폼(CDP : Customer Data Platform) 전문 기업 트레저데이터(Treasure Data)는 최근 클라우드 기반 고객 데이터 플랫폼 솔루션의 통합 제품군인 ‘고객 데이터 클라우드(Customer Data Cloud)’를 통한 ‘연결된 고객 경험 비전(Connected Customer Experiences Vision)’이라는 새로운 디지털 경영 전략과 비전을 발표하기도 했다.
발표에 나선 박 상무 역시 “고객 경험의 중요성은 제가 더 이상 강조를 하지 않아도 너무나 잘 아실 것”이라며 “고객 경험을 제대로 전달하지 않는 기업의 브랜드를 이탈하는 고객의 수는 큰 폭을 늘어나고 있다”고 진단하며 ‘고객 혁신을 잘 하는 기업’이 되기 위한 비결을 설명했다.
“고객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분산되어 있는 고객 데이터를 통합해야 합니다. 그리고 고객을 하나의 싱글 프로파일로 이해를 하고 고객이 남긴 흔적을 데이터로 이해해서 그 고객에게 맞는 최적화된 고객 경험과 개인화를 제공을 해야죠. 이는 마케팅과 세일즈, 판매에 이르는 비즈니스의 전 영역에서 이루어져야 합니다. 이렇게 고객 싱글 프로파일이 구성이 되면 기업은 고객과 모든 접점에서 일관된 고객 경험을 제공해 드릴 수 있죠.”
하지만 박 상무에 따르면 현실은 그리 녹록하지 않다. 실질적으로 단 9%의 마케터만이 고객을 이해할 수 있는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고객 데이터에 대한 마케터의 접근을 막는 요인으로 박 상무가 꼽은 두 가지 요인은 ‘데이터의 파편화’ ‘기업의 예상을 벗어나는 고객’이다.
“세상이 점점 더 디지털화되면서 수많은 디바이스에서 발생하는 데이터가 엄청나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기업의 경우 각 글로벌 오피스에서 발생하는 데이터까지 더하면 그 볼륨과 가지수가 엄청나게 증가할 수밖에 없죠. 이러한 상황에서 어떤 고객들은 기업이 정해 놓은 디지털 여정을 건너뛰기도 하고 거꾸로 거슬러 올라가기도 합니다. 심지어 어떤 고객은 비식별 상태로 있다가 사라지고 다시 나타나 여정을 시작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방법은 이 엄청난, 그리고 불규칙적인 데이터를 통합하고 연결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 연결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그래서 많은 마케터들이 다양한 마테크 솔루션을 활용해 이 숙제를 풀려하고 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개발 인프라와 인력을 세팅하는데 적잖은 시간과 비용이 소요된다는 점이다. 박 상무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으로 트레저데이터 CDP가 가진 장점을 소개했다.
“트레저데이터의 CDP는 고객의 데이터 모델을 누락 없이 그대로 입수할 수 있다는 점과 클라우드 기반의 데이터 레이크를 제공함으로써 데이터 볼륨에 구애받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 장점이죠. 또 자체 SDK를 제공함으로서 고객 경험 행동 데이터를 기반으로 실시간 대응이 가능합니다.”
이어 트레저데이터만의 데이터 활용 방식 등을 설명한 박 상무는 고객 동의의 중요성, 데이터를 취급하는 시스템 보안 기능 등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발표를 마무리 했다.
아모레몰의 D2C 전략 성공의 비결은?
이날 첫 세션의 마지막은 '아모레몰의 D2C 전략'을 주제로 한 김승수 아모레퍼시픽 팀장의 발표로 장식됐다. 김 팀장은 “현업 마케터들이 고민하는 것에 대해 마케팅과 세일즈 관점에서 아모레퍼시픽이 진행하고 있는 내용을 말해보겠다”며 발표를 시작했다.
아모레퍼시픽이 운영하는 아모레몰은 2019년 300억원에서 내년 1000억원 매출을 목표로 하는 D2C 플랫폼으로 성장하고 있다. 입점 브랜드는 아모레퍼시픽 그룹 소속 브랜드를 비롯해 90개가량이다. 먼저 김 팀장은 “아모레퍼시픽은 전통적으로 오프라인으로 성장한 회사였다”며 디지털 전환의 과정을 설명했다.
“아모레퍼시픽은 여러분들도 잘 아시는 아리따움이라는 채널과 방문방매라는 채널로 4조원에 달하는 매출을 올린 회사입니다. 하지만 (코로나19 등의 상황으로) 오프라인 자체가 많이 위축될 수밖에 없었고 그런 상황에서 살아 남기 위해 해야 할 부분들이 생겼죠. 그래서 이커머스 성장으로 드라이브를 걸게 됐는데, 그 과정에서 고민되는 것은 ‘아모레퍼시픽이라는 공식 몰의 존재 이유’ ‘네카쿠(네이버, 카카오, 쿠팡) 등 이커머스 3대 강자를 비롯한 오픈마켓들과 경쟁에서의 ‘차별성’이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아모레퍼시픽의 선택은 자사의 각 브랜드가 가지고 있는 헤리티지를 ‘사람을 아름답게, 세상을 아름답게 만들자’라는 아모레몰의 미션으로 치환하고 이것을 브랜드 경험으로 연결하는 것이었다. 또 아모레몰의 포지션을 ‘버티컬 커머스가 가능한 브랜드 공홈’으로 포지셔닝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러한 시도는 2배 이상 매출 성장을 기록하는 성공으로 이어졌다.
이 과정에서 아모레퍼시픽은 비즈니스 관점을 이커머스에 최적화된 방식으로 확장했다. 이를테면 최저가에서 시작한 고객경험 혁신에 데이터 기반의 고객 경험 혁신을 추가하고 비즈니스 선순환을 위한 방안으로 기존 편의/혜택 중심의 디지털 휠에 콘텐츠 기반 고격 경험 중심의 휠을 추가하는 등의 시도였다. 김 팀장은 이를 ‘더블 디지털 휠(Double Digital Weel) 구조’로 설명했다.
이와 더불어 로그분석을 측정 영역에서 분석 영역으로 확장하고 데이터 중심의 커머스 운영을 도입했다. 월별 매출 상승 폭 등으로 단순화된 결과를 측정하는 방식은 프로모션 성과, 특정 이슈 등의 요인으로 인한 매출 상승 결과 등으로 원인을 분석하는 방식이 도입됐고, 디지털 채널에서는 사용자의 다양한 행동 분석을 통한 경험 최적화를 수행했다.
그 외에도 김 팀장은 커뮤니티와 고객 소통을 통한 브랜드 관심과 호감도, 충성도를 제고하는 고객 데이터 확보 방안을 비롯해 생애 주기 별 시나리오 전개를 통한 고객 확보 사례, 리텐션 관리 등을 언급하기도 했다.
치열했던 아모레퍼시픽의 이커머스 체질 정착 과정을 설명한 김 팀장은 ‘데이터 분석을 통한 끊임없는 테스트와 실시간 데이터 계속 들여다보는 노력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발표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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