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회심의 ‘갤럭시 링’ 아이폰까지 품었다면 어땠을까?

[AI요약] 삼성전자가 선보인 갤럭시 링은 빅테크가 선보인 최초의 스마트 링으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갤럭시 언팩행사를 통해 모든 신제품에 앞서 갤럭시 링을 가장 먼저 선보이면서 기업이 헬스케어 부문에 집중하고 있다는 것을 분명히 했다. 그러나 삼성전자가 갤럭시 링을 자사 기기 사용자만 쓸 수 있도록 했다는 점에서 애플과 마찬가지로 ‘독점의 길’을 선택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전자가 헬스부문을 강화하기 위해 갤럭시 링을 출시했다. (이미지=삼성전자)

삼성전자가 갤럭시 링으로 아이폰까지 품는 회심의 결정을 내렸다면 어땠을까.

삼성전자가 프랑스 파리 카루젤 뒤 루브르에서 개최한 ‘갤럭시 언팩 2024’ 행사에 대해 씨넷, CNN 등 외신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날 삼성전자는 갤럭시 Z 플립6·폴드6, 갤럭시 워치7·울트라, 갤럭시 버즈3 그리고 갤럭시 링을 공개했다. 특히 삼성전자는 모든 신제품에 앞서 헬스케어 부문을 확대하기 위한 갤럭시 링을 가장 먼저 선보이면서 눈길을 끌었다.

삼성전자가 지난 1월 갤럭시 링을 공개했을때 사양과 가용성에 대한 많은 의문이 제기됐지만, 사실 많은 전문가는 갤럭시 링을 통한 기업의 생태계 확대 가능성을 주목했다. 즉 삼성전자가 갤럭시 링을 ‘애플 기기와 호환되도록 할 것인가’라는 가능성이다. 아쉽게도, 그 대답은 ‘아니오’이다.

삼성전자는 수요일 언팩행사를 통해 공유한 갤럭시 링의 기용성에 따르면, 이 새로운 헬스 웨어러블은 삼성 헬스 앱을 실행하는 안드로이드 기기와만 페어링 될수 있다. 보다 구체적으로 따지자면, 평균 수면 시간, 심박수 변화 등의 지표를 분석하는 에너지 스코어와 같은 헬스AI 기능에 액세스하기 위해서는 갤럭시 스마트폰이 반드시 필요하다.

삼성전자의 이러한 결정이 이해가 되면서도 실망스러운 이유는 회심의 갤럭시 링을 통해 기업이 애플과 마찬가지로 결국은 벽으로 둘러싸인 왕국을 강화하기로 결정했다는 점이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지난 수년 동안 갤럭시 생태계를 강화하고 홍보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갤럭시 스마트폰, 워치, 태블릿, 노트북, 이어버드 등 사용자의 다양한 기기 간의 원활한 연결 경험에 애플 기기는 호환되지 않는다.

삼성전자가 만드는 TV 등 다양한 가전제품을 고려하면 이러한 기업 방침은 브랜드 충성도를 쉽게 형성하는데 도움이 될수 있다.

마찬가지로 아이폰부터 맥북, 애플워치 등 모든 것을 연결하는 애플의 생태계는 그 편리성으로 애플 팬들을 빠르게 확보하는데 도움이 됐다. 아이폰과 맥북에서 링크를 복사해 붙여넣고, 사진과 동영상을 순식간에 에어드롭하는 편리함을 만끽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연결성은 애플의 벽 외부의 사람들로부터 많은 ‘경멸’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예를 들어, 애플워치는 안드로이드 휴대폰에서는 작동하지 않는다. 여기서 ‘공정하게’ 짚고 넘어가자면, 갤럭시워치도 마찬가지로 아이폰에서는 작동하지 않는다.

또한 애플TV플러스 앱은 구글 플레이 앱에서 사용할 수 없다. 에어팟은 애플 이외의 기기와 호환되지만 시리 호출과 같은 모든 기능에는 액세스가 불가능하다.

결국 미국 법무부는 애플의 이러한 독점권이 시장 경쟁을 방해한다는 이유로 기업에 대한 전면적인 독점 금지 소송을 제기했다.

규제 당국은 애플이 i메시지 서비스를 안드로이드로 확장하지 않음으로써 크로스 플랫폼 메시징을 약화시킨다고 지적했다. 이에 애플은 I메시지를 자체 장치에만 독점적으로 유지하는 것이 사용자 개인 정보 보호 및 보안을 위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애플로 인해 생태계에 큰 타격을 입지는 않았다. 이는 삼성전자의 스마트폰이 미국 시장에서 그다지 거점을 갖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어쨌든 삼성전자는 그동안 자사의 제품과 경쟁사 제품과의 호환에 있어서는 애플보다는 너그러운 입장을 취해왔다. 삼성전자의 휴대전화로 누군가에게 문자를 보내는 것은 어떤 종류의 기기를 사용하는 것과 관계없이 매우 일관된 경험을 제공하고 있으며, 문제는 주로 애플의 제한으로 발생해 왔다.

갤럭시 워치는 아이폰과는 호환되지 않지만 구글의 픽셀 휴대폰과는 쉽게 페어링 된다. 또 삼성전자의 가전제품용 스마트띵스 앱은 애플 앱스토어에서 다운로드할수 있어 아이폰이나 아이패드를 사용해 냉장고를 원격으로 제어하는 작업이 가능하다.

갤럭시 링은 삼성전자 기기와만 호환된다. (이미지=삼성전자)

그러나 삼성전자는 이번 갤럭시 링 출시를 통해 애플과 마찬가지로 사용자를 구별하고 자사 제품 사용자만을 갤럭시 생태계로 끌어들인다는 결정을 한 것으로 보인다.

갤럭시 링이 새로운 팬을 유인하기에 충분히 매력적인지 여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그렇지만 삼성전자가 안드로이드와 iOS 휴대폰과 호환되는 제품을 선보였다면, 갤럭시 링이 기존 애플 제품 사용자들로 하여금 삼성전자 기기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할수 있지 않았을까.

아이폰 사용자가 갤럭시 링을 흥미롭게 사용할수 있었다면, 삼성전자의 휴대폰, 스마트워치, 태블릿과 같은 다른 갤럭시 제품에 눈을 돌릴 가능성이 더 크진 않았을까.

이제 삼성전자는 경쟁사가 구축한 독점의 길을 따라갈 것인가, 아니면 더 많은 사람과 기술을 공유하고 그들을 갤럭시 생태계에 참여하게 할 것인가, 하는 선택의 기로에 서 있는 것으로 보인다.

류정민 기자

znryu@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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