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애플 위협하던 화웨이 스마트폰의 '몰락'…차기작도 4G폰

화웨이 스마트폰이 몰락하고 있다. 전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과 애플을 위협하던 화웨이 스마트폰은 미국의 반도체 제재로 끝없는 추락을 하고 있다. 부품 수급에 문제가 생기면서 중국 시장 내에서도 샤오미, 비보, 오포 등에 밀려 점유율이 급락했다. 심지어 새롭게 출시하는 플래그십 스마트폰 조차 4G 버전으로만 나왔다. 5G 반도체 칩을 구하지 못한 탓이다.

화웨이는 29일 저녁 온라인으로 신제품 공개행사를 개최했다. 새로운 전략 스마트폰인 P50과 P50 프로를 공개했는데, 시류에 뒤쳐지는 4G 전용 모델로만 나왔다. 미국의 고강도 제재 여파로 5G 반도체 칩을 구하지 못하자 궁여지책으로 신제품을 출시한 것이다. 기존 신제품 발표 시점 보다 4개월 가량 늦은 시점이다. 시장 점유율이 추락하자 신제품 출시로 급한 불만 끄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화웨이는 미국의 제재가 시작되기 전까지만 해도, 삼성전자와 더불어 스마트폰 세계 1위 자리를 두고 경쟁했다. 그러나 미국 제재로 인해 지난해 2분기 시장점유율이 20%로 떨어졌고, 이어 3분기에는 14%, 4분기 8%로 급락하고 있다.

화웨이의 플래그십 스마트폰 신제품 P50프로 이미지(사진=화웨이)

화웨이의 P50 시리즈에는 미국 퀄컴의 '스냅드래곤 888'과 화웨이가 설계해 대만 TSMC에 의탁 생산한 '기린 9000' 시스템온칩(SoC)가 적용됐는데, 이 둘 모두 4G 전용이다. SoC는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와 NPU(신경망처리장치), GPU(그래픽처리장치), 모뎀칩 등이 탑재된 통합 반도체 부품이다.

5G 전용 SoC 및 반도체 부분의 경우, 미국 정부의 강도 높은 화웨이 제재로 인해 공급이 끊겼다. 그나마 퀄컴 등 휴대폰 반도체 부품사들은 기술 수준이 낮은 4G 전용 반도체의 공급은 일부 허락돼, 화웨이는 울며 겨자먹기로 해당 부품을 적용한 제품을 출시할 수 밖에 없다.

스마트폰 제조사의 기술력을 전부 담아야 하는 플래그십 신제품이 사실상 다운그레이드된 것이다. 이는 화웨이 스마트폰 사업의 암울한 미래를 그대로 보여주는 사례이기도 하다.

다만 화웨이는 5G 기능 대신, 카메라 등 다른 기능을을 집중적으로 소개했다.

리처드 유 화웨이 컨슈머비즈니스그룹 CEO는 "P50 시리즈에는 5G 기술이 탑재되지 않았지만 4G와 와이파이6, AI 기술 연계로 뛰어난 통신 품질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기본형인 P50은 6.5인치 OLED 디스플레이에 90㎐ 주사율을, P50 프로는 6.6인치 OLED 디스플레이에 120㎐ 주사율을 지원한다. P50프로에 후면에는 4000만 화소 광각 카메라, 5000만 화소 광각 카메라, 1300만 화소 초광각 카메라, 6400만 화소 망원 카메라 등 4개의(쿼드) 카메라가 장착됐다. P50은 5000만 화소, 1300만 화소 초광각, 1200만 화소 망원의 트리플 카메라다.

이번 신제품에는 반도체 칩 뿐만 아니라, 운영체제(OS) 역시 구글 안드로이드 대신 화웨이가 자체 개발한 훙멍 2.0이 적용됐다.

P50 프로 출고가는 5988위안(약 106만원)부터로 내달 12일부터 중국에서 판매된다. P50은 4488위안(약 80만원)으로 9월 출시 예정이다.

김효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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