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인텔을 제치고 반도체 매출 1위를 차지할 수도 있다는 장밋빛 전망들이 나오고 있다. 31일 시장조사기관 ‘옴디아’가 파운드리 전문업체를 제외한 반도체 기업의 지난 4~6월 매출 점유율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194억4300만 달러를 기록한 인텔이 점유율 17.45%를 차지했고 삼성전자는 139억1000만 달러를 기록, 12.48% 점유율로 2위에 올랐다.
지난해 4분기 인텔과 삼성전자의 매출 점유율은 각각 17.68%, 12.07%로 5.61%p 차이였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발발한 올 1분기 5.23%p(인텔 17.71%, 삼성전자12.48%)로 격차가 줄어든 데 이어 지난 2분기 다시 4.97%p 차이로 좁혀졌다.
코로나19로 재택근무, 온라인교육 수요가 급격히 늘고 PC나 서버 등 비대면 제품·서비스 관련 반도체 구매가 크게 증가함에 따라 올 상반기에만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이 각각 17%(DDR4 8Gb 기준), 6%(128Gb MLC)가량 오른 것이 이 같은 격차 감소를 불러온 것으로 옴디아는 풀이하고 있다.
옴디아는 올해 3분기에는 서버업체들의 재고 증가로 반도체 수요가 줄어 가격 하락이 예상돼 상위 1~3위 기업들의 매출 점유율이 2분기보다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그럼에도 인텔과 삼성전자의 점유율 격차는 더욱 좁혀질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3분기 전망치에서 인텔이 1위를 유지하지만 점유율은 15.78%로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전자도 3분기 예상 점유율이 11.76%로 전 분기 대비 0.73%p 감소하지만 인텔과의 점유율 격차는 4.02%p로 좁힐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서 삼성전자는 전날 세계 최대 규모인 평택 반도체 2라인에서 D램 반도체 양산을 시작했다. 이에 메모리반도체에 대한 폭발적인 수요에 선제적으로 대응해나갈 방침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프리미엄 D램 라인업을 지속 확대해 고객 요구에 더욱 빠르게 대응할 것이다”며 “메모리 시장 확대에도 기여해 나갈 것이다”고 전했다.
반도체 매출 1위 재탈환에 관심
시장 조사업체 IC인사이츠에 따르면 상반기 세계 10대 반도체기업 매출합계는 1470억9300만 달러로 2019년 상반기 1259억8천만 달러보다 17% 증가했다. 상반기 반도체업계 매출 1위는 인텔이다. 389억5100만 달러 매출을 내 2019년 상반기보다 22% 증가했다. 삼성전자는 2019년보다 12% 늘어난 매출 297억5천만 달러로 2위에 올랐다.
삼성의 공식적인 발표자료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올 상반기 반도체 매출은 35조8700억원이다. 지난 4일 원·달러 환율 종가(1194원10전)로 환산하면 300억3900만달러다. 인텔의 상반기 매출은 삼성전자보다 31.5% 많은 395억달러를 기록했다.
2016년까지 반도체 매출 세계 1위 기업은 단연 인텔이었다. 하지만 2017년 본격화한 메모리반도체 ‘슈퍼 호황’이 삼성전자엔 영광, 인텔엔 굴욕을 안겼다. 삼성전자는 2017년 매출 612억1500만달러를 기록해 인텔(577억1200만달러)을 제치고 처음 세계 1위에 올랐다. 메모리반도체 사이클이 하강국면에 접어든 2019년엔 상황이 바뀌었다. 삼성전자의 반도체 매출은 주력 제품인 D램, 낸드플래시 가격 급락의 직격탄을 맞고 512억9100만달러로 곤두박질쳤다. 경기를 비교적 덜 타는 시스템반도체가 주력인 인텔은 2019년 매출 677억5400만달러로 1위를 되찾았다. 이런 흐름은 올 상반기에도 이어지고 있다.
하반기 전망과 관련해선 삼성전자의 역전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다양한 파운드리 고객을 유치하며 매출 상승을 기대하고 있다. 최근엔 경기도 평택에 세계 최대 규모 P2 라인을 공식 가동하면서 차세대 D램 양산을 시작했다. 여기에 지난달 하락세로 전환한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이 이른 시점에 반등하고 스마트폰·게임기용 D램 수요가 확대된다면 삼성전자가 역전에 성공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