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데믹으로 뒤틀린 여행산업이 점차 제자리를 찾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미국의 인플레이션 압박에 그 무게를 더하고 있던 경기 침체는 이제 조금씩 그 터널의 끝이 보이기 시작했다. 시기상조라는 분위기와 함께 올해가 가장 힘든 해가 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의견도 있지만 확실한 건 내수 경제의 잣대를 확인할 수 있는 여행산업이 서서히 고개를 들고 있다는 점이다. 이에 국내 대표 항공사들의 분위기 반전도 눈여겨볼 만하다.
대한항공은 에어버스 사의 A321neo 기종을 도입해 이달 1일부터 운항을 시작했다. 대한항공은 A321neo를 저비용항공사(LCC)들이 주로 취항하는 동남아, 중국, 일본 등 단거리 노선에 투입하면서 고급 좌석을 제공해 서비스를 차별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아시아나항공도 A321neo 기종을 5대 보유하고 있는데, 올해 안에 1대를 추가 도입하고 오는 2027년 25대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에어부산 역시 A321neo 항공기 6대를 운용 중이며, 보유한 1세대 A321 항공기 2대도 내년 중 A321neo로 교체한다. 제주항공은 보잉 사의 차세대 기종인 B737-8 40대를 내년부터 순차적으로 도입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올해 4월부터 시뮬레이터를 들여와 조종사들에게 비행 교육을 시행하고 있으며 지난해 11월 비용 마련을 위해 유상증자로 2,173억 원을 확보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올해 국제선 운항 규모는 코로나19 이전의 70% 수준까지 회복될 것으로 내다봤다. 인천국제공항공사 공항 산업기술연구원은 내년 인천공항 국제여객이 약 4710만 명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으며 이는 지난 2019년(7,100만 명)의 68% 수준이며, 올해(1,708만 명)보다 176% 증가한 수치다. 여기에 인공지능의 발전으로 여행업계는 그야말로 디지털 전환을 맞이하고 있다. 우리 정부는 올해를 ‘AI 일상화 원년’으로 선언하고 ‘인공지능 일상화 및 산업고도화 계획’을 마련하기로 했다. AI가 일상에서 국민의 생활 편의를 높이고, 고령층·장애인 등의 사회적 약자를 보살필 수 있도록 AI 제품·서비스의 확산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챗GPT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여행사‧항공사‧호텔 등 여행업계 전반의 걱정거리로 떠오른 인력난을 해결해 줄 수 있는 해법으로 작용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렸다. 상담원 인력을 대체할 대안이 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업계에 종사했던 전문 인력들이 타 직종으로 전업했거나 코로나19를 겪으며 여행업이 불안정한 업종으로 인식되면서 새로운 인재 영입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여행사들은 전문 인력을 대처할 새로운 출구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인공지능과의 디지털 전환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순수 국내 기술로 세계 정상에 우뚝 선 스타트업이 있다. 누아(NUUA)는 인공지능 기반의 데이터와 기술을 통해 여행시장을 혁신하며 여행업의 미래를 만들고 있다. 누아의 서덕진 대표를 만났다.
안녕하세요. 대표님의 간단한 소개와 누아(NUUA). 어떤 회사라고 설명이 될까요?
: 안녕하세요. 인공지능 기반의 차세대 항공권 유통 기술을 개발하고 있는 누아(NUUA)의 서덕진입니다. 소프트웨어 개발 관련된 일을 20년 정도 해온 것 같습니다. 싸이월드에서도 서비스 개발을 해왔고 최근 몇 년 인공지능 개발 일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그 덕에 인공지능 그랜드 챌린지에서 수차례 입상 경험을 갖추고 있고요. 누아는 AI 기술과 국내 최상위 항공 유통을 바탕으로 NDS, GDS, LCC를 통합한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GDS란 전 세계 주요 항공 예약·판매 시스템을 통칭하는 Global Distribution System 의 약자인데요 전통적으로 아마데우스, 세이버, 갈릴레오가 관련 시장을 이끌어오고 있습니다.
NDC(New Distribution Capability)는 2015년 IATA(International Air Transport Association, 국제항공운송협회)가 제정한 XML 기반의 새로운 항공권 예약·판매 기술 표준입니다. 기존 GDS를 보완하는 정보를 가지고 있는 프로토콜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GDS가 항공기 출·도착시간, 비행시간, 항공권 가격 등 제한된 정보를 제공한 것에 비해 NDC는 항공기의 출도착, 비행시간 등 기본 정보 외에 기내식과 좌석 위치 선택, 수하물 무게와 개수, 기내 무료 인터넷 등 다양한 부가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고요.
NDC는 누구나 구현이 가능하지만 IATA를 통해서 인증을 받아야만 실제 서비스를 구현할 수 있습니다. 현재 NDC를 도입하고 있는 항공사는 전 세계 300개 항공사 중에 약 60개 정도입니다. 아직 나머지 항공사들은 기존 GDS를 활용하거나 NDC를 도입하려고 준비 중에 있는데요 아직까지 널리 사용되고 있는 GDS에 항공권 운임 책정 등 부가 서비스를 제공할 때 자동화가 되어야 하는 부분이 있는데 그 자동화에 인공지능 기술이 필요합니다. GDS 시스템은 사람이 텍스트를 분석해서 일일이 요금 책정을 하고 있거든요. 저희 누아는 그런 부분까지 인공지능 기술 기반을 통해 자동화를 시키고 있습니다.
항공권 예약 시 부가적인 업무를 사람이 일일이 확인하고 진행해야 하는데 인공지능 기술 기반으로 자동화한다? 굉장히 중요한 일인데요. 특히 항공권 예약 및 변경의 경우 실수가 없어야 할 것 같습니다. 관련된 기술이나 특허가 있을까요?
: 말씀드린 NDC는 누구나 구현할 수 있지만 IATA의 인증을 받아야 실제 서버를 구현할 수 있습니다. 저희 누아는 IATA의 항공권 유통 최상위 기술 인증인 'ARM Index'를 국내 최초로 획득했습니다. 전 세계로는 7번째 획득이네요. 또한 국내 최초 및 유일하게 싱가포르 항공 Tech Partner로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습니다.
인공지능 기반의 통합 항공 솔루션. 창업하게 된 계기가 있을까요?
: 처음 시작은 항공 쪽은 아니었습니다. 첫 아이템은 2012년도에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교육사업이었습니다. 창업 후 1년을 하면서 '아.. 이 길이 내 길이 아니구나' 깨달은 것 같아요. 초기 투자비도 거의 떨어진 상황이었죠. 교육 사업에 들어서면서 시장조사나 미래 예측을 섣불리 예단한 것도 있었던 것 같아요. 결정적인 건 제 스스로가 교육 쪽에 흥미가 없었던 것 같아요. 스스로가 재밌고 흥미가 있어야 사업도 발전되고 보완이 되는데 그러질 못 했던 거죠. 마침 2013년도에 서울대학교 수강신청 사이트가 개편되면서 수강 시스템을 개편을 도맡아 진행하기도 하면서 동시에 교육시장에서 벗어나 더욱 적합한 사업 아이템을 찾기 위해 우선 시장조사를 먼저 했던 것 같아요. 당시 시장조사를 통해 외국인들이 급격히 눈에 띄는 모습을 발견했습니다.
특히 중국 관광객들을 흔히 볼 수 있었는데요. 마침 개발 팀장의 아내분이 중국인이었고 그분을 통해 중국 관광객이 근래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는 자세한 얘기를 들었습니다. 하지만 앱 시장을 살펴보면 중국인의 한국여행, 한국지도, 한국지하철 등에 관한 검색량은 지속 늘어나는 데 반해 그것을 기술로써 받쳐줄 서비스가 부족한 상황을 발견을 했고, 저희의 장점인 데이터 활용 기술을 기반으로 조금 더 시장에 적합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시작하면서 지금까지 많은 어려움이 있었을 것 같습니다.
: 그렇게 2014년도에 국내 방한 중국인 자유여행객을 위한 한국 여행 APP '워짜이날'을 개발했습니다. '워짜이날'은 중국인 관광객인 유커의 불편을 해소하는 데 집중했었는데요, 첫째는 중국어 서비스고, 둘째는 오프라인에서도 서비스가 가능하도록 한 것이었습니다. 인터넷이 안되는 상황에 대비해 특정 지역의 지도를 내려 받아 두면 통신이 되지 않더라도 길 안내와 검색을 할 수 있게 만들었었고, 그 덕에 광고 집행 한번 없이 중국 앱스토어 여행 카테고리에서 한국 기업 중 1위를 달성할 수 있었습니다.
약 2년 동안 150만명이 다운을 받았는데 중국인 자유여행객 중 20%가 워짜이날을 사용했었습니다. 그러던 중 '사드' 사태가 터진 거죠. 사드 사태 이후, 방한 중국인 관광객 수가 급격히 감소했습니다. 그로 인해 서비스 사용자가 급감하면서 어려움이 있었죠. 그렇다고 손 놓고 바라보기만 하지 않았습니다. 이때 서비스 고도화를 위한 인공지능 기술 개발에 본격적으로 착수했고요.
사드에 코로나까지.. 여행 산업의 최대 리스크는 전부 겪으셨네요. 코로나는 너무나 잘 이해가 되고.. 사드 사태 때는 어떠셨어요?
: 먼저 '사드’ 사태를 맞이 하고서는 서비스 사용자가 급감하였기 때문에 서비스 고도화를 위한 인공지능 기술 개발에 착수했는데요. 그 덕에 좋은 결과도 많이 얻었습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주최로 개최한 ‘인공지능 그랜드 챌린지’ 1회에서 스타트업으로는 유일하게 수상했었는데요, 인공지능 분야로는 최고 권위를 가진 대회였습니다. 그리고 이후에 출전한 대회 모두 수상을 한 경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총 4회 수상이네요. 작년에 진행된 대회에서는 과기부 장관상을 수상했습니다.
그 이후 ‘코로나’ 사태를 맞으면서 저희 사업의 모든 것이 제로베이스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때에도 저희는 ‘앞으로의 시장은 인공지능, 딥러닝을 통한 효율화’ 가 지속 필요할 것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에 코로나로 모든 것이 제로 상태일 때에 강력한 서비스를 준비하자는 생각으로 시장조사를 다시 한번 하게 되었고, 이 가운데 항공권 유통 시장을 기술관점에서 혁신할 수 있는 기회를 포착하게 되었습니다. 특히 앞으로의 항공권 유통 시스템의 기술은 조금 더 난이도가 높고 정교해지지만 소비자들에게는 더욱 이득이 되는 방향으로 진화를 하고 있었고, 저희 누아의 빅데이터, AI 기술의 강점을 발휘할 수 있는 매우 적합한 시장임을 발견했습니다.
어려운 시기에 기술 내재화를 위한 노력이 지금의 누아를 보여주고 있는듯합니다.
: 앞서 말씀드렸지만 누아는 개발 착수 6개월 만에 IATA 가 부여한 최고 레벨 인증인 'ARM Index'를 국내 및 동아시아 최초로 획득했습니다. 이에 싱가포르항공, 아메리칸 에어라인 등 차세대 유통 기술을 NDC에 연동 완료했고요. 또한 국내외 여러 여행사 및 유관 기업과 서비스 제공에 대한 사전 논의를 진행 중에 있습니다. 아시아 시장은 전부 눈여겨보고 있습니다. 그래도 여기에 만족하면 안 되죠. 계속적인 기술 개발에 힘을 쏟고 있습니다. 현재 신규 유통 기술인 NDC와 함께 기존 유통 시스템인 GDS 및 LCC(저비용항공사)를 통합 유통하는 항공권 Aggregator를 개발해 고도화 중에 있습니다.
대표님. 'NUUA Aggregator' 플랫폼. 간단한 소개 부탁드릴 수 있을까요?
: NUUA Aggregator는 항공권 유통이 가능한 여행사 및 기업을 대상으로 NDC, GDS, LCC를 통합 제공하는 서비스입니다. 실시간 스케줄 조회, 특별 항공 운임과 다양한 부가서비스 안내 등을 자동화하여 제공할 수 있으며 빅데이터, AI 기반 대용량 항공 트래픽을 동시에 처리할 수 있는 기술로 경쟁사 대비 2~3배 이상 빠른 항공권 검색이 가능합니다.
인공지능 기술 기반의 'NUUA Backoffice' 플랫폼도 소개 부탁드립니다.
: 여행사가 기존 사용하고 있는 다양한 업무 프로그램 중 예약, 노선, 판매, 채널, CS 관리 등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통합 관리가 가능합니다. 여기에 발권, 취소, 재발행 등의 자동화 역량 향상에 집중하고 있고요. NUUA Backoffice는 여행사 대상 SaaS형 올인원 시스템으로 별도의 설치비용 없이 사용한 만큼의 비용 발생으로 기존 백오피스 대비 대폭적인 절감이 가능합니다.
결국 데이터 기반의 개인 맞춤 서비스. B2C로 시작해서 누아의 B2B로 사업영역을 구축하셨는데 어려움은 없었나요?
: 자동화라는 측면에서 차별성을 가지고 싶었습니다. 사실 챗GPT의 경우 말은 잘하지만 답변에 오류도 발생이 되는데요. B2B는 오류를 허용하지 않습니다. 결국 인공지능 기반의 자동화. 거기에 따른 밸런스. 저희 뿐만 아니라 모든 관련 기업들의 꾸준한 기술 개발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
향후 누아의 발전 방향은 어떻게 될까요?
: 누아가 여행업계의 AI-Tech 파트너로 성장되길 바랍니다. 그래서 저희는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더 넓은 곳을 향해 지금도 많은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누아는 2021년 한국관광공사 글로벌 선도기업으로 선발되어 싱가포르에 법인을 설립해 비즈니스 파트너를 지속적으로 확보하고 있습니다. 올해는 싱가포르 외 일본 시장 진출을 통해 아시아 기반의 글로벌 테크 스타트업으로 성장하기를 희망합니다.
대표님. 구독자분들께 마지막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 여행은 감성의 영역입니다. 고객의 감동을 위해 누아는 더욱더 치열하게 이성적으로 고민하고 기술을 진보 시켜 나갈 생각입니다. 국내 더 나아가 글로벌 여행업계를 혁신 시키고자 하는 개발자, 기획자, 마케터 등을 지속 구인 중으로 많은 관심을 바랍니다.
인터뷰가 끝나면 항상 '복기'하는 버릇이 있습니다. 기자가 생각하는 오늘 인터뷰의 한마디입니다.
"여행은 감성의 영역입니다. 고객의 감동을 위해 누아는 더욱더 치열하게 이성적으로 고민하고 기술을 진보 시켜 나갈 생각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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