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와 로블록스, 그리고 세컨드라이프

[AI 요약] 메타버스는 온라인 상의 가상세계로, 옛날 말 사이버 스페이스 보다 진보된 개념의 용어로 3차원 가상세계를 뜻한다. 상상해 볼 것 같지만 우리 곁에 이미 실현되고 있고, 전세계 빅테크 기업들이 미래 방향성으로 추구하는 바와 맞게 맞는 콘텐츠의 디자인 및 재판매로 자신이 상상한 거의 형태의 콘텐츠를 만들 수 있으며, 실제적인 삶이 가능한 가상의 공간으로만 두지 않는다.


"현실의 삶은 메타버스 보다 나을까요? 아니면 그 반대일까요?"

테크 관련 글을 쓰다보면 늘 생소한 용어에 부딪히게 됩니다. 메타버스(Metaverse)는 온라인 상의 가상세계라고 이해하시면 됩니다. 옛날 말 사이버 스페이스(가상공간) 보다 진보된 개념의 용어입니다. ‘가공, 추상’을 의미하는 Meta와 '현실세계'를 의미하는 Universe의 합성어로 3차원 가상세계를 뜻한다고 하네요.

공상과학 영화에서나 상상해 볼 것 같던 메타버스는 사실 우리 곁에 이미 실현되고 있습니다. (아직 영화처럼 가상과 현실을 구분짓지 못할 만큼 멋진 모습은 아닙니다만...)

초딩들의 킹덤 '로블록스'가 메타버스의 대표주자로 떠올랐죠. 미국 10대 사이에 선풍적인 인기라고 하는데, 우리나라 초딩들은 아마 그 이상의 팬덤을 형성했을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자신의 아바타로 메타버스 세계인 로블록스 플랫폼으로 들어가 그 안에서 스스로 게임을 만들거나 다른 사람이 만든 게임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로블록스 
로블록스 

로블록스 안에서 펼쳐지는 메타버스에서는 소셜네트워크와 채팅 기능이 있습니다. 특히 로벅스(Robux)라는 자체 통화가 있어 언제든지 현금으로 바꿀 수 있어, 자체적인 경제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현실의 삶에 만족하지 못하는 사람이라면, 로블록스 플랫폼 안에서 어쩌면 제2의 삶을 꾸릴 수도 있겠네요. 게임 제작을 통해 로벅스(돈)를 벌 수도 있는데, 돈 버는 일은 현실만큼 쉽지 않다고들 합니다.

아무튼 선풍적인 인기를 등에 업고 지난 10일(현지시간) 로블록스는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 성공적인 데뷔를 합니다. 주가 45달러에서 시작한 로블록스는 첫날 54.44%가 오른 69.5달러로 거래를 마쳤습니다. 당초 전망했던 기업가치 300억달러(약 34조원)을 뛰어넘어 460억달러(약 52조원)로 평가받은 것입니다.

로블록스의 성공은 메타버스에 있습니다. 전세계 빅테크 기업들이 미래방향성으로 추구하는 바와 딱 맞아 떨어지는 플랫폼입니다. 가상의 세계에서 실질적인 삶이 이뤄지는 것이 현실이 돼가고 있다는 말입니다.

베타버스의 원조는 로블록스에 앞서 큰 반향을 일으켰던 린든랩의 '세컨드라이프'입니다. 로블록스 보다 한 해 앞서 2003년 공개됐던 세컨드라이프는 메타버스의 한 획을 그은 가상현실 게임입니다.

네이버 지식백과에 소개된 내용을 살펴볼까요.

세컨드라이프에 있는 콘텐츠 개발 도구로 자신이 상상한 거의 모든 형태의 콘텐츠를 만들 수 있으며, 다른 사용자들과 실시간 팀워크로 프로젝트를 수행할 수 있다. 사용자가 다양하게 정의할 수 있는 세밀한 아바타를 통해 개성적이고 독자적인 존재가 될 수도 있다. 토지의 개발 및 소유, 전자 화폐의 실제 화폐로의 환전 기능, 3D 콘텐츠의 디자인 및 재판매로 세컨드 라이프에서 실제 비즈니스를 구축할 수도 있다.

당시 세컨드라이프는 그 이용자들에게 가상과 현실 세계를 혼동하도록 만들었습니다. 현실에서 가난한 사람들은 이곳에서 대기업 총수가 됐고, 이성관계에 있어 숙맥인 사람는 더할 나위 없는 카사노바/팜므파탈이 되기도 했죠.

실제로 미국의 한 남성 이용자는 세컨드라이프에 빠진 나머지, 현실 세계의 부인을 등한시 한 채 사이버 세계에서 만난 여성과 세컨드라이프에서 결혼식을 올렸습니다. 결국 이 남성은 현실의 부인에게 이혼을 당했으며, 재판부에서도 이 남성의 사이버 결혼을 이혼사유로 인정했습니다. 가상세계의 행위가 현실 생활에 중대한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것을 일깨워 준 사례입니다.

세컨드 라이프 게임 화면 
세컨드 라이프 게임 화면 

메타버스로 가상과 현실의 구분이 흐려지는 시대가 왔습니다.

영화 '레디 플레이어 원' 같은 경우는 메타버스의 어두운 면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현실에 만족을 못하는 사람들이 게임 속에서 대리만족을 하며 살아가는 모습을 잘 그려줬습니다.

메타버스는 더 이상 가상의 공간을 가상의 공간으로만 두지 않습니다. 가상 공간은 우리의 삶을 이어가는 또 다른 세상이 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나의 현실 인생이 개떡 같다면, 메타버스에 만들어진 나의 세컨드 라이프는 화려했으면 좋겠죠. 어쩌면 메타버스의 삶이 거꾸로 현실의 삶을 더 나아지게 할 수도 있을 겁니다.

그러나 깊게 고민해야 할 부분은 역시 존재합니다. 개인의 건강한 마인드가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는 기본 요소가 된다는 것은, 현실과 구분이 안가는 메타버스에서도 마찬가지라는 점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현실에서 '본투비 흙수저'라면, 메타버스에서 만큼은 행복한 풍족을 느끼면 살아가길 기원합니다. 적어도 메타버스에서는 모두 같은 출발선에서 시작할 수 있을 테니까요.

김효정 기자

hjkim@tech42.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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