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멘스의 클라우드 전략이 2021년 구체화되고 있다. 디지털 트윈 전략을 앞세워 산업 혁신의 키워드를 자동화에서 디지털 및 지능화 쪽으로 바꾸어 가는 데 앞장서고 있다.
이는 서로 다른 세계관이 하나로 합쳐지는 것이다. 지금까지 서로 다른 영역으로 보던 IT(Information Technology)와 OT(Operational Technology)가 디지털이라는 하나의 체계로 묶이는 것이다. 이를 위한 기술 중 하나로 지멘스가 주목하는 것은 클라우드다.
지멘스의 디지털 세계관은 시간과 장소의 제약을 넘는 것이다. 제조 설비가 어디에 위치하건 디지털 세상에서는 공정과 설비를 시간과 공간 제약 없이 시운전하고, 모니터링하고, 공정을 조정하고, 각종 장비와 장치를 설정하고, 예측 기반 유지보수를 할 수 있다는 세계관이다.
이런 세계관을 실현하는 데 있어 클라우드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런 이유로 지멘스는 최근 몇 년 사이 자사의 자동화 소프트웨어 포트폴리오(Digital Industries Factory Automation), PLM 등을 클라우드에서 운영할 수 있도록 주요 클라우드 사업자와 협력을 강화해 왔다.
지금까지의 협력은 자사 소프트웨어를 공용 클라우드에서도 쓸 수 있다는 메시지가 강했다. 그러던 것이 2021년 들어 매우 구체적인 내용을 담은 협력 소식이 연이어 들려 왔다.
지멘스, IBM을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파트너로 선택
첫 번째는 올 3월 발표된 지멘스와 IBM의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이니셔티브다. 레드햇 오픈시프트 기반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환경에서 지멘스의 IoT 플랫폼인 마인드스피어(MindSphere)를 구축해 운영하는 구체적인 실행 방안을 제시한 것이다.
OT 환경은 IT와 달리 격리된 네트워크에서 독립적으로 운영하는 경향이 있어 아무래도 핵심 운영 시스템은 하이브리드 방식으로 시작하는 것이 심리적, 기술적 거부감이 적다.
이런 현장의 눈높이를 고려해 지멘스는 글로벌 제조사 및 다양한 산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IBM을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파트너로 선택한 것으로 그 배경을 짐작할 수 있다.
구글 클라우드의 AI-머신러닝 서비스와 연계
분야별 전문성 높은 파트너와 손을 잡고자 하는 지멘스의 움직임은 4월에도 이어졌다. 지멘스는 자사의 자동화 소프트웨어 포트폴리오와 산업용 엣지 컴퓨팅 솔루션(Industrial Edge)을 구글 클라우드의 인공지능(AI) 및 머신 러닝 서비스와 연계해 고객에게 제공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번 구글과의 협력 역시 작년까지 여러 클라우드 사업자와 협력하는 방식과 결이 좀 다르다. 산업용 엣지 컴퓨팅 영역에 AI를 적용하기 위해 지멘스는 구글을 첫 번째 협력 파트너로 삼았다. 앞으로 다른 클라우드 사업자와도 인공 지능 협력을 하겠지만 일단 그 시작은 구글과 했다.
아마도 엣지 컴퓨팅 구현을 위한 데이터 파이프라인 구축과 인공 지능, 머신 러닝 모델 적용에 있어 구글 클라우드의 관리형 서비스의 이점이 크다고 판단한 것 같다.
2021년 지멘스가 발표한 두 건의 클라우드 협력 소식은 공통점이 있다. 바로 '산업용 엣지 컴퓨팅'이다. 아마도 코로나19 종료 후 투자와 경기 회복 시즌에 맞춰 공격적으로 산업용 엣지 컴퓨팅 시장을 확대하기 위한 포석이 아닐까? 디지털 트윈 기반의 OT 환경의 혁신은 어쩌면 더 빨리 다가올 수도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