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갤Z폴드3, S펜+UDC+가격인하=폴더블 대중화+삼성의 힘 과시

삼성전자가 자사의 3세대 폴더블폰(접히는 스마트폰) '갤럭시Z폴드3'와 '갤럭시Z플립3'를 공개했다. 최근 스마트폰 기술력의 상징인 UDC(언더디스플레이카메라)를 적용했다. 폴더블폰 최초로 S펜을 적용하고 방수기능도 탑재했다. 가격은 폴더블 시리즈 최초로 100만원대로 낮췄다. 접었다 펴는 특성상, 소비자의 피드백을 반영해 내구성도 강화했다.

지난 11일 밤 11시, 삼성전자는 ‘삼성 갤럭시 언팩 2021(Samsung Galaxy Unpacked 2021: Get ready to unfold)’을 온라인으로 개최하고, 폴더블폰 신제품을 공개했다.

‘삼성 갤럭시 언팩 2021’에서 노태문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사장)이 신제품 갤럭시 Z폴드3, 갤럭시 Z플립3를 소개하고 있다.

◆ 삼성 스마트폰의 운명 결정할 '갤럭시Z폴드3'

폴더블폰 UDC 적용…"샤오미는 한 수 아래"

이번 언팩에서 선보인 삼성의 차세대 프리미엄폰 '갤럭시Z폴드3'의 가장 큰 특징은 UDC 탑재다. UDC는 스마트폰 전면 카메라를 화면(디스플레이) 아래로 숨기는 기술이다. 카메라가 보이지는 않지만 '셀카'를 찍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기술은 최근 스마트폰 시장에서 무섭게 떠오르고 있는 샤오미가 자사 기술력의 척도로 자랑하고 있다. 삼성 언팩 보다 하루 앞선 10일, 신제품 미믹스4를 기습(?) 발표하고, UDC 기술의 탑재를 강조하며 삼성전자의 폴더블폰을 직접적으로 견제하기도 했다.

그러나 삼성전자의 폴더블폰 신제품이 공개되니 샤오미의 UDC는 존재감이 낮아졌다. 갤럭시Z폴드3의 7.6인치 인피니티 플렉스 디스플레이와 UDC가 결합해 이용자가 '풀스크린'을 즐길 수 있게 만들었다. 샤오미가 자사의 폴더블폰에 이 기술을 어떻게 적용하고 따라올 지 지켜보는 '한 발 앞선' 기술력을 과시했다. 화면 아래 숨겨진 카메라 홀 위에도 최소의 디스플레이 픽셀이 적용돼, 카메라홀 없이 넓은 화면으로 콘텐츠를 감상할 수 있다.

갤럭시노트 미 출시의 아쉬움 달랜다…폴더블폰, S펜 탑재

올해 삼성전자는 갤럭시 노트 시리즈를 선보이지 않았다. 대신 갤노트의 자리에 폴더블폰을 세웠다. 자사의 차세대 프리미엄폰을 갤럭시Z 시리즈로 밀고 있는 것이다. 커뮤니티 등을 통해 일부 소비자들이 갤럭시 노트 신제품의 부재를 아쉬워하는 것이 이슈가 되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갤노트 시리즈의 핵심 기능 중 하나인 S펜을 처음으로 폴더블폰에 탑재해, 소비자의 아쉬움을 달랬다.

삼성전자는 갤럭시Z폴드3 전용 'S펜 폴드 에디션'과 'S펜 프로' 두 가지를 선보인다. S펜 폴드 에디션은 갤럭시Z폴드3에서만 사용 가능하고 S펜 프로는 노트 시리즈와 갤럭시탭 등에도 호환할 수 있으며 유료다. 무게는 전작(282g)보다 더 가벼워진 271g으로 휴대성도 좋아졌다.

폴더블폰은 오래 쓰면 고장난다?…내구성 강화에 주력

아무래도 폴더블폰을 사용하는 데 가장 큰 걸림돌은 내구성이다. 실제로 폴더블폰의 최대 약점은 1~2년 뒤 폴더블 디스플레이나 경첩(접는 부분)이 외부 충격이나 침수 등으로 고장날 수 있다는 내구성 문제다. 삼성전자를 이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내구성 강화에 나섰다.

갤럭시Z폴드3와 갤럭시Z플립3은 독일 인증기관인 뷰로 베리타스(Bureau Veritas)로부터 20만번 폴딩 테스트 검증을 받았다. 20만회는 5년 동안 매일 100번 접었다 펴는 수준이다.

갤럭시Z폴드3와 갤럭시Z플립3 모두 폴더블폰 최초로 'IPX8등급' 방수기능이 지원된다. IPX8 등급은 수심 1.5m의 담수에서 최대 30분간 견딜 수 있는 수준이다. 또 알루미늄 소재인 '아머 알루미늄'과 '코닝 고릴라 글래스 빅투스' 강화 유리를 사용해 기존 제품보다 긁힘이나 낙하충격에 더 잘 견디게 했다.

삼성 폴더블폰의 두뇌는 퀄컴 스냅드래곤 888

스마트폰의 두뇌라고 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를 보면, 갤럭시Z폴드3에는 퀄컴의 스냅드래곤 888 칩셋이 탑재됐다. (샤오미의 신작 미믹스4에는 이 보다 한 단계 위인 스냅드래곤 888+가 탑재되긴 했다) 12GB램과 256GB과 512GB 내장메모리가 적용됐다. 다만 마이크로SD 카드는 지원되지 않는다. 배터리 용량은 4400mAh이며 25W 빠른 충전 및 15W 무선 충전을 지원한다.

◆ 커버 디스플레이 확대로 편의성 UP, 갤럭시Z플립3

갤럭시Z플립3는 갤럭시Z폴드3와 달리 스마트폰을 위아래로 접었다 펴는 방식의 제품이다. '폴드' 시리즈 보다는 한 단계 아래의 라인업이라고 보면 된다.

갤럭시Z플립3의 가장 큰 특징은 전작과 비교해 4배나 커진 '커버 디스플레이'다. 커버 디스플레이의 확대는 사용자 편의성을 대폭 높였다.

구체적으로 스마트폰을 열지 않아도 최대 8줄까지 알림이나 메시지를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위젯을 통해 일정이나 날씨, 걸음 수를 확인하고 스마트폰 색상과 어울리는 배경화면도 수시로 변경할 수 있다. 커버 디스플레이에서 삼성 모바일 금융 플랫폼 '삼성 페이'를 바로 실행해 결제할 카드를 선택하고, 오프라인 매장에서 간편하게 결제할 수 있다.

UDC 적용은 안됐지만, 플립3의 카메라 기능은 대폭 개선됐다.

우선 양 손을 자유롭게 해서 셀카를 찍는 '플렉스 모드'를 활용해 더 멋진 촬영이 가능하다. 촬영 인원에 따라 자동으로 구도를 조절해주는 '자동 프레이밍' 기능도 더해졌다. 사진을 촬영하는 사람과 찍히는 사람이 동시에 프리뷰를 보면서 촬영할 수 있는 '듀얼 프리뷰' 등의 기능도 있다. 또한 스마트폰을 열지 않고도 전원 버튼을 두 번 눌러 카메라를 실행해 커버 디스플레이로 자신의 모습을 확인하면서 촬영할 수 있는 '퀵샷' 기능도 가능하다. 동영상 또한 마찬가지로 찍을 수 있다.

◆ 폴더블폰 대중화로 분위기 반전 노리는 삼성…신제품의 가격은?

삼성전자는 폴더블폰을 차세대 전략폰을 내세우며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선도자 자리를 지키려 한다. 이 때문에 기술력을 한 껏 높이면서도, 소비자들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가격을 낮췄다. 폴더블폰 대중화를 위한 가격 정책이다. 현재 프리미엄폰 시장에서 시장을 압도하고 있는 애플과, 중저가폰 기반으로 프리미엄폰 까지 치고 올라오는 샤오미 등 중국 제조사의 공세가 거세다. 지난 2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의 지각변동 움직임도 예사롭지 않다.

특히 5G폰 부문에서 샤오미와 중국 업체들에 밀려 5위를 기록하는 치욕도 겪었다. 베트남 공장의 생산 중단 여파라고는 하지만,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애플이 지난해 말 첫 5G 아이폰(아이폰12) 출시로 시장을 짚어삼켰고, 삼성이 올해 초 출시한 갤럭시S21의 판매가 경쟁사 대비 실망스러웠다. 특히 한 수 아래로 여겼던 중국 5G폰들이 급격한 상승세를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삼성전자는 애플 및 샤오미와의 경쟁 무기로 폴더블폰을 꺼내 들었다. 이 때문에 폴더블폰 대중화를 위한 가격정책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샤오미는 미믹스4를 발표하면서 "3년 내 글로벌 스마트폰 1위 자리를 차지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를 겨냥한 발언이고 이에 맞는 전략을 이미 수립했다. 지난 2019년 이후로는 삼성전자의 언팩에 대응해 비슷한 시기에 신작을 내놓고 있기도 하다. "그놈 많이 컸네"가 아니고, "그놈 참 무섭네"라는 자각을 할 때다.

현재 폴더블폰은 스마트폰 기술력의 집약체다. 그리고 폴더블폰의 선도자는 삼성전자다. 삼성전자는 올해 900만대 규모인 폴더블폰 시장에서 88%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카운터리서치)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올해 글로벌 폴더블폰 출하량을 900만대로 전망했다. 전년(300만대) 대비 3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성장세는 이후 더 가팔라져 2023년에는 3000만대까지 확대될 것으로 추정된다.

폴더블폰은 신작 발표 마다 '새로운 무엇'을 원하는 소비자의 취향과 수요를 잡을 차세대 스마트폰 섹터다. 이번 삼성전자의 신제품 스펙을 보면, 향후 삼성전자의 독보적 입지가 더 견고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폴더블폰 시장의 선점 효과는 물론 여타 스마트폰의 선도적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할 기회다.

아직 애플은 아직 폴더블폰 시장에 나서지 않았다. 프리미엄폰 시장에서 삼성전자가 애플을 추월한다는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는 기회다.

또한 샤오미 등 중국 업체들은 기술력 부문에서 삼성전자에 역부족이라는 것을 이번 언팩을 통해 전세계 시장에 알렸다.

갤럭시 Z 폴드3와 갤럭시 Z 플립3의 주요 사양. (자료=삼성전자)

삼성전자가 폴더블폰 대중화를 주도하면서 시장 분위기를 가져올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폴더블폰 대중화에는 적절한 가격 정책도 필요하다.

삼성전자는 더 많은 사용자가 폴더블폰의 독특한 사용 경험을 즐길 수 있도록 3세대 갤럭시Z 시리즈의 가격을 전작 대비 대폭 낮췄다.

국내에서는 5G 모델로 출시되며 가격은 갤럭시Z 폴드3 256GB 내장 메모리 모델이 199만8700원, 512GB 내장 메모리 모델이 209만7700원이다. 256GB 모델은 팬텀 블랙, 팬텀 그린, 팬텀 실버의 3가지 색상, 512GB 모델은 팬텀 블랙, 팬텀 실버의 2가지 색상으로 출시된다.

갤럭시Z 폴드3, 갤럭시Z 플립3는 오는 27일 한국, 미국, 유럽을 시작으로 전 세계에 순차적으로 출시된다.

‘S펜 폴드 에디션’과 ‘S펜 프로’는 별도로 판매한다 가격은 각각 5만5000원, 12만1000원이다.

갤럭시Z 플립3는 256GB 내장 메모리 모델로만 출시된다. 가격은 125만4000원이다. 크림, 그린, 라벤더, 팬텀 블랙, 그레이, 핑크, 화이트의 7가지 색상으로 출시된다.

◆ 진화한 갤럭시워치4 "애플워치 잡는다"

폴더블폰 외에도 스마트워치와 무선이어폰 신제품 출시도 흥미롭다. 새로운 독자 운영체제(OS)를 탑재한 스마트워치 '갤럭시 워치4'와 프리미엄급 성능과 가성비를 모두 끌어올린 무선 이어폰 '갤럭시 버즈2'를 함께 공개했다.

신형 스마트워치 갤럭시 워치4는 기존 독자 OS인 타이젠 대신 구글과 공동 개발한 웨어OS3가 탑재됐다. 얼마 전 구글이 삼성전자와의 협력 내용을 밝히면서 상당히 화제가 됐던 부분이기도 하다. 구글과의 협업은 삼성의 스마트워치가 애플과 정면 대결해 대중성/확장성을 대폭 늘릴 수 있는 기회다.

이번에 탑재되는 웨어OS3은 애플 OS처럼 스마트폰과 스마트워치간 연동성을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앱을 다운받으면 워치4에도 같은 앱을 이용할 수 있다. 기존 타이젠의 제한된 생태계를 타개하기 위한 승부수인 셈이다. 전작 대비 CPU 성능은 20%, RAM은 50% 향상돼, 속도는 빨라지고 화면 전환도 한층 부드러워졌다.

갤럭시워치4 시리즈는 크게 클래식과 갤럭시워치 두 가지 종류로 나온다. 기존 갤럭시 워치 시리즈를 잇는 고급 모델은 클래식으로, 아웃도어에 적합한 액티브 모델은 기본형으로 출시된다. 가격은 블루투스 모델을 기준으로, 갤럭시워치4클래식 46mm 기준 39만9000원, 42mm 기준 36만9000원이다. 갤럭시워치4의 경우 44mm는 29만9000원, 40mm는 26만9000원이다.

삼성의 무선이어폰 신제품 갤럭시버즈2는 프리미엄 제품에 들어가던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ANC) 기능을 탑재해 가성비를 끌어올렸다. 특히 이번 신제품은 한 쪽 귀에만 이어폰을 꽂아도 ANC 기능이 활성화되는 옵션을 지원한다. 가격도 전작 갤럭시 버즈 프로보다 저렴한 14만9000원이다.

버즈2는 그라파이트와 올리브 그린, 퍼플, 화이트 네 가지로 출시된다. 모서리 부분이 둥근 사각형 형태의 충전 케이스도 컬러에 맞춰 투톤으로 구성됐다. 배터리는 각 이어버드에 61mAh, 휴대용 충전 케이스가 472mAh가 탑재됐다.

올해 하반기 애플도 2년 만에 신형 에어팟을 내놓을 것으로 알려지면서 삼성전자와 애플 간 무선 이어폰 시장을 둘러싼 각축전이 펼쳐질 전망이다.

김효정 기자

hjkim@tech42.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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