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도 많고 탈도 많다. 세계 최고 부자 일론 머스크가 트위터 인수 후 취한 조치들로 인해 IT거인인 애플·구글과 일전(一戰)을 불사(不辭)할 상황에 처한 것 같다. 적어도 그럴 조짐이 보인다. 애플 앱스토어 책임자인 필 쉴러 수석 부사장이 트위터를 떠난 게 그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왜 그럴까. 두가지 이유가 꼽힌다.
첫째, 외신들은 머스크가 앱스토어 수수료에 대해 큰 불만을 표시해 왔다는 점을 꼽는다. 머스크는 트위터 인수 이후 비용절감을 위해 거의 필수 인력까지 내칠 정도로 대대적 감원을 했다. 트위터 앱수수료를 내리는 것에 대해서도 민감할 수 있다. 머스크는 오는 29일부터 인상된 새로운 ‘트위터 블루’ 과금을 하겠다고 16일 트위터를 통해 밝혔다. 매출이 올라갈 경우 과금되는 앱수수료를 둘러싼 양측의 갈등이 불거질 수 있다.
둘째, 여기에 구글, 애플(구글 플러스와 앱스토어 운영자)의 앱 정책과 머스크 이후 크게 느슨해진 트위터의 이른바 ‘콘텐츠 조정’ 방식이 서로 맞아 떨어지지 않는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다. 사실 트위터 콘텐츠 안정성이 머스크 CEO를 맞아 그의 변덕스럽고 천방지축인 입맛에 크게 휘둘려 온 게 사실이다.
이 와중에서 필 쉴러 애플 앱스토어 책임자가 트위터 비활성화를 했다는 것을 그냥 지나쳐 보기엔 사안의 중대성이 너무 커 보인다. 잠재적 갈등의 징후로 읽힌다. 트위터와 IT 거인들 간에 전운(戰雲)을 몰고오는 작은 구름으로 읽힐 수 있다.그는 2008년 트위터 가입이후 20만 팔로워를 자랑하는 명사(셀럽)다.
블룸버그, 맥루머스, 데일리메일 등을 바탕으로 머스크 발 트위터-IT거인 간 갈등 조짐의 배경과 전망을 좀 더 들여다 봤다.
일론 머스크, “앱수수료 과다” 발언으로 애플·구글과 갈등 불씨
일론 머스크 트위터 CEO는 올들어 트위터를 통해 “앱스토어 수수료가 iOS/안드로이드 독과점으로 인해 분명히 너무 높다”고 밝혔고, “인터넷에 세금을 매기는 것과 같다”며 “정상가보다 100배는 비싸다”고 비판하기까지 했다. 이게 트위터와 두 IT거인 간 갈등의 불씨가 될 수 있다. 그러면서도 자신이 인수한 트위터 서비스료는 차별화를 내세워 인상하고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아이폰이나 안드로이드폰으로 트위터에 접속하기 때문에, 머스크가 오는 29일부터 개편(인상)된 ‘트위터 블루’ 구독 서비스를 시작하면 애플과 구글이 이익을 볼 수 있다.
즉, 애플과 구글 두 IT거인은 자사 플랫폼에서 구입한 구독료의 일부를 플랫폼 사용료(앱 수수료)로 부과한다. 애플의 경우 30%, 구글의 경우 15%에 달한다. 이 수수료는 구글과 애플에게는 푼돈에 불과할 수 있지만, 머스크에겐 아닐 수 있다. 비용절감을 위해 회사 인수 한 주도 안돼 직원 절반 가량을 해고한 일론 머스크에게는 문제가 되는 수준의 돈일 수 있다.
따라서 조만간 앱수수료가 비싸다는 일론 머스크의 트위터 호와 앱 시장 플랫폼을 장악하고 있는 애플, 구글 간 갈등이 표면화될 가능성은 아주 높아 보인다.
분방한 성격의 머스크와 두 회사간 난타전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
‘트위터 블루’ 서비스는?
트위터를 인수한 일론 머스크는 지난 16일 자신의 트위터에서 “오는 29일부터 유료 구독 서비스인 트위터 블루를 월 8달러의 구독료로 재출시한다”고 밝혔다.
(*현재 트위터 코리아는 홈페이지에서 트위터가 미국, 캐나다, 호주 및 뉴질랜드에서 트위터 블루를 선보였으며, 이 지역에서는 트위터 블루를 iOS 및 안드로이드용 트위터에서 인앱 구매하거나 트위터의 결제 서비스 파트너인 스트라이프를 통해 twitter.com에서 구매할 수 있다고 소개하고 있다.)
머스크는 지난달 말 트위터 인수작업 완료후 회사 수익을 광고주에게만 의존할 수 없다며 ‘트위터 블루’ 요금을 기존 월 4.99달러(약 6800원)에서 7.99달러(약 1만800원)로 올렸다.
중요한 점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아이폰이나 안드로이드 기기로 트위터에 접속하기 때문에 사용자들이 트위터 블루를 구독하고 싶어할 때 애플과 구글이 게이트키퍼 역할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해당 트위터 블루 서비스에는 연예인 등 인증받은 유명인 계정에만 표시되던 ‘블루체크’ 서비스도 포함했다. 이 표시를 원하는 계정 가입자는 반드시 ‘트위터 블루’ 서비스에 가입해야 하고, 가입한 계정은 별다른 확인 절차 없이 ‘블루체크’가 표시된다.
이를 두고 트위터 안팎에서는 돈을 내면 계정을 사칭할 수 있다는 논란이 이어졌지만 머스크는 “서비스 운영에 비용이 든다”며 해당 서비스 도입을 강행했다.
하지만 지난 9일 이후 개설된 ‘트위터 블루’ 유료 계정서비스가 사칭 계정 논란으로 물의를 일으키자 결국 지난 11일 자사 웹사이트에서 이 서비스를 중단한다고 발표했었다. 그런데 불과 5일 만인 지난 16일(현지시각) 트위터에 11월29일부터 블루서비스를 개시한다는 트윗을 올렸다.
정작 트위터 vs 애플·구글 간 충돌 방아쇠는 ‘콘텐츠 조정’?
그러나 정작 트위터와 애플·구글간 충돌을 촉발하는 더 큰 요인은 콘텐츠 조정 문제일 가능성이 높다는 게 일반적 시각이다.
실제로 최근 몇 주 동안 트위터 사용자들은 이곳에서 훨씬 더 많은 사기뿐만 아니라 인종차별적이고 반유대주의적인 트윗이 극적으로 증가하는 것을 봤다고 말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트위터는 머스크 CEO 이후 기존 사이트 규칙에 따라 잘못된 정보와 혐오 발언 관련 트윗의 범람을 감시하는 일을 했던 많은 계약자들을 해고했으며, 이 영역을 감독하는 임원들도 그만두거나 해고됐다.
그렇다면 이같은 상황은 어떤 결과를 불러올까?
예를 들어 일론 머스크 트위터 CEO와 팀 쿡 애플 CEO 간에 설전이 벌어지면 애플은 앱스토어에서 트위터를 삭제할 수 있다.
그러나 머스크도 구글 플레이와 애플 앱 스토어를 완전히 우회해 웹을 통해 트위터 사용자들에게 트위터 블루에 가입하도록 할 수는 있다.
팀 쿡 애플 CEO는 최근 CBS 모닝스와의 인터뷰에서 머스크가 이끄는 트위터에 대해 질문받자 “그들은 그들이 계속 조정할 것이라고 말하고, 그래서 그들이 그렇게 할 것이라고 믿는다. 나는 아무도 진정으로 그들의 플랫폼에서 증오 연설을 원하지 않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반드시 원만하게 수습될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
애플, 자사 규칙을 위반한 앱에 가차없었다
그렇다고 해도 애플은 자사의 콘텐츠 규칙을 위반하는 앱을 제거하는 데 주저하지 않아 왔다.
애플은 트럼프를 강력하게 지지하는 극우 성향의 SNS인 팔러(Parler) 앱을 가차없이 제거했다. 팔러는 미국회의사당 난입에도 책임이 있는 것으로 거센 비판을 받았는데 애플은 이 사건을 계기로 팔러를 자사 앱에서 배제시켰다.
애플은 이후 팔러가 더욱 엄격한 조정정책을 만들고 애플 버전의 일부 게시물을 금지시키자 3개월 만에 이 앱을 복귀시켰다.
구글도 다르지 않다. 케냐와 나이지리아에서 시작된 ‘악의적’ 대출 앱을 없앴을 뿐만 아니라 최근 히잡 반대 여성 탄압으로 어수선한 이란 정권과 관련된 여러 앱을 지워버렸다.
강완을 휘두르는 머스크, 양대 거인과의 긴장 국면 어떻게 해소할까
최근 머스크가 직원들에게 보낸 ‘하드 코어’ 최후통첩은 트위터 직원들의 대량 사임 물결을 촉발시켰고, 이로 인해 머스크는 샌프란시스코 트위터 본사 건너편의 누군가로부터 모욕적인 메시지를 받고 있다.
이들은 머스크를 ‘무법한 과두 집정자’, ‘최고의 기생충’, ‘잔인한 비축자’, ‘불안정한 이주 종’이라고 불렀다.
과연 일론 머스크는 스스로 심화시키는 듯한 트위터의 위기 상황을 어떻게 극복할까. 가뜩이나 어수선한 세계 IT업계에 큰 파문을 일으키고 있는 일론 머스크의 다음 행보가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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