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로코 “애드테크는 데이터를 정제해 부가가치를 만들어 내는 비즈니스”

몰로코의 애드테크, 디지털 세상에 ‘원유(原油)’인 데이터를 정제
AI 머신러닝을 통해 데이터에 숨은 맥락까지 찾아 타깃팅

최근 개인정보 강화 추세와 함께 그간 구축한 데이터 생태계를 기반으로 막대한 광고 수익을 올렸던 애플, 구글 등이 프라이버시 정책을 대대적으로 손보며 새로운 변화가 이어지고 있다.

이제 기업들은 자체적으로 구축한 앱과 웹을 통해 확보한 고객 데이터를 활용해 광고 효율을 높이는 전략으로 전환하고 있다. 대형 광고사들을 비롯해 새롭게 등장한 애드테크 기업들은 그간 점점 더 수집이 어려워지는 개인정보 데이터 대신 AI 머신러닝 기술을 적용해 각 기업이 확보한 데이터로 최대의 성과를 내는 솔루션을 선보이는가 하면 분산돼 있는 불특정 데이터 정보에서 맥락을 찾아 타깃팅하는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그러한 애드테크 기업 중에서도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스타트업으로 시작해 자체 AI 솔루션을 기반으로 놀라운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몰로코의 행보는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차별적 경쟁력은 광고 수익 극대화하는 ‘몰로코 머신러닝 엔진’

안익진 몰로코 대표는 유튜브 초기 멤버로 머신러닝 기술을 활용한 '추천 동영상' 알고리즘 개발에 관여한 전문가로 알려졌다. (이미지=몰로코)

‘머신러닝 컴퍼니’를 표방하는 몰로코(Moloco)는 지난 2013년 미국 실리콘벨리에서 우리나라 출신의 안익진 대표가 박세혁 공동창업자와 함께 설립한 스타트업이다. 창업 동력은 구글에서 유튜브 초기 멤버로 광고 수익화 모델을 구축한 안 대표의 인공지능(AI) 기반 애드테크 기술력이었다. ‘몰로코의 머신러닝 솔루션은 SaaS(서비스형 소프트웨어) 방식으로 제공되는 것으로 엄청난 양의 소비자 데이터를 분석해 가장 최적화된 방식으로 광고를 성과를 내며 시장을 확장하고 있다.  

이러한 기술력으로 몰로코는 해외는 물론 국내에서도 넥슨, 넷마블, 배달의민족 등 다수의 기업을 고객사로 두고 매년 100% 이상의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그 결과 지난해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에 이어 데카콘(기업가치 10조원 이상)까지 넘보는 기업이 됐다.

몰로코는 현재 우리나라와 미국 뿐 아니라 베이징, 런던, 싱가포르, 도쿄에 근거지를 두고 머신러닝 엔진을 활용해 전 세계 100억 개에 달하는 모바일 기기에 광고를 집행하고 있다. 이제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한 몰로코를 두고 일각에서는 향후 구글을 능가할 수도 있다는 평가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8년차 시니어 세일즈 매니저가 말하는 ‘몰로코 애드테크가 이뤄낸 변화’

권준형 몰로코 시니어 세일즈 매니저. 2019년부터 몰로코에 몸담고 있는 권 매니저는 자사의 최대 경쟁력을 독자적인 머신러닝 기술로 꼽고 있다. (사진=몰로코)

서울 강남대로에 위치한 몰로코 서울 오피스는 성장하는 기업에서 감지되는 특유의 활력이 느껴졌다. 권준형 몰로코 시니어 세일즈 매니저는 급변하는 디지털 광고 시장의 변화를 누구보다 체감하고 있는 현업인 중 한 명이다. 그런 그가 꼽는 몰로코의 첫 번째 경쟁력 역시 머신러닝 기술이다.

“첫 커리어를 미국에 있는 애드테크 회사에서 시작했어요. 한국에 돌아왔을 당시만 해도 경쟁력이 있는 애드테크 회사를 찾기 어려웠죠. 경력이 쌓이면서 디지털 분야의 모바일 전환이 가속화되고 급기야 디지털 광고 매출이 전 세계 광고 매출의 50%를 넘는 과정을 경험했어요. 그 과정에서 머신러닝 기술을 기반으로 한 몰로코의 경쟁력을 알게 됐고, 2019년부터 동참하게 됐죠. 몰로코의 머신러닝 기반 애드테크 기술을 간단히 말하기는 그리 쉽진 않아요. 음… 미래학자이자 SF소설가 아서 C. 클라크의 과학 3법칙 중 제가 가장 좋아하는 법칙이 ‘충분히 발달한 과학기술은 마법과 구별할 수 없다’인데요. 몰로코의 기술이 그와 같다고 말할 수 있겠네요(웃음). 실제로 많은 데이터를 분석해서 낸 결론은 사람의 직관으로 이해하기는 어렵지만 고객사와 광고주가 인정할 정도의 최상의 결과를 도출해 내니까요.”

몰로코의 독자적인 AI 머신러닝 엔진은 대상, 시간, 구매 확률 등 엄청난 양의 빅데이터를 분석·계산해 가장 적합한 대상을 타깃팅하고 광고를 내보낸다. 이 과정에서 최적의 광고 비용까지 도출해 낸다. 놀라운 것은 타깃이 되는 대상이 해당 광고 매체에 접근 시 0.1초 안에 이 모든 것을 분석해 최적화된 광고를 매칭시킨다는 것이다. 이렇게 처리하는 광고가 하루 많게는 1500억 건 이상에 달한다. 이 모든 과정은 독립된 클라우드 환경에서 사스(SaaS) 형태로 서비스된다. 이것은 권 매니저가 꼽는 몰로코의 두 번째 경쟁력이기도 하다.

“과거에 매체 광고라고 하면 광고 소재를 주고 집행하고 결과를 리포트로 받아보는 식이었죠. 하지만 이제는 직접 독립된 클라우드 안에서 광고를 집행하고 그 결과를 바로 확인할 수 있어요. 데이터가 온전히 클라우드 안에서 안전하게 관리되고 활용된다는 점이 몰로코의 또 다른 경쟁력인 거죠.”

몰로코의 독자적인 AI 머신러닝 엔진은 클라우드를 통해 서비스 되고 있다. (영상=몰로코)

이러한 몰로코의 방식은 과거 광고 집행 과정에서 소요됐던 커뮤니케이션 과정, 추적화 등을 자동화해 물리적인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인다는 특징이 있다. 최근에는 머신이 알아서 앱 아이콘이나 텍스트 별점 등을 조합해 이미지까지 자동으로 제작하는 기능도 추가됐다. 권 매니저는 “AI 머신러닝이라는 기술이 광고 분야에 도입된 후, 더욱 정밀한 광고를 집행할 수 있게 되면서 목적성을 더 뚜렷하게 반영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개인정보 강화 움직임? 데이터가 넘쳐나는 시대, 대안은 있다

몰로코의 애드테크 비즈니스 모델은 기본적으로 클라우드에 고객사 데이터를 두고 있다. 그 안에서 데이터를 분석하고 광고 타깃팅이 진행되기 때문에 최근 이어지는 애플, 구글 등의 개인정보 강화 정책에도 지속적으로 높은 퍼포먼스를 달성하며 성장할 수 있었다. 설령 양적인 데이터 모수가 부족한 경우라 할지라도 이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 권 매니저의 설명이다.

“지금은 데이터가 넘쳐나는 시대죠. 디지털 시대에 데이터는 원유(原油)라고 하는데, 예를 들자면 저희는 이 원유를 정제해 부가가치를 만들어 내는 비즈니스를 하는 회사인 거예요. 더구나 몰로코는 처음부터 광고식별자로 불리는 개인 식별이 불가능한 정보를 기반으로 비즈니스를 진행해 왔어요. 현재는 그조차도 명시적인 동의를 얻어야 하는 것으로 바뀐 것인데, 이러한 상황에서 저희는 ‘맥락 데이터’를 활용한 타깃팅으로 광고 성과를 극대화하고 있어요.”

몰로코의 맥락 타깃팅은 특정 콘텐츠, 앱에 나타난 사람의 추가적인 정보 즉 어떤 디바이스에 어느 시간에 어떤 위치에서 나타났는지 등의 맥락 데이터까지 머신러닝으로 학습시켜 잠재 고객을 찾아 낸다는 특징이 있다. (이미지=픽사베이)

권 매니저의 말에 따르면 맥락 데이터를 활용한 타깃팅은 사실 새로운 것이 아니다. 이를테면 여행 관련 광고는 여행 콘텐츠를 다루는 사이트에 게시하는 식으로 맥락을 고려한 타깃팅을 하는 것이다. 다만 몰로코의 경쟁력은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특정 콘텐츠, 앱에 나타난 사람의 추가적인 정보 즉 어떤 디바이스에 어느 시간에 어떤 위치에서 나타났는지 등의 맥락 데이터까지 머신러닝으로 학습시켜 잠재 고객을 찾아 낸다는 점이다. 즉 몰로코는 이른바 월드 가든(Walled garden, 특정 네트워크를 통해서만 콘텐츠를 제공하는 폐쇄형 네트워크 서비스)으로 일컬어지는 애플, 구글 등의 광고 플랫폼 외에도 오픈 인터넷 상의 맥락 데이터를 활용한다는 의미기도 하다.

그 외에도 몰로코는 모바일 앱을 리테일 분야에도 진출하는 등 시장을 확장하고 있다. 리테일 업계에 ‘리테일 미디어 플랫폼’을 제공해 고객사가 가지고 있는 웹, 앱 지면에 개인화된 광고 캠페인을 집행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수익 창출을 돕는다. 최근에는 이를 GS리테일의 GS숍에 적용해 광고비 대비 매출 효과가 평균 750% 이상, 월 평균 최고 기준 900%까지 상승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이처럼 몰로코는 비게임과 리테일 미디어 분야의 성장에 따라 게임, 비게임이 비슷한 규모로 구분돼 있는 DSP와 더불어 사업을 보다 다양화하는데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권 매니저가 기대를 드러내는 분야는 여행업계다.

“코로나19로 인해 최근 2년 동안 함께하지 못했던 고객사들이 다시 돌아오는 상황에서 새로운 머신러닝 모델 개발, 새로운 상품 개발도 준비 중이예요. 우리나라에서 가장 기대되는 부분은 엔데믹이 되면서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여행 분야죠. 과거 대형 여행 업계를 중심으로 진행됐던 분야가 최근 니치 마켓(Niche Market,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플레이어들이 많이 생겨나며 럭셔리 여행 등 경쟁력 있는 버티컬 커머스가 많아지고 있다는 것도 눈에 띄는 부분이고요. 규모는 크지 않더라도 그들이 타깃하는 마켓에 맞춰서 성장을 지원하는 것도 굉장히 흥미로울 것 같아요.”

크고 작음을 떠나 최근 새로 등장하는 서비스는 데이터 확보를 기본으로 하는 온라인을 바탕으로 성장하고 있다. 또 이들은 각자 보유한 데이터 가치를 극대화해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하고 있다. 이른바 ‘데이터 분권화’다. 문제는 비용이다. 권 매니저는 이를 ‘크로스 마케팅’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한정된 데이터를 정제해 가치를 극대화하고 기업들로 하여금 효과적인 마케팅으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것, 이는 몰로코가 지향하는 목표이기도 하다.

“저희의 또 다른 강점은 이미 학습된 데이터를 각각의 마케팅에 적용할 수 있다는 건데, 이른바 크로스 마케팅이라 할 수 있죠. 기존 데이터를 활용해 광고비는 아끼면서도 좀 더 효율적인 마케팅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예요. 그 외에도 자동화된 솔루션을 통해 AB테스트 등 광고 효과를 검증할 수 있는 여러가지 실험도구들도 적용할 수 있고요. 수많은 잠재 유저를 예측해 광고를 노출 할 수도 있겠지만, 기존 데이터를 활용해서 광고비를 아끼면서도 마케팅을 가치 있게 할 수 있는 방법은 계속 고민하고 있어요.”

황정호 기자

jhh@tech42.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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