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제재에 막힌 화웨이가 글로벌 5G 이통통신 장비 시장에서 맥을 못추고 있는 가운데, 삼성전자가 해당 시장에서 약진하고 있다. 일본의 1, 2위 통신사를 5G 장비 고객으로 확보했고, 지난해 미국 1위 통신사 버라이즌과의 대규모 계약 등 5G 시장 내 입지를 확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일본의 최대 이동통신사업자인 NTT 도코모와 5G 이동통신 장비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그동안 삼성전자는 일본 현지 업체인 NEC와 협업 방식으로 NTT 도코모에 통신 장비를 공급해 왔다. 그러나 이번 공급계약은 1위 사업자인 NTT 도코모에 직접 장비를 공급하는 것으로, 일본 시장 진출 19년만의 일이다.
이에 앞서 삼성전자는 2020년 3월 일본 2위 통신사 KDDI에 5G 장비를 공급해 상용 서비스를 개시한 바 있다. KDDI와 삼성전자의 인연은 깊다. 지난 2002년 이 회사에 3G CDMA 이동통신 장비를 공급하면서 일본 시장에 진출했다.
이후 삼성전자는 2016년 NTT 도코모에 5G 기술 검증을 진행했고, 5년 여의 검증 끝에 직접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NTT 도코모와의 5G 장비 공급 계약은 의미가 크다. 구체적인 규모는 밝히지 않았지만, 이 회사가 8200만명의 규모의 대형(세계 5위) 이동통신사라는 점에서 삼성전자의 5G 기술력을 글로벌 검증 받았다고 볼 수 있다. NTT 도코모 측은 "삼성전자와 5G 분야 협력을 통해 5G 서비스를 전국으로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모회사인 NTT의 경우 일본 정부가 33%의 지분을 가진 점에서 상징성 또한 크다.
시장조사기관 델오로의 스테판 폰그라츠 연구원은 "NTT 도코모와 삼성전자의 이번 계약은 의미가 크다"며 "NTT 도코모는 혁신적인 기술을 선도해 온 역사를 가진 기업으로 삼성전자는 이번 발표로 주요 5G 공급업체로서 입지를 굳걷히 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삼섬전자는 지난해 9월 매출 기준 세계 1위 이동통신 사업자인 미국 버라이즌에 경쟁사인 노키아를 제치고 66억4000만달러(한화 약 7조 9000억원) 규모의 네트워크 장비 공급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당시 우리나라 통신장비 역사상 최대 규모의 단일 수출 계약으로 주목 받았다.
이로써 삼성전자는 한국의 SK텔레콤, 미국의 버라이즌, 일본의 NTT 도코모 등 한미일 1위 이동통신사에 통신 장비를 공급하게 됐다. 3국 모두 이동통신 강국이라는 점에서, 삼성전자의 통신장비 경쟁력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전자은 캐나다 비디오트론, 텔러스, 사스크텔을 비롯해 미국 US셀룰러, 뉴질랜드 최대 통신사업자 스파크 등 글로벌 통신사로부터 신규 네트워크 장비를 수주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럽 통신 사업자와도 협의를 진행 중이다.
한편, 시장조사업체 델오로의 2020년 1분기 기준 5G 통신장비 시장점유율은 중국 화웨이(35.7%), 스웨덴 에릭슨(24.6%), 핀란드 노키아(15.8%), 삼성전자(13.2%) 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