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실리콘밸리서 중국 무인차 업체들에게 눈뜨고 코베이다

미국과 중국의 자율주행차업체들의 실리콘밸리 자율주행차 테스트 지역 분포. (사진=CNBC 동영상)

중국이 2025년까지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고가 되려는 기술에는 인공지능(AI), 반도체, 배터리, 그리고 자율주행차가 있다. 그런데 지난 수년간 미국 연방정부와 주정부가 중국 자율주행차 업체들에게 중요 정보유출을 당하는 줄도 모른 채 미국땅에서 자사 자율주행차를 마음껏 테스트하고 배워 갈 수 있도록 해 주었다는 지적과 경고가 나왔다. 중국과 기술전쟁중인 미국 연방정부와 주 정부가 중국 자율주행차 기술업체들에게 미국 땅에서 눈뜨고 코베이면서도 모른 채 방치했다는 얘기다.

CNBC는 23일(현지시각) ‘중국 전기차 업체들의 미국내 테스트가 중국 자율주행차 개발에 어떻게 도움을 줬는가’라는 제하의 기사에서 지난 수년간 최소 5개 중국 자율주행차 업체가 미국에서 자율주행차 핵심 기술을 배울 만큼 배워갔고 미국의 정보를 수집해 어떻게 했는지는 모른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 중국 자율주행차업체들은 미국내 테스트로 미국을 능가할 기술기반을 갖췄을 수 있으며 “이제라도 중국 자율주행차의 미국내 테스트를 중단시켜야 한다”며 우려를 전했다.

미국, 특히 캘리포니아주는 2004년부터 2007년까지 세차례 미국방고등연구계획국(DARPA) 주도의 자율주행차 대회가 열린 곳으로 세계 자율주행차 기술의 발상지로 여겨진다. 자연히 실리콘밸리에는 이 대회에서 확보된 핵심 기술력과 인력, 그리고 자본이 몰렸다. 이어 미국에서 구글을 필두로 한 많은 자율주행차 업체들이 탄생을 알렸다.

중국자율차기업들은 왜 미국 실리콘밸리로 몰려갔나

중국의 구글로 불리는 바이두는 미국내에서 ‘아폴로’ 자율차로 자율주행 테스트를 하고 있다. 던 컨설턴트는 언젠가 이 회사가 미국에 진출할 것이라고 말한다. (사진=CNBC동영상캡처)

중국 기업들이 자율주행차를 적극적으로 개발하고 있다. 지난 8월 중국은 무인자동차에 대한 1만 6000건의 테스트를 허가했으며 중국 전역에서 약 3만2000km의 도로를 자율주행차 테스트를 위해 개방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중국 자율주행차 기업들은 동시에 미국 도로에서도 조용히 기술을 테스트해 오고 있었다.

바이두, 디디(Didi), 위라이드(WeRide), 포니닷에이아이(Pony.ai), 오토X(AutoX)같은 회사가 모두 많은 미국 자율주행차 장착물들과 함께 캘리포니아 북부에 사무실을 두고 있다.

캘리포니아 자동차부의 데이터에 따르면, 이 5개 회사는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캘리포니아 도로에서 총 160만 마일(257만km) 이상의 테스트 주행 거리를 기록했다.

캘리포니아주 자동차부(DMV)는 캘리포니아에서 자율주행차를 테스트하려는 회사에 테스트 라이선스 발급 책임 부서다. DMV 웹사이트에 따르면, 이 5개 회사 중 디디만이 더 이상 활성 자율주행차 테스트 허가를 받지 않고 있는 회사다.

컨설팅 회사인 던 인사이트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마이클 던은 “중국은 캘리포니아에서 자율주행차를 테스트하는 데 있어 ‘백지위임장’을 가지고 있다”고 CNBC에 말했다.

반면 그는 “우리가 중국에서 미국의 웨이모, 크루즈, 죽스가 자율주행차 테스트 주행하는 것을 볼 수 있나, 없다”고 지적했다.

DMV는 최근에서야 테스트 승인 강화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자율주행차 요람에서 세계최고 인재 영입

중국이 자율주행차 기술의 요람인 실리콘밸리에서 자양한 자율주행차 테스트를 하는데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결과적으로 미국의 핵심 기술인재들을 이용하고, 민감한 데이터를 수집한 후 어떻게 했는지 함구하고 있어 유출 우려가 제기됐다. (사진=CNBC동영상)

던 CEO는 특히 “그들은 실리콘 밸리가 자율주행차 기술의 요람이라는 것을 인식했다. 그들은 이전에 애플이나 테슬라, 웨이모, 또는 크루즈에서 일했던 많은 사람들을 고용하고서는 ‘세계 최고의 인재들을 영입하자 우리는 자금이 있고, 세계적인 회사를 만들고 싶다. 그 지식을 중국으로 가져가서 거대한 중국시장에 적용하면 우리는 순조롭게 진행할 수 있다’고 말한다”고 꼬집었다.

하지만 이제 이러한 자동차들에서 수집되는 엄청난 양의 데이터와 국가 안보에 대한 잠재적 영향에 대한 우려가 나오며 미국정부가 중국산 커넥티드 카를 금지시켜야 한다는 지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던은 “중국 자율주행차 업체들이 테스트중 얻은 데이터를 어디로 보내는지에 대해서는 아무도 말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시 커밍스 전 미국고속도로교통안전청(NHTSA)의 수석 안전 고문은 “금지가 좋은 시작”이라고 CNBC에 말했다.

그녀는 “이 차량은 감시 기계다. 여러 각도에서 모든 것을 보는 여러 대의 카메라가 있으며, 테스트라는 명목으로 매일 같은 패턴을 반복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커밍스는 이 차량이 “비밀이 아닌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분명히 민감한 생활 패턴, 특정 설비에 출입하는 차량, 실제로 공급망을 수행하는 방법에 대한 정보를 수집한다”고 덧붙였다.

마크 비지 텍사스 하원의원역시 CNBC에 우려를 표했다.

작년에 그와 다른 세 명의 의원은 바이든 행정부에 편지를 써서 미국에서 운행 중인 중국 자율주행차가 국가 안보와 경쟁력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우려를 자세히 설명했다.

중국정부는 중국서 제조되는 테슬라 차량의 완전자율주행(FSD)을 위한 지도제작을 중국의 구글이라 불리는 바이두와 제휴해 해결토록 하고 있다. 반면 미국에서 중국 테스트용 자동차의 지도제작은 아무런 제재를 받지 않는다.

감시 강화를 느낀 중국 자율주행차 회사들이 미국에서 철수하고 있다

지난 8월 웨이모는 로보택시용으로 개발한 자사 6세대 자율주행시스템인 슈퍼 드라이브를 적용한 중국 지리의 지커 자율주행차를 선보였다. 하지만 미중 관계 악화시 협력지속은 쉽지 않을 수 있다. 이달초 웨이모-구글 전략적 협력은 이런 상황 발생에 대비한 보험 차원으로도 읽힌다. (사진=웨이모)

실제로 미국 행정부의 감시가 강화되는 것을 느낀 중국 자율주행차 회사들이 미국에서 철수하고 있다.

던은 중국 자율차들의 미국내 자율주행차 테스트가 절정에 달했을 때 캘리포니아, 네바다, 유타에서 14개 이상의 중국 회사가 차량을 테스트했지만, 현재 중국 자율주행차 제조업체가 미국에서 제품을 출시하려는 증거나 의도가 거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기업들이 “미국에서 잘했어. 많은 것을 배웠어. 앞으로는 중국 내에서 우리만의 혁신을 구축할 수 있을 만큼 충분할지 몰라”라는 인식이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 8월 뉴욕증시에 상장한 세계적 차량호출업체 디디는 이제 6개월내 증시에서 탈퇴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반면 로이터는 중국 자율주행차 회사 위라이드가 미국서 기업공개(IPO)와 사모를 통해 총 4억 4050만 달러(약 6000억원)를 모금했다고 보도했다. 위라이드는 자율주행 택시, 밴, 버스, 도로 청소차를 만든다. 현재 미국을 포함한 7개국 30개 도시에서 기술을 테스트하고 있다.

한편 구글의 자매회사인 자율주행차 회사 웨이모는 지난 8월 자사의 자율주행 차량 시스템 기술인 슈퍼드라이브를 중국 지리(Geely)의 전기차인 지커(Zeekr) 차량에 통합해 샌프란시스코시 자율주행차 서비스에 통합할 준비를 하고 있다.

하지만 던은 “미중 관계가 악화되면서 10년 전만 해도 자동이었던 중국기업의 미국증시 상장은 미중 양국의 허가를 받아야 해 공중에 떠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향후 “중국 자율차 기업은 중국시장에서, 미국 자율차 기업은 미국에서 기술을 확보하게 될 것이며 자국시장 중심으로 상대국 이외의 시장을 개척해 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웨이모는 지난 2021년부터 지리와 자율주행기술을 통합하는 작업을 해왔지만 미중 양국 관계 악화에 따라 이 관계가 위험할 수도 있다. CNBC는 이 대목에서 이달 4일 웨이모와 현대차가 다년간 전략적 제휴관계를 맺은 것은 웨이모가 지리와의 협력에 문제가 있을 때를 대비한 위험 분산 차원의 움직임으로 해석했다.

자율주행차 발상지 미국 기술

2005 다르파 그랜드 챌린지에서 우승한 스탠포드대 팀의 ‘스탠리’. (사진=위키피디아)

자율주행차 발상지라 할 미국 기술은 미정부산하 기관인 다르파(DARPA, 미국방고등연구계획국)이 주관한 자율주행차 대회를 계기로 본격화되기 시작했다.

2004년부터 2007년까지 3차례 치러진 이 행사는 세계 자율주행차 기술의 요람이 됐다.

2004년 1회 대회에서는 코스 완주차량이 없었고, 2005년, 2007년에 각각 완주해 우승한 참가팀이 나왔다.

2005년 열린 제2차 다르파 그랜드 챌린지에서 스탠포드대 스탠포드 레이싱 팀은 폭스바겐과 협력해 만든 자율 주행차 ‘스탠리’로 우승해 200만 달러의 상금을 받았다. 캘리포니아/네바다 주 라인 근처 사우스웨스트 사막에서 212km를 6시간 53분만에 자율 주파했다.

2007 다르파 어반 챌린지에서 우승한 카네기 멜론대 타르탄 레이싱 팀의 자율주행차. (사진CMU)

2007년 세 번째 이벤트인 다르파 어반 챌린지가 모의 도시 환경에서의 자율 주행으로 치러졌다. 이 챌린지는 캘리포니아 빅터빌에 있는 현재는 폐쇄된 조지 공군 기지(현재 남부 캘리포니아 물류 공항으로 사용됨) 부지에서 열렸다. 도심 지역 코스의 경주 구간 길이는 96km로서로 6시간 이내에 완료됐다. 규칙에는 다른 교통 및 장애물과 협상하고 교통에 합류하는 동안 모든 교통 규정을 준수하는 것이 포함됐다.

이재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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