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이후 이용자가 증가하며 연일 매출 상승 추세에 있는 이커머스 업계의 새벽배송 선두 기업들이 연이어 IPO(기업공개)를 통한 상장을 추진하며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은 지난 3월 쿠팡의 뉴욕증권거래소 상장 이후 속도를 높이고 있다. 문제는 SSG닷컴을 비롯해 오아시스, 그리고 최근 미국 상장에서 국내 상장으로 입장을 바꾼 마켓컬리까지 비슷한 시기에 상장을 추진하며 주관사 선정 쟁탈전이 벌어졌다는 것이다.
SSG닷컴, 내년 초로 IPO 앞당겨
20일 업계에 따르면 SSG닷컴은 최근 상장 주관사를 찾기 위한 입찰 제안요청서(RFP)를 미래에셋증권, 삼성증권, KB증권 등 투자은행(IB)에 배포했다.
SSG닷컴이 예정하는 상장 시기는 내년 초로 올해 안에 IPO 준비를 끝낸다는 방침이다. 사실 SSG닷컴의 상장은 2023년으로 예정돼 있었다. 하지만 최근 쿠팡을 필두로 이커머스 업계 상장이 본격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변화가 감지됐다. 업계에서는 경쟁사의 움직임을 의식한 것과 함께 신세계 이마트의 이베이코리아 인수 동력을 이어 이머커스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한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향후 SSG닷컴은 치열한 새벽배송 경쟁에 치중하지 않고 당일(주간) 배송까지 포함해 온라인 역량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패션·뷰티 등으로 제품 영역을 넓혀나가 이커머스 경쟁력을 키우겠다는 것이다. 또한 SSG닷컴은 이베이코리아와 PMI(인수합병 후 기업통합)시기를 놓고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경우에 따라서는 상장 후 합병과 같은 우회적인 방법을 선택할 가능성도 있다”고 관측하고 있다.
오락가락 마켓컬리 "IPO 쉽지 않네"
한편 마켓컬리는 세 업체 중 상대적으로 열세인 상황이다. SSG닷컴보다 앞서 지난달 복수의 증권사에 상장 계획을 담은 RFP를 보냈지만 제안서를 제출한 것은 KB증권이 유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마켓컬리는 이달 초로 예정됐던 상장 주관사 선정을 연기하고 고민에 빠진 상황이다. 이와 같은 상황은 경쟁사인 SSG닷컴이 지난 13일 주요 증권사에 RFP를 발송 비슷한 시기에 IPO를 추진한데 따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주요 증권사들의 입장에서는 이해관계 상충을 방지하기 위해 SSG닷컴과 마켓컬리 중 한 곳을 택해 제안서를 제출해야 하기 때문이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이마트의 이베이코리아 인수로 인해 증권사들의 관심은 SSG닷컴으로 쏠린 상태다.
마켓컬리의 오락가락한 행보도 문제다. 당초 국내 상장을 준비하다가 지난 3월 쿠팡이 미국 증시에 상장하며 해외 직상장을 검토하는 듯한 신호를 보였다. 그러다 다시 국내 상장으로 방향을 튼 것이다. 그 사이 오아시스와 SSG닷컴이 나서며 난감한 상황을 맞이한 셈이다.
지난해 마켓컬리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매출액은 전년 대비 124% 증가한 9531억원 가량을 기록했지만, 영업손실이 1163억으로 전년대비 150억원 가량 늘어 난 상태다.
이를 만회하기 위해 마켓컬리는 기존 서울, 충청권 등 수도권에서만 제공해온 ‘샛별배송’을 지난달 대구권까지 확대, 공격적인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마켓컬리는 올해 안에 서비스 지역을 전국으로 확대하고, 단독 상품 비중도 늘리며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오아시스마켓, IPO 순항 중
한편 이와 반대로 오아시스마켓의 경우는 이미 지난해 NH투자증권을 상장 주관사로 선정했고, 이어 추가로 한국투자증권을 공동 대표 주관사로 선정했다. 알려진 바로는 현재까지 조달한 자금은 1800억원을 웃돈다고 한다. 일단 경쟁사 IPO 경쟁에서 기선을 잡은 셈이다.
오아시스마켓은 새벽배송 이커머스 업계 2위지만 대부분의 경쟁사와 달리 흑자로 운영이 되고 있어 IPO 역시 순항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다르면 지난해 오아시스마켓의 매출액은 2386억원으로 전년 대비 67.7%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908% 가량 늘어난 97억원에 달해 우수한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오아시스는 수도권 지역으로 한정된 새벽배송을 연내 세종까지 확장하고, 이르면 내년 전국적으로 물류센터를 구축할 계획이다. IPO 이전 영·호남을 아우르는 전국 새벽배송 시스템을 확립하겠단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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