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당신의 일상은 ?
코로나 시대 1년, 백신 접종이 시작되었다. 다행히 감염자 수도 점차 감소세다.
거의 모든 사람은 마스크를 쓰고 특별한 일에만 외출을 한다. 이동 경로는 2곳 이상을 넘지 않는다. 재택근무가 기본이며, 회사에서의 회식이나 야유회는 비정상으로 취급된다.
고통은 남았어도, 혼돈은 점점 잦아들고 있다. 아마도 그건 우리 사회 일원 대부분이 자가 격리에 생활화되었다는 증거일 것.
길고 긴 격리에 흔들리는 일상
몸이 나아졌다면, 이제 마음이 흔들릴 때다.
지난 달 열린 예술의전당 아카데미 '소소살롱'에서 소리꾼 이자람도 그랬다.
이자람은 코로나19로 인한 기획된 공연들의 취소로 힘듦을 토로하며, 그래도 나아질거라 버텼다고 한다.
하지만 그러던 어느 순간 마음에서 '누군가를 향한 미움'이 생겼다고 고백한다. 마스크를 쓰지 않는 사람들, 방역 수칙을 지키지 않는 사람들 등등.
그럼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에 지지 않고 일상을 유지하기 위해선, 나 자신부터 지켜야 한다.
디지털로 연결된 삶, 일상에서 자신을 지키는 8가지 방법
작가이자 NYtimes의 편집자인 멀리샤 커쉬(Melissa Kirsch)는 고립된 일상을 버티는 방법을 전했다.
1. 기대할 이벤트 만들기. Give myself something to look forward to.
작가는 매주 월요일 밤, 영상 통화로 연결한 친구 2명과 함께 영화를 본다. 함께 스크린을 공유한다는 경험 자체만으로도 흥미진진(more exciting)하다고 전한다. 그리고 그 좋은 경험은 특별한 기대가 되어, 멀리샤는 매주 월요일 저녁을 기다리고 있다.
2. 지금에 대해 미래지향적 고민하기. Think about how I want to look back on this time.
코로나 시대는 우리에게, 아니 각자 자신에게 어떤 의미일까? 연속된 줌 회의나 넷플릭스로만 기억되지 원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분명한 건 지금도 예전처럼 좋은 책을 읽고 음식을 즐기며, 더 많은 이들과 연결됐던 시간으로 채울 수 있다.
3. 작은 것들을 적어보기. Write down tiny details.
일기 쓰기는 생각보다 거창하지만, 했던 일, 본 것 등에 대해 그냥 적어보는 건 쉽다. 점심으로 뭘 먹었다든지, 누군가와 어떤 주제로 대화 혹은 채팅했다든지. 적어두지 않으면 잊게 되겠지만, 모인다면 일상이 된다.
4. 작은 목표를 가지고 행동하기. Act like I’m a person with a purpose.
이전에는 당연했던 게 무너지고, 할 수 없는 일과 갈 수 없는 곳들이 많아졌다. 그래서 뭘 해야할지를 잊어버리는 순간, 일상은 무너지기 시작한다. 아주 작은 일상의 목표를 정하자. 산책 10분 하기, 잠자리 들기 전 샤워하기 등등.
5. 특별한 날 만들기 Differentiate my days.
주말은 일상의 충전이 된다. 코로나 이전에도 그랬고, 코로나 이후에서도 그랬다. 다만 달라진 점이라면, 부족한 점을 채워야 한다는 것. 멀리샤 커쉬는 주말을 오직 회복하는 시간으로만 쓴다. 만약 매일 마스크 쓰고 생활해야 하는 게 괴롭다면, 집에서 온전히 마스크 없이 보내는 건 어떨까?
6. 다른 사람을 관찰하기. Make exercise part of my “social” life.
오랜 고립 생활은 사람을 외롭게 만든다. 그래서 나 이외에 다른 이들을 관찰하는 게 중요하다. '그들도 나와 다르지 않게 살고 있구나'라고 느낀다면 나의 일상에 힘이 된다.
작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기 위해 일부러 거리에서 지난다. 주위에 이웃이 살고, 모두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확인하기 위해서 말이다.
7. 정보를 찾는다. Seek out information.
제한된 공간은 정보를 제한하고, 제한된 정보는 삶을 작게 한다. 코로나로 인해 사람과 세상의 상호작용이 줄어든 지금은 더욱 그렇다. 그렇기에 의식적으로라도 새로운 정보를 찾는 연습이 필요하다.
8. 루틴 만들기. Create a tiny routine.
일상은 시간표처럼 딱 들어맞을 수 없다. 오히려 반대다. 매일의 일을 반복하면, 그게 시간표가 된다. 멀리샤 커쉬는 매일 점심시간 십자말 풀이를 한다.
의도적인 작은 행동 자체로 일상은 질서가 잡히고, 코로나 시대를 버틸 수 있는 힘이 된다.
나는 나의 가장 중요한 팔로워
'재밌는 거 없나' 하며 자연스레 유튜브를 열었다. 눈이 충혈될 정도로 보고 있었다.
그래서 아무것도 없는 하루라도 남겨보고 싶었다. 눈앞에 보이는 것들을 인스타그램에 찍어 올리기 시작했다.
물론 매일 같은 곳이 찍혔고, 항상 하는 일이 올라왔다. 사진도 멋지지 않았다. 대부분 그냥 하늘이었고, 그날이 그날 같았다.
그럼에도 거기에는 코로나로만 있지 않았다. 백신 접종이 시작됐다. 롱패딩 보다 코트가 많아졌고, 흐린 날보다 해 나온 날이 많았다. 겨울 지나 봄이 왔다.
같은 일상이라도 해도 변화는 존재하고 변화하는 나의 일상은 디지털 데이터로 남았다. 나는 나의 가장 중요한 팔로워였다.
삶에도 감가상각이 있고, 일상은 그냥 지켜지지 않는다. 코로나 시대, 일상을 위해 노력이 필요한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