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요약] 모토로라의 한국 시장 재진출이 본격화되고 있다. 최근 모토로라가 우리나라 시장 재진출을 추진한 것은 LG의 모바일 사업 철수가 계기가 됐다. LG의 모바일 시장 철수 이후 모토로라는 지난해 미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58%), 삼성(22%)에 이어 10%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3위에 등극하는 깜짝 실적을 올렸다. 또 한 가지 이유로는 우리나라 소비자들이 여전히 모토로라 휴대폰에 대한 ‘향수’를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모토로라의 한국 시장 재진출이 본격화되고 있다. 지난해 김윤호 한국레노버 대표가 모토로라코리아의 대표에 선임된 이후 최근 공식 사이트에 한국어 서비스를 다시 시작했다.
한국 시장에서 모토로라는 성공과 실패를 모두 맛본 경험이 있다. 지난 1988년 처음 한국 시장에 진출해 다이나텍 휴대폰을 선보인 이후 ‘스타텍 신화’를 쓰고, 후속 모델인 레이저 시리즈도 한동안 승승장구 했다.
하지만 스마트폰이 등장하며 세대 교체 흐름에 적응하지 못한 모토로라는 지난 2011년 구글에 인수됐고, 구조조정을 거치며 한국 시장에서 철수했다.
그로부터 10년의 시간이 훌쩍 지난 2022년 현재, 오롯이 스마트폰 중심으로 흘러가는 모바일 시장은 삼성과 애플을 필두로 중국 업체들이 빠르게 추격하는 상황을 연출하고 있다. 최근에는 삼성이 폴더블폰으로 시장에서 선전하고 있지만, 급변하는 시장 상황은 ‘영원한 1등은 없다’는 사실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최근 모토로라가 우리나라 시장 재진출을 추진한 것은 LG의 모바일 사업 철수라는 변수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LG의 모바일 시장 철수 이후 모토로라는 지난해 미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58%), 삼성(22%)에 이어 10%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3위에 등극하는 깜짝 실적을 올렸다.
또 한 가지 이유로는 우리나라 소비자들이 여전히 모토로라 휴대폰에 대한 ‘향수’를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에 10년 만에 한국으로 돌아오는 모토로라의 빛났던 과거, 몰락의 과정 그리고 현재의 경쟁력을 살펴본다.
Z세대는 잘 모르는 모토로라…한때 세계 최고의 혁신 기업
모토로라의 탄생을 살펴보면, 1928년 폴 갈빈과 조셉 갈빈 형제에 의해 설립된 갈빈 제조회사가 있다. 첫 제품은 당시만 해도 엄청난 크기였던 라디오를 가정용 전기로 사용할 수 있는 정류기였다. 이후 1930년대에는 최초의 차량용 무전기를 개발하며 비로소 ‘모토로라’라는 상표를 쓰기 시작했다. 공식적으로 회사명이 모토로라로 변경된 것은 그로부터 17년이 지난 1947년의 일이다.
2차 세계대전 과정에서 모토로라는 군사 통신의 혁신이라 할 수 있는 최초의 휴대용 무선통신기기인 핸디토키(Handie-Talkie)를 개발했다. ‘워키토키’로 더 잘 알려진 이 장비는 연합군 승리에 적잖은 기여를 했다.
모토로라가 무선통신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것은 이 무렵부터였다. 모토로라의 트레이드 마크인 ‘M’자 디자인은 1955년 디자이너 제키 지너에 의해 고안됐다. 모토로라의 ‘최초’ 행진은 이후에도 계속됐다. 우리나라에는 한참 뒤에 보급됐던 ‘삐삐’는 1956년 모토로라가 처음 세상에 내 놓은 것이었다.
이후 모토로라는 1960에 최초의 무선 휴대용 TV, 1963년 최초의 직각 컬러 브라운관을 연이어 세상에 내놓았다. 이 TV 기술은 1974년 일본 파나소닉에 매각돼 일본 가전 부문이 세계 시장을 석권하는 계기가 됐다.
1973년 최초로 휴대폰을 개발한 것도 모토로라였다. 이후 후속 개발을 거쳐 1983년 최초의 상업용 휴대전화인 ‘모토로라 다이나텍 8000X’가 등장했다. 이후 모토로라는 198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 반도체 분야에서 큰 성과를 거뒀고, 1990년대 이후 무선통신 분야에서도 지속적인 혁신을 이어갔다. 1996년 피처폰인 마이크로택의 후속으로 내놓은 스타택이 공전의 히트를 치며 모토로라는 최대 전성기를 맞이했다.
1998년 우리나라에도 공식 출시된 스타텍은 2G폰의 고전으로 일컬어지며 크게 인기를 얻었다. 당시만 해도 삼성, LG, 현대 등이 내 놓은 휴대전화에 비해 세련되고 슬림한 디자인이 주목 받으며 당시 젊은 세대에게 특히 사랑 받았다.
하지만 모토로라의 실패는 이때부터 시작됐다. 모바일 분야에 엄청난 성공에 도취돼 통신 위성을 사용해 세계 어디든 통화를 할 수 있게 한다는 꿈의 휴대폰 개발 계획인 ‘이리듐 프로젝트’를 시작한 것이다. 이를테면 요즘 일론 머스크가 추진하는 위성 인터넷 프로젝트 ‘스타링크’의 전 세대 버전이라고도 할 수 있는데, 아이디어는 좋았지만 시대를 너무 앞서갔다. 결국 이리듐 프로젝트는 실패로 끝났다.
그나마 휴대폰 시장에서 모토로라의 자존심을 지켰던 것은 2004년 출시된 폴더블폰 ‘레이저(RAZR)’였다. 하지만 이는 모토로라의 마지막 성공작이 됐다. 모바일 시장이 피처폰에서 스마트폰으로 전환되는 시대적 변화를 놓친 것이다.
레노버의 모토로라 전략, 성공할까?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지난 2011년 구글에 인수된 모토로라는 휴대폰 제조 부문에 특징을 파악하지 못한 모기업 구글에게 곧 애물단지가 됐고, 결국 2014년 다시 중국계 기업인 레노버로 매각됐다. 당시 구글은 모토로라의 지적재산권(IP)를 제외한 IP사용권, 브랜드, 생산설비, 인력 등을 레노버로 매각했는데, 이때 구글이 남긴 IP는 1만 6824건에 달하는 모토로라의 통신 기술 특허다. 인터넷 기술 기업인 구글로서는 그리 밑지는 장사는 아니었던 셈이다.
하지만 레노버에 인수된 이후에도 모토로라의 시련은 끝나지 않았다. 모토로라 인수 직후만 해도 순이익 8억달러를 이르던 레노버는 이듬해인 2015년부터 2016년까지 1억2800만달러의 손실을 냈다. 상황이 이렇게 된 데는 무려 4억6900만달러의 손실을 기록한 모토로라의 모바일 사업 탓이었다. 당시 업계에서는 모토로라의 실패를 레노버가 시도한 중저가 스마트폰 전략으로 꼽았다. 이전까지 트렌드를 이끌던 고급폰에서 급격하게 가격 경쟁력을 내세운 중저가 전략으로 전환했지만, 결과는 브랜드 가치 하락과 함께 고객까지 잃은 것이다.
하지만 이후 모토로라는 지속적으로 중저가 전략을 고수하며 신흥국 중심의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섰고 지난해 3분기에는 중남미 시장에서 삼성의 뒤를 이어 23%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2위에 등극하기도 했다. 멕시코의 경우는 앞서 지난해 2분기부터 삼성을 따돌리고 1위로 올라선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지난해 LG의 모바일 사업 철수는 모토로라에게 더 없는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LG의 한국 모바일 사업 철수에 따른 시장 공백은 약 11억달러(약 1조3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 스마트폰 시장은 삼성이 72%, 애플이 21%를 차지했다. 하지만 주목할 것은 그 전년인 2020년까지 LG의 스마트폰 점유율은 13%까지 유지됐다는 점이다.
모토로라가 우리나라 시장에 출시하는 모델은 ‘모토 G50 5G’ ‘엣지20 라이트 5G’ 2종으로 알뜰폰 브랜드 헬로모바일을 통해 빠르면 이달 말 선보일 예정이다. 이 두 중저가 모델은 이미 지난해부터 북미·유럽 등지에서 판매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지난해 국립전파연구원 전파 인증을 받은 바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삼성, 애플의 스마트폰 외에 중국 기업의 스마트폰은 아직까지 고객들의 선택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다. 모토로라의 모기업 역시 중국계인 레노버지만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우리나라에는 아직 모토로라 휴대폰에 대한 향수를 가진 소비자들이 적지 않다. 비록 중저가 모델이지만 과거 브랜드 명성을 실추시키지 않고 품질만 증명해 낸다면, 모토로라에게 한국은 다시금 기회의 땅이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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