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판받고도 다시 주제를 꺼낸 이유
지난 7월에 뉴스레터에서 메타커머스라는 개념에 대해 소개한 적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날 피드백 설문을 통해 뼈아픈 지적 하나를 받게 되었는데요. 메타커머스 자체가 너무 허황된 개념인데, 다룬 것이 부적절하지 않느냐는 내용이었습니다. 솔직히 말해 어느 정도는 공감이 가는 부분이었습니다. 한때 미래 키워드로 주목받던 메타버스도 의심 받는 와중에 메타커머스라뇨. 페이스북에서 이름까지 바꾼 메타가 헤매고 있는 걸 보면 '메타'가 붙은 모든 키워드는 정말 단지 한때의 스쳐가는 유행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렇게 다시 메타커머스라는 개념을 꺼낸 건, 고객 경험 증진이라는 관점에서 간과할 수 없다고 확신했기 때문입니다. 물론 여기서 제가 말하는 메타커머스는 조금 더 광의의 개념이긴 합니다. 가상공간에서의 쇼핑을 넘어서서, 실제 물리적 공간에서 증강현실 등의 기술을 활용한 부분까지 포함하거든요.
메타커머스는 신유통의 다음 단계
혹시 신유통이라는 개념을 아시나요. 신유통은 알리바바의 마윈 창업자가 주창한 개념으로, 온라인과 오프라인 채널, 그리고 물류까지 통합한 모델을 뜻합니다. 이렇게 기존에 나눠져 있던 영역들을 하나로 묶는 이유는, 오직 고객에게 더 나은 경험을 제공하기 위함입니다. 그리고 이를 상징하는 것이 허마션솅이었는데요. 슈퍼마켓에서 직접 물건을 만져 보며 장을 보는데, 결제만 하면 30분 안에 집으로 배송됩니다. 그간 분절되어 있던 여러 요소들을 하나로 묶으면서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하는 데 성공한 겁니다.
그리고 이와 같은 신유통 모델은 기술의 발전과 함께 메타커머스 형태로 다시 한번 진화하고 있습니다. 아마존이 실험적으로 운영 중인, 아마존 살롱이 대표적인 사례인데요. 여기서 고객들은 증강현실을 통해 미리 스타일을 예상해 보고요, QR코드로 물건을 바로 구매합니다. 당연히 고객의 편의는 개선되고요. 아마존은 더 많고 자세한 고객 데이터를 확보하게 됩니다. 당연히 이러한 데이터는 새로운 수익원의 기반이 될 거고요.
여기에 가상 시장마저 더해진다면?
더욱이 일부 과장된 부분이 있다 하더라도, 순수 가상 시장이 정말 새로운 기회의 땅이 될 가능성 역시 여전히 충분합니다. 우리는 사이버 가수 아담이 노래하고, 도토리로 마이룸을 꾸미던 싸이월드 시절을 아직 기억합니다. 물론 이는 한때의 추억으로 기억되고 있긴 합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다시 가상세계를 기반으로 한 산업들이 다시 뜨고 있고요. 버추얼 아이돌, '이세계 아이돌'처럼 대중문화 전면에서 영향력을 보이는 성공 사례들도 하나씩 생겨나고 있을 정도입니다.
아직은 불확실성이 너무 많지만, 제대로 열리기만 한다면 새로운 소비 시장의 파급효과는 정말 대단할 겁니다. 더욱이 가상공간 내에서 이루어지는 활동이라 환경파괴 등 ESG 이슈에서도 비교적 자유롭다는 장점도 가지고 있고요. 그리고 설혹 가상시장이 제대로 자리 잡지 못하더라도, 물리적 공간과 온라인 공간을 연결시켜준다는 장점 하나 만으로도 메타커머스는 우리가 주목해야 할 이유가 충분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메타버스는 몰라도, 메타커머스를 공부해야 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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