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 당근마켓을 이끌었을까?" 커지는 중고 시장, 사기 거래도 급증

[AI요약] 중고 거래가 지구환경을 살리는 ‘가치소비’로 인식되고 경기침체로 인한 알뜰 소비 욕구가 맞물려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중고 거래 플랫폼 대표주자인 당근마켓은 최근 지역 커뮤니티 기능을 더해 활발하게 영역을 확장 중이다. 중고 거래 시장의 급성장만큼 중고 거래 사기 등 분쟁 피해 역시 늘고 있다.

당근마켓이 지역 기반 커뮤니티로 중고거래 플랫폼 1위를 단단히 다지고 있다 (이미지=픽사베이)

중고 거래 시장의 성장세가 가파르다. 중고 거래가 지구환경을 살리는 ‘가치소비’로 인식되고 경기침체로 인한 알뜰 소비 욕구가 맞물려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3대 중고 거래 플랫폼인 당근마켓, 중고나라, 번개장터는 물론, 롯데와 신세계 등 대기업들도 중고 거래 시장에 잇따라 뛰어들고 있다.

앱·리테일 분석서비스 와이즈앱이 발표한 ‘한국인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앱’ 조사결과에 따르면, 지난 4월 당근마켓을 이용한 한국인은 1917만명이었다. 당근마켓 이용자는 인스타그램(1843만명)과 배달의민족(1770만명)보다 많았다.

당근마켓의 월간이용자수(MAU)는 ▲2018년 50만명 ▲2019년 180만명 ▲2020년 480만명 ▲2021 1400만명 ▲2022년 1800만명으로 증가했다. 지난해 당근마켓을 통한 중고 거래는 2020년보다 약 30% 증가한 1억5000여건으로 집계됐다.

중고 거래에 동네 사랑방을 더했다

동네에 대한 다양한 정보 공유와 친구 만들기 모임 등이 올라오고 있는 당근마켓의 '동네생활' 페이지 (이미지=당근마켓)

무엇이 사람들을 당근마켓으로 이끌었을까. 당근마켓은 사용자 거주지 반경 6km 안에 있는 동네 사람들이 직접 만나 거래한다. 주로 택배를 이용했던 기존 중고 거래 와 달리, 동네 주민을 직접 만나 거래하는 방식으로 승부했다. 앱에 등록된 거주지에서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인증을 거치고, 머신러닝을 활용해 전문 판매업자도 차단했다. 이런 시스템을 바탕으로 ‘지역 SNS’로도 자리매김하고 있다.

당근마켓의 ‘동네생활’은 이웃끼리 지역 정보를 나누고, 일상을 공유하는 동네 수다방 같은 서비스다. 실제로 꼼꼼한 이사청소 업체를 찾거나, 맛있는 반찬가게 추천, 같이 운동할 사람 또는 영어 공부할 사람을 모집한다. 당근마켓은 해외 시장 공략도 계획하고 있다. 이미 4개국(영국·미국·캐나다·일본)의 440여개 지역에서 글로벌 버전인 ‘캐롯(Karrot)’을 선보이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최근 무료 택배 서비스를 시작한 중고나라는 롯데그룹과의 합작을 통해 수익성 개선의 발판으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아울러 편의점 세븐일레븐을 거점으로 오프라인 비대면 중고 거래 서비스도 계획하고 있다. 고가 제품 거래 비중이 높은 번개장터는 신세계와의 합작으로 명품, 골프, 스니커즈 등 럭셔리 중고 거래 경쟁력을 키울 계획이다.

성장하는 중고 거래 시장에 대기업들도 자회사 플랫폼을 만들면서 잇따라 뛰어들고 있다. KT 자회사 KT알파는 스니커즈 리셀 플랫폼 ‘리플’, 롯데하이마트는 ‘하트마켓’을 운영한다. 코오롱FnC는 자사몰에서 자사 브랜드 전용 중고 거래 서비스를 시범 운영하고 있다.

성장하는 시장만큼 급증하는 중고 거래 사기

늘고 있는 중고 거래만큼 중고 거래 사기 피해액도 증가하고 있다. (이미지=테크42)

한편, 중고 거래가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분쟁도 늘고 있다. 한국인터넷진흥원(KISA)가 지난해 접수한 전체 ICT분쟁조정 건수(5163건) 중 중고 거래 플랫폼 분쟁 조정신청이 4177건으로 전체 80.9%를 차지했다. 1년 새 4배 가까이 폭증한 것이다.

주로 물품 거래 시 언급되지 않았던 하자가 발견돼 환불을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는 경우, 구매를 원한 물품과 배송받은 물품이 다른 경우 등이 많았다. 중고 거래 거래가 활발히 이뤄지는 만큼 분쟁도 늘어나게 된 것이다. 커진 시장 규모에 비해 소비자 보호는 여전히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증가하는 중고 거래 사기를 차단하기 위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 3월 당근마켓, 번개장터, 중고나라와 한국인터넷진흥원이 참여하는 개인 간 거래 분쟁예방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3사는 상반기 내 시스템이나 사용자인터페이스(UI) 개선을 통해 판매자와 구매자 간 거래 필수 정보를 정확하게 전달하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한편, 하나금융경영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중고 거래 시장 규모는 2008년 4조원에서 2020년 20조원으로 5배 성장했다. 글로벌 규모는 2021년 270억달러(약 32조원)에서 2025년 770억달러(약 91조원)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조인숙 기자

aloha@tech42.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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