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이 주목하는 차세대 전술용 VTOL '박쥐 드론'

오늘날 군 지휘관들은 주야간 정찰, 감시, 목표물 확보는 물론 전반적 작전 상황 인식 등에 무인항공기(드론)를 활용한다. 이 비행체들 중 가장 훌륭한 기종으로는 2002년 첫 실전 배치된 ‘섀도(최신 버전 ’RQ-7B섀도‘)’가 꼽힌다.

그러나 기술이 점점 더 정교해짐에 따라 군도 더 새로운 기술을 탐내고 있다. 군이 단연 주목하는 것은 세계 드론업계가 오는 2025년을 전후해 플라잉택시로 상용화하려는 수직이착륙(VTOL) 방식 드론이다.

미국 육군의 노후한 ‘RQ-7B 섀도’를 대체할 ‘미래 전술 무인 항공기 시스템(FTUAS)’ 테스트 완료 소식을 아미테크놀로지가 2일(현지시간) 전하면서 주목한 드론은 VTOL 기종이다. 이 드론은 미 육군 여단 전투팀과 특수부대 등에서 사용될 예정이다.

미 육군은 차세대 드론 선정을 위해 4개사의 첨단 기종을 테스트했다. 여기에는 아크투루스의 ‘점프 20’, L3해리스 언맨드 시스템즈의 ‘FVR-90’, 마틴 UAV의 ‘V-배트’, 텍스트론의 ‘에어로존데 하이브리드 쿼드’가 있다.

▲V-배트 드론은 병력 보호, 항공정찰, 목표물 수색 및 탐지, 감시 등 광범위한 임무에 활용된다. (사진=노스롭 그루먼)

이 가운데 육군의 요구 사항에 가장 근접해 “전쟁양상을 바꿀 비행체”로도 불리며 주목 받는 마틴 UAV사의 ‘V-배트’ 드론에 대해 알아봤다.

미육군의 최첨단 드론에 대한 요구 사항

미 육군은 레일 발사기로 이륙시키는 기존 텍스트론사의 전술용 고정익 정찰 드론(RQ-7B 섀도)이 여러 면에서 개선되길 바라고 있다.

▲미 육군이 기존 노후 드론 ‘RQ-7B 섀도’(사진)를 대체할 ‘미래 전술 무인 항공기 시스템(FTUAS)’ 선정을 위한 최종 테스트를 막 끝냈다. (사진=위키피디아)

미 육군의 요구사항은 GPS신호 수신없이도 항행 가능하고, 지속적 공중 정찰, 목표물 지정 같은 새로운 기능에 더해 좁은 공간에서 활주로 없이도 소규모 팀과 함께 운용할 수 있고 신속 배치할 수 있는 드론을 원한다. 이는 중저고도에서 운용될 수 있어야 한다.

이 드론은 다양한 탑재물도 운반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암호화된 데이터 연결은 물론 유인 항공기와 팀을 이루거나 자율적으로 작동하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 이전 모델보다 조용해야 하고, 보잉 CH-47 치누크 화물 헬리콥터로 수송되는 미 공군의 463-L 팔레트에 적합해야 한다.

특히 미육군에게는 GPS가 거부된 환경에서 비행하는 방법을 찾는 것이 최우선 과제가 됐다. 러시아, 중국 등이 미국이 쏘아올린 GPS 시스템을 방해하거나 패러디하는 능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다양한 요구 충족하는 V-배트의 성능은?

이런 다양한 요구를 충족시켜 줄 유력한 드론으로 미국의 여러 매체들은 마틴UAS의 ‘V-배트’를 주목하고 있다.

V-배트는 이 드론은 날개길이 2.7m, 무게 38kg으로 8시간동안 공중에 떠있을 수 있다. 4.5kg의 화물(레이더, 무기)을 탑재할 수 있다. 여기에는 한시간 정도 예비용 연료가 포함된다.

▲V-배트 드론시스템의 구성. (사진=미해군)

이 드론은 불과 9㎡(3m⨯3m) 공간에서 발사와 회수를 할 수 있으며 원격 제어방식으로 수직이착륙 할 수 있다. 지금까지 드론 발사를 위해 충분한 공간을 마련하고 회수를 위해 그물까지 준비해야 했던 것과 비교해 큰 장점이다. 마틴UAV는 한 시연에서 이동 중인 트럭 뒷칸에 내려앉는 V-배트의 정교한 착륙 능력을 과시했다.

V-배트는 수직 이륙을 제공하는 덕트 꼬리 프로펠러로 이륙한 후 고정익 수평비행으로 전환할 수 있다.

일단 이륙하면 45노트(시속 83km)로 8시간 동안 비행하며, 최고속도 90노트(시속 167km)로 고도의 경계를 뚫고 고도 15000피트(4.6km)까지 치솟았다가 안전하게 돌아온다.

서류가방 안에 들어있는 콘솔을 통해 원격 조종되며 단발 엔진으로 팬을 추진하도록 설계됐다. 엔진은 183cc 2행정식이며 덕트 팬 추진과 제어 시스템에 약 13마력의 힘이 제공된다. 소형 승용차는 통상 80~100마력의 힘으로 구동된다.

▲V-배트는 “전쟁의 게임양상을 바꿀 비행체”로 평가받고 있다. 대서양에서 테스트 중인 V-배트. (사진=미해군)

통신 범위가 최대 50마일(80km)인 모듈식 가시거리 데이터 링크를 통해 제어된다. V-배트는 이같은 특징을 살려 감시·전투·GPS 지도제작 등에 활용될 전망이다.

또한 임무 요구 사항을 충족하기 위해 상호 교환 가능한 다양한 탑재물을 운반할 수 있다. 여기에는 전자광학/적외선(EO/IR), 합성개구레이더(SAR), 전자전(EW) 탑재물 등이 포함된다.

V-배트는 GPS수신기능은 물론 관성 항법시스템(INS)도 갖추고 있다. INS는 가속도계, 자이로스코프 및 자기계 등의 센서를 사용해 위치, 속도 및 진행 방향을 추정한다. 이번에 업그레이드후 시연된 V-배트는 GPS가 거부된 영역에서의 항법기능을 갖추고 있다.

지난달 V-배트 제작사 마틴 UAV가 인공지능(AI)회사인 쉴드 AI(Shield AI)에 인수됐다. 따라서 V-배트는 쉴드AI의 하이브마인드(Hivemind) 자율시스템을 통해 GPS없는 항행 및 자율 기능을 더욱 강화할 수 있게 됐다.

미 해군 지난 4월 시제품 및 개발 기종 선정···미해병·해안경비대도 주목

미 해군은 지난 4월 마틴 UAV의 V-배트 시스템을 수직이착륙(VTOL) 드론 시제품 제작 및 개발용 기종으로 선정했다. 지난 2016년부터 V-배트를 테스트해 온 미 해군이 이 신형 장거리 드론을 거의 모든 곳에서 실전 배치할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는 신호탄이다.

▲미 해군이 지난 4월 V-배트를 전술 드론 시제품 생산 및 개발용으로 채택한 데 이어 미 육군도 V-배트(사진)를 포함한 4종의 경쟁 드론 최종 테스트를 마쳤다. (사진=마틴UAV)

이 기종은 개방형 아키텍처, 교체 가능한 탑재물, 직선 및 수평 비행으로의 자동 전환과 같은 기능으로 해군의 요구사항을 충족시켰다.

미 해군은 이미 2년전 대서양 상공에서 V-배트 시험을 마쳤다. 마틴 UAV는 지난 2015년부터 V-배트를 개발해 왔다.

미 육군 대령 출신인 히스 니에미 마틴 UAV 최고 개발 책임자는 “마틴 UAV의 V-배트는 끊임없이 변화하는 지형에서 전투기의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설계됐으며, 현재 해군이 향후 작전에서 더 잘 장비를 제공하는 능력 및 임무 재편 요구에 필수적인 부분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미 해군과 육군에 이어 해병과 해안경비대도 이 드론을 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9년 아프가니스탄에서 텍스트론사의 RQ-7B 섀도를 날리기 전 점검중인 미군 병사. (사진=위키피디아)

또한 이 드론 기능은 도시전에 대비한 미국방부의 비전에도 들어맞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미 국방부에 따르면 대도시에서도 이처럼 작은 공간에서 손쉽게 배치할 수 있는 드론은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군사용, 법위반 단속용은 물론 산업과 환경 감시 분야에서 많은 응용분야를 갖게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군이 V-배트를 채택해 대규모 배치 결정을 내릴 경우 더 많은 민간분야 활용 가능성도 예고된다.

▲‘V-배트 128’은 마틴 UAV가 미육군을 위해 업그레이드한 V-배트 계열 최신 버전이다. (사진=마틴 UAV)

경쟁사의 다른 드론들은?

지난달 끝난 미육군 미래 전술 드론 선정을 위한 테스트에 참여한 여타 경쟁 경쟁 3사 드론의 모습(아래)을 보면 왜 V-배트가 주목받는지 알 수 있다.

▲아크투루스의 점프20 VTOL. (사진=아크투루스)
▲L3해리스 언맨드시스템즈의 FVR-90.(사진=L3해리스)
▲텍스트론의 에어로존데 하이브리드 쿼드(HQ). (사진=텍스트론)

이재구 기자

jklee@tech42.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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