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는 VR헤드셋·아바타 그 이상··· 가야할 4가지 방향은?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는 지난해 메타버스에 전사적으로 집중하겠다고 선언했다. (사진=오큘러스)

이제 세상은 닷컴기술 속에서만 살아오던 사람들에게 메타버스 속으로도 옮겨가 볼 것을 요구하고 있다.

더 이상 낯설지만도 않다. 거대 IT기업(빅테크) 가운데에서는 지난해 회사 이름을 ‘메타’로 바꾸고 이 사업에 전력투구하는 마크 저커버그 메타(이전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가 세계적 주목을 받고 있다.

최근엔 2030 부산 세계박람회 유치위원회 민간공동위원장을 맡은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부산 엑스포 유치와 관련, 최수연 네이버 대표를 만나 네이버의 인기 메타버스 서비스 ‘제페토’와의 협력을 논의했다는 소식이 나왔을 정도다.

그러나 여전히 많은 사람들은 1993년 월드와이드웹이 퍼블릭 도메인에 나왔을 때 그랬던 것처럼 스스로에게 “메타버스, 그게 뭐지? 무엇이 진짜고, 무엇이 과장이며, 우리는 어디로 향할까?”라고 묻고 있다. ‘메타버스’ 세상이 어떤 방향으로 가게 될 것인지에 대해 혼돈스러워하고 있다. 사실 인터넷 1.0과 그 이후의 모든 것들처럼 메타버스도 만들어지는 대로 정의되고 있는 듯 하다.

분명한 것은 메타버스는 많은 사람들이 믿는(혹은 단순히 아는) 것과 달리 단순한 가상현실(VR) 헤드셋과 아바타 이상이며, 새로운 공간이자 생태계인 것은 물론 무엇보다도 완전히 새로운 차원이라는 점이다.

벤처비트는 메타버스가 가야 할 커다란 방향 4가지를 ▲분산화된 메타버스 ▲인앱 자산의 자유로운 사용 ▲사용자가 통제하는 메타버스 ▲열린 생태계로 요약했다.

이는 분명 이 공간에서 이익을 창출하려는 거대IT기업(빅테크)의 입장이나 방향과 다를 수 있다. 그러나 이런 논의가 활발해질수록 메타버스는 사용자들에게 더욱더 편리해지고 풍부해지고 안전하고 민주적인 공간이 될 것이다. 빅테크들도 좀더 노력하게 될 것이다. 이 통찰력있는 내용을 공유한다.

분산화(탈중앙화) 메타버스

메타버스 설립자 중 많은 사람이 설정하고 있는 기본 원칙 중 하나는 분산 자치 조직(Decentralized Autonomous Organization·DAO)에 의해 관리돼야 한다는 것이다. 즉 비트코인이 대표적이다. 사진은 디센트럴 랜드 초기 화면의 일부. (사진=디센트럴 랜드)

현재 메타버스는 생태계의 잡동사니로 뒤범벅돼 있다.

월드와이드웹과 달리 현재 메타즌(메타버스 시민·metazens)이 한 세계에서 다른 세계로 원활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표준화된 게이트웨이(구글 크롬이나 덕덕고 같은)는 없다.

많은 사람들은 메타가 게이트웨이를 소유하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고 추측하지만, 그들은 이미 전투에서 졌다. 이유는 메타버스 발전 모멘텀(동력)의 상당 부분이 블록체인의 분산화 기반 안에서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메타버스 설립자 중 많은 사람이 설정하고 있는 기본 원칙 중 하나는 분산 자치 조직(Decentralized Autonomous Organization·DAO)에 의해 관리돼야 한다는 것이다

블록체인 매체 코인텔레그래프는 “DAO는 중앙 리더십이 없는 실체다. 결정은 블록체인에 적용되는 특정 규칙 집합을 중심으로 구성된 커뮤니티에 의해 통제되는 상향방식으로부터 이뤄진다”고 정의했다.

이를 ‘인터넷의 민주주의 버전’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그래서 DAO들은 구성원에 의해 소유되고 그들의 회원들에 의해 관리된다. 그리고 정해진 기간 동안 그룹이 투표하는 제안을 통해 결정이 내려진다. 이는 국민의 다수 의지로 이들을 대변하는 정부가 교체될 경우 미 의회가 작용하는 것과 다소 비슷하다.

분산화된 땅인 디센트럴랜드(Decentraland)는 메타버스 내에서 탈중앙화(분산화)를 주장하는 가장 주목받는 장소다. 디센트럴랜드는 이더리움 블록체인에 존재하는 세계이며, 이 세계가 어떻게 행동할지 결정하는 정책을 바꾸기 위해 투표할 수 있는 개별 플레이어들에 의해 제어된다.

그러나 현재 디센트럴랜드는 탈중앙화된(분산화된) 우주라기보다는 민주주의에 가깝다. 이 곳 사용자들이 플랫폼에 어느 정도 얽매이게 하는 것은 이 생태계에 의해 부과된 한계다.

인앱자산의 자유로운 사용(디센트럴랜드 vs 더샌드박스)

분산화된 철학의 커다란 부분은 인앱 아이템들을 보관하고, 이들을 기본 플랫폼 외부에서 도 자유로이 거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사진=지루한 원숭이들의 요트 클럽)

디센트럴랜드에서 사용자의 아바타, 부동산 및 기타 다른 디지털 아이템들(NFT·대체불가능토큰)에 대한 소유권이 반드시 다른 플랫폼으로 이전되는 것은 아니다. 분산화된 철학의 커다란 부분은 인앱 아이템들을 보관하고, 이들을 기본 플랫폼 외부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디센트럴랜드가 진정으로 메타버스의 정문이 되고 싶다면 아이템을 자유롭게 거래하지 못하고, 이들을 여러 게임이나 플랫폼에서 사용할 수 없는 것을 해결하려 노력해야 한다.

더 샌드박스(The Sandbox)는 부동산과 같은 가상 자산의 유동성 측면에서 디센트럴랜드에 비해 여러 가지 측면에서 유리하다.

물론 두 플랫폼 모두에서 가상 토지 및 기타 자산을 구입할 수 있다. 그러나 더샌드박스는 오픈시(OpenSea)와의 통합을 통해 사용자에게 더 많은 유연성을 제공한다. 디센트럴랜드 사용자는 MANA 마켓플레이스에서만 토지 및 기타 아이템을 구매하고 거래하도록 허용하고 있다.

이것은 중요한 점을 제기한다. 전반적으로 메타버스 내에서 교차 플랫폼 상호 운용성이 크게 부족하다는 점이다.

전체 생태계에 걸친 원활한 상호 운용성은 디지털 자산에 대한 진정한 사용자 소유권을 가능케 하는 유일한 것이다. 그런데 이것은 크로스 체인 브릿지(*체인 간 자산 이동 수단)로 쉽게 고칠 수 있다.

웹3 랩(Web3 Labs)은 “크로스 체인 브릿지는 이기종 네트워크 간의 상호 운용성을 지원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진정한 글로벌 블록체인 인프라와 생태계가 브릿지를 통해 연결됨으로써 개별 네트워크의 보안을 더욱 강화하고 확장성을 지원하게 될 것이다”라고 전망한다.

일단 크로스 체인 브릿지가 모든 플랫폼에 표준화돼 구현되면, 메타버스는 많은 사람들이 꿈꾸는 거대하고 상호 연결된 네트워크가 될 것이다. 그리고 이것은 나이키와 지루한 원숭이들의 요트 클럽(*세계에서 가장 크고 핫한 NFT 프로젝트)의 NFT 소유자들을 매우 행복하게 만들 것이다.

사용자가 통제하는 메타버스

한 플랫폼에서 다른 플랫폼으로 자산과 디지털 자아(아바타)를 옮길 수 있는 능력은 진정으로 통합되고 분산화된 메타버스 개발에 노력하는 많은 사람들의 희망이다. 이 모델에서는 사용자 자신이 게이트웨이가 된다. 레디 플레이어 미와 같은 메타버스 프로젝트들은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상호운용 가능한 사용자 소유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사진=레이디플레이어미)

디센트럴랜드와 더샌드박스는 모두 메타즌(메타버스시민들)에게 그들이 살고 창조하는 온라인 세계에 대한 놀라운 통제력을 부여한다. 이는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는 단계다.

그런데 한 플랫폼에서 다른 플랫폼으로 자산과 디지털 자아(아바타)를 옮길 수 있는 능력은 진정으로 통합되고 분산화된 메타버스를 개발하기 위해 노력하는 많은 사람들의 희망이다. 이 모델에서는 플랫폼 소유자가 아닌 사용자 자신이 게이트웨이가 된다.

이에 대한 깊은 이해를 가진 레디 플레이어 미(Ready Player Me)와 같은 메타버스 프로젝트들은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상호운용 가능한 사용자 소유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레디 플레이어 미는 사용자가 직접 3D 아바타를 만들 수 있는 메타버스용 크로스 플랫폼 아바타다. 그리고 이는 2000개 이상의 호환 앱과 게임에서 작동한다. 어떤 개발자도 이 회사가 제공하는 무료 아바타 SW개발키트(SDK)를 사용해 레디 플레이어 미를 앱과 게임에 통합할 수 있다. 이와 같은 크로스 플랫폼 마인드를 가진 혁신은 메타버스를 훨씬 더 빨리 구현하도록 도울 것이다.

열린 생태계-새로운 차원, 새로운 사고방식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는 장차 많은 사람들이 현실 대신 메타버스로 옮겨가 생활할 것이라고 말한다. 다만 메타버스 생태계는 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등이 만든 기존 닷컴 생태계처럼 폐쇄적이고 엄격하게 통제되면 곤란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진=메타)

거대 IT기업들에 대한 불신이 커지고 더 많은 프라이버시를 요구하는 상황에서 메타버스는 오늘날 우리가 알고 있는 인터넷과 달라져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사용자는 자신의 삶의 모든 측면을 기록하고, 통제하고, 악용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이를 피해 도망치게 된다.

그리고 메타버스가 디스토피아적 악몽으로 변하는 것을 막기 위해 IT빅 플레이어들의 카르텔은 그것을 통제할 수 없다. 메타버스가 할 수 있고 존재해야 하는 곳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사고방식이 필요하다.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등이 만든 것처럼 폐쇄적이고 엄격하게 통제되는 생태계는 과거의 것이 되어야 한다. 메타버스에서는 벽이 허물어지고, 국경이 제거되고, 자유가 부여되어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메타버스를 발전시키는 기술이 경쟁보다는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

이것이 소비자들이 안전하고 덜 조작되는 장소에서, 더 큰 프라이버시가 보장되는 가운데 메타버스를 경험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분산화된 교차 플랫폼 네트워크들은 사용자에게 자신의 경험을 더 잘 제어할 수 있게 하고, 이익을 사용자 개인 정보 보호와 통제보다 중시하는 사람들로부터 힘을 빼앗는다.

이러한 유형의 플랫폼을 통해 메타버스를 경험하는 것은 새로운 가능성의 세계를 열어주고 사용자가 경험하고 행동하는 것을 더 잘 제어할 수 있게 할 것이다. 이는 가능성으로 가득 찬 새로운 차원이 될 것이다. 그리고 그것을 이루기 위해 우리는 과거의 교훈으로부터 배워야 한다.

이재구 기자

jklee@tech42.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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