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신반의(半信半疑, 반은 믿고 반은 의심함) 했습니다. 페이스북 보다 앞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상용화에 큰 성공을 거두었던 글로벌 원조 SNS 싸이월드였기에, 부활에 대한 기대가 컸습니다.
올해 부활을 예고하고 존재감을 보여왔던 싸이월드가 어째 시작부터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도토리 환불 약속으로 과거 사용자들의 환심과 시장의 관심을 얻었지만, 그 약속이 지켜지지 않고 있습니다.
새로운 싸이월드 운영권을 보유한 싸이월드제트는 도토리 환불을 약속하면서 이달 7일부터 환불 신청을 받았습니다. 25일 오후 6시 이전에 환불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그리고 사흘이 지났지만 단 한 건의 환불도 없었습니다.
어찌된 일인지 궁금했습니다. 우선 환불 절차부터 알아봤습니다. 과거 싸이월드를 운영하면서 사용자에게 돈을 받고 도토리를 지급했던 운영사는 SK커뮤니케이션즈였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새 운영사 싸이월드제트가 도토리 현황(사용자 신상과 실명 및 계좌확인)을 파악해서 SK컴즈에 환불 요청을 하면 SK컴즈가 돈을 지급하는 방식입니다.
혹시 SK컴즈가 돈 지급을 아까워 하고 있는 것일까요? SK컴즈 측에 확인해 봤습니다.
SK컴즈 측은 "아직 싸이월드로부터 전달을 받은 환불 요청 내용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렇다면 싸이월드제트가 문제인 것일까요?
싸이월드제트 측은 "환불을 위해 SK컴즈와 연동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시간이 걸렸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서 "28일 오후 연동 작업이 마무리돼 사용자들이 이용할 수 있을 것이며, 다음주에 환불이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말했습니다.
기술적인 문제라는 것인데요. 기존 회원수 1100만명에 대한 서비스를 재개할 능력과 자질을 의심해 볼 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기존 회원 중 도토리를 한 개 이상 보유한 회원은 276만여명으로 잔액은 38억 4996만원입니다.
환불 규모도 축소됐습니다. 실제 환불이 가능한 금액은 38억 4996만원이 아닌 24억원 수준으로 줄어들었습니다. 현금이나 상품권으로 구매한 것 외에는 환불이 안된다는 것입니다. 이벤트 등으로 받은 도토리는 환불 대상에서 제외됐기 때문이죠. (당연한 것이지만 애초 환불금액 발표 당시에 좀더 신경을 썼어야 할 부분이었습니다.)
싸이월드의 서비스 재개 시기는 5월 말이었습니다. 그러나 역시 기술적 문제로 인해 7월 이후로 연기됐습니다. 보다 혁신적이면서도 완성도 있는 서비스를 위해 오픈 시기는 늦어질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고객과의 약속을 지키지 못하면서 허둥대는 모습을 볼 때, 1100만명의 추억이 여전히 담긴 '그' 싸이월드가 온전히 돌아올 지는 '반의(半疑)'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