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가 서울시와 함께 국내 첫 K팝 공연장 ‘서울아레나’를 설립하고 운영에도 관여한다. 이를 계기로 최근 카카오의 자회사인 카카오모빌리티와 서울시 간 택시 ‘골라태우기’를 두고 갈등을 빚어왔던 상황은 봉합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 한동안 골목상권 침해 논란으로 실추된 카카오의 상생 노력이 구체화되는 사업으로도 평가받고 있다.
카카오와 서울시는 최근 서울시청에서 ‘서울아레나 복합문화시설 민간투자사업’ 실시협약을 체결했다. 4일 열린 협약식에는 오세훈 서울특별시장, 이동진 도봉구청장, 김성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 남궁훈 카카오 대표이사 등 양측 관계자가 참석했다.
카카오와 서울시는 지난 3월 기획재정부의 민간투자사업심의위원회 심의를 통과함에 따라 이번 ‘서울아레나 복합문화시설 민간투자사업’ 실시협약을 체결하게 됐다. 서울아레나 복합문화시설은 향후 실시계획 승인 등을 거쳐 올해 6월 착공식을 진행하고, 2025년 10월 준공될 예정이다.
2015년 처음 사업계획이 발표된 ‘서울아레나’는 서울시 도봉구 창동에 설립 예정으로 스탠딩 공연 시 최대 2만 8000명까지 수용 가능한 1만 8269석 규모의 아레나급 음악 전문 공연장, 최대 7000명까지 수용 가능한 2010석 규모의 중형 공연장, 영화관, 상업시설 등으로 구성된 복합문화시설이다. 부지 면적은 약 5만㎡, 연면적은 11만 9096㎡(지하 2층 지상 6층)에 달한다.
서울아레나는 K-POP 콘서트 등 다양한 문화 콘텐츠를 제공해 연간 180만 명이 방문하고 공연 문화 생태계 발전과 지역 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카카오는 서울아레나의 설계, 시공, 준공 후 운영, 유지보수 등을 담당할 특수목적법인(SPC) ‘(가칭)서울아레나㈜’에 출자하고, 대표 출자자로서 사업에 참여한다. 서울시가 제공한 도봉구 창동 부지에는 민간 자본 3120억원이 투입되며 준공은 2025년 예정돼 있다.
카카오는 준공 후 30년간 서울아레나 운영 및 유지관리를 담당한다. SPC 자기자본의 97%가량을 카카오가 출자했지만 구체적인 금액은 공개하지 않았다.
카카오는 국내 대중음악 문화의 성장세와 글로벌 확장에 비해 부족했던 전문 공연 시설에 대한 사회적인 요구를 감안, 카카오의 기술력과 콘텐츠 역량을 바탕으로 시스템과 인프라를 본격적으로 마련하고, 콘텐츠 산업 발전과 대중음악 시장의 세계화에 힘을 보탤 계획이다.
이번 사업에서 카카오가 특히 강조하는 것은 ‘상생’이다. 카카오는 이번 사업을 통해 지역사회 발전과 소외된 예술인들의 성장 기회 창출을 위해 다양한 상생 프로그램도 운영할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또 공연 예술 관련 전문가 양성과 지역민들의 문화 예술 향유를 위한 아카데미를 운영하고, 숨은 예술가와 청소년을 위해 공연장과 스튜디오 등을 지원한다. 이 밖에도, 지역 문화단체와의 공동 공연 기획, 주변 상권과 함께하는 야외 행사 개최, 사회적 약자 채용 등 지역사회 상생을 위해 앞장선다는 계획이다.
김성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은 “카카오는 우리 사회와 함께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지속적으로 고민하고 있다”며 “이번 서울아레나 복합문화시설 조성에 심혈을 기울이고, 콘텐츠 생태계 발전과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철저히 준비해서 K-콘텐츠의 글로벌 확산과 지역사회 상생에 더욱 박차를 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카카오는 지난해 카카오모빌리티 요금 인상 등으로 여론이 악화되자 이를 백지화한 바 있으며, 이후에도 헤어샵, 스크린골프, 꽃배달, 퀵 사업 진출 등 골목상권 침해 논란으로 구설이 이어졌다. 이후 글로벌 진출을 통한 사업 재편과 상생 기금 3000억원 조성 등 다양한 상생안을 내 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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