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산업의 빅뱅 'OTT 전성 시대'

출퇴근길 지하철 안에는 매일 같이 익숙한 광경이 펼쳐진다.
양 손을 올려서 머리는 조아리며 휴대폰을 보는 익숙한 광경.
기성세대와 MZ(밀레니엄+Z세대)세대 구분 없이 모두 휴대폰 삼매경이다.

많은 전문가들은 방송국의 편성 시간에 따라 시청하는 본방 사수는 없어질 거라고 예언한다.

대표적으로 OTT 서비스의 대표주자 넷플릭스의 CEO인 리드 헤이스팅스는 "앞으로 10~ 20년 뒤에 사람들은 리니어 채널이 있었다는 사실에 놀랄 것이다. TV 방송 시대는 2030년까지만 지속될 것이다"라는 말로 다가올 OTT 시장에 대해 말했다.

원하는 시간, 원하는 장소에서 서비스를 누릴 수 있는 OTT 등장 때문이다. OTT 서비스의 유형은 유튜브처럼 광고를 보는 사람과 안 보는 사람의 요금제를 구분하는 광고형 VOD(AVOD), 영상 한편 한편에 대해 돈을 지불하는 거래형 VOD(TVOD), 넷플릭스처럼 월 정액 요금을 내고 무제한 이용할 수 있는 가입형 VOD(SVOD)이 있다.

다양한 형태의 플랫폼이 생기면서 복수 OTT에 가입하는 이용자 수는 늘어나고 있지만, 원하는 콘텐츠를 보기 위해 4~5개의 OTT에 가입해야 하는 단점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로 인해 거리 두기가 확산되면서 폭발적인 성장세를 이끌고 있다. OTT 서비스의 가장 큰 장점은 내가 원하는 시간에 시청할 수 있으며 내가 원하는 곳에서 시청이 가능한 시간적, 공간적 제약이 없는 것이다. 

미국의 경우에도 2017년 기준, 넷플릭스에 가입한 가입자 수가 케이블 TV 가입자 수를 추월했다.

우린 바야흐로 OTT 시대에 살고 있는 것이다.

국내에서 가장 많이 이용하는 OTT 서비스는 역시 '넷플릭스'다.

2016년에 국내 진입한 넷플릭스는 LG유플러스, KT와 협력하며 380만 유료 구독자를 중심으로 국내 시장에 자리 잡고 있다.

하지만 380만 유료 구독자들 입에서 '볼 건 다 봤다'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코로나19의 확산세로 정점을 찍었지만, 코로나19의 진정세로 점차 그 영향력이 감소하는 추세이다.

시장조사업체 닐슨코리안클릭에 따르면 올해 4월 넷플릭스의 국내 월간 활성 이용자는 808만 3501명으로 전월(823만 6288명)보다 15만 2787명(1.9%) 줄었다. 지난 1월 899만 3785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3개월 연속 감소하고 있다.

아마존 프라임과 디즈니플러스의 강력한 글로벌 콘텐츠 업체들이 공격적으로 마케팅을 벌이고 있는 것도 넷플릭스에는 악재다. 특히 디즈니플러스는 올해 하반기 한국 진출도 계획하고 있다.

최근 주요외신은 워너브라더스를 소유한 워너미디어 사업부가 디스커버리와 합병해 새로운 회사를 설립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미국 최대 통신사인 AT&T 자회사 워너미디어와 다큐 왕국으로 유명한 케이블 TV 사업자 디스커버리가 인수합병(M&A)을 결정하며 글로벌 OTT 경쟁이 치열해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그 경쟁에 중심은 '콘텐츠'다.

이는 '볼 건 다 봤다'라는 콘텐츠의 부재가 가장 큰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이며, 신규 콘텐츠 생성과 꾸준한 마케팅으로 인한 구독자수 확보는 OTT시장의 필수 성공요소다.

현재 국내 OTT는 웨이브, 티빙, 시즌, 왓챠, 쿠팡플레이 등 다양하게 포진돼 있다.

국내 2위 OTT 업체인 웨이브는 ‘펜트하우스’ 흥행 후, 후속 콘텐츠 ‘모범택시’까지 승승장구 중에 있다.

5주째 1위를 차지한 모범택시 시청시간은 전주대비 12% 증가해 펜트하우스 시즌2에 달하는 기록을 세웠다. 국내 오리지널 콘텐츠 경쟁력을 확인한 웨이브는 이에 멈추지 않고 2023년까지 3000억 원, 2025년 총 1조 원 규모 투자를 발표했다.

["넷플릭스 넘겠다" 오리지널 콘텐츠에 1조 원 투자하는 토종 OTT 웨이브]_자사 3월 26일자 기사

또 ‘미생’ ‘도깨비’ ‘시그널’ ‘비밀의 숲’ 등 국내 대표 드라마를 성공시킨 이찬호 전 스튜디오드래곤 CP를 콘텐츠 전략본부장(CCO)으로 선임했다. 이를 통해 웨이브가 추진 중인 기획 스튜디오 설립에도 속도가 붙을 예정이다.

3위 티빙도 1월 311만 9928명에서 2월 276만 명대로 감소했으나 3월 327만 명대, 4월 293만 명대를 기록하며 선전하고 있다.

티빙은 ‘빈센조’ ‘경이로운 소문’ 히트작을 바탕으로 향후 3년간 약 4000억 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티빙 관계자는 "국내에서 거의 유일한 콘텐츠 사업자가 하는 플랫폼이다. 기본적으로 CJ ENM이 갖고 있는 콘텐츠 제작 역량, JTBC 스튜디오도 있다. 우리는 어떻게 보면 좋은 콘텐츠를 빨리 만들 수 있는 제반 상황이 있는 것"이라며 "실행력이 빠르다. 아무리 투자가 있다고 하더라도 실행하지 않으면 안 된다. 앞으로도 콘텐츠 경쟁력 측면에서 대단하지 않을까 생각된다"라고 밝힌 바 있다.

다만, 국내 업계 동향은 그리 좋은 모양새가 아니다.

IPTV 3사로 구성된 한국IPTV방송협회는 20일 "최근 대형 특정 콘텐츠 사업자가 전년 대비 25% 이상이라는 비상식적 수준으로 공급 대가 인상을 요구했다. 동의하지 않으면 콘텐츠 공급을 중단하겠다는 으름장까지 놓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협회는 OTT에 대한 콘텐츠 제공과 관련, "해당 특정 업체가 자사 OTT에는 저렴한 가격으로 콘텐츠를 공급한다"라며 "유료방송은 실시간 채널로만 방영하고 VOD는 자사 OTT에서만 볼 수 있도록 서비스 권리를 제한한다"라고 차별 논란을 제기하고 있다.

코로나19는 우리 일상생활에 많은 변화를 가져다주었다. 비록 국내 OTT 시장의 빅뱅이 코로나19로 시작된 성장세라고 하지만 분명한 건 미디어 산업의 붐을 일으키고 있다는 것이다.

이제 우리는 추격을 시작하고 있는 단계이다. 제 밥그릇 싸움으로 끝날 것이 아니라, 창의적인 콘텐츠로 미래를 준비해야 시청자들을 사로잡을 수 있을 것이다.  

김광우 기자

kimnoba@tech42.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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