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사일 쏘듯… 잠수함 발사형 쿼드콥터 무인항공기 등장

이스라엘 업체가 개발한 잠수함 발사형 첫 쿼드콥터 무인항공기(드론) 발사 모습. (사진=스피어UAV)

이스라엘이 세계 최초로 잠수함에서 어뢰처럼 발사할 수 있는 쿼드콥터 드론을 개발했다. 캡슐에 들어있는 무인항공기(드론)를 해수면에 쏘아올린 후 여기서 다시 공중으로 발사하는 방식이다. 해수면에 최장 24시간이나 떠있다가 다시 공중으로 발사될 수도 있는 혁신적 잠수함 발사형 ‘쿼드콥터’ 드론이다.

지난 미국이 개발해 배치한 것으로 알려진 또 다른 잠수함 발사형 ‘고정익’ 드론과 차별화된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미국의 잠수함 발사형 고정익 드론을 구입할 계획인 인도해군이 독자적 드론도 개발하겠다고 나섰다. 이는 지난달 중순 중국이 드론 이동용 항공모함 진수식을 한 지 한 달도 안돼 나온 소식이다. 미·중은 물론 전세계가 제해권 장악에 첨단 군사 드론 기술개발이 필수적이라고 본다는 것을 방증한다.

이러한 소식을 계기로 각국이 잠수함 발사형 드론을 개발하는 이유, 이스라엘 방산업체의 혁신적 잠수함 발사형 드론과 지난해 미국이 개발한 잠수함 발사형 드론을 살펴보고, 인도 해군의 잠수함 발사형 드론 개발 계획도 살펴본다.

왜 잠수함 발사형 드론이 필요할까?

자율 드론 사용은 전세계 각 군 별로 눈에 띄게 증가해 왔다. 전 세계 해군은 드론을 발사할 수 있는 함선과 함정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특히 잠수함에서 발사되는 드론 필요성은 날로 증가하고 있다. 잠수함은 초기부터 잠망경의 한계로 인해 지평선 너머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볼 수 없다는 단점 때문에 고통을 겪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로 해서 전 세계 해군은 한 세기 이상 동안 잠수함 잠망경 시야를 넓히기 위한 많은 방법들을 실험해 왔다. 연, 자이로콥터, 그리고 심지어 비행기까지 잠수함에서 발사됐지만 이전의 이 모든 것들은 잠수함이 수면 위로 떠올라야 한다는 단점을 가지고 있었다.

이스라엘 세계 최초로 ‘잠수함 발사형 쿼드콥터’ 드론개발

이스라엘 스피어 UAV사의 ‘나이녹스 103 UW’는 어뢰형으로 발사돼 공중에서 이같이 날개를 편 모양으로 배치돼 잠망경 깊이(20m)에 있는 물속 잠수함의 눈이 된다. 이 드론이 공중으로 발사되면 약 10km 항속거리와 45분의 항속시간을 갖고 비행한다. 이 작은 크기의 드론은 탐지될 가능성을 줄이는 낮은 음향, 열 및 시각적 특징을 가지고 있다. (사진=스피어UAV)

이스라엘에 본사를 둔 방위산업체 스피어UAV(SpearUAV)는 최근 홈페이지에 잠수함 발사형 쿼드콥터 드론인 ‘나이녹스 103 UW UAS’를 공개했다.이 드론은 잠수함에서 공중으로 발사되는 캡슐에 싸인 자율 드론으로서 목표물 공중에서 맴돌 수 있는 쿼드콥터 설계에 기반하고 있다는 점에서 차별성을 가진다.

잠수함은 나이녹스 103 UW 드론을 발사해 잠망경 범위를 훨씬 넘어서는 시야를 확보하면서 목표물을 교묘하게 감시할 수 있다.

수중(잠수함) 발사형 나이녹스 103 UW드론은 캡슐화된 드론이 물에 잠긴 플랫폼에서 발사된 뒤 바다의 혹독한 환경에서도 최대 24시간 수면 위에 정지한 채 잠복해 있을 수 있다. 잠수함은 드론을 발사하고 나서 드론이 공중에 뜨기 전에 수 마일 떨어진 곳으로 이동할 수도 있다. 이 드론은 일반 공중으로 발사되면 6마일(9.6km)의 항속거리와 45분의 항속시간을 갖고 비행한다. 이 작은 크기의 드론은 탐지될 가능성을 줄이는 낮은 음향, 열 및 시각적 특징을 가지고 있다.

잠수함 발사형 드론 캡슐은 공중으로 발사되기 전까지 최대 24시간 동안 해수면에서 휴면 상태로 있다가 공중으로 떠오를 수 있다. (사진=스피어 UAV)

이 드론에는 전기 광학/적외선(EO/IR) 센서가 탑재돼 작동하며, 드론은 개방형 아키텍처를 가진 인공지능(AI) 시스템을 사용해 목표물을 자동으로 인식한다.

이는 앞서 개발된 육상이나 해상 플랫폼에서 발사되는 최대 1kg을 탑재하고 최대 20노트(시속 37km)의 풍속을 견디는 나이녹스 103을 기반으로 만들어졌다.

잠수함, 다른 플랫폼 또는 해안 특수부대 팀과의 통신은 암호화된 통신, 타사 데이터 통합 및 교차 도메인 통신을 사용한다.

스피어UAV는 자사의 나이녹스 제품군에 수류탄 던지듯 발사되는 드론에서부터 탱크와 이동식 전투차량에서 발사되는 드론에 보병용 웨어러블, 자율 자폭 드론도 보유하고 있다. 이 회사는 홈페이지에 자사가 다 년 간의 비행 경험을 가진 이스라엘 공군 퇴역군인들에 의해 설립됐으며, 이스라엘 국방부에 여러 프로젝트를 공급하는 방산업체라고 소개하고 있다.

뉴 아틀라스는 스피어UAV가 이 드론을 시험했으며, 현재 다른 방산업체들과 함께 새로운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고 지난 9일 보도했다. 전직 대령 출신인 가디 쿠퍼만 스피어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는 “이 시스템은 성공적으로 테스트됐으며 스피어UAV는 새로운 개발 작업을 계속함에 따라 여러 방산업체들과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래 동영상은 이스라엘 스피어UAV사의 잠수함 발사형 나이녹스 103 UW 드론 소개 영상이다.

미국의 잠수함 발사형 고정익 드론 ‘블랙윙’

미해군이 도입한 잠수함 발사형 고정익 드론 발사 모습. (사진=에어로 인바이얼런먼트)

미군은 수 년 간 수중에 발사할 수 있는 정찰 플랫폼 역할을 하는 드론을 찾아 왔다. 이들이 선택한 것은 직진성 고정익 무인항공기(드론)이었다. 미국 해군은 이스라엘에 앞서 잠수함 발사형 고정익 드론인 블랙윙(Black Wing)을 도입하고 있다.

지난해 3월 군사전문지 플라이트 글로벌을 비롯한 매체들이 미국방부 산하 국방고등연구계획국(DARPA)이 수중에서 발사되는 드론인 블랙윙 120대를 구입할 계획이라고 보도하면서 밝혀졌다.

이에 따르면 최초의 드론은 지난 8월 전후로 배치된 것으로 보이며 최종 드론 납품분은 2023년 5월까지 인도된다.

이달들어 인도가 블랙윙 드론을 구매할 것이라는 유라시아 타임즈의 보도까지 나온 것을 볼 때 미 해군의 잠수함용 블랙윙 배치는 속속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블랙윙은 잠수함을 통해 공중으로 발사된다. 드론은 수중 잠수함에서 보호장치(캐니스터)에 채워져 발사되고, 캐니스터는 수면 위로 떠올라 블랙윙을 공중으로 발사한다.

작은 드론은 캐니스터에 맞도록 두 개의 튀어나오는(팝아웃) 날개 세트를 가지고 있다. 날개 폭은 68.6cm이며, 전동식 푸셔 프로펠러로 구동된다. 그 드론의 노즈 부분에는 전기 광학 센서와 적외선 센서가 들어간다. GPS와 관성 항법 시스템도 탑재하고 있다. 전술적 데이터 링크와 결합된 이러한 센서는 드론이 목표 정보를 잠수함에 다시 전달할 수 있게 한다.

블랙윙 서비스 시험은 수년간 이뤄져 온 것으로 알려졌다. 씨파워 매거진은 2020년 11월 미해군 데이브 고긴스 소장의 말을 인용, “2019~2020년 여러 차례 블랙윙을 시연한 후 이 드론이 초기 작전 능력이 있는 것으로 선언했다”고 보도했다. 그는 “미해군이 로스엔젤레스(LA)급 고속공격 잠수함 USS 안나폴리스함에서 블랙윙 발사를 시연했다”고 말했다.

고긴스 소장은 “이 테스트에서 해군 잠수함은 잠망경 깊이(수심 20m)에서 드론을 발사하고 시야 너머의 전략적으로 중요한 범위까지 제어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그렇게 함으로써 잠수함은 이 드론을 조종해 초기 음파 탐지 정보를 얻은 후 타격점 솔루션을 얻었다. 이를 통해 거의 잠수함 어뢰 최대 유효 사거리에서 가상 적함정(이 경우 USS찰스턴 호)을 겨냥하고, 재빠른 가상 어뢰공격을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인도해군도 잠수함 발사 드론 개발에 착수

인도해군은 미군의 잠수함 발사형 ‘블랙윙’ 드론 도입을 서두르면서 한편으로는 자체 드론 개발에 나서고 있다. (사진=에어로 인바이얼런먼트)

미국, 이스라엘에 이어 인도해군도 잠수함 발사형 드론(ULUAV)을 직접 개발할 계획이라고 지난달 30일 이코노믹 타임스, 오버트 디펜스지가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인도 해군은 수중발사 무인항공기(ULUAV) 개발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이 프로젝트는 인도 산업계 연구개발을 위한 인도국방부의 기술개발기금(TDF) 계획에 따라 시작됐다. 이는 무엇보다도 해상 정보감시정찰(ISR), 목표물 추적 및 전투 피해 평가 임무를 수행하기 위한 것이다.

보도는 인도 해군의 ULUAV는 최대 50m 깊이에서 최대 6노트(시속 11km)로 잠항 중인 함정에서 533mm 어뢰관을 통해 소모성 캐니스터로 발사될 것이라고 전했다. ULUAV는 25km의 시야 범위, 30노트 이상(시속 55.6km)의 속도, 1시간 이상의 항속시간을 가지게 된다. 또 잠망경 깊이에 있는 수중 플랫폼(잠수함)과 통신을 유지하게 된다. 레이더 흡수재를 이용해 잠망경의 레이더 단면적을 줄이는 사업도 시작됐다.

인도해군이 개발하려는 ULUAV는 고정 접이식 날개 또는 멀티콥터 타입이 될 것이다. ULUAV는 소모성이 되겠지만 무동력식 3x3m 갑판을 가진 바지선이나 평시 사용되는 부유식 백으로 회수될 수 있어야 한다. 발사 캐니스터의 길이는 최대 6m, 무게는 1톤이 될 수 있지만 ULUAV의 보관함은 직경 0.6m로 1.2m를 넘지 않아야 한다.

인도해군은 15대의 드론시스템을 도입하려는 것으로 알려졌다. 각 시스템에는 어뢰 발사관에서 발사되는 사 ULUAV, EO/IR 카메라, 저장 및 충전 박스, 배터리, 회수 시스템 또는 플로팅 백 및 10개의 캐니스터가 포함된다. 초기에는 ULUAV 2대와 캐니스터 10기가 개발될 예정이다.

지난달 30일 인도 이코노믹타임스, 오버트 디펜스 등은 5월말 열렸던 드론마호트사브(Drone Mahotsav) 행사에서 인도 거대 방산업체 체 라르센 앤 타우브로(L&T)사는 미공군 과 협력관계를 갖고 있는 뱅갈루루 소재 뉴스페이스리서치앤테크놀로지사와 잠수함 발사형 드론 개발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인도 해군은 급속히 노후화하고 있는 잠수함들을 보강하기 위해 이러한 혁신적 해결책을 모색하고 있으며, 대체함 선정까지 수 년이 남았다.

이재구 기자

jklee@tech42.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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