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1회 충전으로 300마일(480km)을 달리면 꽤 괜찮은 주행거리라고 여겼다. 그러나 이후 루시드 에어가 무려 520마일(837km)의 주행거리로 세계 최장 주행거리 전기차가 돼 상식을 깼다. 하지만 그 기록도 오래 가지 못할 것 같다.
메르세데스-벤츠의 전기차가 지난 5월 무려 1202km를 달렸다. 물론 연구개발 프로젝트에서 나온 거리다. 하지만 루시드 에어와 무려 500km나 차이가 난다. 1회 충전으로 서울-부산(480km)을 왕복하고도 남는 놀랄 만한 수치다.
IEEE 스펙트럼이 소개한 바에 따르면 이 놀라운 비전 EQXX의 파워트레인(동력 전달계)은 2년 후인 2024년에 나올 것이라고 한다. 배터리, 태양광패널, 첨단디자인 ,에너지 절약 기술 등 세밀하고 사소한 부분의 총합으로 이뤄진 메스세데스 기술진이 실현한 1회 충전 1202km 주행전기차 ‘비전 EQXX’의 비밀을 따라가 봤다.
1회 충전 1202km 주행을 위한 준비
1202km를 주행한 메르세데스 벤츠 비전 EQXX은 이미 지난 4월 메르세데스의 신델핑겐 공장에서 프랑스 카시스의 코트다쥐르까지 알프스 산맥을 통과하는 621마일(1000km)의 여행을 마쳤다.
그리고 5월 말 벤츠차가 독일에서 영국 실버스톤의 포뮬러 원 서킷까지 쉴 새 없이 747마일(1202km)을 달려 세계를 제패했을 때에도 같은 기술이 적용됐다. 이것은 공대의 그 흔한 일반적인 장거리 주행 프로젝트가 아니었다.
EQXX는 적당한 파워, 미래형 눈물방울 모양, 차세대 기술임에도 불과 18개월 만에 개발된 익숙한 소형 메르세데스 럭셔리 세단이다. 여기에는 전체 대시보드에 걸쳐 있는 극적인 공상 과학속에 나오는 것 같은 디스플레이와 인간-기계 인터페이스가 포함된다.
메르세데스 벤츠는 실제 출시할 것임을 강조하기 위해 오는 2024년까지 EQXX의 파워트레인이 전시장에 나올 것이라고 약속하고 있다. A-클래스 및 CLA 쿠페와 같은 소규모 ‘엔트리 럭셔리’ 모델용으로 설계된 이 회사의 새로운 메르세데스 모듈 아키텍처 플랫폼에 초기 전기 모델이 만들어질 예정이다.
전기 구동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는 메르세데스의 엔지니어인 콘라드 자게르트는 “자동차는 R&D 프로젝트이지만 우리는 이를 차세대 소형차 플랫폼 개발에 투입하고 있다”고 말한다.
포뮬러E팀 운전자 참여
메르세데스 벤츠 기술 팀은 전기 레이싱 경험을 끌어내기 위해 메르세데스-EQ 포뮬러 E 팀의 전문가를 포함시켰다.
불과 18개월 만에 개발된 리어 드라이브 비전 EQXX는 100kWh 미만의 가용 에너지를 가진 배터리 팩으로 가동되는 자체 단일 레이디얼 플럭스 전기 모터로 구동된다.
차량 내부는 선인장, 버섯 기반 시트 인서트 및 대나무 섬유로 된 보풀 바닥 매트에서 나온 트림 패널같은 친환경 소재들이 사용됐다.
오는 2024년까지 생산에 도달하지 못할 한 가지는 EQXX의 하이 실리콘 배터리 양극이다. 자게르트 엔지니어는 전시장에서 전시되기까지는 약 4년이 걸린다고 말한다. 이러한 실리콘이 풍부한 양극은 배터리에서 더 많은 주행거리를 짜낼 수 있는데 향후 10년 내 대중화될 것으로 널리 예상되고 있다.
테슬라 모델3 주행거리의 2배···117개의 태양광 패널
비전 EQXX는 241마력의 출력으로 단 7초 만에 정지 상태에서 시속 60마일(약 96km)로 가속한다.
벤츠는 프랑스 남부해안의 코트다쥐르 주행시 kWh 당 8.7마일(약 14km)로 전력을 소비했는데, 이는 기존 챔피언 루시드 전기차가 영국 주행시 보여준 약 4.5kWh로 7.5마일(약 12km)을 달린 것의 거의 두 배다.
쉽게 설명하자면 영국행 벤츠 EQXX는 갤런(3.8L)당 262마일(약 422km) 에 해당하는 거리를 달렸고, 이것은 업계 선두인 테슬라 모델 3의 스탠더드 레인지의 갤런당 표준 주행거리인 갤런당 141마일(약 227km)의 거의 두 배가 된다.
117개의 솔라셀로 이뤄진 지붕 패널은 조명, 오디오 시스템, 그리고 마이너리티 리포트급 디스플레이에 걸맞은 화면을 포함한 액세서리를 작동시키기 위한 12V 시스템 전원을 작동시켰다. 이는 리튬 배터리의 부담을 줄여준다. 많은 터널 통로가 있는 프랑스 남부로의 흐린 4월 여행에서 태양광 패널들은 13km의 주행거리를 절약했다. 햇빛이 더 잘 드는 5월에 영국으로 가는 EQXX의 솔라셀 지붕은 43km의 주행거리를 절약했다.
기체역학
기체역학도 자연스럽게 1회 충전 주행거리를 늘리는 데 핵심역할을 수행한다. 여기에는 작은 전면 영역과 액티브 리어 디퓨저가 거의 8인치까지 연장된 극적인 캄테일이 포함된다.
특수 설계된 브리지스톤 타이어의 측면부는 차체 및 20인치 마그네슘 휠과 같은 높이로 장착되어 있어 현재 생산 중인 어떤 자동차보다 높은 0.17의 공기저항력(항력) 계수를 자랑한다.
놀랍게도 이런 매끄러운 디자인을 위해 EQXX는 기존 방식이지만 공기역학적 디자인을 채택한 외부 미러를 갖추고 있다. 메르세데스는 많은 컨셉트카에 사용되는 카메라 기반의 미러는 가시적인 이익을 창출하기에는 너무 많은 전기를 소비했다고 말한다.
비전 EQXX의 배터리와 모터는 오늘날의 전기차 규범을 무시하고 완전히 공랭식으로 돼 있다. 액체 냉각 회로, 펌프 및 유체를 제거함으로써 무게 및 포장이 크게 절감된다. 배터리를 냉각하기 위해 부드러운 모양의 하체가 히트 싱크 역할을 한다.
이 설계는 전기차와 내연기관 자동차 모두의 일반적인 기술 과제를 뒤바꿔 놓았다: 문제는 배터리와 모터를 최적의 작동 온도로 만들기 위해 시스템에 열을 공급하는 것이었다. 액티브 프론트 셔터는 필요할 때 공기 흐름을 증가시키기 위해 열릴 수 있다. 자게르트는 “폐열이 충분하지 않아서 전기 모터를 절연해야 했다. 여전히 열 관리에 관한 문제이지만, 그 반대다”라고 말했다.
이뿐 아니다. EQXX는 95%의 전기 에너지를 전진 운동으로 전달한다고 말하는데, 이는 EQS와 같은 기존 메르세데스 모델에 비해 90%가 늘어난 것이다. 자게르트는 “이것은 EQXX가 일반적인 전기차 에너지 손실을 50%까지 줄인다는 의미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는 항상 이 마법 같은 것을 바라고 있지만, 그것은 정말로 세밀한 사항들을 합쳐야 이뤄진다”라고 말했다.
메르세데스 벤츠의 세계 최고 주행거리 전기차의 성공은 사소한 세부 사항에 대한 집착이 결실을 맺은 셈이다.
일반 전기차의 에너지 손실을 50%나 줄이면서 주행거리를 더 높이다
올초 메르세데스 벤츠 엔지니어들은 컴퓨터와 동력계 시뮬레이션을 기반으로 1000km를 달리는 것을 도전적인 목표로 보고 프랑스 카시스로의 지중해 도로 여행을 계획했다. 그러나 이 차는 그 보수적 예측들을 날려버렸다. 카시스에 진입한 EQXX는 140km의 잔여 주행거리를 가지고 있었다.
메르세데스는 목표를 더 높게 설정하고 실버스톤과 포뮬러 원 트랙을 선택했다.
자게르트 엔지니어는 “우리는 항상 이 프로젝트를 위해 많은 것을 한 포뮬러 E의 동료들을 방문하고 싶었다. 하지만 우리는 다시 이건 정말 힘들 거야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 주행을 합법적으로 만들기 위해 메르세데스는 실제 속도와 조건에서 운전하기로 결정했다. 이 차는 영국에서 달릴 때 평균 시속 83km였고, 프랑스 카시스까지 시속 87km로 달렸다. 시험 운전자들은 심지어 이틀에 걸쳐 실버스톤까지 14시간 30분의 주행중 8시간 동안 에어컨을 켰고 아우토반 도로 폐쇄 및 런던 주변의 교통 체증과도 마주쳤다.
이 시제품 기술 중 일부는 향후 생산 모델에서는 실현 가능하지 않을 수 있다. 일례로 탄소 섬유 차체는 소형이고 저렴한 메르세데스가 아닌 슈퍼카용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EQXX는 하루종일 달리는 재미로 인해 운전자들을 감질나게 할 것이다
자게르트 엔지니어는 “이 주행거리 불안은 더 이상 문제가 되지 않는다. 만약 오늘 당신의 주행거리가 충분치 않다면, 2년만 기다리라. 그려면 큰 진전이 있을 것이다”라고 말한다.
현재 메르세데스 벤츠가 선보인 최고 수준의 상용 전기차는 EQS450+로서 미환경보호청(EPA) 추정 주행거리 350마일(약 563km)다. 낙관적으로 볼 때 2~3년이면 우리는 1회주행으로 서울-부산을 다녀와도 문제없을 장거리 주행 전기차를 보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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