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사우디서 총 탑재한 로봇개 훈련···드론 격추용 미션 예고

미 육군이 최근 사우디아라비아의 훈련장에서 로봇개를 무장시켜 대(對) 드론 사격 훈련을 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미군, 그리고 중동 우방국이 드론(무인항공기) 공격을 당할 때를 대비해 기존 무기를 대체할 수단으로 투입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밀리터리닷컴은 1일(현지시각) 미 육군 관계자의 말을 인용, 미군이 인공지능(AI) 기반 총 탑으로 무장한 최소 1대의 로봇견을 중동(사우디아라비아)으로 파견해 미군 장병을 위한 새로운 대 드론 능력 테스트를 했다고 보도했다.

미 육군이 공개한 사진속 로봇개의 측면에 외로운 늑대(Lone Wolf·론 울프)라는 이름이 새겨져 있다. 데일리메일은 이 로봇개(비전 60)가 중동 전장에 투입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이는 이스라엘-레바논이 격돌한 중동 전장에 투입될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으로 읽힌다.

이들 매체에 따르면 미 육군은 사우디아라비아의 레드샌즈 통합실험센터(Red Sands Integrated Experimentation Center)에서 무장 로봇개 론울프의 실전투입 리허설용으로 파견했다.

론울프는 잔등에 AR-15/M16 방식의 소총을 장착했으며, 이 총은 공중 표적을 탐지할 수 있는 AI 구동 회전 마운트에 부착돼 있다.

데일리메일은 미군이 지난주 공유한 론 울프의 사진을 소개하면서 여기에는 한국산 고스트로보틱스 비전(Ghost Robotics Vision 60) 4족 무인지상차량(Q-UGV)이 비공개 장소에 있는 모습이 나와 있다고 전했다.

앞서 지난 7월 우리나라 LIG 넥스원은 미국 4족보행 로봇개 제조업체인 미국 고스트로보틱스 인수작업을 완료했다. 고스트로보틱스의 로봇개(UGV) ‘비전 60’은 1일 서울에서 열린 국군의 날 기념식 시가행진에서도 시민들에게 선보였다. 용산 대통령실에서 경비견으로 시민들에게 공개됐던 로봇개도 같은 회사 제품이다.

로봇개가 드론잡는 전투 양상 예고

미 육군이 최근 사우디아라비아 훈련장에서 새로운 전쟁 기계에 대해 테스트를 했다. 론 울프 로봇개는 특히 적의 드론을 격추하는 데 초점을 맞춰 설계됐다. (사진=미 육군)

이 로봇개의 용도에 대해 미 육군본부 대변인은 밀리터리닷컴에 “이 무장 로봇견이 지난달 테스트된 여러 비(非) 카운터 드론 시스템 중 하나다”라고 말했다. ‘카운터 드론’ 시스템은 안티드론으로도 불리는데 드론을 탐지, 추적해 궁극적으로 파괴하고 파괴하도록 설계된 솔루션으로서 대개 스테이션 형태를 띠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레드샌즈 통합 실험 센터는 미국과 걸프만 아랍 국가 간의 전략적 관계의 일부로서 2022년에 문을 열었다.

밀리터리닷컴에 따르면 전자 광학식 조준 시스템이 특징인 로봇개 잔등의 특수 포탑은 육군이 최근 8월에 육군 뉴욕 포트 드럼의 전투 능력 개발 사령부(DEVCOM)와 제10 산악 사단이 주도한 별도의 드론 대응 훈련인 하드킬 작전에서 시험해 본 것과 동일한 AI로 지원되는 시스템으로 보인다.

미국방부는 지난 수년 동안 로봇견을 점진적으로 미군 편제에 통합해 왔다. 현재 이 로봇개는 폭발물 처리, 민감 시설의 경계 보안 강화, 혹독한 환경에 배치된 미군의 정보, 감시, 표적 획득 및 정찰 기능 향상 등의 수행에 사용되고 있다.

로봇개는 아직까지도 비교적 새로운 기술이지만 인간 군대가 살 수 없는 곳으로 갈 수 있고, 경계 순찰과 같은 지루한 작업을 더 오래 쉬지 않고 수행할 수 있다는 것이 이미 입증됐다.

로봇개를 드론용으로 도입하는 이유

중동에서의 훈련은 미국과 걸프 국가 간 파트너십의 일부다. ‘실사격 훈련’을 관람한 사람들은 론 울프(Q-UGV)가 9월 18일 사우디아라비아 레드샌즈 훈련장에서 리허설을 하고 있다. 참가자들은 개방된 잔디밭을 돌아다니며 AI 기반 카메라를 움직여 표적에 초점을 맞추는 것을 지켜보았다. (사진=미 육군)

보도에 따르면 미국방부는 로봇개 훈련 배경에 대해 중동 및 기타 지역에서 드론 위협이 급증하는 가운데 해외 주둔미군을 위해 기존 미사일보다 저렴한 새로운 카운터드론 솔루션을 빠르게 추진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로이드 오스틴 미국방장관은 지난달 27일 서한에서 미 국방부의 중요한 두 번째 ‘레플리케이터 이니셔티브’(Replicator Initiative)는 분명히 해외주둔 미군을 보호하기 위한 드론 방어 시스템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가운데 미국방부는 미군장병의 드론 방어와 관련해 비용과 효율성 모두를 확보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안티드론 솔루션에는 코요테 드론과 같은 비교적 저렴한 안티드론 장치, 차량 장착형 고에너지 레이저 및 고출력 마이크로파와 같은 지향성 에너지 무기, 그리고 스마트 스코프, 소총 장착형 재머(드론신호 교란기), 보병이 표준 소총으로 정확도를 높이는 데 도움을 주는 산탄총알 같은 탄환이 포함된다. (코요테 드론은 길이 600mm, 날개 폭 1473mm, 무게 5.9kg, 최대 시속 130km로 공압 상자 발사대에서 발사되는데 적 드론과 충돌하거나 근처에서 폭발해 파편을 분산시킨다.)

미군은 저렴한 미사일과 이국적 에너지 무기 외에도 로봇개에 자율총을 탑재함으로써 새로운 카운터드론으로 사용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 육군의 하드킬과 레드샌즈 카운터드론 실험에서 고스트 로보틱스의 무장 로봇 개와 함께 선보인 다른 기술로는 우선 방산업체 인베리언트(Invariant)의 컨테이너화된 무기 시스템(Containerized Weapon System·CWS)이 있는데, FGM-148 재블린 대전차 미사일이나 다양한 원격 조종 총 시스템을 장착할 수 있다. 또 무기 제조업체 라인메탈(Rheinmetall)의 자율 미션마스터 XT(Mission Master XT) 무인지상차량(UGV)은 7.62mm M134D 미니총 두 정을 장착하고 있다. CWS는 전방 작전 기지, 전투 전초기지, 진입 통제소, 비행장, 대사관, 해군 자산 및 기타 고가치 지역에 대한 치명성을 향상시킨 확장 가능한 독립형 전력 보호 기능을 제공하기 위해 개발됐다. 또한 미국방부는 최근 방위 기술 스타트업 앨런 컨트롤 시스템즈의 불프로그(Bullfrog) 자율 총 시스템을 테스트했는데, 이 시스템은 7.62mm M240 기관총을 AI 구동 포탑에 연결해 탄약소모를 최소화하면서 하늘에서 오는 드론을 몰아낼 수 있다고 한다.

미군이 로봇개와 자율 총기 시스템에 중점을 두는 배경엔 해외주둔 미군이 직면한 무기 비용 문제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코요테 요격 드론 가격은 여전히 1기당 10만 달러에 이른다. 방산업체 계약자들은 값비싼 미사일과 대조적으로 AI 구동 로봇 총이 평균적인 미군 군인처럼 수십(또는 수백) 발을 소모하지 않고도 빠르게 움직이는 표적을 추적, 공격, 파괴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시스템을 별도의 무인 플랫폼 위에 올려놓으면 로봇 총은 표면적으로 지속적인 위협 보호 계층을 추가하는 동시에 군인들이 더 중요한 작업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해준다.

론울프에 탑재된 무기는

로봇 개에는 AI로 구동되는 회전 플랫폼에 장착된 인공지능(AI) 기반으로 자율 발사가 되는 AR-15 소총이 장착돼 있다. 미육군은 로봇개의 이름이 ‘론 울프’라고 밝히지는 않았지만 대형 대물 렌즈에 이름이 새겨져 있다. (사진=미육군)

육군은 총을 탑재한 로봇개의 이름을 ‘론 울프’로 지정하지 않았지만, 이 이름이 로봇개 등에 탑재된 대형 대물 렌즈에 새겨져 있다.

론울프 측면의 대형 전자 광학 조준 시스템은 공중 표적을 찾을 수 있는 적외선이나 열 화상 기능을 갖추고 있다. 후면 마스트에는 고프로와 유사한 비디오 카메라가 장착돼 있다.

무장한 이 4족보행 기계는 인간 병사가 접근할 수 없는 공간을 드나들며 작전하기에 이상적이며, 병사들이 위험에 빠지지 않게 하면서 드론을 격추시킬 수 있다.

이 무장 로봇은 지난 8월 1일 미국 뉴욕 포트 드럼에서 육군의 하드 킬 작전(Operation Hard Kill)용으로 등장해 이 부대의 카운터 드론(UAS) 장비 사용능력을 과시한 바 있다.

미국방부는 최근 몇 년 동안 로봇견을 무기고에 추가 비축했으며, 해병대는 원격 무기 시스템과 대전차 로켓 발사기를 갖춘 4족 보행 로봇을 테스트했다. 미육군은 이미 미군 부대에 4족 보행 기계를 배치해 강력한 소총을 장착해 놓고 있다.

고스트 로보틱스의 로봇개 비전60은 복잡한 도시 및 자연 지형을 탐색하고 최대 10kg까지 운반할 수 있으며 낙하산으로도 배치할 수 있다.

고스트 로보틱스의 로봇개 V60의 잔등에 기관총이 탑재된 모습이 처음 등장한 것은 지난 2021년 10월 워싱턴D.C.에서 열린 미육군협회 연례모임 행사장에서였다. 잔등에는 사정거리 1200m인 6.5mm 구경 탄환을 사용하는 저격용 기관총이 탑재돼 있었다. (사진=고스트로보틱스)

고스트로보틱스 로봇개가 잔등에 기관총을 탑재된 모습으로 처음 등장한 것은 지난 2021년 10월 워싱턴D.C.에서였다. 당시 미 육군협회 연례모임 행사장에 전시된 고스트로보틱스 로봇개 잔등에는 사정거리 1200m인 6.5mm 구경 탄환을 사용하는 저격용 기관총이 탑재돼 있었다.

미국방부는 소총 탑재 외에도 2022년 이래 이 로봇개에 무기 시스템을 장착하는 실험을 점점 더 많이 해 왔다.

특히 미 해병은 오닉스 인더스트리(Onyx Industries)의 원격 무기 시스템인 센트리(SENTRY)와 대전차 로켓 발사기인 M72 LAW를 장착한 4족 보행 로봇을 시험했다. 특정되지 않은 AI 시스템을 사용하는 이 로봇개는 표준 M4 카빈이나 M249 분대 자동 무기로 무장한 일반 군인보다 훨씬 정확하고 정밀하게 잠재적 공중 위협을 식별, 추적 및 공격할 수 있다고 한다.

미 육군은 이 기계화된 개에 최근 차세대 분대 무기 프로그램에 따라 M4 카빈 대신 배치한 새로운 6.8mm XM7 소총 장착을 고려하고 있다.

미 16 항공 공격 여단의 랜스 히스 상병은 고스트 로보틱스의 로봇개 기능에 대해 “항공 엔지니어로서 우리는 반드시 이 로봇개 기능을 눈과 귀로 사용할 것이다. 우리가 복합주택군이나 불확실한 지역에 접근한다면 이 지역에서 나아가고 이 지역을 관찰할 수 있는 키트를 찾게 될 것이다. 이 개에 라이다를 부착해 3D 이미지 지도를 만들 수도 있다. 따라서 지휘관은 위험을 평가하고 앞으로 나아가는 데 따른 위험들을 완화할 수 있다. 이와 같은 키트의 유일한 목적은 아군이 위험에 노출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무장 로봇견 보유국, 미국만이 아니다

중국 인민해방군(PLA)은 지난 5월 16~30일 캄보디아에서 캄보디아군과 함께 실시한 골든드래곤 2024 군사 훈련에서 기관총을 장착한 로봇개로 사격 훈련을 한 사실이 확인됐다. (사진=CGTN 화면 캡처)
러시아가 2022년 연례 러시아 육군 국제 무기 엑스포에서 대전차 로켓 발사기(RPG)를 탑재한 로봇 개 ‘M-81 컴플렉스’를 전시했다. 이 공격용 로봇개는 중국 유니트리 고(GO)1 로봇개를 기반으로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사진=RIA 노보시스티 화면 갭처)

그러나 로봇개를 보유해 무기를 실어 실험하고 운용 중인 나라는 미국뿐만이 아니다. 러시아, 중국, 영국 등도 이 섬뜩한 기술을 실험하고 있다.

지난 5월 중국 인민해방군(PLA)과 캄보디아 군이 실시한 골든 드래곤 연합 군사 훈련에서 기관총을 장착한 로보하운드가 중국에 의해 공개됐다.

중국 국영 방송사 CCTV 등이 공유한 동영상에서 이 로봇개들은 2~4시간 동안 작전을 수행하고, 경로를 계획하고, 목표물에 접근하고, 장애물을 피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러시아는 또한 2022년에 러시아 연례 육국국제무기엑스포에서 대전차 로켓 발사기(RPG)를 탑재한 로봇 개 ‘M-81 콤플렉스’를 전시하기도 했다. 이 로봇개는 중국산으로 알려지고 있다.

아래는 미육군이 사용중인 고스트 로보틱스의 로봇개 활동 모습이다.

이재구 기자

jklee@tech42.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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