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순민 KT 융합기술원 연구소장 “AI의 급격한 발전이 가능했던 이유? 'A·B·C' 덕분이죠”

KDB산업은행-벤처기업협회, 벤처 지원 강화 위한 협약식에서 산은, 벤처업계 관계자 대상 특강
‘생성형 AI와 ChatGPT가 뭐길래? : 초거대 AI가 가져온 혁신’…KT 고객맞춤형 프라이빗 LLM ‘믿음 생태계’ 소개
텍스트에서 이미지, 영상으로 거듭 한계를 넘는 생성형 AI…그 바탕에 ‘알고리즘’ ‘빅데이터’ ‘컴퓨팅 파워’ 있어
‘생성형 AI와 ChatGPT가 뭐길래? : 초거대 AI가 가져온 혁신’을 주제로 한 배순민 KT 융합기술원 AI2XL연구소장의 특강은 두번의 ‘AI 겨울’의 거친 이후 급격하게 성장한 AI의 역사를 짚어보며 시작됐다. (사진=테크42)

4일 KDB산업은행과 벤처기업협회는 벤처기업 지원 강화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는 기술개발과 사업화에 어려움을 겪는 유망 벤처기업을 발굴하는 경로를 확장하고 벤처생태계 화성화를 지원할 수 있도록 양 기관의 역량을 한데 모으겠다는 의지가 투영돼 있다.

향후 KDB산업은행은 매분기 벤처기업협회가 추천하는 유망기업(신규 벤처인증 기업 등)에 대해 투자 검토를 실시하는 방식으로 양 기관의 투자 파이프라인을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이 외에 벤처기업협회 회원 대상 벤처포럼의 공동 개최, 산업별 최신 기술 트렌드 공유 세션, 투자자 대상 기업 설명회(IR) 라운드, 산은의 벤처금융 소개 등 프로그램 다양화도 병행된다.

한편 이날 행사에서 관심을 모은 것은 강석훈 KDB산업은행 회장과 성상엽 벤처기업협회 회장을 비롯 양 기관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한 특강이었다. ‘생성형 AI와 ChatGPT가 뭐길래? : 초거대 AI가 가져온 혁신’을 주제로 한 배순민 KT 융합기술원 AI2XL연구소장의 특강은 두번의 ‘AI 겨울’의 거친 이후 급격하게 성장한 AI의 역사를 짚어보며 시작됐다.

AI 기술의 연구 개발은 70년 가까운 노력의 과정

카이스트 전산학과 출신의 배 소장은 미국 MIT에서 석·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이후 삼성 로봇사업부 AI 개발팀장을 시작으로 네이버 클로바AI 리더를 거쳐 KT 융합기술원 AI2XL연구소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사진=테크42)

KAIST 전산학과 출신의 배 소장은 미국 MIT에서 석·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이후 삼성 로봇사업부 AI 개발팀장을 시작으로 네이버 클로바AI 리더를 거쳐 KT 융합기술원 AI2XL연구소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대통령직속 디지털플랫폼정부위원회 위원을 비롯해 개인정보보호위원회, 경기도, 서울시, 서울대, 과기정통부, 산업부 등에서 AI, 데이터, 디지털전환 분야의 자문역으로도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특강에 나선 배 소장은 “최근 10년전부터 AI가 엄청 활발하게 일상이나 미디어를 통해 언급되고 있지만, 실제로는 벌써 70년 가량 이어진 노력”이라며 운을 뗐다.

특강에 나선 배 소장은 “최근 10년전부터 AI가 엄청 활발하게 일상이나 미디어를 통해 언급되고 있지만, 실제로는 벌써 70년 가량 이어진 노력”이라며 AI의 역사를 짚었다. (이미지=배순민 소장)

“1956년 다트머스 대학에서 AI라는 단어가 처음 시작됐습니다. 컴퓨터도 없던 시대였지만, 연구자들이 모여서 인간의 인텔리전스를 따라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한 거죠. 당연히 컴퓨터는 물론 데이터도 없던 시절에 인간의 지능을 흉내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죠. 그래서 1974년부터 1993년까지 두 차례의 ‘AI Winter’가 이어졌습니다. 그럼에도 AI에 대해 집중적으로 연구를 계속했던 기업이 있었죠. 바로 IBM입니다. 이 기업은 AI에 대한 믿음이 많이 사라졌을 무렵인 1997년 ‘Deep Blue(딥 블루)’를 선보이며 체스 챔피언을 상대로 우승을 하고, 2011년에는 ‘Watson(왓슨)’을 선보이며 퀴즈쇼 우승을 해 냈습니다. 그리고 2016년에 알파고가 이세돌 9단을 바둑으로 이기며 딥 블루 이후 20여년만에 큰 발전을 이뤘죠.”

배 소장에 따르면 2016년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대국이 우리나라에서 진행됐다는 점은 역사적으로 큰 행운과 다름없다. 이를 통해 AI에 대한 국민적인 인식과 관심이 형성됐기 때문이다. 그렇게 6년이 지만 현재 세계는 GPT를 통해 AI에 대한 놀라운 경험을 접하고 있다. 배 소장의 표현을 빌리자면 ‘AI 쓰나미’라고 할 수 있다.

AI의 급격한 발전은 ‘A, B, C’ 때문

배 소장은 “현재와 같은 수준의 AI 기술 발달은 세 가지 때문”이라며 ‘A, B, C’를 언급했다. 바로 ‘알고리즘(Algorithm)’ ‘빅데이터(Big Data)’ ‘컴퓨팅 기술(Computing Power)’이다. (사진=테크42)

배 소장은 “현재와 같은 수준의 AI 기술 발달은 세 가지 때문”이라며 ‘A, B, C’를 언급했다. 바로 ‘알고리즘(Algorithm)’ ‘빅데이터(Big Data)’ ‘컴퓨팅 기술(Computing Power)’이다.

“AI 알고리즘은 앞서 말씀드린 대로 70년가까이 단 한 번도 멈추지 않고 계속 발전해 왔어요. 언제나 정답이었던 적은 없지만 지금도 계속 발전 중입니다. 물론 그것이 가능했던 것은 인터넷, 휴대폰으로 구축된 빅데이터의 도움 덕분이었죠. 많은 사진과 영상, 글 들이 SNS를 비롯해 인터넷에 공유되며 형성된 빅데이터 자체가 AI 발달에 아주 큰 기여를 했어요. 여기에 컴퓨팅 기술도 아주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2012년 알렉스넷을 통해 AI가 GPU를 통해 돌아간다는 것을 증명한 학생들이 있었죠. 그 전까지는 GPU를 통해 AI가 작동하는 것을 증명한 엔지니어가 없었어요. 그 이후 엔비디아는 어느새 게임회사에서 AI 회사가 됐습니다. 이후 2024년 현재까지도 AI 대중화가 진행 중이죠.”

이어 배 소장은 ChatGPT(챗GPT) 출시 이후 가파르게 이어진 ‘AI 대중화’ 추이를 짚으며 “오픈 AI 역시 챗GPT를 출시하며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쓸 줄은 몰랐다고 했다”는 점을 언급했다. 배 소장은 그 이유를 너무나도 단순한 인터페이스로 복잡한 프로세스 없이 번역과 지식, 작문, 네이밍 등 다양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다음으로 배 소장은 최근 주목도가 높아지는 ‘코드 제네레이션(Code Generation)’을 언급하며 마이크로소프트의 깃허브, 링크드인 인수 이유를 설명했다.

“마이크로소트가 왜 깃허브와 링크드인을 인수했을까요? 처음에는 의아했지만, 이후 마이크로소프트는 깃허브의 모든 코드을 데이터화했습니다. 이제는 많은 개발자들이 AI의 도움을 받아 코딩을 하고 있죠. 1500만명의 유능한 개발자가 생긴 것과 동일한 효과라더군요. 또한 AI는 고객 응대 등 단순한 커스터머 서비스 뿐 아니라 의료계, 법조계에서도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단계까지 발전했습니다. 놀랍게도 의료 고객의 80%가 의사와 챗GPT 중 챗GPT와 상담했을 때가 더 좋다고 답한 조사 결과까지 나올 정도죠.”

이어 배 소장은 현실 문제 해결을 위해 LLM(초거대 언어 모델) 적용 시 한계점을 언급하며 인간 피드백을 통한 강화 학습(Reinforcement learning from human feedback, RLHF)을 통한 AI Alignment를 이야기했다.

배 소장은 “AI는 엄청난 논리적 사고를 하는 것이 아니라 암기한 단어와 문장을 뱉어 내고 있을 뿐”이라며 “여전히 거짓 정보와 편향성 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과정이 AI Alignment”라고 강조했다.

배 소장은 지속적으로 진화하는 생성형 AI 기술의 특성과 함께 멀티 모달 시대로 이어지고 있는 생성형 AI 기술 사례를 소개하기도 했다. (사진=테크42)

이를 통해 진화하는 생성형 AI는 GPT-4를 통해 그 기능이 더욱 확장되고 있다는 것이 배 소장의 설명이다. 실제 이는 멀티 모달(Muti-modality) 시대를 열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오픈 AI는 동영상을 생성하는 ‘소라(Sora)’라는 것을 발표했습니다. 아직은 고비용이라는 이슈가 있죠. 추정하거데 아마 이 AI를 만드는데 약 1만개 정도의 GPU가 쓰였을 것 같습니다. H100 GPU 개당 가격이 5000만원이니 1만대라면 약 5000억원 정도의 비용이 들어갔다는 의미죠.”

이어 배 소장은 오픈AI와 피규어(Figure)의 합작품인 ‘Figure 01’의 사례를 소개하기도 했다. 이는 비전 AI와 LMM을 이용해 주변 상황을 이해하고 판단하며 동작하는 로봇이다. 피규어 사는 로봇의 동작을 담당하는 신경망을 개발했고, 오픈AI는 여기에 시각적 추론 및 언어 이해 기술을 제공했다. ’Figure 01’을 통해 양사는 데이터 공간을 넘어 시각, 언어, 물리적 활용의 가능성을 입증한 셈이다.

오픈AI와 피규어사가 합작해 만든 'Figure 01'의 시연 동영상. 배 소장은 이와 같은 사례를 소개하면서도 복잡한 현실 환경 속에 AI 로봇이 적용되기 위해서는 더 큰 발전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영상=피규어 사 유튜브)

“오픈AI와 피규어의 시도를 통해 AI와 로봇이 합쳐지는 세상이 올 수도 있다는 기대감이 있습니다. 하지만 피규어 01이 처한 환경은 꽤 쉬운 환경이라고 할 수 있어요. 엄청 깨끗하고 단수하며 위험한 방해 요소가 없습니다. 사실 AI가 동작할 때 가장 위험한 방해 요소는 사람이죠. 가령 자율주행도 마찬가지입니다. 자율주행에서 가장 어려운 상황은 옆에 차가 자율주행차가 아니라는 점이거든요. 아직까지 우리가 처한 상황, 즉 많은 사람들이 돌아다니고 복잡한 물건이 제대로 정리가 돼 있지 않고 계단, 테이블, 의자 등 다양한 물리적 환경 속에서라면 AI는 굉장히 힘들어 할 겁니다. 즉 이러한 AI와 합쳐진 로봇이 실제 상황에 들어오기 위해서는 더 큰 발전이 필요하죠.”

배 소장은 발표 말미, 이러한 생성형 AI 기술을 통해 ‘AI IPTV’ ‘AI Contact Center’ 등 KT가 시도하고 있는 다양한 AI 주도의 디지털 전환(AI Driven DX) 서비스 특성을 설명하며 자사의 ‘고객맞춤형 프라이빗 LLM(Private LLM), ‘믿음(Mi:dm)’으로 구축해 나가는 생태계를 소개하기도 했다. (사진=테크42)

이어 배 소장은 발표 말미, 이러한 생성형 AI 기술을 통해 ‘AI IPTV’ ‘AI Contact Center’ 등 KT가 시도하고 있는 다양한 AI 주도의 디지털 전환(AI Driven DX) 서비스 특성을 설명하며 자사의 ‘고객맞춤형 프라이빗 LLM(Private LLM), ‘믿음(Mi:dm)’으로 구축해 나가는 생태계를 소개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행사는 배 소장의 특강 이후 KDB산업은행 금융지원 프로그램과 벤처기업협회의 업무 현황 소개가 진행되기도 했다.

황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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