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오미 폴더블폰 '미믹스 폴드'가 가져온 4가지 쇼크

▲샤오미 미믹스 폴드
▲샤오미 미믹스 폴드

중국 샤오미가 지난달 30일 자사 최초의 폴더블 스마트폰 ‘미믹스폴드(Mi MIX Fold)’를 공개했다. 우리나라 소비자들의 관심을 끈 이유는 단순해 보였다. 이 단말기가 삼성전자의 갤럭시 Z폴드2처럼 인폴딩(책처럼 안으로 접는) 방식이라는 것, 그리고 시판 가격이 삼성전자 갤럭시Z폴드2(240만원)보다 70만원이상 싸다는 것이었다.

단지 그뿐이었을까. 샤오미는 삼성전자를 바짝 추격해 왔다고 할 만큼 제법 잘 만든 쇼킹한 단말기를 보여주었다.

그리고 이틀 후인 지난 1일 삼성전자가 갤럭시Z폴드2의 시판 가격을 239만8000원에서 189만2000원으로 50만6000원 인하했다. 가격 인하에 대해 삼성은 폴더블폰 대중화를 위해서라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삼성전자의 갤럭시Z폴드2 가격 인하 반응을 이끈 것이 샤오미의 쇼킹한 기술력과 가격에도 영향 받았음을 부인할 수 없어 보인다.

미 믹스폴드는 삼성과 같은 인폴딩 방식이면서 더 큰 디스플레이 화면, 500mAh 이상 커진 배터리 용량, 1억800만 메인카메라 화소, 최초로 시도하는 액체 망원 카메라, 쿼드 스피커 등 삼성보다 앞선 사양이거나 이전에 없던 신기술들이 많이 탑재됐다. 게다가 앞서 언급했듯 가격도 70만원 싸다.

샤오미는 발표 즉시 예약판매에 들어갔고 4월 16일 중국내 오프라인 판매를 앞두고 있다.

샤오미 폴더블폰의 완성도가 별로였다면 삼성이 갤럭시Z폴드2 가격을 인하할 필요는 없었을 것이다. 아직 초기 시장인데다 삼성이 시장의 90%정도 점유하고 있는 상황이다. 독보적이라고 할 수 있는 폴더블폰 시장에서 샤오미의 도전은 매서웠다.

지난해 초 샤오미의 폴더블폰을 보여주는 동영상이 돌기 시작했다. 그리고 1년 만에 샤오미 폴더블폰 미믹스폴드가 등장했다. 삼성을 긴장시키는 샤오미 미믹스폴드의 강력한 4가지 요소를 점검해 본다.

1. 폴더블 디스플레이

▲샤오미 미믹스폴드의 디스플레이
▲샤오미 미믹스폴드의 디스플레이

샤오미는 미믹스폴드용 인폴딩 디스플레이를 얻기 위해 1억4000만 위안(약 240억원) 이상의 연구개발비와 2년 이상의 노동력을 투입해야 했다고 밝히고 있다. 샤오미 미믹스폴드는 8.01인치 유기발광소자(OLED) 디스플레이를 탑재했다. 실제로 샤오미 미 믹스 폴드 디스플레이에 숨은 기술은 상당히 빠르게 삼성전자 갤럭시폴드를 추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물론 디스플레이는 이 휴대폰에서 가장 인상적이지 못한 부분이긴 하다. 그러나 샤오미가 뒤늦게 폴더블 디스플레이 개발 추격에 시동을 걸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인상적이다.

펼쳤을 때 8.01인치인 디스플레이는 1860 x 2480 화소(~387 ppi)의 해상도를 제공한다.(삼성은 1768X2208화소, ~373 ppi). 현재 출시된 폴더블폰 화면 가운데 가장 크다. 샤오미는 화웨이와 달리 미정부 제재 대상이 아니어서 구글 운영체제(OS)를 사용할 수 있다. 디스플레이 대형화와 함께 여러 개의 창에서 최대 4개의 비디오를 동시에 볼 수 있게 했다. (삼성 갤럭시Z폴드2는 2개로 분할된다.) 이는 높은 생산성과 게이머의 몰입도를 높여준다. 사용자들은 간단한 세 손가락 문지르기만으로 이 데스크톱 모드를 활성화할 수 있다.

'힌지'는 폴더블폰 개발시 주요 해결 과제 중 하나다. 다만 샤오미는 다른 폴더블폰에 비해 27% 가벼운 U자형 힌지를 사용해 20만번의 굽힘과 최소 100만번 접는 극한신뢰성 테스트에서 살아남았다고 밝히고 있다. 데이터 대로라면 이 폴더블폰은 사용자가 필요로 하는 것보다 훨씬 더 오래 살아남을 수 있다. (물론 삼성전자도 갤럭시폴드 200만번 접었다 폈는데도 이상없었지만 크랙 문제로 출시가 수개월이 연기된 있다.)

사용자들은 단말기를 접은 후 일반 스마트폰 디스플레이로도 사용할 수 있다. 미믹스폴드는 접은 후 6.52인치 디스플레이가 되지만 파격적인 2520x840화소의 해상도(삼성은 6.23인치, 2260X816 화소)를 제공한다. 흥미롭게도 디스플레이 역시 아몰레드인데다 27대 9의 넓은 종횡화면비(삼성은 25대 9)를 제공한다. 최고 밝기 900니트, 전체 밝기 600니트에 이르는 이 디스플레이는 430만대 1 컬러 색상비, 돌비비전 HDR10+ 지원, DCI-P3 컬러 색영역이 결합돼 역동적이고 실제와 같은 이미지를 선명한 색상으로 연출한다. 동영상의 경우 AI 알고리즘이 해상도를 3배 향상시켜 화질을 480p에서 1440p로 높였다고 밝혔다. 외부 화면 재생률(주사율)은 90Hz, 내부 디스플레이는 60Hz다. (화면재생률 120Hz인 삼성 갤럭시Z폴드2는 펼치면 7.6인치, 접으면 6.4인치다. 화웨이 메이트X2는 펼치면 8인치, 접으면 6.45인치다.)

2. 세계 최초의 액체 망원렌즈 적용

▲미믹스폴드에 탑재된 액체 망원 렌즈
▲미믹스폴드에 탑재된 액체 망원 렌즈

샤오미는 자사 최초의 플래그십 폴더블폰을 소개하면서 ‘세계 최초’로 주목을 끌었다. 샤오미는 영리하게도 미믹스폴드에 망원촬영 카메라용 액체렌즈(Liquid Lens) 기술을 적용한 세계최초의 폴더블폰이라는 타이틀을 들고 나왔다.

이 기술을 사용하면 3배인 광학 확대 배율을 30배까지 조절할 수 있다. 이는 일반 망원 렌즈보다 훨씬 먼 거리에서 영상을 촬영 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최소 초점거리가 3cm에 불과한 이 렌즈는 망원촬영뿐 아니라 근접 촬영에도 좋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화소 크기 면에서 망원 렌즈는 800만 화소에 불과하다. 또한 광학식 이미지 안정화(OIS) 기능이 없다.

샤오미가 공을 들인 망원 카메라를 위한 액체 렌즈 기술은 투명한 액체로 가득 찬 유연한 필름을 사용한다. 이 액체는 정밀 모터의 도움으로 사람 눈에 있는 렌즈와 같이 모양과 형태를 바꿀 수 있다. 이를 통해 렌즈를 3배에서 30배까지 조정할 수 있다. 액체렌즈는 액체에 전기를 걸어주면 액체의 표면장력이 변화돼(Electrowetting) 더 납작하게 만들어 면적을 넓혀주는 기술이다. 이를 사용하면 렌즈 크기를 작게 만들 수 있을 뿐 아니라 기존 렌즈 방식보다 전력소모가 작다. 샤오미는 이 렌즈가 극한 온도(-40℃~60℃)에서도 완벽하게 작동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샤오미가 먼저 쓴 이 기술이 다른 스마트폰 업계에 적용될지 지켜 볼 일이다.

샤오미는 미믹스폴드 카메라에 작심한 듯 1억800만화소의 고퀄리티 카메라를 적용했다. (삼성갤럭시Z폴드2는 메인 트리플카메라가 모두 1200만화소를, 셀카는 1000만화소 카메라를 사용한다.)

미믹스폴드는 쿼드스피커에 5020mAh 배터리, 37분만에 100% 충전해주는 67W 터보 충전기가 제공된다. (갤럭시 Z폴드2는 4500mAh에 25W충전기가 지원된다.)

미믹스폴드에는 올해 나온 퀄컴의 최신 스냅드래곤888이 탑재됐다.(지난해 나온 갤럭시Z폴드2에도 당시 지난해 최고 퀄컴 칩인 스냅드래곤 865가 들어갔다.)

3. 카메라 이미지 성능 향상 서지 C1 칩···샤오미가 ISP를 만들었다

▲샤오미가 자체 개발한 서지 C1 ISP
▲샤오미가 자체 개발한 서지 C1 ISP

미믹스폴드와 함께 제공되는 또 다른 샤오미 최초의 것이 있다. 반도체와 멀어 보이는 샤오미가 자체 칩을 만든 것이다.

샤오미의 첫 번째 서지 C1(Surge C1) 이미지 프로세싱 칩(ISP·Image Signal Processor)은 자체 개발한 이미지 처리 칩으로서 3A 알고리즘, 즉 자동 초점(Auto Focus), 자동노출(Auto Exposure), 자동화이트 밸런스(Auto White Balance)를 실행시킨다.

서지 C1은 이러한 알고리즘을 전력 효율적인 방식으로 실행한다. 제품 발표 며칠 전부터 샤오미가 자체 스마트폰 구동 칩셋, 즉 AP를 개발한 것으로 알려지며 주가폭등까지 가져왔든데 결국 이미지 신호 처리칩인 것으로 드러났다. 그럼에도 이는 반도체에 관한 한 샤오미로서는 큰 혁신이다.

샤오미는 서지 C1 ISP 후속 조치를 취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 회사는 약 4년 전 스마트폰구동칩인 서지 S1 칩을 공개했지만 스마트폰 두 대를 출시한 후 자체 개발을 포기했다. C1은 스마트폰용 이미지처리 칩으로서 카메라 성능을 더 좋게 만든다. 자체 개발한 알고리즘을 사용해 이미지 처리 성능을 향상시켰다. 서지 C1 칩은 고주파 및 저주파 신호에 이르기 위해 이중 필터를 사용한다. 이를 통해 스마트폰은 신호 처리 효율성을 100% 향상시켰다고 밝힌다.

이에 대해 레이쥔 샤오미 최고경영자(CEO)는 “우리는 혁신적인 기술의 최고 정점에 오르고 싶다…중략...그리고 우리는 (칩의) 탐구를 멈추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물론 삼성전자는 엑시노스칩에 이 기술을 가지고 있다. 샤오미가 이 칩 기술을 확보하게 됐다는 것은 성장세를 보여주기에 충분하다.

4. 삼성 갤폴드 출시 때보다 약 500달러 저렴한 가격

샤오미가 미믹스폴드에 책정한 171만원이라는 판매가는 낮은 수준이다. 삼성전자가 지난 2019년 첫 폴더블폰의 국내 시판가 240만원이었던 것에 비하면 그렇다. 액체렌즈 같은 신기술에 고퀄리티 카메라 등 여러 가지 고품질 부품을 포함시키면서 1520달러(약 171만원)기에 그렇다. 삼성이 샤오미 미믹스폴드가 나오자 즉각 갤럭시Z폴드2 가격을 189만2000원으로 일하할 만 한 것이다.

샤오미 미믹스폴드 시리즈의 세부 가격은 ▲미믹스폴드 12GB 램+256GB 메모리 버전=9999위안(~1520달러 또는 €1,300)▲미믹스폴드 12GB 램+512GB 메모리 버전=1만999위안(~1673달러 / €1427) ▲미믹스폴드 16GB 램+512GB 메모리 버전=1만2999위안(~$1977 / €1687)이다.

샤오미는 삼성이나 화웨이의 폴더블 출시 시점과 겹치지 않게 폴더블폰을 발표했다. 이 시점에서 미믹스폴드에 들어간 많은 신기술과 삼성과 화웨이보다 크게 내려간 가격표가 이 제품을 훨씬 더 매력적으로 만들고 있다.

다만 디자인에서 중국 냄새가 물씬 풍겨 스마트한 맛이 떨어지는 것은 어쩔 수 없어 보인다. 또한 지난 1년간 검증을 마친 삼성 갤럭시 폴더블폰과 달리 샤오미는 이제부터 소비자의 검증을 거쳐야 한다.

▲디자인에서 뭔지 모를 중국 냄새가 물씬 느껴진다.
▲디자인에서 뭔지 모를 중국 냄새가 물씬 느껴진다.
▲삼성 갤럭시Z폴드2
▲삼성 갤럭시Z폴드2

삼성의 대응이 궁금해진다. 이미 지난해 렛츠고디지털을 통해 2번 접는 이른바 ‘Z’형태의 삼성 특허 고안 등이 알려진 바 있다. 그러나 이 디자인의 단말기가 나오기엔 좀 일러 보이긴 한다. 삼성이 이를 연내 선보이게 될지 알 수 없지만 그 행보가 당초 예정보다 훨씬 빨라질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왕좌를 노리는 자들이 추격해 오고 있다.

이재구 기자

jklee@tech42.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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