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VR세상)속에서 만난 ‘가상의 쥐’ 촉감 느낄 수 있다고?

AR 시나리오에서 이 가상의 쥐(사진 오른쪽 손 집게 손가락 위)가 앞으로 깡충깡충 뛰며 손바닥의 각 지점에 잠시 머문다. 스킨VR 착용자는 쥐가 뛸 때의 감각을 느끼게 된다. 하이드로젤 기반 전극이 적용된 핸드패치는 손바닥 쪽에 32개의 전기촉각 자극 픽셀이 있어 다양한 사용자가 손에서 느끼는 임계값 전류 데이터를 손쉽게 매핑하고 이를 반영할 수 있다. 홍콩시립대 연구진과 협력자들이 주도하는 초박형 무선 ‘스킨 VR’은 가상 세계에서 생생하고, 개인화된 터치 경험을 제공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사진=홍콩시립대)
지난해 11월 메타의 리얼리티랩스도 햅틱 장갑 시제품을 선보였다. 이는 진정한 몰입형 VR 경험에 대한 큰 장애물 중 하나인 터치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사진=메타 리얼리티랩스)

조만간 메타버스 같은 가상현실(VR) 세계에 들어간 사람들은 그 안에서 손으로 물체나 동물을 접촉했을 때 생생하고도 개인화된 촉각 감지 경험을 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이미 터치 감각으로 가상 경험을 향상시키는 것이 화제가 됐지만 지금까지 나온 햅틱(촉각) 장치는 일반적으로 부피가 크고 전선줄로 연결돼 있어 실제 적용시 불편했다. 하지만 홍콩시립대(CityU)가 지금까지 개발된 이런 VR용 장갑을 대신하는 가벼운 무선 웨어러블 핸드패치 시스템을 개발했다.

이 기기의 특징은 기기에 사용된 햅틱 전극으로 개인별로 다른 촉각 정도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에 기초해 적절한 전류 강도 범위 내에서 필요에 따라 손의 어느 부분에도 촉각을 전달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 내용은 16일 자 네이처 머신 인텔리전스를 통해 발표됐다. 메타버스에서 보는 물체에 대해 시각을 넘어 촉각까지 감지할 수 있게 해주는 홍콩시립대의 이 SF속 얘기같은 기술에 대해 알아봤다.

가상세계에서도 생생한 촉각 경험

스킨 VR 연구를 이끈 유싱에 홍콩시립대 생물의학공학과 부교수(중앙)와 우멍거(왼쪽), 및 야오콴밍 등이 피부통합형 VR기기를 개발했다. (사진=홍콩시립대)

홍콩시립대 연구팀은 최근 손에 착용하는 ‘위택(WeTac)’이라는 첨단 무선 햅틱 인터페이스 시스템을 개발했다. 이 시스템은 단순한 촉각 감지 기기가 아니다. 이 시스템은 엄청나게 유연한데다 초박형의 부드러운 기능을 가지고 있으며, 개인화된 촉각 데이터를 수집한 후 이를 반영해 메타버스에서 생생한 터치 경험을 제공한다.

단순한 촉감 감지 기능을 활용해 게임, 스포츠 및 기술 훈련, 사회 활동 및 원격 로봇 제어 등에서 강력한 활용 잠재력을 가진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연구를 이끈 홍콩시립대 생체의공학과 부교수인 유싱에 박사는 “가상현실(VR)에서 터치 피드백은 시각, 청각 정보와 함께 큰 잠재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햅틱 인터페이스를 두 번째 피부처럼 손에서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도록 더 얇고, 더 부드럽고, 더 컴팩트하게, 무선으로 만들기 위해 계속 노력했다”고 말했다.

유 박사팀은 이 대학 리원중 기계공학과 교수, 생체의공학과 왕리다이 부교수 및 기타 협력자들과 함께 초유연성, 무선 기능의 통합된 피부 VR시스템을 개발했다.

부피가 큰 장갑을 대신하는 가벼운 무선형 웨어러블 핸드패치

피부 통합형 무선 전기 촉각 시스템은 크게 두 부분으로 구성된다. 손에 부착되는 핸드패치(왼쪽)와 팔뚝에 부착된 소프트 드라이버 유닛(컨트롤러)이 그것이다. (사진=홍콩시립대 야오 싱어 박사 연구 그룹)
무선 피부 통합 전기 촉각 시스템의 구성. (사진=홍콩시립대 야오 싱어 박사 연구 그룹)
사용자는 이 피부에 달라붙는 피부통합형 패치를 사용할 때 블루투스 통신을 할 수 있다. (사진=홍콩시립대 야오 싱어 박사 연구 그룹)
무선충전기를 이용하면 이 피부통합형 패치 시스템 컨트롤러를 충전할 수 있다. (사진=홍콩시립대 야오 싱어 박사 연구 그룹)

기존 햅틱 장갑은 주로 전선과 케이블을 통해 전원을 공급받고 제어되는 부피 큰 펌프와 공기 덕트에 의존하며, 이는 VR 및 증강현실(AR) 사용자의 몰입감 있는 경험을 심각하게 방해한다. 새로 개발된 위택은 부드럽고 얇은 피부 통합 방식의 무선 전기촉각 시스템을 사용함으로써 이러한 단점을 극복한다.

이 시스템은 크게 두 부분으로 구성된다. 하나는 제어판 역할을 하는 팔뚝에 부착되는 소형 소프트 드라이버 유닛이고, 다른 하나는 햅틱 인터페이스 기능을 위한 하이드로젤 기반의 전극 핸드 패치다.

전체 드라이버 유닛은 팔뚝에 장착할 수 있을 정도로 작다. 무게는 19.2g에 불과하며 크기는 5cm x 5cm x 2.1mm다. BLE(블루투스 저에너지) 무선통신과 소형 충전식 리튬이온 배터리를 사용한다.

손바닥에 전극이 달려 있는 핸드패치의 두께는 1~2.1㎜에 불과하다. 뛰어난 유연성을 보이며 다양한 포즈와 제스처에 대해 효과적인 피드백을 보장한다.

높은 픽셀 밀도 장치가 개인화된 경험을 제공

사용자가 피부 통합형 무선 전기촉각 시스템인 위택을 통해 VR에서 가상 테니스 공(오른쪽 위 작은 화면속)을 터치하고 있다. (사진=홍콩시립대 야오 싱어 박사 연구 그룹)
올초 홍콩시립대가 선보인 스킨 VR 방식 컨트롤러의 얼개. 초 유연 소재인 PDMS(Polydimethylsiloxane)이 피부에 붙으며 그 사이로 그림처럼 다양한 미세 전자부품이 들어간다. (사진=사이언스 어드밴시스)
올초 홍콩시립대가 선보인 스킨 VR 컨트롤러를 비틀고(왼쪽부터), 잡아당기고, 구부렸을 때의 모습. (사진=사이언스 어드밴시스)
올초 홍콩시립대가 선보인 가로 5.7cm, 세로 3.9cm 크기의 로봇과 인터페이스용으로 만들어진 컨트롤러의 구성. (사진=사이언스 어드밴시스)

유 박사는 “전기촉각 자극은 사용자에게 효과적인 가상 터치감을 제공하는 좋은 방법이다. 그러나 개인마다 민감도가 다르기 때문에 동일한 피드백 강도라도 사용자마다 다르게 느낄 수 있다. 따라서 모든 사용자들에게 기존 햅틱 기술의 또 다른 주요 병목 현상을 제거할 수 있는 범용 도구를 제공하기 위해 피드백 매개 변수를 사용자에 맞춰 적절하게 지정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위택 기기의 특징은 개별 사용자가 손의 각 부분에 최적화된 매개 변수를 결정하기 위해 임계값 전류를 쉽게 매핑할 수 있도록 해 준다는 점이다.

전기 촉각 피드백은 개인화된 임계값 데이터에 기초하는데 통증을 유발하거나 너무 약해서 느끼지 못하는 것을 피하기 위해 적절한 강도 범위 내에서 요구에 따라 손의 어느 부분에도 전달될 수 있다.

이러한 방식으로 공간 및 시간적 연속을 포함한 가상 촉각 정보를 손 전체에 걸쳐 충실하게 재현할 수 있다.

위택 패치는 프로그래밍 가능한 시공간 피드백 패턴을 제공하기 위해 손에 착용하게 되며, 손끝 전극만 사용하는 대신 손바닥에 32개의 전기 촉각 자극 픽셀을 사용한다. 전극의 중심에서 중심까지의 평균 거리는 약 13mm로 손 전체에 걸친 넓은 영역에서 적용된다.

이 장치에는 사용자를 감전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여러 가지 안전 조치가 내장돼 있다. 기기의 온도는 27~35.5°C의 비교적 낮은 온도범위로 유지된다. 연속 작동 중에 열 불편을 초래하지 않기 위해서다.

다양한 잠재적 활용분야

촉각 VR 기기는 다양한 분야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감된다. (사진=홍콩시립대 유튜브)
촉각 VR센서는 사용자 데이터를 수집해 높은 전류 밀도가 높은 감각 레벨을 보여준다. (사진=홍콩시립대 유튜브)
테니스공을 쥐어 보면 알 수 있듯이 사람들마다 손의 촉각 압력은 다르다. 스킨 VR은 이 정보를 해석한 개인화된 촉각 지도를 만들 수 있고 이를 사용해 일종의 자극 변수로 만든다. (사진=홍콩시립대 유튜브)
피부에 통합된 무선 전기촉각 시스템인 위택은 그림에서 보듯이 다양한 잠재적 활용분야를 갖게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사진=홍콩시립대 유튜브)

위택은 VR 및 AR 시나리오에 성공적으로 통합되었으며 BLE 통신을 통해 로봇 손과 동기화되었다. 미니어처 크기, 웨어러블 및 무선 형식, 민감도 지향 피드백 전략을 통해 위택은 손의 촉각 피드백을 훨씬 쉽고 사용자 친화적으로 만든다.

사용자는 스포츠 훈련에서 테니스공을 잡거나 선인장을 만지거나 사회 활동, 가상 게임 등에서 손 위를 달리는 쥐를 느끼는 등 다양한 시나리오에서 가상의 물체를 느낄 수 있다.

야오 박사는 “우리는 이것이 가상의 감동을 제공하는 강력한 도구이고 메타버스, 인간-기계 인터페이스, 그리고 다른 분야의 발전에 영감을 준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이번에 발표된 홍콩시립대 기술은 메타버스 내 가상의 물체를 잡은 인간에게 촉각을 더 손쉽고 간편하고 정확하게 경험할 수 있게 해준다.

이는 앞서 지난 1월 홍콩시립대 연구진이 사이언스 어드밴시스에 발표한 ‘로봇 VR을 위한 무선방식 HMI용 전자피부’라는 제목의 논문에서 소개한 전자피부 컨트롤러에 손바닥 장착방식의 웨어러블 기기를 더한 진전된 연구 성과다.

연구진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전염병 확산 차단 차원에서 지능형 로봇 개발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HMI를 이용한 사람과 로봇 사이의 상호 작용 기회에 주목했다. 즉, 기존의 HMI는 부피가 크고 단단하며 값비싼 기계를 기반으로 하며, 주로 로봇/기계 제어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사용자에 대한 적절한 피드백이 부족해 응용 프로그램이 복잡한 작업을 수행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봤다. 이에 연구진은 정확한 감지 및 피드백 기능을 모두 갖춘 폐쇄 루프 HMI를 개발하는 데 목표를 두고 피부 통합 전자 장치를 이용해 시각·촉각 VR을 로봇 VR을 위한 폐쇄 루프 HMI로 통합했다. 이를 통해 바이오 샘플의 비접촉 수집, 감염 환자 간호 및 기타 많은 분야에서 큰 잠재력을 보여주었다.

홍콩시립대의 HMI 기기 기술이 좀더 간편한 형태의 하드웨어기기로 만들어져 메타버스 속에서 훨씬더 놀랍고 간편하고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SF같은 도구로 재탄생하길 기대해 본다.

이재구 기자

jklee@tech42.co.kr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저작권자 © Tech42 - Tech Journalism by AI 테크42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 기사

"전세계 기업 오픈소스 연 7.7억 달러 규모 투자...86%는 인력비용"

깃허브-리눅스재단 조사, 기업 오픈소스 투자 실태 조사 전 세계 기업들이 오픈소스 소프트웨어(OSS) 생태계에 연간 약 77억 달러(약 11조원) 규모의 투자를...

‘드론? UFO?’ 미국 상공 ‘자동차 크기 비행체’ 정체는?

바다 위를 비정상적인 패턴으로 비행하는 자동차 크기 만한 비행체 50대를 목격한다면? 내 머리 위를 날고 있는 스쿨버스 크기 만한 비행체를 목격하게 된다면? 현재 미국 전역 상공에서 목격되고 있는 미스터리한 비행체에 대한 불안감이 커져가면서, 진실을 요구하는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1km 밖 인마살상’ 소형드론엔···초강력 레이저 총 탑재

중국 인민해방군 산하 중국 국방과기대학(國防科技大學) 연구진이 그동안 불가능한 것으로만 여겨져 왔던 사람은 물론 장갑차 철판까지 뚫는 초강력 레이저총을 탑재한 소형 드론 개발에 성공했다. 소형 드론에 강력한 레이저총을 탑재할 수 있는 기술력은 지금까지 불가능한 것으로 여겨져 왔기에 주목받고 있다. 이를 이용하면 육안으로는 피아 식별조차 불가능한 1km 밖 거리에서도 적군을 정확히 공격할 수 있다.

쿤텍-고려대, 지능형 서비스 로봇의 서비스 안정성 강화 지원

DX 융합보안 전문기업 쿤텍은 과기정통부 정보통신기획평가원의 ‘정보보호핵심원천기술개발사업’ 수행을 통해 사이버 레질리언스 중심의 핵심 보안기술 개발 및 상용화를 진행한다고 20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