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3가 지배하는 세계 전기차 배터리···CATL·LG·파나소닉이 69%

전세계 전기자동차 배터리 제조업체가 대호황을 맞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지난해 1000만 대였던 전기 자동차가 10년 후인 2030년까지 1억 4500만 대에 이를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한중일 배터리 빅3인 CATL, LG에너지솔루션, 파나소닉이 세계 자동차 배터리 시장의 69%를 지배하고 있다. 그러나 영원한 강자는 없다. 언제까지나 이 시장 점유율 체제가 유지된다고 단언할 수는 없다.

▲세계 배터리 제조업체가 대호황을 맞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지난해 1000만 대였던 전기 자동차가 10년 후인 오는 2030년까지 1억 4500만 대에 이를 전망이다. (사진=IEA)

배터리 업계를 긴장시키는 것은 건전하게 공급되는 재료, 발열없는 배터리 보급, 생산수율 높이기, 안정적 원자재 조달 문제 등이다.

이를 위해 글로벌 배터리 업체들은 한편으로는 종종 공급원이 의심스런 재료인 값비싼 코발트 사용을 줄이거나 없애면서 니켈 함유량을 높이는가 하면 발열 우려가 낮은 리튬인산철(LFP)배터리 채택 움직임을 보이기도 한다. 세계 배터리 공급 1위를 다리는 CATL에서 보듯 수요 급증세에 따른 생산 수율 하락세 극복도 과제다. 안정적 배터리 재료 확보문제는 더 말할 것도 없다.

아다마 인텔리전스가 올들어 1월부터 5월까지 5개월간 집계한 전세계 전기차 배터리 공급 현황과 IEEE스펙트럼이 분석한 내용을 바탕으로 한 전 세계 배터리 시장 흐름, 시사점을 짚어봤다.

자동차 배터리 대호황기···한중일 ‘빅6’가 세계 시장 89% 점유

세계 배터리 제조업체가 대호황기를 맞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지난해 1000만 대였던 전기 자동차가 10년만인 오는 2030년까지 1억 4500만 대에 이를 전망이다.

지난해 전 세계적으로 300만대의 새로운 전기차가 등록됐다. 아다마스 인텔리전스(Adamas Intelligence)에 따르면 이들 차에는 전년보다 40% 증가한 134.5기가와트시(GWh)의 배터리가 들어갔다.

▲올해 전세계 주요 전기차 배터리 업체 공급동향. (자료=아다마스 인텔리전스 등)

전기차 보급 확산은 차치하고서라도 많은 전기차는 주행 범위, 함찬 성능 및 SUV 등에 대한 대한 소비자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더 큰 배터리를 필요로 한다.

라이언 카스틸루 아다마스 인텔리전스 이사가 “코로나19가 시장 급 성장세를 간신히 억제했다”고 말했을 정도다. 그는 “올들어 5개월 동안 전 세계 도로에 배치된 총 전기차 자동차 배터리 용량은 2018년 전체 용량보다 더 크다”고 말했다.

지난해 하반기 전기차 배터리와 금속 공급량의 89%를 차지한 것은 단 6개 회사였다. 이들은 중국 2개사(CATL, BYD), 우리나라 3개사(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이노베이션), 일본 1개사(파나소닉)다.

이 기간 중 미국 테슬라가 22.5GWh의 배터리를 공급한 것은 가장 가까운 경쟁사 5곳을 합친 용량과 거의 맞먹었다. 즉 중국 BYD, 현대, 메르세데스, 르노, 폭스바겐이다.

▲LG에너지 솔루션과 중국 CATL은 현재 세계 자동차 배터리 시장 1위 자리에서 팽팽하게 경쟁하고 있다. (사진=LG에너지솔루션)

카스틸루 이사가 말하는 ‘수요의 쓰나미’는 배터리와 모터소재 공급망에 전례 없는 압력을 가하면서 리튬, 니켈, 코발트, 네오디뮴, 프라세오디뮴, 디스프로슘, 테르비움의 가격 급등을 가져왔다.

세계 전기차 배터리 수요 충족 가능성은?

그렇다면 전 세계 배터리 업계가 전기차용 배터리 수요를 충족할 수 있을까.

벤카트 스리니바산 미국 아르곤 에너지 저장 과학 공동 연구 센터 소장은 “예상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미국에서만 15년 동안 20~40개의 기가팩토리와 새로운 배터리 용량을 합쳐 테라와트와트시(1TWh, 1테라=1조)가 필요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미국은 그렇게 할 만한 충분한 재료가 없기 때문에 이를 대체하고 재활용하는 것이 이 문제를 해결에 핵심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밀도가 떨어지지만 발화가 안되는 장점 때문에 중국내 채택이 늘고 있는 리튬인산철(LFP) 배터리.(사진=궈쉬엔하이테크)

이같은 배터리 공급 부족 사태, 그리고 한중일 3국 위주의 아시아 배터리 업체 시장 선점에 맞선 미국 자동차 업체들의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세계 자동차 빅3의 한축인 제너럴모터스(GM)는 오하이오주와 테네시주에 70기가와트(GWh) 규모의 배터리 공장을 짓고 있다. 테슬라의 네바다 기가팩토리의 두 배다.

또다른 축인 포드는 SK이노베이션과 손잡고 오는 2030년까지 북미 생산 용량을 140GWh(전 세계 240GWh)로 확대할 계획이다. 포드는 6개 공장의 자체 생산능력과 전 세계 10개 공장을 통해 이같은 생산능력을 갖출 것으로 보고 있다.

새로운 리튬인산철 배터리 세력 등 확산세

생산량 증가와 함께 주목받고 있는 것은 배터리의 안전성이다. 최근들어 전 세계 각국에서 기존 리튬이온 방식 배터리 전기차 화재 사건이 잇따르자 리튬인산철(LFP) 배터리가 주목받으며 호황을 누리고 있다.

LFP 배터리는 리튬 이온 배터리보다 용량이 적지만, 화재위험이 낮은 데다 제조단가가 낮아 저가형 전기차 제조 시 유리하다.

특히 세계 최대 배터리 업체인 CATL 등 중국업체들이 이 배터리를 중국 전기차 시장에서 활발히 적용하고 있다. CATL은 테슬라 모델 3 스탠다드 레인지에도 이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다.

일론 머스크는 최근 “테슬라는 장기적으로는 더 저렴하고, 코발트가 들어가지 않는 LFP배터리로 전환해 가고 있다”고 말해 화제를 모았다. 그는 “전 세계에 철이 많기 때문에 이것은 사실 좋다”고 말했다.

▲LFP 배터리가 들어간 테슬라 모델3 스탠더드 레인지 플러스. (사진=테슬라)

LFP배터리는 여전히 전체 리튬 배터리의 10% 미만을 차지하고 있지만, 카스틸루는 지난해 하반기에 이 방식 배터리의 전 세계 배치가 600% 이상 급증했다고 말했다.

LFP배터리는 니켈을 많이 사용하는 배터리보다 에너지 밀도가 떨어지지만 음극재 가격이 저렴하다. 효율성이 낮다는 핸디캡 극복을 위해 여러개의 원통형 셀을 사용하는 대신 더 큰 프리즘 셀을 팩에 직접 통합한다. 이를 통해 공간을 절약하고 구성 요소 수를 줄이면서 냉각 및 연결을 단순화한다.

카스틸루 이사는 “이 팩은 본질적으로 하나의 대형 모듈이다”라고 말한다. 중국에서 가장 잘 팔리며 국민 전기차가 된 4500달러(약 527만원)짜리 우링 홍광미니에도 중국 배터리 업체가 생산한 LFP 팩이 들어간다.

스리니바산 소장은 LFP배터리가 일부 전기차에서 이상적인 것으로 보인다며 “LFP배터리를 탑재한 보다 저렴한 자동차가 한번 충전해150마일(약 241km) 정도 가는 것은 나쁘지 않다”고 말한다.

카스틸루 이사는 GM,테슬라, 폴크스바겐을 포함한 자동차 회사들이 장거리 또는 고성능 자동차에 니켈이 풍부한 배터리를, 보급형 모델에는 LFP배터리를 채택하는 세계적 추세가 나타나고 있다는 데 동의한다.

▲LFP 배터리를 사용하는 중국 국민 전기차 우링 홍광 미니. (사진=위키피디아)

폭발적 시장 성장세와 극복 과제들

2016~2020년 기간 중 CATL이 3400% 성장하고 LG에너지솔루션의 1193% 성장하는 등 눈부신 성장률을 보인 것은 기록상의 오타가 아니다.

이러한 시장 흐름은 공급망은 물론 리튬과 희토류 광물 가격에 드물지만 장기적인 부담으로 다가오고 있다. 게다가 정부와 소비자들은 궁극적으로 전기차 도입에 대해 점점 더 큰 발언권을 갖게 될 것이다. 이런 가운데 전기차 성장세와 기후변화 위기에 대한 정부의 신호는 배터리의 호황이 이제 막 시작됐음을 보여준다.

이런 가운데 앞서 언급한 것처럼 리튬 이온 배터리 제조업체가 코발트 사용을 감축하려고 접근하는 방식은 주목할 만한 트렌드다.

배터리 니켈 수준을 높이고 종종 공급원이 의심스런(아프리카 아동 노동력 착취로 얻어진) 값비싼 코발트를 없애거나 줄이기 위한 경쟁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이 선두를 달리고 있다. 이 회사의 강력한 NCMA(니켈, 코발트, 마그네슘, 알루미늄)셀은 조만간 중국제 테슬라와 GM 전기차 라인업에 업계 최고치인 88~95%의 니켈을 함유한 배터리로 전력을 공급할 예정이다. SK이노베이션은 NCMA 셀을 포드에 공급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LG에너지 솔루션은 NCMA배터리에서 가장 앞서가고 있다. (사진=LG에너지 솔루션)

NCMA배터리를 채택한 자동차 제조사들은 주요 팩 재설계 없이 주어진 공간에 더 많은 에너지와 주행거리를 넣을 수 있다.

카스틸루 아다마스 인텔리전스 이사는 이 배터리 제조시 또다른 기술은 니켈을 첨가하고 코발트를 억제하면서 발열에 대한 안정성을 확보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NCMA배터리에 약간 뒤처지는 배터리가 CATL, LG에너지솔루션, SK이노베이션 등이 공급하는 니켈, 코발트, 망간 비율이 대략 8:1:1인 NCM811배터리다. 아다마스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지난해 배치된 승용 전기차 배터리의 60%가 NCA나 NCM 6~8시리즈 셀 같은 니켈 고함유 배터리였다.

효율적 생산은 또다른 과제다. CATL의 고급 셀은 현재 이 회사의 생산과 공정 증가에 따라 수율이 떨어지면서 이를 해소할 또 다른 숙제를 안게 됐기 때문이다.

분명한 것은 배터리 셀 밀도가 지난 10년간 거의 3배로 증가했으며, 현재 선두 배터리 제조업체들의 제품들은 kg당 300와트시(Wh)를 초과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배터리 효율을 높이려는 노력은 계속될 것이며 세계 자동차 배터리 시장 성장도 가속될 것이라는 점이다.

이재구 기자

jklee@tech42.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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