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상황에서도 IT서비스 시장은 성장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왔다. 한국IDC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국내 IT서비스 시장이 2018년에서 2023년까지 5년간 연평균성장률 2.1%를 기록하며 2023년 9조 7019억원 규모를 형성할 것으로 내다봤다. 클라우드 도입 가속화로 장기적인 시장 성장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국내 대형 IT서비스 업계는 대외사업을 더욱 강화를 전망이다.
한국IDC는 “금융, 제조, 공공, 유통 등 다양한 산업에서 비즈니스 전반에 고객 경험이 중요시되면서 데이터 기반 비즈니스 인텔리전스를 위한 신규 프로젝트가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업 경영환경 악화에도 IT서비스 시장 상승세는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IT시장조사업체 KRG도 코로나 팬데믹 이후 국내 기업 146개사를 대상으로 조사(6월)한 결과, 70%는 '코로나 불황에도 IT예산을 줄일 생각이 없다'고 답했다. 4% 기업은 '예산을 늘릴 것'이라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 여파로 기업이 IT예산을 줄일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코로나와 무관하게 올 초 책정된 IT예산을 집행하겠다는 의지가 강한 것으로 풀이된다.
IT서비스 빅3 “신규 사업 강화한다”
국내 주요 IT서비스 업체들이 클라우드, 인공지능(AI) 등 대외 사업을 확대하며 영향력을 넓히고 있다. 대외 사업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전문 인력을 채용하는 등 역량을 강화하는 기업이 많아지고 있다.
삼성SDS, LG CNS, SK C&C 등 선두 기업은 인공지능(AI), 클라우드, 빅데이터 등 첨단 기술을 활용한 신사업을 강화하며 위기 돌파에 나섰다. 관련 업계에선 이르면 3분기부터 주요 고객사의 투자가 재개될 것으로 전망하며 매출 성장률이 회복될 가능성을 기대하고 있다.
삼성SDS는 올초 주주총회에서 국내를 넘어 글로벌까지 대외사업을 확대하겠다는 경영방침을 밝혔다. 삼성SDS 관계자는 “본사를 포함한 세계 법인에서 다양한 사업분야에 인공지능(AI), 블록체인, 클라우드, 데이터분석 등 신기술을 적용한 대외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삼성SDS는 지난해 전체 매출 가운데 대외사업 비중이 17%를 기록했다. 2017년(11%)에 비해 6%P 증가했다. 지난해 6년 만에 공공 시장에 복귀, 좋은 성과를 기록했다. 행안부 차세대 지방세정보시스템과 기획재정부 디지털회계예산시스템(디브레인), 행안부 전자정부 클라우드 플랫폼 사업까지 최종 수주하면서 공공 매출 확보로 대외 비중을 늘렸다.
삼성SDS는 현대건설기계, 경인양행 등 차세대 전사자원관리(ERP) 사업과 수협, 전자랜드 등 금융, 유통 분야에도 업무 자동화 솔루션을 공급하며 대외 사업 영역도 확대했다.
LG CNS는 지난해 맥쿼리PE가 LG그룹이 보유한 지분 35%를 매입하면서 LG그룹사 외 사업 비중을 늘려가는 분위기다. 코로나19 여파로 IT시장이 녹록지 않은 상황에서 1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1분기에만 차세대 사회보장정보시스템, 토스뱅크 IT시스템 등 공공, 금융 최대 사업을 연이어 수주한 덕분이다.
SK C&C는 상반기에 한국투자증권 경영정보시스템 구축과 IT인프라 아웃소싱 사업, 라이나생명 QA시스템 구축, 삼양그룹 데이터 분석 사업을 비롯해 금융, 제조 등 산업별 주요 사업 수주를 이어 갔다.
중견 IT서비스 업계도 사업 확장 중
또한 신세계아이앤씨, GS ITM, 현대오토에버, 아이티쎈 등 중견 IT서비스 기업도 다양한 영역으로 사업을 확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세계아이앤씨는 구글에서 출시하는 스마트 스피커 '네스트 허브(Nest Hub)'와 '네스트 미니(Nest Mini)'의 국내 단독 총판을 진행한다. 온·오프라인 유통 제휴 채널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구글 홈, 구글 홈 미니, 크롬캐스트 등 다양한 구글 하드웨어(HW) 상품 국내 총판을 단독으로 담당한다는 계획이다.
신세계아이앤씨는 HW 총판 사업 이외에도 구글 스마트스피커를 활용한 챗봇 서비스도 개발했다. 구글 기술 기반 AI 챗봇 플랫폼 '사이보그'를 적용한 신세계백화점 'S봇'으로 지난해부터 구글 홈으로 휴점일, 영업시간, VIP클럽 안내 등 음성 상담이 가능한 기능을 제공한다.
신세계아이앤씨는 최근 노키아와 손잡고 네트워크 장비 시장으로 진출을 알렸다. 5G 클라우드, 사물인터넷(IoT) 등 주요 분야에 네트워크 장비 수요가 급증한다고 판단해서다. 지난달에는 글로벌 보안기업 사이버아크와 업무 협약을 체결하는 등 다양한 대외 사업을 준비 중이다.
GS ITM은 클라우드 신사업을 강화한다. GS ITM은 기존 주요 산업별 시스템 구축 노하우에 클라우드 기술력을 더했다. 별도 브랜드 '유스트라(U.STRA) 클라우드'를 론칭,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시장을 공략한다. 이미 국내 대형 식음료 회사 온라인 쇼핑몰을 클라우드로 전환하는 등 대외 주요 고객을 확보했다.
기존 클라우드매니지드서비스(MSP)와 달리 인프라뿐 아니라 비즈니스 최적화 시스템·애플리케이션(앱)을 구현한다. 하반기 유스트라 포털을 공개, 그룹웨어, 인사관리(HR) 등 다양한 서비스형소프트웨어(SaaS) 구매도 지원한다. 지난해부터 클라우드 전문인력을 보강, 시장 수요에 대응한다.
현대오토에버는 올 초 미래성장 사업 전문 추진 조직을 신설, 모빌리티와 스마트 팩토리, 스마트 홈 등 스마트 기술 관련 분야 사업을 강화했다. 기술 전문 연구 개발 지원 확대를 위해 기술총괄사업부를 구성했다. 지난달 딜로이트 안진과 디지털 재난안전관리 공동사업을 추진하기로 하고 대외 사업을 진행 중이다.
아이티센이 인수합병(M&A) 중심의 공격적인 행보로 국내 IT서비스 시장에서 중량급 회사로 성장해 주목받았다. 아이티센은 쌍용정보통신을 인수하며 새로운 중견급 IT서비스 기업 등장을 알렸다. 아이티센은 삼성SDS, LG CNS 등 대기업 계열사가 아닌 독립 IT서비스업체가 중견기업으로 성장한 첫 사례이다. 아이티센은 대기업 참여 제한 제도로 대기업 계열 IT서비스회사가 사라진 공공SW 시장에서 공격적인 인수합병(M&A) 전략을 선보이며 중량급 회사로 성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