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연료전지, 땀에서 에너지를 얻는다

▲‘웨어러블 마이크로 그리드’는 사진에서 보듯 사람의 땀과 움직임에서 나오는 에너지를 사용해 LCD 손목시계와 전자 크롬 장치에 전원을 공급한다. (사진=샌디에이고대)
▲‘웨어러블 마이크로 그리드’는 사진에서 보듯 사람의 땀과 움직임에서 나오는 에너지를 사용해 LCD 손목시계와 전자 크롬 장치에 전원을 공급한다. (사진=샌디에이고대)

운동 중 사람 몸에서 나는 땀과 마찰력을 이용해 에너지를 발생(전력을 수확)시키고 저장해 이것으로 작은 웨어러블 전자제품(시계 등)을 작동시킬 수 있을까? 일단 확인된 성과는 10분간 운동하며 에너지를 발생시켜 소형 기기를 30분 동안 지속적으로 작동했다는 것이다.

미 캘리포니아 주립 샌디에이고대학(UC샌디에이고) 나노 공학자들은 이른바 ‘웨어러블 마이크로그리드(Wearable Microgrid)’옷을 통해 이를 실현했다. 이 내용은 지난 9일자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발표됐다.

샌디에이고대 제이콥스공대 나노 공학 박사과정 학생인 루인(제1 공동저자)은 “우리는 지속 가능하고 믿을 수 있고 독립적으로 구동되는 웨어러블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 마이크로 그리드의 개념을 적용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를 “도시에 있는 마이크로 그리드가 풍력이나 태양열 같은 지역적이고, 재생 가능한 다양한 전력을 통합하듯이 웨어러블 마이크로 그리드는 에너지 저장시스템을 포함하는 동시에 땀과 움직임 같은 신체의 다른 부분으로부터 에너지를 국지적으로 수확하는 장치를 통합했다”고 설명했다.

셔츠에 인쇄된 바이오연료전지·마찰 발전기·슈퍼축전지 조합···입고 달리면?

이 입는 마이크로그리드 장치는 샌디에이고대 웨어러블 센서 센터장이자 교신 저자인 조지프 왕 샌디에이고 나노공학과 교수 팀이 개발한 유연한 전자부품의 조합으로 만들어졌다. 각 부품은 셔츠에 스크린으로 인쇄됐는데 수집되는 에너지의 양을 최적화하도록 배치됐다.

연구 팀이 개발한 ‘웨어러블 마이크로 그리드’는 크게 세 부분, 즉 ▲땀으로 작동하는 바이오 연료 전지 ▲마찰전기 발전기로 불리는 ‘움직임’으로 발전하는 장치 ▲에너지를 저장하는 슈퍼 커패시터(축전지)로 구성돼 있다.

▲웨어러블 마이크로 그리드의 바이오 연료 전지는 땀으로부터 에너지를 수확한다. (사진=샌디에이고대)
▲웨어러블 마이크로 그리드의 바이오 연료 전지는 땀으로부터 에너지를 수확한다. (사진=샌디에이고대)

땀으로 에너지를 수확하는 바이오 연료 전지는 셔츠 안쪽 가슴에 위치해 있다.

마찰 움직임으로부터 에너지를 얻어 전기로 변환하는 장치, 즉 마찰전기 발전기는 셔츠 바깥쪽 팔뚝과 몸통 옆 허리 부근에 위치한다. 이 장치는 걷거나 달리는 동안 팔이 흔들릴 때의 움직임으로부터 에너지를 모은다. 마찰전기 전기 발전기들은 사용자가 움직이기 시작하면 즉시 전원을 공급하게 된다.

일단 이 웨어러블 셔츠를 입은 사용자가 땀을 흘리기 시작하면, 바이오 연료 전지는 전력을 공급하기 시작하는데 이를 사용자가 움직임을 멈춘 후까지 계속한다.

셔츠 바깥 가슴부분에 있는 슈퍼 축전지는 두 장치에서 얻어지는 에너지를 임시로 저장한 후 이를 방출해 작은 전자 기기에 전력을 공급한다. 움직임과 땀을 통해 수확된 에너지는 웨어러블 마이크로 그리드가 전자기기에 빠르고 지속적으로 전원을 공급할 수 있게 해 준다.

루인은 “이 둘을 합치면 서로의 단점을 보완한다”고 말한다. 그는 “이들은 빠르게 작동을 시작하고, 지속적 전력 공급을 할 수 있도록 상호 보완적이며, 시너지 효과를 갖는다. 전체 시스템은 바이오 연료 전지만 가지고 있는 것보다 2배 더 빨리 부팅되며, 마찰적 발전기만 가지고 있는 것보다 3배 더 오래 지속된다”고 설명했다.

어떻게 테스트 했나?

이 웨어러블 마이크로 그리드는 실험 대상자들을 대상으로 30분 세션들을 통해 테스트됐다.

한 세션은 사이클링 기계(실내자전거)에서 운동을 하거나 달리기로 10분간 운동하고 이어 20분 간 휴식을 취하는 것으로 이뤄졌다.

연구팀은 실험을 통해 이 시스템이 LCD 손목시계나 소형 전자크롬 디스플레이(전압을 인가하면 반응해 색상이 변하는 장치)에 각 30분 세션 내내 전원을 공급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모든 부품은 유연하며 세탁할 수 있고, 옷에 스크린 프린팅을 할 수 있다.

어떻게 땀과 마찰전기 발전을 했지?

▲웨어러블 마이크로 그리드의 마찰전기 발전기는 마찰과정에서 에너지를 수확한다. 을 통해 부터 에너지를 수확한다. (사진=샌디에이고대)
▲웨어러블 마이크로 그리드의 마찰전기 발전기는 마찰과정에서 에너지를 수확한다. 을 통해 부터 에너지를 수확한다. (사진=샌디에이고대)

바이오 연료 전지에는 전기 생산을 위해 인간의 땀 속 젖산염과 산소 분자 사이의 전자 교환을 촉발하는 효소가 들어있다. 왕 교수팀은 지난 2013년 발표한 논문에서 땀을 거두어들이는 이른바 땀 수확 웨어러블(sweat harvesting wearable)에 대해 처음 보고했다.

샌디에이고대 웨어러블센서 팀은 이후 이 기술을 소형 전자제품을 작동시킬 수 있을 만큼 확장성 있고 강력하게 업데이트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또한 마찰 전기 발전기들은 음전하를 띤 물질로 만들어져 셔츠 팔 앞쪽에 배치되고, 양전하를 띤 물질이 셔츠 몸통 옆쪽에 배치된다. 걷거나 뛰면서 팔 앞쪽이 몸통 옆구리에 부딪치면서 서로 다른 전하(각각 ‘+’ 와 ‘-’)를 띤 소재가 마찰을 일으켜 전기를 발생시킨다.

이 때 웨어러블 구성요소는 각기 다른 종류의 전력을 제공한다.

바이오 연료 전지는 연속적으로 저전압을 제공하는 반면, 마찰전기 발전기는 고전압 펄스를 제공한다. 시스템이 장치에 전원을 공급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서로 다른 전압을 하나의 안정적인 전압으로 결합하고 조절해야 한다. 바로 여기에 슈퍼 축전지가 들어와 사용된다. 그들은 일시적으로 두 동력원의 에너지를 저장하고 필요에 따라 방출할 수 있는 저장소의 역할을 한다.

루인은 이같은 웨어러블 마이크로 그리드의 발전 및 공급 시스템 원리를 급수 시스템과 비교했다.

그는 “이 작업의 주요 혁신은 웨어러블 기기 자체가 아니라 모든 기기를 체계적이고 효율적으로 통합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바이오 연료 전지는 천천히 흐르는 수도꼭지와 같고, 마찰전기 발전기는 물을 뿜어내는 호스와 같다고 상상해 보라. 그리고 슈퍼축전지는 둘 모두 들어가는 탱크로서 필요한 만큼 탱크에서 (에너지를)끌어낼 수 있다”고 비유해 설명했다.

모든 부품들은 셔츠에 인쇄된 유연한 은(Ag) 연결선(인터커넥트)으로 이어지며, 방수 코팅으로 절연된다. 세제를 사용하지 않는 한 각 부품의 성능은 반복된 굽힘, 접힘 및 구김, 또는 물세탁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

잘 매칭되는 기능 부품들 간 융합의 묘미

▲에너지를 축적해 착용하고 있는 단말기에 제공하는 슈퍼 축전지. (사진=샌디에이고대)
▲에너지를 축적해 착용하고 있는 단말기에 제공하는 슈퍼 축전지. (사진=샌디에이고대)

이 웨어러블 마이크로 그리드의 핵심은 각 구성품들을 효율적으로 통합하는 데 있었다.

루인은 “이 작업의 핵심이 되는 주된 혁신은 웨어러블 기기들 자체에 있지 않으며 오히려 모든 기기들의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통합에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A와 B를 합쳐서 시스템이라고 부르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모두 호환 가능한 폼 팩터(모두 인쇄 가능하고, 유연하고, 펼칠 수 있다), 그에 맞아떨어지는 성능, 상호 보완적 기능을 갖춘 부품을 선택했다. 이는 모두 동일한 시나리오(이 경우 가혹한 이동)에서 유용하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셔츠 외에 다른 부분으로의 응용은?

▲셔츠 착용자가 달리면서 앞팔과 옆구리 부분이 마찰할 때 전기가 발생한다. (사진=샌디에이고대)
▲셔츠 착용자가 달리면서 앞팔과 옆구리 부분이 마찰할 때 전기가 발생한다. (사진=샌디에이고대)

그렇다면 이 특별한 시스템은 어디에 쓸까?

일단 운동선수, 그리고 착용자가 운동하는 경우에 유용하다. 하지만 이것은 웨어러블 마이크로 그리드가 어떻게 사용될 수 있는지에 대한 하나의 예에 불과하다.

루인은 “우리는 이 디자인에만 국한하지 않는다. 우리는 다양한 시나리오에 대해 다양한 유형의 에너지 수확기를 선택해 시스템을 적응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연구원들은 사용자가 사무실 안에 앉아 있거나 바깥으로 천천히 이동하는 동안 에너지를 수집할 수 있는 다른 디자인을 연구하고 있다.

아래 동영상에서 이 연구 성과를 확인해 볼 수 있다.

 

이재구 기자

jklee@tech42.co.kr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저작권자 © Tech42 - Tech Journalism by AI 테크42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 기사

[DMI 2025] 박민성 데이터라이즈 CSO, 매출 성장을 위한 5가지 CRM 전략은?

대표 CRM채널 카카오 톡채널은 현재도 지속 성장 중, 효율을 중시하는 디지털 마케팅 전략 필요 고객과 직접 접촉할 수 있는 온사이트...

디지털 마케팅 인사이트 2025 현장…AI 기반 초개인화로 진화하는 마케팅 격변 ‘실감나네~!’

경기 침체와 불황의 우려가 그 어느 때보다 큰 2025년을 앞두고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되는 디지털 마케팅 경쟁에서 각 기업들이 주목하고 있는 키워드는 바로 ‘초개인화’다. ‘마케팅, 데이터, AI와 브랜딩, 이커머스’ 각 분야의 선두주자들이 이야기하는 초개인화 마케팅 전략, 성공하는 콘텐츠·브랜드 전략에 대한 관심은 이날 'DMI 2025'에 빈틈 없이 자리를 채운 마케터, 디자이너, 광고 기획자 등의 눈빛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청소년 정신건강 이슈’ 틱톡, 10대들 ‘뷰티필터’ 차단한다

청소년들의 불안 증가와 자존감 저하에 대한 우려 속에서 틱톡이 뷰티필터 사용에 대한 광범위하고 새로운 제한을 두기로 했다. 이번에 변경된 청소년 차단 필터는 인위적으로 눈을 크게 키우거나 피부톤을 부드럽게 하거나 하는 등의 효과가 포함되며, 동물 필터와 같은 명백하게 재미있는 효과를 주는 필터는 계속해서 사용이 가능하다.

생활커뮤니티 플랫폼으로 진화한 ‘당근’, 강력한 ‘광고·마케팅’ 엔진 달고 성장 가속화

당근마켓으로 확보한 당근의 이용자 특성은 여느 플랫폼과 다르다. 가입자 4000만명 이상, 월 활성이용자(MAU) 2000만에 달하며 이들이 하루평균 당근에 체류하는 시간은 20분이 넘는다. 당근 집계에 따르면 (2023년 기준) 한해 ‘이웃 간 연결’은 1억 6400만건이 넘고, ‘무료나눔’은 1000만건을 넘어섰다. 그렇게 당근은 지난해 연매출 1276억원을 달성하며 새로운 전기를 맞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