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서 데이터 가장 잘 활용하는 국가"...초고속인터넷 강국에서 데이터 강국으로

디지털전환(DX)의 원유로 불리우는 데이터의 중요성은 이제 더 이상 강조할 필요가 없다. 전세계적으로도 4차산업혁명의 흐름 속에 경제·사회 전반으로 데이터의 가치는 더욱 더 커지고 있다. 데이터를 통해 새로운 산업과 서비스가 창출되면서 '데이터 경제 시대'가 열리고 있는 것이다.

국내에서 데이터 자체가 주목 받기 시작한 것은 대략 6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15년 6월, 이커머스 기업 쿠팡이 손정의 회장의 소프트뱅크로부터 10억달러(약 1조100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을 때다. 쿠팡은 만성 적자에 한국이라는 제한적인 시장에서 사업을 하는 기업이었다. 이러한 기업에 1조원이 넘는 투자를 한 소프트뱅크는 어떤 가능성을 본 것일까라는 의문이 제기됐었다.

이에 대해 당시 전문가들은 쿠팡이 모으고 활용할 수 있는 '고객 데이터'를 활용한 미래의 가능성에 대해 이야기를 했다. 이미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고객 데이터를 활용한 마케팅과 비즈니스가 꽃을 피우고 있는데, 국내에서 이를 선도할 기업으로 쿠팡을 점찍었다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소프트뱅크는 쿠팡에 성공적인 투자를 했고, 선견지명을 인정 받았다.

지금이야 고객 데이터를 활용한 비즈니스는 필수적인 사업요건이 됐지만, 2015년만 해도 이에 대한 이해와 활용이 부족했던 시기였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4차산업혁명과 데이터 경제 시대가 활짝 열렸다.

(사진=더블루다이아몬드갤러리)

데이터 활용에 대한 요구가 증가하고, 데이터 관리를 위한 기반 마련도 중요해졌다. 지금은 데이터 기반의 정보통신기술이 물리적 세계와 가상 세계를 연결해 개인의 경험을 확장시킨다. 현재 주목 받는 메타버스 역시 데이터 기술의 집합체다. 세상 모든 데이터의 가치를 주물러서 개인의 삶을 더 나은 쪾으로 이끌어 줄 수 있는 세상이다.

또한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데이터를 저장하고 이를 처리할 수 있는 인프라를 통해, IT산업은 더욱 발전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내년 1월부터 마이데이터 서비스의 본격적인 시행을 앞두고 있다. 데이터 주권자인 고객 데이터를 통해 부가가치가 높은 서비스 창출이 기대된다. 경제 사회적으로 새로운 가치를 창출시켜 다양한 분야로의 확장을 가능케 하기에 데이터가 '원유'라고 불리는 이유다.

세계 최초로 '데이터 기본법' 제정...데이터 강국 꿈꾼다

그렇기 때문에 정부의 움직임도 바빠졌다. 관련 법안을 마련해 국가 경쟁력과 직결되는 제도적 정비가 필요했고, 활발한 논의 끝에 마침내 '데이터 산업진흥 및 이용촉진에 관한 기본법(데이터 기본법)'이 세계 최초로 제정됐다.

지난 12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데이터 기본법' 공포안이 이날 국무회의에서 의결돼 오는 2022년 4월부터 시행된다고 밝혔다.

데이터 기본법 제정에 대해 과기정통부는 데이터 산업과 관련해 생산·분석·결합·활용 촉진, 인력 양성, 국제 협력 등 산업 육성 전체를 아우르는 기본법을 세계 최초로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고 강조했다.

데이터 기본법의 핵심은 ▲국가 전체의 데이터 컨트롤 타워 확립 ▲데이터 거래·분석제공 사업자 등 데이터 전문기업 체계적 육성 ▲데이터 경제 시대 혁신의 촉진자로서 데이터 거래사 양성 ▲데이터 자산가치와 권리가 보장되는 시장 조성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국무회의에서 데이터 기본법 공포 이후 데이터 강국이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사진=청와대)

문재인 대통령도 데이터 기본법에 큰 의미를 두었다. 문 대통령은 12일 데이터 기본법을 공포한 뒤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데이터를 가장 잘 활용하는 '데이터 강국'이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과거 우리나라는 자타공히 '초고속인터넷 강국'으로 맹위를 떨친 바 있다. 연결이 가장 중요한 가치였던 시기에 초고속인터넷 인프라과 관련 서비스에 집중한 결과, IT 산업을 통한 국가 경쟁력을 제고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제는 데이터를 통해 제2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국가간 서비스 장벽이 없어진 지금, 데이터 처리와 관리를 통한 새로운 서비스와 가치 창출에 국가적인 지원책이 마련된 것이다.

IT강국을 동경해 왔지만, 사실상 우리나라는 제조업 강국에 포함된다. 과거 초고속인터넷 인프라는 제조업을 더 발전시킬 수 있는 근간으로도 활용됐다. 그러나 미래는 인공지능과 사물인터넷, 빅데이터가 지배하는 4차산업혁명 시대다. 산업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는 것이다. 국내 많은 기업들이 디지털전환을 위한 체질 변화에 집중하는 이유다. 그리고 이 모든 미래산업을 연결하는 촉매가 데이터다.

문 대통령은 "데이터가 경쟁력인 시대이며, 활용할수록 더욱 가치가 커지는 것이 데이터"라며, "데이터와 네트워크가 결합해 기존 산업을 지능화하고 새로운 산업과 서비스를 창출해 내며, 국민 삶의 질을 높이는 데도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효정 기자

hjkim@tech42.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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