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요약] 망 사용료를 둘러싼 넷플릭스와 SK브로드밴드 간 법적 공방 2라운드가 본격화됐다. 넷플릭스는 “OCA를 연결해 망 내에 분산 설치하면 트래픽을 줄일 수 있다”며 망 이용 대가 요구는 일방적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SK브로드밴드는 OCA를 설치해도 큰 효과를 볼 수 없다고 반박했다.
망 이용 대가를 둘러싼 넷플릭스와 SK브로드밴드 간 법적 공방 2라운드가 본격화됐다. 넷플릭스는 자체 기술력을 활용한 오픈 커넥트 어플라이언스(Open Connect Appliances, OCA)를 활용하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고, 망 이용 대가 지불에 준하는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SK브로드밴드는 OCA를 활용해도 큰 효과가 없으며 늘어난 트래픽으로 시설 투자 비용을 감당할 수 없을 지경에 이르렀다고 반박했다.
지난 16일 열린 항소심 첫 변론에서 넷플릭스는 SK브로드밴드가 ‘무상 솔루션’을 거부하며 일방적으로 망 사용료를 요구하고 있다는 기존의 주장을 반복했다.
SK브로드밴드는 넷플릭스의 무상 솔루션이 ‘일방적 솔루션’이라고 반박하는 한편 매년 300~700억 원대에 달하는 망 이용 대가를 지불하는 네이버·카카오 등 다른 콘텐츠 제공사업자(CP)와의 형평성을 언급하면서 넷플릭스에 맞섰다.
넷플릭스 “OCA를 쓰면 트래픽 줄일 수 있다”
넷플릭스는 “OCA를 연결해 망 내에 분산 설치하면 트래픽을 줄일 수 있다”면서 “ISP가 OCA를 무상으로 적용하면 불필요한 비용 지출 없이 안정적이고 최적화된 형태로 자사 콘텐츠를 전송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SK브로드밴드가 OCA 설치를 거부하고 있다는 것이다.
OCA는 넷플릭스의 콘텐츠 전송네트워크(Contents Delivery Network, CDN)다. CDN은 콘텐츠 제공자의 중앙서버와 이용자의 물리적 거리가 멀 때 여러 곳으로 분산해 서비스 품질과 관리 효율을 높여준다.
넷플릭스에 따르면 현재 세계 7200개가 넘는 ISP들과 OCA가 연결돼 있다. OCA를 활용하면 넷플릭스 트래픽을 최대 95%까지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트래픽 부담이 줄어드는 만큼 망 이용 대가를 대체할 수 있다며 ‘빌 앤 킵(Bill ans Keep)’ 즉, 상호무정산 관계임을 주장했다.
SKB, “OCA를 써도 큰 효과 없다”
반면 SK브로드밴드는 OCA를 설치해도 큰 효과를 볼 수 없다고 반박했다. OCA를 통해 대량의 트래픽이 들어오고 있고, 코로나19 여파로 콘텐츠 트래픽이 40배 폭증하면서 시설 투자를 감당할 수 없는 지경이라고 했다.
OCA 설치란, 국내 SK브로드밴드 기지국·인터넷데이터센터(IDC)에 넷플릭스 캐시서버를 넣는 것이다. 트래픽은 10분의 1로 줄겠지만 기지국 설비(물리적 서버) 사용료와 임대료 및 전기요금 등 그대로 들어간다고 말했다.
또한 ‘빌 앤 킵’은 ISP 간 정산방식 중 하나로 CP인 넷플릭스와의 관계에 적용할 수 없으며, OCA 설치는 망 이용 대가 지급 거부의 근거가 될 수 없다고 응수했다.
빌 앤 킵이란 네트워크를 운영하는 ISP 간의 정산방식으로 ‘상호무정산’ 방식을 의미한다. 최초 CP로부터 망 이용 대가를 받은 ISP가 또 다른 ISP에 망을 연동할 때, 트래픽 교환량이 비슷한 경우 물물교환 형식으로 정산하는 거래 방식이다.
글로벌 통신사들도 한 목소리, “CP도 망 투자 분담하라”
유럽 ISP에서도 비슷한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달 도이치텔레콤(독일)·오렌지(프랑스)·텔레포니카(스페인)·보다폰(영국) 등 유럽 4대 통신 업체는 동영상 스트리밍, 게임, 소셜미디어 등 빅테크 기업에 통신망 개발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는 공동성명이 있었다.
오스트리아에서도 지난달 통신 3사 CEO들이 모여 구글·넷플릭스 등 빅테크에 망 이용 대가를 촉구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했고, 프랑스통신사업자연맹(FFT)도 이달 초 대선 후보자들에게 보내는 정책 제안문에서 넷플릭스에 망 이용료 지불을 강제하는 정책 입안을 요구했다.
MWC 2022에서도 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GSMA)가 ‘넷플릭스, 구글 등 글로벌 콘텐츠 사업자의 망 사용료 분담 의무’를 주장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한 바 있다.
이처럼 세계 각국 통신사들이 일제히 ‘망 이용 대가를 받겠다’, ‘망 투자 비용을 분담하자’고 나선 것은 더 이상 감당할 수 없다는 상황을 표출한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한편 넷플릭스와 SK브로드밴드의 다음 변론 기일은 오는 5월 18일로 예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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