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 통신장비 시장은 중국의 화웨이가 소위 '꽉 잡고' 있는 시장이었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화웨이의 아성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화웨이의 잘못은 아니다. 글로벌 기술패권을 잡기 위해 미국과 중국이 갈등이 극에 달하면서, 미국은 동맹국과 우방국에서 화웨이의 통신 장비를 걷어내라고 압박했다. 그리고 그 빈 자리를 5G 장비 후발 주자인 삼성전자가 꿰차기 시작했다.
삼성전자는 영국의 다국적 통신사인 보다폰의 5G 장비 공급사로 선정되면서 유럽 시장 진출의 발판을 놨다. 14일(현지시간) 삼성전자는 보다폰의 5G 가상화 기지국(vRAN) 분야 공급사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삼성전자가 유럽에서 5G 상용사업을 수주한 것은 처음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9월 미국 1위 통신사업자인 버라이즌과 총 8조원 규모의 5G 장비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이어 지난 3월에는 일본 최대 통신사 NTT 도코모와 5G 이동통신 장비 공급 계약을 맺은 바 있다.
이는 모두 중국업체인 화웨이가 미국 정부의 제재로 주요 국가의 통신망에 신규 수주를 못하거나 걷어내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화웨이의 경쟁사인 삼성전자에 유리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미국은 영국을 포함한 동맹국들에게 화웨이 장비 사용 금지를 권고해 왔다. 실제 영국 정부는 5G 통신망 구축 사업에서 화웨이를 배제하기로 했고, 기존 도입된 장비 역시 2027년까지 교체하라고 명령한 바 있다.
삼성전자는 미국과 일본의 최대 통신사를 고객사로 잡은 데 이어, 5G 장비 분야에서 첫 유럽 진출이라는 쾌거를 달성했다. 유럽 시장은 화웨이와 함께 전통적인 통신장비 강자인 노키아와 에릭슨이 있지만, 당장은 유럽 시장 입성 자체에 큰 의미를 두고 있다.
전경훈 삼성전자 네트워크사업부장은 "이번 계약은 무선접속네트워크(RAN) 기술 전환 사업자가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큰 진전"이라며 "고객들에 최고 수준의 성능, 기능, 신뢰성을 제공할 수 있는 5G 혁신에 앞장설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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