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할이라고 하면 주로 직무와 관련된 ‘기능 역할(Functional role)’을 떠올리셨을 겁니다. 예를 들어, 인사팀은 채용 담당, 급여 담당, 교육 담당 등으로 구성원의 역할을 구분하죠. 우리는 구성원들이 각자 맡은 기능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면 조직의 성과가 날 것으로 생각합니다.
팀제 경영이론의 대부라 불리는 매러디스 벨빈 교수는 역할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시합니다. 조직이 최상의 성과를 내려면, 기능 역할 외에 ‘팀 역할’도 골고루 나눠야 한다고 말이죠.
팀 역할(Team role)이란 직무와 직접적인 관련은 없지만 구성원 간의 긍정적인 상호작용을 일으키는 역할을 의미합니다. 벨빈 교수는 팀 역할을 크게 사고, 관계, 행동의 세 가지 영역으로 나누고 총 9가지 역할로 정리했습니다. 하나씩 살펴볼까요?
사고영역: 창의적이고 상상력이 뛰어난 자, 논리적이고 분석적인 방안을 고안하는 자, 심층적이고 전문적인 지식을 탐구하는 자
관계영역: 조직 외부에서 네트워크와 기회를 찾는 자, 내부 구성원을 포용하고, 결속력을 높이는 자, 구성원이 목표에 집중하도록 촉진하는 자
행동영역: 체계에 따라 효율적으로 수행하는 자, 꼼꼼하게 완수하는 자, 장애물과 문제를 해결하는 자
어떤가요? 각 역할을 잘 하고 있는 구성원의 얼굴이 떠오르지 않나요?
앞서 팀이 최고의 성과를 거두려면 9가지 팀 역할을 균형 있게 나누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는데요. 이를 위해서는 리더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먼저, 리더는 팀에 비어 있는 역할이 무엇인지 살펴봐야 합니다. 새로운 사람을 채용할 때 기준으로 삼을 수 있거든요. 다음으로, 구성원들과 함께 기여(Contribution)에 대해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져보면 좋은데요. “유대리님이 생각하기에 어떤 팀 역할로 조직에 기여하고 있나요?”, “이대리님은 어떤 팀 역할로 조직에 기여하고 싶나요?” 식으로 이야기 나누는 겁니다. 리더가 팀 역할을 정해주기 보다는, 구성원 스스로 어떤 역할로 조직에 기여할 수 있는지 인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TEAM(팀)의 알파벳을 따서 만든 Together Everyone Achieves More(함께하면 더 많은 것을 이룬다)라는 문구가 있습니다. 팀은 개인의 능력을 합한 것보다 더 큰 성과를 낼 수 있음을 강조할 때 자주 사용되는 문장인데요.
그동안 기능 역할을 나누는 업무 분장에 집중했다면, 이제는 팀 역할을 나누는 것도 챙겨 보세요. 팀워크의 완성도를 한층 더 높일 수 있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