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 시대 마술의 눈, 증강현실 콘택트렌즈 상용화 눈앞

세계최초의 AR 콘택트렌즈. (사진=모조 비전)

과학자들이 증강현실(AR) 디스플레이를 시각 피질에 직접 연결하기 전까지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가장 작고 가장 휴대하기 쉬운 폼팩터는 콘택트 렌즈일 것이다. 미국에서 세계 최초로 AR 콘택트렌즈가 등장했다. 온전한 기능을 갖춘 시제품이 눈에 착용돼 테스트까지 이뤄졌다. 화제의 주인공은 모조 비전(Mojo Vision), 즉 ‘마술의 눈’이란 뜻을 가진 회사다.

모조 비전은 2015년 개발에 나선 지 7년 만인 올해 초 모조 렌즈(Mojo Lens)란 이름의 AR 콘택트 렌즈를 개발했다. 하지만 당장 눈에 넣을 수는 없었다. 렌즈 착용 상의 최종 장애 때문이었다. 마침내 지난달 문제를 해결했고 회사 대표가 눈에 착용해 시험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모조 렌즈를 이용하면 AR 체험을 위해 거추장스런 헤드셋이나 스마트폰 등이 필요하지 않다. 단지 눈의 움직임으로 제어되는 독자적인 핸즈프리 시선 추적 인터페이스가 사용된다. 임상과 인증이 남아있다. 메타버스 기술이 새로운 IT혁명을 가져올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세계 최초로 상용화를 앞둔 AR 콘택트렌즈인 ‘모조 렌즈’의 구성, 기능, 착용 결과, 가격, 상용화 시점 등에 대해 알아봤다.

개발 7년 만에 세계최초의 AR 콘택트렌즈 결실

AR렌즈 구현은 쉬운 작업이 아니다. 상당히 많은 전자기기를 들어가야 하는 동시에 눈꺼풀 뒤에 얇게 놓여야 하기 때문이다. 모조 비전 측은 “렌즈를 착용하는 데 있어 마지막으로 해결할 기술적 장애물은 전원 및 무선 통신 시스템이 전선 없이 작동하도록 보장하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마침내 지난달 무선 통신 기능에 배터리로 구동되는 모조렌즈 시제품이 나왔고 테스트가 필요했다.

지난달 23일 모조비전은 자사 드루 퍼킨스 최고경영자(CEO)가 이 AR콘택트 렌즈를 한쪽 눈에 착용했고 시험이 성공적이었다고 밝혔다. 이 시제품은 지난 3월 나온 시제품 업그레이드 버전이다.

모조비전의 AR콘택트 렌즈 ‘모조렌즈’ 구성은?

이 회사의 드루 퍼킨스 CEO가 AR콘택트렌즈를 최초로 착용하고 캘리포니아 사라토가에 있는 연구실에서 테스트를 받고 있다. (사진=모조 비전)
미국의 증강현실(AR) 콘택트 렌즈 개발 업체 모조 비전의 드루 퍼킨스 CEO가 시제품을 착용한 모습. (사진=모조 비전)

세계 최초의 AR콘택트 렌즈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궁금해진다.

모조렌즈에는 무엇보다도 동적 콘텐츠를 보여줄 수 있는 세계에서 가장 작고 밀도가 높은 디스플레이가 들어간다. 직경 0.5 mm 미만의 녹색 마이크로 LED 디스플레이다. 이 디스플레이는 인치당 1만4000 픽셀의 해상도를 가진다.

여기에 ARM 코어를 가진 M0 프로세서와 초저지연 통신이 가능한 5GHz 무선통신장치가 들어간다. 배터리는 렌즈 외부 링에 심어져 있다. 안전성을 감안해 심장박동기 등에 들어가는 것과 같은 이식형 마이크로 배터리를 만드는 의료용 등급 배터리 회사 제품이다.

이와함께 렌즈 착용자가 눈동자를 움직여도 이미지를 안정적으로 멈춰있게 해줄 매우 정밀하게 눈동자를 추적하는 가속도계, 자이로스코프, 자력계가 탑재된다. 이 하드웨어들에 착용자 눈의 움직임으로 제어되는 핸즈프리 사용자 인터페이스가 결합된다.

요약하면 모조 렌즈 주요 구성 부품은 ▲고해상도 인치당 1만4000화소(PPI) 흑백 마이크로LED 디스플레이 ▲고유의 저지연 통신 프로토콜을 사용하는 5GHz 무선통신 칩 ▲시선 추적을 위한 가속도계, 자이로스코프 및 자력계 ▲맞춤형 전원 관리 IC와 의료용 마이크로 배터리 ▲착용자 눈 움직임으로 제어되는 핸즈프리 사용자 인터페이스 등이다. 향후 맞춤형 이미지 센서 탑재도 준비되고 있다.

렌즈를 구성하는 전자장치는 대부분 양쪽 코 방향으로 몰려 있다. 렌즈 착용자가 그 반대쪽 가장자리 주변 시야로 볼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모조 렌즈 바깥쪽 링에는 의료용 마이크로 배터리(하루 종일 작동시키기에 충분한 용량)와 전원 관리 회로 및 무선 충전 시스템이 내장돼 있다.

이 AR 콘택트렌즈를 제어하기 위해 손 제어나 스마트폰, 심지어 이를 제어하기 위한 입력도 필요없다. 모조비전은 착용자 눈움직임으로 제어되는 자체 핸즈프리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설계했기 때문이다.

모조비전은 배터리와 칩이 차지하는 렌즈영역의 양을 고려할 때 산소화가 문제될 수 있는 만큼 이를 설계에 포함시켰다. 렌즈 내부에는 채널을 두어 공기가 통하게 했고 이를 통해 산소가 각막과 공막의 표면으로 확산되게 했다.

모조 비전 기술 팀은 지난 2020년 마지막 시연 이후 이 렌즈 전력 공급방식을 무선 전력에서 배터리 탑재 방식으로 전환했고 디스플레이 해상도를 인치당 8000 픽셀에서 1만4000 픽셀로 높였으며, 상업용 모션 센서를 얇게 하고, 자체 무선 및 전원 관리시스템을 개발했고, 여러가지 앱을 만드는 방식으로 시제품을 업그레이드 했다.

모조비전은 이번 최신 시제품 버전에서는 일단 그간 연구해 온 이미지 처리기와 카메라는 제외하기로 했다.

저시력자들을 위해 두 종류의 하드웨어를 개발해 온 이 회사 싱클레어 부사장은 “다음번 시제품에서는 이미지 처리기(이미저)를 추가하고 줌인 줌아웃기능을 테스트할 것이다. 거의 다 됐지만 이 이정표에 도달할 필요는 없었다. 그래서 우리는 일을 조금 단순화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모조렌즈의 앱을 시험해 보니

이 렌즈는 전자장치 대부분이 코주변 쪽으로 있는데 이는 코주변 시야의 바깥쪽 가장자리를 보존해 제공해 주기 위해서다. (사진=모조 비전)

여전히 시제품인 AR콘택트 렌즈는 아직 안전성 검사 중이고, 이를 장착하려면 시력 검사가 필요하다.

IEEE스펙트럼은 모조 비전을 방문해 이 시제품 모조렌즈를 한쪽 눈에 아주 가깝게 들고 들여다 보면서 작동한 경험을 소개했다. 이 렌즈를 착용하는 대신 잡고 본다는 것은 이를 자유롭게 움직일 수는 있지만 눈의 움직임까지 추적할 수는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모조비전은 착용자가 이 렌즈로 물체를 볼 때 정렬을 돕기 위해 사용자 인터페이스에 일시적으로 작은 십자선(+)을 넣었다. 렌즈 하나로만 움직여 본 이 시연에서는 평평한 이미지 밖에 볼 수 없었다. 양쪽 눈에 AR 콘택트 렌즈를 끼면, 이미지가 3D로 나타날 것이다.

IEEE스펙트럼 기자는 “나는 몇 가지 앱을 시험해 봤는데 앱을 선택하기 위해서는 눈앞에 펼쳐진 현실 세계의 주변을 둘러 보면 됐다. 이때 아이콘들이 나타나게 되는데 하나를 선택해 초점을 십자형 정렬(+)에 맞추면 앱 선택이 끝났다. 가장 재미있었던 앱이 가장 복잡한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이 앱은 내가 다른 방향을 향하기 위해 돌아섰을 때 나침반(화살표) 방향을 태깅함으로써 탑재된 센서 능력을 과시했다. 또한 여행 도구 앱을 사용해 봤는데 여기에는 다가오는 우버 운전자의 고해상도 단색 이미지, 심박수와 자전거 타기 훈련에 유용한 정보를 불러오는 자전거 앱, 텍스트를 따라 자연스럽게 위아래로 스크롤되는 텔레프롬프터 앱, 그리고 단색 비디오 스트림이 있었다. 이 모든 시연은 시제품 콘택트렌즈에서 이루어졌는데 눈으로 완전히 통제할 수 있었다”고 경험을 전했다.

그는 이어 “모조비전 팀은 사용자가 모조렌즈를 착용하지 않으면 작동하지 않는 눈 추적 기능을 시연해 보여주기 위해 가상현실(VR) 시뮬레이션을 사용해 이를 보여주었다”고 밝혔다.

퍼킨스 CEO의 모조렌즈 착용 결과

모조는 이 렌즈착용자 시야에 안정적인 단색 이미지를 배치할 수 있다고 말한다. 이는 착용자가 손을 사용하지 않고 눈으로 핸즈프리 인터페이스를 제어할 수 있도록 해 준다. (사진=모조 비전)

모조렌즈의 모양은 기존의 전자기기가 들어있지 않은 콘택트렌즈와 똑같다. 하지만 당연히 완전한 시제품을 눈으로 테스트하고, 다른 상황에서 얼마나 잘 작동하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마침내 지난달 23일 드루 퍼킨스 모조비전 CEO가 모조렌즈 착용해 보고 시험한 결과를 공개했다.

그 결과 모조 렌즈는 정말 얇고 콤팩트하게 유지돼 있기 때문에 렌즈를 눈알에 붙이고도 눈꺼풀을 눈알 위로 뻗을 수 있었으며 눈동자 움직임 만으로 눈과 렌즈 간 인터페이스도 가능했다.

드루 퍼킨스 모조비전 CEO가 시제품을 시험한 시간과 장소는 지난 23일 캘리포니아 사라토가 소재 모조 비전 연구실이었다. 이로써 그는 이 완전한 AR 스마트 콘택트 렌즈를 착용한 최초의 사람이 됐다.

퍼킨스 CEO는 자신의 블로그에 “나는 이 렌즈를 착용했다···그것은 작동한다···그리고 그것은 완전한 AR 스마트 콘택트 렌즈의 기능을 눈으로 시연하는 최초의 것이었다. 전선을 없앤 것은 이 렌즈와 모든 주요 구성 요소가 완전히 기능하고 스마트 콘택트 렌즈를 제작하는 데 있어서 많은 기술적 문제를 줄인다는 것을 증명했다”고 보고했다.

그는 “임상 전 테스트를 마치고 잠재적 안전 위험을 완화한 후 모조 렌즈를 착용했다”며 “매우 기쁘게도 나는 (모조렌즈에서 지시하는)나침반과 인터랙트해 방향을 찾았고, 이미지를 봤고, 놀랍고도 친숙한 인용문을 읽기 위해 화면 상의 텔레프롬프터를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나는 투명 컴퓨팅으로 미래를 직접 경험했다···이 렌즈를 끼는 것은 영감을 주었다. 미래를 보는 것은 말 그대로 나의 말문을 막히게 했다”고도 썼다.

퍼킨스 CEO에 이어 마이크 위머 CTO가 이 렌즈를 착용한다. 이어 제품 성능을 빠르게 평가를 시작해야 하는 몇몇 주요 엔지니어들과 모조비전 경영진에게로 이어진다.

주요 고객은 일반 소비자···왜?

싱클레어 부사장은 향후 이미지와 카메라도 탑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사진=모조 비전)

스티브 싱클레어 모조비전 제품 및 마케팅 담당 수석 부사장은 남은 과제, 상용화 일정 및 가격 등에 대해 밝혔다. 그는 상용화 일정과 관련, “모든 것은 결국 미식품의약청(FDA) 인증을 받는 것을 전제로 한다. 우리는 그것이 얼마나 오래 걸릴지 추측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모조비전은 오늘날의 대다수 AR 글래스 업체와 달리 소비자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싱클레어 부사장은 “AR 안경은 분명 멋진 기업용 사용 사례가 있다. 하지만 이것들은 콘택트렌즈에는 좋지 않다. 우리가 IT 관리자인데 멋진 콘택트렌즈 애플리케이션이 있다고 가정해 보라. 대개 관리자들은 직원들에게 콘택트렌즈를 착용하라고 말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모조비전이 보는 소비자들은 그러한 결정을 내릴 수 있다. 사람들이 콘택트렌즈를 착용하는 이유는 매우 소모적이다. 사람들은 ‘나는 나처럼 보이고 싶어. 운동할 때 사용하고 싶어. 나는 얼굴에 뭔가가 있는 것을 좋아하지 않아. 나는 안경의 패션 감각을 좋아하지 않아. 그건 내가 아니니까’라고 말한다”고 설명했다.

모조비전은 “우리는 사람들이 콘택트렌즈를 고르는 이유들에 기대기로 결정했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사상 최초의 AR 콘택트렌즈 가격은 얼마가 될까.

수백달러(수십만원대) 스마트폰 가격대는 될 것으로 보인다. 스티브 싱클레어 모조 비전 부사장은 “여전히 시제품인 이 장치는 소비자에게 판매하기 위해 필요한 미국 FDA 승인을 신청하기 전에 임상 테스트와 추가 개발을 앞두고 있다. 그러나 모조비전의 기술자들은 꾸준히 기술의 이 정보를 세워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가격과 관련해서는 “다른 것과 마찬가지로 초기 출시 때는 조금 비쌀 것이다. 우리의 목표는 대량 공급될 경우 고급 스마트폰과 가까운 가격대가 돼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사람들이 오늘날 이미 500달러(약 65만 원), 600달러(약 78만 원), 또는 700달러(약 91만 원)를 아이웨어에 쓰고 있다는 사실을 감안할 때 총 가격에서 그 가격을 빼면, 그 위에 더해지는 추가요금은 크지 않다”고 밝혔다.

이재구 기자

jklee@tech42.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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