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하는 다이소에서 프라이마크향이 느껴진 거야

매장 대형화 전략으로 다이소는 객단가 상승을 꾀하고 있습니다

점점 커지는 다이소

다이소 매장이 계속 커지고 있다고 합니다. 2017년 70평 남짓이던 다이소 매장의 평균 면적이 최근에는 100평 이상까지 확대되었다고 하는데요. 그냥 들었을 때는 바로 이해가 되지 않는 움직임이긴 합니다. 균일가 판매를 고수하며 박리다매 전략을 펼치는 다이소에게, 높은 고정비는 독이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인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이소가 적극적으로 대형화 전략을 펼치는 까닭은, 경쟁 환경 자체가 변화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예전에 다이소가 코로나 팬데믹 때 경험으로 인해, 오프라인 중심의 판매 채널을 온라인까지 확장하는 노력을 하고 있다고 전해 드린 바 있습니다. 이미 유통산업의 주도권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넘어간 지 오래이고, 앞으로도 이러한 흐름은 지속될 거란 걸 알았기 때문인데요. 이제 오프라인 매장은 접근성 하나에 기대어 고객을 모으던 관행에서 벗어나, 반드시 방문해야 할 이유를 제시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다이소의 대형화 전략은 바로 이러한 배경에서 시작되었습니다.

매장이 커지면 경험도 커집니다

그렇다면 다이소 매장이 커질수록 무엇이 달라질까요? 우선 당연히 매장 면적이 넓어지면 판매하는 상품이 다양해집니다. 다이소는 최근 SSM이나 편의점보다 저렴하게 식품을 판매하기도 하고요. 지난해 7월부터는 스포츠웨어, 이지웨어, 홈웨어 등으로 패션 카테고리마저 확장했습니다. 이러한 상품 구색 확장을 통해 다이소는 3가지 이점을 얻게 됩니다. 일단 고객 관점에선 우선 방문주기가 짧아지고요.동시에 다이소는 객단가를 올릴 수 있게 됩니다. 또한 부가적으로는 상품 포트폴리오를 통해 이익률도 극대화할 수도 있습니다.

여기서 가장 핵심은 역시나 객단가인데요. 다이소는 균일가 프라이싱을 하고 있고, 심지어 가장 비싼 상품도 5,000원에 불과합니다. 공급망 관리를 통해 마진율 관리를 아무리 잘한다 하더라도, 객단가가 낮은 이상 고객당 얻는 이익액은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는 구조인 거죠. 더군다나 초저가를 지향하는 다이소의 특성상 가격 인상은 쉽지 않기에, 앞으로 마진율은 개선되기는커녕 더 낮아질 가능성이 큽니다. 따라서 다이소 비즈니스 모델의 영속성을 위해선 객단가를 최대한 키워, 마진율이나 개별 상품에서 얻는 이익은 적더라도, 총마진은 최대화시키는 전략을 택한 겁니다. 이를 위해선 매장 대형화가 필수였던 거죠. 물론 서두에 말씀드린 것처럼 매장이 커지면, 이에 따라 고정비는 증가합니다. 하지만 그보다도 상품의 확장으로 인한 구매주기 개선과 객단가 상승으로 얻는 이익의 순증이, 이를 충분히 상쇄시킬 수 있다는 판단이 있었던 것 아닐까요?

프라이마크는 박리다매라는 표현이 가장 잘 어울리는 브랜드 중 하나입니다

사실 이러한 다이소의 행보를 지켜보면서, 유럽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패스트패션 브랜드, 프라이마크가 떠올랐습니다. 프라이마크는 자라, H&M 등 경쟁자와 달리 오직 오프라인 채널에만 집중하는 걸로 유명합니다. 이들은 대신 압도적인 크기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데요. 2019년에 문을 연 버밍엄 메가스토어는 무려 5개 층 4,500평에 달할 정도입니다. 당연히 이들은 성인남녀는 물론, 키즈, 뷰티, 심지어 홈리빙까지 매우 광범위한 카테고리를 취급하고 있고요. 그래서 프라이마크 매장에 방문한 고객들은 마치 마트에 방문한 것처럼 카트를 끌며 물건을 쓸어 담아 구매를 하곤 합니다. 이처럼 프라이마크야말로 박리다매라는 본질에 가장 걸맞은 사업 모델은 구축한 거라 평가할 만한데요. 아마 장기적으로 다이소가 꿈꾸는 모습도 이와 비슷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비용 관리는 영원한 숙제

각 상품 카테고리 별로 평균적인 마진율은 알 수 없지만, 아마 다이소는 구색 확장을 통해 마진율을 최대한 끌어올리고 있을 걸로 추정됩니다. 예를 들어 식품은 이익은 적더라도 고객을 모으는 로스 리더로 활용하고요. 상대적으로 상품 구성이 단출하고, 평균적인 마진율도 높은 패션 상품은 추가 구매로 객단가도 키우고 이익도 보전하는 역할을 맡기는 식으로 말입니다.

하지만 문제는 상품 구성이 복잡해질수록 관리 비용이 늘어나는 이슈가 분명 발생한다는 점입니다. 장점이 있는 동시에 단점 또한 확실한 건데요. 기존에 쌓아온 역량이 충분한 생활용품과 달리, 타 카테고리에선 리스크가 존재합니다. 특히 식품이나 패션은 재고 관리가 어렵기에 그 차이를 극복할 수 있어야 할 겁니다. 또한 대형 매장의 고정비를 낮추려는 노력도 지속되어야 합니다. 앞선 프라이마크는 패션의 비중이 절대적 인터라 매장 관리가 그나마 상대적으로 용이한 부분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다이소는 더 다양하고 많은 품목을 다루는 만큼, 진열이나 매장 재고 관리에 있어서 더 정교함이 필요합니다.

이처럼 매장의 대형화는 피할 수 없는 선택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상당히 위태로운 외줄 타기이기도 합니다. 적절한 비용 관리 없이는, 결국 높아진 고정비로 인한 부정적 효과가 더 크게 다가올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다이소는 워낙 이와 같은 운영 역량이 뛰어난 곳이기에, 앞으로도 충분히 잘 해내리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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