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이 변신을 노린다.
그 시점은 오는 28일(한국 기준 29일 새벽 2시) 열리는 페이스북의 연례 컨퍼런스인 '페이스북 커넥트 2021Facebook Connect) 2021'이다.
페이스북 커넥트 2021는 2019년까지만 해도 '오큘러스 커넥트(Oculus Connect)'라는 이름으로 개최됐던 오큘러스 고유의 가상현실 컨퍼런스였다. 앞서 2014년 페이스북이 오큘러스VR을 인수한 이후에도 꾸준히 고유한 이벤트로 매년 캘리포니아 산호세에서 개최됐다. 당시 이름이 바뀌자, 인수 이후에도 일정 부분 독립적인 운영을 유지했던 오큘러스가 완전히 페이스북으로 흡수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있었다.
결국 컨퍼런스를 기점으로 VR 헤드셋 오큘러스 등 페이스북의 모든 AR/VR 프로젝트를 일원화됐으며, 회사 내 모든 AR/VR 팀도 ‘페이스북 리얼리티 랩(Facebook Reality Lab)’라는 이름으로 통합됐다.
이번 페이스북 컨퍼런스 2021 역시 마크 저커버그가 무언가 보여줄 가능성이 높다.
무엇보다 페이스북 회사명의 변경이다.
더버지에 따르면, 오는 컨퍼런스에서 저커버그가 페이스북의 새로운 이름으로 '호라이즌(Horizon)'을 발표할 것이라 보도했다. 호라이즌은 페이스북이 미발표한 VR 커뮤니티 플랫폼으로, 3D 공간의 이름이다. 최근 '호라이즌 월드(Horizon Worlds)'라는 이름의 오뉼러스용 베타 게임이 출시되기도 했다.
페이스북은 사업 초기 두차례 이름을 변경한 바 있다. 마크 저커버그의 정했던 첫번째 페이스북의 이름은 '페이스매시(Facemash)'였다. 이후 '더페이스북"(TheFaceBook)'라는 이름으로 바꿔 본격적인 서비스를 시작했으며, 투자 받고 난 후 1년 이상이 지나서야 지금의 '페이스북(Facebook)'으로 정착했다.
하지만 이번 이름의 변경은 이전과 같은 단순한 사명 교체를 아닐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높은 가능성은 구글의 방식이다. 지난 2015년 8월 구글은 새로운 지주회사인 '알파벳(Alphabet Inc.)'을 세웠다. 알파벳에는 구글을 비롯해 딥마인드, 웨이모, 구글 네스트, 캐피탈G 등 다수 자회사를 속하게 됐다.
페이스북 역시 오큘러스를 전면에 내세워 인스타그램과 왓츠앱 등이 속한 호라이즌 지주회사를 세울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함께 페이스북은 지금까지의 소셜미디어 기업에서 오큘러스를 중심으로 한 하드웨어 기업으로 변환을 선언할 것으로 보인다.
구글도 알파벳으로 전환하는 리브랜딩을 통해 검색 엔진 기업에서, AI, 클라우드, 자율주행, 스마트폰 제조사로의 이미지로 바꿨다. 이미 저커버그 CEO는 앞서 "앞으로 몇 년 동안 소셜미디어 기업에서 메타버스 기업으로 전환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무엇보다 프랜시스 호건 전 페이스북 CPO의 폭로로 인해 회사 안팎으로 뒤숭숭한 분위기를 반전시키겠다는 의도도 있다. 앞서 호건은 페이스북 경영진이 수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혐오 게시물을 제거하지 않는다는 의혹에 대해, 이례적으로 반박했다.
로젠 페이스북 부사장은 "의도적으로 노력하지 않았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며, 오히려 "페이스북의 혐오 표현의 가시성이 50% 이하로 떨어졌다"고 주장했다. 이어 보안 이유로 직원 게시판을 폐쇄하는 등 내부 단속에 나서기도 했다.
그와 동시에 페이스북은 유럽의 메타버스 사업 파트에서 일할 1만 명의 직원을 더 고용할 계획을 발표하면서, 오큘러스를 중심으로 한 사업을 강조했다. 페이스북에는 이미 1만 명 이상의 직원이 AR 글래스 개발에 투입되고 있다.
게다가 미국 내 감도는 독과점 규제 이슈 마크 저커버그로 하여금 메타버스 사업을 재촉하고 있다. 페이스북은 2012년 인스타그램, 2014년 왓츠앱을 인수하며 거대 소셜미디어 제국으로 거듭났다. 이용자수만 해도 올 7월 기준 페이스북 28억 5300만명, 왓츠앱이 20억명, 인스타그램이 13억 8600만명이다. 그나마 유튜브 이용자가 22억 9000만명 수준이다.
이를 독점이라고 판단한 미 연방정부과 주 검찰총장은 페이스북을 상대로 인스타그램과 왓츠앱의 인수 무효 소송을 냈다. 페이스북 입장에서는 다행히도 1차 소송에서는 승리했지만, 연방 정부는 곧바로 소송을 다시 걸어와 2라운드가 열렸다. 게다가 소송을 주도하고 있는 리나 칸 연방거래위원장은 독점 플랫폼의 주요 논리였던 소비자가 이득을 보는 방향으로 법을 집행해야 한다는 소비자 후생 논리까지 폐기하면서까지 페이스북을 압박하고 있다.
마크 저커버그로서는 운명의 컨퍼런스가 기다리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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