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는 왜 화성행을 “2029년”으로 3년 미뤘나?···4가지 과제

일론 머스크는 지난해말 2026년 화성에 유인우주선을 보내고 화성에 도시를 세우겠다고 호언했다. 이제 그 계획이 다소 후퇴했다. (사진=스페이스X)

오는 “2029년”에 인류가 화성에 갈 수 있을 것이다.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최고경영자(CEO)가 인류의 화성행에 대해 이같은 전망을 트위터에 올렸다. 이는 그가 지난해 말 언급했던 시점보다 3년 늦춰진 것이다. 이는 인류가 최초로 달에 도달한 1969년으로부터 60년째 되는 시점이기도 하다.

머스크의 이같은 전망은 ‘우리가 21세기 언제 마침내 화성에 도달할지’에 대한 머스크의 예상 시점을 물어본 스페이스 허브(Space Hub)의 트윗상 질문(“What’s your guess?”)에 답하면서 나왔다.

첫 번째 예측은 그가 지난해 12월 타임지의 ‘올해의 인물’로 선정된 후에 나왔는데 “5년 안에 화성에 착륙하지 않는다면 놀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인터뷰에서 5년내, 즉 2026년까지 화성에 착륙해 도시를 건설하겠다고 밝혔다.

예를 들어 태양광 수경재배를 통해 자급자족하며 인간의 영구거주지를 지원할 수 있는 도시는 지구가 아니라 가장 가까운 지구로부터 3400만 마일 떨어진 곳에 있는 화성이라고 말했다. (*지구에서 달까지의 평균거리는 38만4000km, 지구에서 화성까지의 평균 거리는 6억4000만km다. 두 행성이 태양계를 공전하고 있기에 항상 거리가 변한다.) 머스크는 타임지 인터뷰에서 “다음으로 정말 중요한 것은 화성에 자생적 도시를 건설하고 지구의 동물과 생명체를 그곳에 데려가는 것이다. 미래형 노아의 방주 같은 것이다. 우리는 2개 이상을 도입할 예정이다. 다만 2개만 있으면 조금 이상하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당시 머스크의 이같은 큰소리에 대한 우주 정책 전문가들의 반응은 부정적이었다. 그렉 오트리 애리조나주립대 교수는 “머스크가 적어도 2029년까지는 화성에 도달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머스크, “톤당 발사비용 최소화하면 가능” 큰소리는 쳤지만

일론 머스크는 지난해 말 타임지의 ‘올해의 인물’에 선정돼 표지를 장식하면서 2026년까지 화성에 사람을 보낼 수 있다고 호언했다. 스페이스X의 스타쉽으로 이 꿈을 이루려 준비하고 있지만 아직 화성으로 가는 것까지 준비된 것 같지는 않다. (사진=타임, 트위터)

스페이스X의 화성해 우주선 스타쉽의 테스트는 진행중이지만 아직 화성으로 가는 것까지 준비된 것 같지는 않다.

머스크는 그의 유인우주선 화성 도착 성공 예측을 실현하기 전에 자신의 스페이스X를 통해 지난해 5월 이륙 후 첫 착륙에 성공한 차세대 행성간 우주선인 ‘스타쉽’의 지구궤도 비행작업부터 마쳐야 한다.

재활용 우주선인 스타쉽은 크게 2단으로 구성됐다. 하단에 1단계 슈퍼헤비 로켓 부스터(높이 70m)가, 상단에 2단계 우주선 스타쉽(높이 50m, 지름 9m)이 위치한다. 이 우주선은 발사당 100톤 이상의 화물과 승무원을 수송할 수 있다. 스타쉽과 수퍼헤비를 합친 길이는 120m로, 인류가 만든 우주 발사체 중 가장 크다. 자유의 여신상보다 30m 더 높다. 이 거대한 우주선을 쏘아 올리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스타쉽을 쏘아 올리기 위해 스페이스X의 랩터 엔진 33개가 필요한 것으로 분석됐다. 하지만 보다 안정적인 비행을 위해 이 우주선에 7개의 엔진이 추가 탑재됐다. 미국은 이 로켓으로 1969년 이래 또다시 인류를 달로 보내는 아르테미스 프로젝트를 추진중이다. 머스크는 이 우주선으로 화성까지 갈 계획을 세우고 있다.

미국 우주전문매체 스페이스닷컴에 따르면 머스크는 최근 설명회를 열고 “앞으로 2, 3년 내에 화성 탐사용 우주선의 발사 비용이 1000만 달러(약 120억 원) 이하로 낮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현재 발사 비용은 최소 수 천만 달러(수 백억 원), 최대 수억 달러(수 천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머스크는 “우주선 설계를 완벽하게 하기 위한 노력에서 중요한 것은 궤도에 오르는 톤당 비용을 최소화하고 궁극적으로 화성 표면에 도달하는 톤당 비용을 최소화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현재의 기술로는 1조 달러(약 1200조 원)를 들여서 누군가를 화성에 데려다 줄 수 없다고 말했다. 이는 머스크가 스타쉽의 운영 비용을 약 1000억 달러(120조원), 심지어 연간 2000억 달러(약 240조 원)로까지 줄이길 원하는 이유다. 이는 엄청난 비용절감이다.

비결은 우주선과 로켓의 재활용이다. 스타십과 수퍼헤비는 모두 재활용이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발사 후 다시 지구에 안전하게 착륙시켜 재사용할 수 있다.

스페이스X는 미국연방항공청(FAA)의 허가를 받아 스타쉽을 연내 지구 궤도에 올리는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나사는 2025년 유인 달 탐사 프로젝트인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에 스타쉽을 이용하기로 했다.

머스크는 또한 스타쉽이 올해 안에 첫 궤도 비행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것은 다음 10년 안에 인간을 달에 다시 보내고 영구 정착기지 건설을 위한 중요한 단계가 될 것이다. 이게 잘 되길 기대해야 하겠지만 현실적으로 화성까지 가려면 조금더 기다려야 할 것 같다.

한편 미항공우주국(NASA·나사)은 지난 2020년에 화성 탐사로봇 퍼서비어런스를 발사했을 때 이 프로그램에 약 5억 4650만 달러(약 6612억원)의 예산을 책정했다. 그리고 지난해 달로 가는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을 위해 68억 8000만 달러(약 8조3300억원)가 추가했고 스페이스X는 거의 350억 달러(약 42조400억원)를 받았다.

머스크가 해결해야 할 과제 최소 3가지···인류가 화성에 못간 이유

일론머스크가 달 유인우주펀 프로젝트인 아르테미스 프로젝트, 그리고 화성 유인우주비행선을 보내는 계획에 사용될 스타쉽의 시제품 ‘SN9’이 텍사스 보카치카에서 시험비행하는 모습. (사진=스페이스X)

지구 너머에 있는 우리 태양계의 행성간 목적지인 주변 행성으로 가는 데 있어서 날씨, 조건, 또는 심지어 단단한 지면까지를 포함해 좋은 선택지가 많지 않다. 우리 근처에 있는 금성은 너무 뜨거워서 단단한 땅 근처로 가기 전에 타버릴 것이다. 명왕성은 온도계가 영하 240℃가 될 정도로 춥다. 한편 해왕성, 천왕성, 토성, 목성은 대부분 걸어다닐 단단한 지반이 있더라도 인간을 죽게 만들 유독가스로 이뤄져 있다. 폭풍까지 언급할 필요도 없다.

화성은 실제로 우리 태양계에서 거주 가능한 궤도 안에 있는 유일한 행성이다. 인류는 현재 화성을 돌아다니고 있는 나사의 퍼시비어런스 탐사로봇, 중국의 주롱 탐사로봇 등 여러대의 우주탐사로봇을 화성에 착륙시켰다. 이들은 현재 화성을 돌아다니며 사진과 다른 귀중한 정보를 전송하고 있다.

그렇다면 왜 인간은 아직 화성까지 가지 못했을까.

나사에 따르면 인간을 화성에 보내는 임무 이전에 우리가 극복해야 할 많은 장애물들이 있다.

여기에는 기술 혁신과 인간의 신체, 정신, 그리고 다른 행성의 삶에 어떻게 적응할 수 있는지를 더 잘 이해할 필요성이 포함돼 있다

나사 존슨 우주센터의 인간 화성 건축 팀 리더인 마이클 러커와 나사 우주기술 임무 수석 엔지니어인 제프리 쉬히에 따르면 이러한 장애물은 세 가지 주요 문제로 요약될 수 있다. 즉, 장시간 걸리는 우주여행, 이에 따른 인간의 문제, 화성 착륙을 둘러싼 문제, 거대 화성 유인우주선 확보 정도가 꼽힌다.

6개월이나 걸리는 장시간 우주 여행

화성까지 가려면 6개월이나 걸리는 긴 우주여행을 해야 한다. 스타쉽 로켓에는 랩터엔진이 사용된다. 연료로 메탄을 사용한다. (사진=스페이스X)

첫 번째 장애물은 순전히 거리다. 화성을 가장 가까운 지점에서 여행한다면 약 5500만km 떨어져 있다. 하지만 화성까지의 거리가 항상 같은 것은 아니다. 지구와 화성은 서로 다른 거리와 속도로 태양 주위를 돌고 있다. 이는 이 둘 사이에 여행할 수 있는 보다 최적의 시기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화성에 간다면 빨리 도착하는 것만이 아니라 다시 돌아오는 가장 빠른 시간(또는 적정한 시간)안에 돌아오는 것을 고려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화성으로 가는 하늘의 문은 26개월마다 열린다. 화성을 향해 우주선을 발사할 마지막 창문은 지난 2020년 7월에 열렸다. 이 시기는 아마도 행성 간 여행으로 가장 붐비는 시기였을 것이다. 실제로 이 시기의 2주 동안에 3번의 무인 화성 미션 우주선이 발사됐다.

그러나 모든 26개월 기간이 동일한 것은 아니다. 쉬히는 여기에 더해 다른 시점보다 훨씬더 발사에 유리한 대략 15년마다 오는 주기가 있다고 지적한다. 그러나 가장 유리한 시기에 화성에 도착하도록 최적화된 우주선이 반드시 우리가 필요로 하는 다른 해와 같을 필요는 없다고 그는 말한다.

그 창에서 화성에 도달하는 데 모든 노력을 쏟는다면 15년마다 기회가 주어질 것이다.

물론 테크놀로지가 이 모든 것에 영향을 미친다. 우리가 대기권 밖으로 발사한 대부분의 로켓은 로켓 연료로 추진돼 왔다. 하지만 이 연료는 모든 화학 추진 시스템을 위한 많은 공간이 필요하고, 가장 긴 여행 시간에는 적합하지 않다.

쉬히는 “화성에 더 빨리, 더 자주 도달하려면 핵 열 추진이나 핵 전기 추진에 기반한 시스템이 더 효과적일 것이다. 이는 우주선 크기 면에서 우리의 목표를 낮게 잡는 것이다”라고 말한다.

그의 조직은 핵분열 표면 전력계를 포함한 몇 가지 다른 핵분열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그들은 달에서 이 가운데 하나를 시연할 계획이다.

인간의 문제

지구의 중력과 대기에서 살기에 최적화된 인간이 화성까지 가는 6개월의 여정과 화성에의 낮은 중력과 희박한 대기에서 생존할지를 해결해 내야 한다. (사진=NASA)

기술 외에도, 우리는 지구 중력과 지구의 대기에서 최적화돼 살도록 진화한 인간이 어떻게 저중력, 아주 가까이 근접한 상황의 닫힌 우주선 환경에서 몇 달 동안 이를 타고 여행하는 상황에 대처할지에 대해서도 더 알 필요가 있다.

국제우주정거장(ISS)에 거주하는 우주비행사들이 고립감과 저중력에 어떻게 대처하고 있는지, 그리고 그들이 지구로 귀환했을 때 어떻게 대처하는지에 대한 연구가 오랫동안 진행돼 왔다. 다양한 달 탐사때에도 그곳에 간 우주비행사들이 저중력 상황에 어떻게 대처했는지를 밝혀냈다. (*화성 장기 여행시 필수적인 생명 유지를 위한 물 마련 문제, 태양 방사선 문제, 인공중력 발생 등을 통한 우주 무중력 대응문제 등이 있다. 장기간 임무를 수행하고 지구로 귀환한 ISS 우주비행사들의 경우 10분동안 똑바로 가만히 서있으라고 하면 상당히 높은 비율의 우주비행사들은 ‘비행후 기립 조절 장애’라는 현기증을 경험한다. 골다공증, 우주빈혈증 등도 겪는다.)

이런 질문들은 기본 임무를 수행하는데 얼마나 시간이 걸리는지, 그리고 얼마나 많은 사람들필요한지와 같은 것을 결정하기 위해 중요하다.

또 다른 우려와 관심사는 인간이 어떻게 외부와의 접촉 없이 좁은 공간에서 오랜 시간 동안 생활할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 이를테면 먹는 음식에 싫증이 난다하더라도 피자를 주문하자고 말할 수 없다.

이같은 예상치 못한 도전에 대처하는 방법을 배우는 데 도움을 주는 또 다른 도구가 달에 지속 가능한 인구를 유지하기 위한 ‘아르테미스’ 미션이 될 것이다. 달에서 일상적으로 생활하기 위한 많은 기술들과 생활 조건이 달에 간 사람들에게 어떻게 영향을 미칠지는 향후 화성 임무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데 도움이 된다.

화성 착륙(Landing)

화성 착륙에는 영화 ‘마션’에서 잘 나타났듯이 지독한 모래폭풍이 도사리고 있다. 때때로 전기를 동반한다. (일러스트=NASA)

화성 궤도에 도달하는 것의 거의 절반은 전투다. 또 다른 도전은 붉은 행성에 안전하게 착륙하는 것이지만, 반드시 온전한 것은 아니다.

쉬히 나사 우주기술 임무 수석엔지니어는 “나사는 화성착륙선이 화성 대기권을 관통하는 동안 착륙선을 보호하고 속도를 늦출 수 있는 역낙하산 같은 팽창식 감속기를 개발 중”이라고 말한다. 실제로 착륙하기 위해서는 초음속 역추력 같은 힘이 필요하다. 기본적으로 이 화성우주선 바닥의 제트는 우주선을 안전하게 지상으로 착륙시킬 수 있을 정도로 엄청난 역추진력을 작동시켜야 한다.

이것을 개발하기 위해 쉬히 박사는 “나사가 그러한 시스템을 지구 궤도에 쏘아 올린 후 그것이 작동하는지 보기 위해 지구에 착륙시킬 계획”이라고 말한다.

일단 땅에 착륙하더라도 또 다른 잠재적 장애물은 모래 폭풍이다. 먼지는 달에 있는 우주 비행사들에게 주요한 자극제임이 드러났다. 바람이나 다른 힘이 입자를 잠식하지 않기 때문에, 먼지는 날카롭고 우주 비행사의 우주복 일부에 찰과상을 입혔다. 어디에나 있었고 눈을 자극했다.

화성에는 먼지를 부식시키는 힘이 있기에 화성먼지는 그리 날카롭지 않다. 하지만 2018년에는 탐사선 오퍼튜니티가 심한 폭풍우를 겪은 후 지구와 통신 오프라인 상태가 되는 등 엄청난 먼지 폭풍우를 겪었다.

러커에 따르면 나사 연구원들이 화성 먼지 폭풍에 대해 많은 것을 알아냈지만, 최악의 경우를 목격했는지 여부는 아직 확실하지 않다.

화성 우주비행사나 장비에 대한 모든 위험을 제외하고라도, 화성의 모래폭풍은 햇빛을 차단하기에 충분한 먼지를 일으킨다. 이는 어떤 태양 에너지 장비도 일정 기간 동안 잘 작동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화성에 설치될 장비도 심각한 고려사항이다. 쉬히 수석엔지니어는 “화성으로 가는 모든 인간의 임무에 앞서 화물이 먼저 화성으로 가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것들은 우리가 우주비행사들을 보내기 전에 그곳에 놓여지고 확인될 것”이라고 말한다.

축구장 크기의 화성우주선 제작

화성우주선의 크기는 사용할 추진시스템과 파견인력수에 따라 다르겠지만 최소한 축구장 크기는 돼야 할 것이다. 슈퍼헤비 로켓에서 분리된 스타쉽. (일러스트=스페이스X)

이와함께 극복해야 할 장애물은 화성으로 여행할 대형 우주선 제작일 것이다.

쉬히와 러커는 화성우주선의 크기에 대해 우리가 사용하는 추진 시스템 기술과 최종적으로 파견할 인원 수에 따라 다르긴 하겠지만 최소한 축구장 정도는 돼야 할 것이라고 추정한다.

대략 국제우주정거장(ISS)보다 조금 작은 것에서부터 상당히 큰 것까지 있을 것이다.

두 사람은 모두 인류가 둘 다 2030년대에 우리가 거기에 도착할 것이라고 믿는다. 비교적 빠른 화성 왕복 여행을 위해 인간을 보낼 수 있는 다음 유리한 시기는 2033년이 될 것이지만 그때까지도 정치, 예산, 기술이 준비될지는 불확실하다.

이들의 계산은 일론 머스크의 계산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 과연 일론 머스크는 2029년에 인간을 화성에 보낼 수 있을까.

이재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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